부동산개발선구자, 윤창열 재평가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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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개발선구자, 윤창열 재평가 움직임
  • 공동취재단
  • 승인 2013.11.04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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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시티 정상화를 위한 대책마련 시급

세상을 움직이는 힘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꿈을 향한 도전이다. 그러나 누구나 꿈을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려운 환경이나 상황에 맞서야 하고, 때로는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 한 때 세인의 찬사와 이목을 집중시켰던 국내 디벨로퍼계의 ‘성공신화’ 윤창열 전 (주)굿모닝시티 회장이 10년간의 수감생활을 끝내고 다시 세상에 발을 디디고 부활의 날개짓을 펴고 있다. 이와 함께 언론과 지식인들로부터 극찬을 받으며 추진했던 ‘굿모닝시티’에 대한 재평가와 함께 결자해지(結者解之) 차원의 대응 움직임이 일고 있다.

“윤창열 회장의 성공신화를 보고 디벨로퍼계의 세계에 뛰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분을 동경했습니다. 그분처럼 되려고 노력했어요. 그래서 현재 그분의 상황을 보면 허망합니다. 그렇지만 지금도 부동산개발과 유통이 접목된 ‘윤창열식 사업방식’이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굿모닝시티’프로젝트 진행시 발생했던 한양건설인수와 방만한 경영 등은 당연히 비판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당시의 여론몰이식 매도는 온당치 않았다고 봅니다. 합리적이고 냉정하게 다시 평가해야 합니다. 어수선한 작금의 굿모닝시티 사업진행을 일거에 정상화할 수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윤 회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결자해지의 기회를 반드시 윤 회장에게 주어야 한다고 봅니다.”

사형선고와 같았던 10년의 옥살이

▲ 윤창열 회장은 “결자해지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굿모닝시티를 세계적인 먹거리, 잘거리, 놀거리가 어우러진 국내 최대의 복합문화 공간으로 만들어 내겠다”고 말한다.

몇 해 전부터 디벨로퍼의 세계에 뛰어들어 자신의 꿈을 키워가고 있는 한 유명 디벨로퍼 K씨는 위와 같이 토로하였다. 실제 K씨의 지적대로 당시의 모든 언론이 앞다퉈 윤창열 전 회장(이하 회장)의 행보와 관련하여 부정적인 면만을 부풀려 보도하는 데 앞장섰고, 검증 안 된 사실조차 사실인 양 보도하는 데 급급했으며 결국 ‘극악무도한 사기꾼’이라는 꼬리표를 달아주어 그는 동종형량으로는 사형에 해당하는 10년형을 선고 받았다. 당시 법조차도 여론에 동조해 윤창열을 마녀사냥의 제물로 삼은 것이다. 그의 입장을 대변하는 내용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러나 최종 선고 이후 속속 드러나는 그의 행적에 ‘10년은 너무 과했다’는 여론이 하나 둘씩 고개를 들고 있고 공영방송조차 여론몰이식 오보를 했음을 시인하였다. 당시 구속된 윤 회장 앞으로 전달되어 온 KBS의 정정보도내용을 보자.
“지난 해 8월 5일, 9시 뉴스에서 방송된 ‘윤창열 전 굿모닝시티 회장의 비자금 관련 보도’에 대해 검찰은, 윤씨가 사기대출에 개입하거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는 없는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한양건설 주식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박모씨를 통해 돈을 빌렸지만 계약자들을 속여 돈을 챙긴 정황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시 언론이 앞장 서 마녀사냥을 부추겼음을 짐작케 하는 내용이다. 급기야 2007년 3월 굿모닝시티 계약자협의회에서도 법무부장관에게 윤 회장에 대한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굿모닝시티의 재도약을 위해 그의 사회복귀를 요구했지만, 결국 묵살되면서 지난 6월, 그는 10년 만기를 채우고 나서야 여주교도소를 출소할 수 있었다.

신드롬 vs 신기루
K씨의 이어지는 말 한마디 한 마디에는 윤창열 회장에 대한 연민과 회한이 가득했다. 한 때 무일푼으로 상경하여 고학으로 대학을 졸업, 초대형 패션몰의 사장으로 우뚝 선 신화의 주인공이 어느 날 갑자기 굿모닝시티 분양 사업 및 인허가 과정과 중견건설업체인 한양(중)의 인수과정에서 전방위 로비를 한 의혹의 대상으로 바뀌어버린 까닭이다. 일각에서는 현재의 지지부진한 굿모닝시티의 정상화를 위한 윤 회장의 재복귀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주장은 이른바 ‘윤 회장의 사람’들 만의 생각은 아닌 것 같다. 이들의 주장은 ‘윤창열 죽이기’는 잘못됐으니 재평가를 하고 그에 따라 결자해지의 기회를 주어야한다는 것이다. 또 업계 일각에서는 경기불황이 심해질수록 ‘100% 분양’에 성공했던 윤 회장에게 향수를 느끼며 재등장을 바라는 분위기가 없지 않다.
서울 소재 한 대학의 경영학 교수는 “윤 회장이 굿모닝시티 개발에서 추진했던 전략에 하이 리스크가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면서 “그러나 결과가 실패로 끝났다고 해서 매도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주장한다. 대기업도 거의 불가능한 토지매입을 성사시킴으로써 난개발과 우범지역이었던 지역을 통합해 대한민국을 대표할 랜드마크로 키워냈다는 것에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물론 리스크 관리를 잘 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을 수는 있다”면서도 “윤 회장을 사기꾼으로 취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국내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의 한 임원은 “굿모닝 시티가 선분양제도 하에서 어떻게 지분 100%를 유지하면서 짧은 시간에 그토록 엄청난 사업을 유지해 올 수 있었는지 경청해 볼 필요가 있다”며 “윤 회장의 경영능력은 한번쯤 재조명될 필요가 있다”말했다.

▲ 오늘날 급변하는 경영환경 변화에 성공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 경영의 성패를 좌우한다. 하지만 사업을 시장상황에 맞춰 효과적으로 변하게 하는 일은 말처럼 간단하지 않다. 윤창열 회장은 그런 까닭에 아무리 불확실성 시대이며 힘든 경제상황 속에서도 초심을 잃지 않고 나아가고자 하는 목표를 명확히 가진 사람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특히 오늘날 급변하는 경영환경의 변화는‘변화에 적응하는 관리자로서의 경영자가 아니라, 변화를 만들어가는 리더로서의 경영자’를 필요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회의적인 회생방안
현재 굿모닝시티 점포주들은 답답한 심정이다. 주인 없는 빈 점포와 다달이 밀린 관리비 부담으로 낙담하는 사람, 단 몇 푼이라도 건져야 한다는 생각을 가질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렇듯 굿모닝시티의 정상화가 지연되고 있는 원인은 무엇일까.
우선, 가장 큰 원인은 윤 회장이 굿모닝시티를 기획하고 분양하던 당시의 ‘50년 임대분양’방식을 굿모닝시티 수분양자들이 윤 회장을 구속시킨 뒤 ‘등기분양’으로 전환시킨 데 있다. 50년 임대분양은 윤 회장이 상가를 전문적으로 활성화시키기 위해 구상한 작품이었다. 그러나 그가 구속된 후 4,460여개의 점포, 3,660여 명의 분양자들은 자신의 명의로 등기분양을 마쳐 쇼핑몰 전체가 마치 무주공산(無主空山) 격으로 전락하게 된 것이다.
둘째로, 법정관리인과 점포주 3660여 명 중 유통마인드를 가진 전문가나, 정확한 선견지명을 지닌 사람이 전무했다는 점이다. 설사 그러한 사람들이 있었다 하더라도 경영을 정상화시킬 분위기가 전혀 아니었다. 특히 굿모닝시티를 이끌어가는 리더들은 굿모닝시티의 점포를 부동산 개념으로 생각하여 중도금·잔금을 받아, 상가활성화의 절박성을 도외시한 채 건물 완공에 혈안이 돼 있었다. 한마디로 이들에게는 유통마인드가 전무했고, 이익을 남기고 꿈과 희망을 팔면서 점포 가치를 끌어 올리는 선순환적 유통 개념이 없었다는 얘기다.
또한 (주)굿모닝시티에 대한 법정관리 개시결정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굿모닝시티가 산고 끝에 ‘법정관리’라는 수순을 택했지만 이것이 오히려 모두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되었다는 게 윤 회장 측의 주장이다. 아닌 게 아니라 현재 ‘태산이 쩡쩡 울리도록 야단법석을 떨었는데 결과는 생쥐 한 마리가 나왔을 뿐(泰山鳴動 鼠一匹)’이라는 말이 현재 점포주들 입에서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윤 회장은 “법정관리는 경영판단의 진취적인 논리와는 전혀 다른 논리를 갖고 있다. 경영판단이라 함은 다양한 모습의 전략과 전술들이 한 데 채색되어 현재와 미래에 관한 대예측들이 실현될 수 있도록 스스로 색칠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기존 동대문 전통시장의 틀을 깨는 획기적인 대안을 갖고 있다는 의미이다.

▲ 윤창열 회장이 옥중에서 집필한 「굿시티전쟁」. ‘웃기는데 눈물이 난다’는 부제를 달고 있는 저서 안에 굿모닝시티 정상화에 대한 해답이 들어 있다.

지난 2008년에 개장한 굿모닝시티는 그동안 경기불황으로 상가가 텅텅 비자 2011년 초 롯데자산개발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임대차 계약을 추진해 왔다. 롯데 측과는 95% 이상 상인의 동의를 얻으면 계약을 맺기로 협의했던 것이다. 그러나 ‘굿모닝시티관리단’이 상권활성화 차원에서 추진해 온 ‘일괄임대차계약’에 대하여 최근 “소수 상인들의 소유권을 과도하게 침해했다”며 점포주들이 제동을 걸면서 비상이 걸린 상태다.
현재, 굿모닝시티 점포주 중에는 롯데자산개발이 굿모닝시티에 입점하면 기존의 전통을 고수하는 운영방식 때문에 상가발전이 저해된다고 반대하는 점포주도 있는가 하면, 집합상가의 특성상 ‘100% 점포주 전원의 동의’가 있어야 개발이 가능한데, 100% 동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오픈 지연 등의 불편을 주장하는 점포주들 목소리도 높아지는 등 상황이 녹녹치만은 않다.

결자해지, 전면에 나서라
이런 상황에서 윤 회장의 복귀설이 일각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굿모닝시티의 최초 기획자이자 구심점이었던 윤 회장을 중심으로 자신의 명예회복은 물론 계약자들의 권리보호를 도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윤 회장 본인도 “만약 결자해지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굿모닝시티를 세계적인 먹거리, 잘거리, 놀거리가 어우러진 국내 최대의 복합문화 공간으로 만들어 내겠다”는 말을 하는 마당이다.
한 디벨로퍼는 “어려움을 겪은 사람일수록 그 역경들이 그 사람에게 주는 교훈만큼 아름다운 것도 없다”고 전제한 뒤 “현재 굿모닝시티의 활성화 문제와 관련해 뚜렷한 철학과 비전을 제시할 만한 선장이 없어 이들의 구심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윤 회장은 기업경영의 연구사례로서의 활용가치도 자못 지대하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고등학교를 검정고시로 마친 뒤, 34세의 늦깎이 나이로 대학교를 졸업한 윤 회장의 수많은 유통 노하우와 상가 개발케이스를 연구해 볼 만하다는 것이다.
한 부동산 개발 전문가는 “부동산개발 전략에서 윤창열 회장의 개발모델은 귀중한 연구사례다. 적당히 적은 자금으로 시작해 국내 최대 규모의 굿모닝시티를 95%라는 경이적인 분양 성공률을 달성함은 물론 한양건설 인수 등 수조원 규모의 사업을 구상할 수 있었던 저력과 개발사업에 관한 그의 동물적 감각을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때 수많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며 국내 부동산 개발 역사에 경이로운 이정표를 세웠던 윤창열 회장을 ‘비난의 무덤’에 파묻어버리는 것만이 과연 능사인 것일까. 3년 전 ‘굿시티전쟁’이라는 책을 옥중에서 집필, 부제 ‘웃기는데 눈물이 난다’는 자서전에서 그 해답을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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