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안전한 먹거리에 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웰빙과 힐링시대에 발 맞춰 찾는 건강한 먹거리는 결국 옛 맛으로 이어진다. 합천효심푸드의 묵골엄마된장, 간장은 우리들이 잊고 있었던 자연그대로의 맛을 전해주어 그 본보기가 되고 있다.
엄마의 손맛을 담은 엄마된장·간장
파랗게 펼쳐진 가을 하늘 아래로 장독대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앞치마를 곱게 입으신 어머니가 커다란 장독대 뚜껑을 열어본다. 그 안에 노랗게 익어가는 된장. 한 손가락으로 콕 찍어 맛을 보더니 어머니의 얼굴에 만족스런 미소가 번진다. 우리네 어머니들이 직접 만든 된장을 먹어본지가 언제였던가. 바쁜 생활에 쫓기다 보면 엄마의 손맛이 그리워진다.

“우리 마을 어머니들의 손맛을 가득 담았죠. 우선 콩부터 남다릅니다. 논 한 켠에 지력을 좋게 하기위해 콩을 심어두곤 합니다. 농사지을 작물이 아니기에 인위적인 보살핌이 전혀 없는 자연 그대로의 콩이죠. 이 콩을 마을 주민들에게서 한말, 두말 사들입니다. 또 좋은 물을 쓰기 위해 생수업체에서 살균한 지리산 산청 심층암반수 깨끗한 물을 사용합니다. 그리고 신안군 신의면 염전에서 직접 가져온 천일염을 사용해 된장과 간장을 만들죠. 다른 어떤 것도 첨가하지 않고 오직 기본에만 충실한 자연 그대로의 식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구영민 대표는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묵골엄마된장, 간장을 설명했다. 쌍백면 묵동의 주민들이 모두 함께 잘 살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 사회복지사인 그는 송진영 대표와 함께 영농조합법인 합천효심푸드의 공동 대표직을 맡고 있다.
“요즘 농촌 풍경은 생산기반시설이 없어 2/3의 일손이 놀고 있는 실정입니다. 농촌의 특성상 개발할 수 있는 사업아이템은 무궁무진하나 젊은 인력이 없어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죠. 남아도는 마을 일손을 활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아이템이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집집마다 누구나 담그는 된장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한평생 된장, 간장을 담아오신 우리네 엄마들의 손맛을 그대로 담은 된장, 간장. 마을 어르신들의 평생 노하우를 통해 경남도청 지정 마을기업인 영농조합법인 합천효심푸드를 시작하게 되었죠.”
2011년부터 담근 장을 이번 해 8월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전한 구 대표. 제대로 된 된장, 간장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단다. 집집마다 된장, 간장을 담그지만 각 가정의 독특한 특성이 맞부딪혔다. 그 각각의 특성을 한데 어우르는 것이 첫 번째 과제였다. 또 묵골엄마된장, 간장을 소비할 소비자들의 입맛이 두 번째 과제였다. 개개인마다, 지역마다 다른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표준적인 맛이 필요했다. 그래서 유관기관의 자문을 얻어 지금의 엄마된장, 간장을 만들게 되었단다.
쌍백면 묵동의 부녀회원을 비롯한 마을 사람들 모두가 직원인 합천효심푸드. 조합의 모든 조합원들이 영업사원이 되어 묵골엄마간장, 된장을 홍보하고 있다.
“어머니들께서 주변 분들에게 입소문을 내시고 있어요. 그때 ‘이거 내가 먹으려고 농사지은 콩으로 만든 거야’, ‘이 된장 내 콩으로 담근 거야’ 이 말 한마디가 가장 큰 효과를 나타냅니다. 믿고 먹을 수 있는 건강한 식품을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마을의 어르신들이 합심해서 만든 안전한 식품을 어필하는 것이죠.”
한평생 욕심없이 농사만 지어온 우리네 부모님들이 만든 건강한 식품 묵골엄마된장, 간장을 설명하는 구 대표의 얼굴에는 숨길 수 없는 자부심이 가득했다.

농촌에 융화되어 욕심없이 살아가다
구영민 대표는 원래 부산에서 사업을 하던 이였다. 그러다 사업에 실패하게 되고 당장 먹을 쌀이 없어 라면으로 끼니를 떼우던 날이 많아지자 합천으로 귀농할 생각을 가졌다. 아무 연고도 없는 합천 쌍백면 묵동에 무작정 찾아온 그의 가족을 마을 주민들은 따듯하게 반겨주었단다.
“처음엔 걱정이었죠. 농촌 인심 예전 같지 않다던데…. 과연 귀농해서 잘 살 수 있을까? 그때는 굉장히 절박한 상황이었기에 무작정 묵동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도시에서는 돈이 없고 쌀이 없어 제대로 챙겨먹지도 못했는데 마을 어르신들께서 ‘농사 안 지으니까 쌀이 없지?’ 하시며 쌀이며 먹을 것들을 챙겨주시는 모습에 굉장히 감동받았습니다. 어린아이 소리가 들리지 않던 마을에 아이들 웃음소리가 들린다며 우리 집 얘들도 굉장히 예뻐해 주시면서 저희는 그렇게 귀농생활에 적응해 나갔죠.”
이렇게 농촌에 융화된 구 대표는 지금의 생활에 무척이나 만족한다고 전했다. 부농(富農)을 꿈꾸는 이들이라면 귀농을 위해 철저히 계획을 세우고 오랜 시간 고민을 해야겠지만 자신처럼 욕심 없이 농촌 생활에 융화된다면 충분히 만족스런 귀농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구영민 대표에게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질문하자 마을기업 합천효심푸드를 통해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요즘 안전한 먹거리에 대해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이것저것 좋은 것들을 많이 첨가한 프리미엄급 식품도 있지만 저희 묵골엄마된장, 간장은 가장 기본에 충실한 자연그대로의 먹거리입니다. 지금은 홈페이지와 온라인쇼핑몰 등을 통해 판매하고 있고 농협 하나로클럽과 계약하여 앞으로 더욱 다양한 판매루트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계획입니다.”
묵골엄마된장, 간장의 판매 수익으로 마을의 기반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라는 구영민 대표. 농촌의 열악한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일자리 창출과 함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싶단다.
마을의 빈집을 수리해 황토집과 같은 주거시설을 만들어 귀농하고 싶은 이들이 살 곳으로 활용하는 등 농촌의 환경을 개선시켜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구영민 대표. 그의 바람과 함께 엄마의 손맛이 담긴 묵골엄마된장, 간장을 통해 넉넉한 시골의 인심을 느껴보길 바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