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으로 담근 발효장, 지혜로 이루어진 장맛
상태바
정성으로 담근 발효장, 지혜로 이루어진 장맛
  • 김태인 차장
  • 승인 2013.10.22 16: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통방식 그대로 자연이 숨쉬는 바로 그 맛

우리나라 전통 발효음식의 하나로 슬로 푸드(Slow Food)의 대표로 떠오르는 장(醬)은 암과 성인병을 예방하는 건강식품으로 이제 세계인들도 ‘오리엔탈 건강소스’인 우리의 전통 된장, 간장 등 장(醬)에 새롭게 주목하고 있다. 한 사람이 담가도 해마다 맛이 다르고 장독마다 맛이 다른 전통 장맛. 이런 우리 입맛에 꼭 맞는 맛있는 장맛을 한결같이 살려내며 장을 담그고 있는 사람들이 말하는 비결은 따로 있다. 이에 청정지역 산청에서 자연 그대로의 방식으로 장을 담그고 있는 세원식품의 김민수 대표를 만나보았다.

▲ 세원식품에서 판매하고 있는 장류

자연이 만든 명품 장맛
부산에서 프랜차이즈 가맹사업 및 점포개발 사업을 하던 김 대표는 2009년, 친척이 있는 경남 산청으로 휴가를 보내러 갔다. 도심 속에 살지만 평소 우리나라 전통음식인 고추장과 된장 등 전통장류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친척이 있는 집 앞뜰에서 우연히 된장을 담그게 되었다고 한다. “아파트에 살면서 발코니에서 고추장과 된장을 담가 보았어요. 하지만 온도와 습도에 민감한 전통음식이라서 그런지 도심에서는 전통장을 만들 수가 없었습니다. 친척이 있는 산청으로 여행을 갔는데 집 앞의 넓은 뜰을 보고 ‘고추장과 된장을 담그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죠. 그리고 다음날 허락을 구하고 진 항아리에 고추장과 된장을 담가 놓은 뒤 다시 부산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장을 담그고 6개월이 지나서 다시 산청으로 갔는데 도시에서와는 다르게 고추장과 된장이 너무 잘되었습니다. 그래서 노후에 시골로 내려와 장을 담그는 사업을 하면 좋겠다고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김 대표는 장 담그는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2009년부터 산청에서 고추장과 된장을 담그기 시작한 뒤, 3년이 지나자 그 동안의 노력이 빛을 보기 시작하였다.
“3년전부터 장을 담기 시작해 작년부터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고추장과 된장은 한국의 대표적인 슬로 푸드이다 보니 준비 과정이 길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전통 그대로의 방식으로 만들어진 장은 입소문을 통해서 점차 퍼져나가게 되었다.
“세원식품 장&미의 장맛에는 특별한 비결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좋은 재료를 사용해서 전통방식으로 정성을 담아 만드는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입니다. 특히 장맛은 콩·소금·옹기·물, 어느 하나 소홀해서는 제대로 된 맛을 낼 수가 없습니다. 때문에 장&미의 장류는 대량생산해 내는 ‘공장제품’이 아닌 전통방식으로 햇콩을 삶고 다져서 메주를 빚고, 그 메주를 띄워서 장을 담그기 때문에 장맛이 맛있을 수밖에 없습니다(웃음).”
실제로 장맛을 결정하는 요소는 소금과 물이다. 김 대표는 장에 들어가는 소금은 반드시 5년 이상 간수를 뺀 천일염만을 사용하고 있다. 물 또한 청정수를 사용하며 고추장의 주 재료인 고춧가루는 식약청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지정을 받은 경북 영양의 고춧가루만을 사용하고 있다.
“장&미의 모든 제품은 100% 순 우리 농산물만을 사용하여 일체의 색소나 보존처리제를 사용하지 않은 無색소, 無방부제 제품으로 맛뿐만 아니라 건강까지 생각하는 한국 전통 저장 발효식품으로서의 자긍심과 자부심을 갖고 옛 조상님의 전통방식 그대로 ‘정성으로 담근 발효장, 지혜로 이루어진 장맛’을 지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자연이 만든 전통 장맛을 만드는 세원식품

▲ 동의보감촌 내에 있는 판매장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산청은 예로부터 청청지역이라 물과 공기가 맑고 일교차가 커서 된장과 고추장 등의 장맛을 배가 시키는 자연적인 환경을 갖고 있어 전통장을 만들기에는 최상의 지역이다. 그래서인지 세원식품의 장맛은 다른 지역에서 만들어진 장류보다 훨씬 맛이 좋다. 장을 만든지는 그리 오래 되지 않았지만 철저한 위생관리와 최고의 재료만을 사용하고 있는 김 대표의 깐깐함 때문에 이미 주변 사람들에게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마을 어르신들이 주말에만 산청으로 올 수 밖에 없는 김 대표의 여건을 배려해 평소에 본인의 일처럼 김 대표를 도와 명품 장을 만들고 있다. 평소 철저한 위생관리로 깨끗하고 맛있는 장을 만드는 것을 알고 있기에 동네 마을 주민들뿐만 아니라 인근 마을에서도 김 대표의 장을 사러 올 정도라고 한다. 특히 내리 부녀회장은 군청과 마을을 오가며 누구보다 열성을 다하고 있다. 현재 장&미에서는 재래된장과 고추장을 비롯하여 구기자·당귀 된장, 재래한식 간장과 구기자·당귀 간장, 재래 청국장, 옛날 조청, 표고·양송이버섯 장아찌 등을 판매하고 있다. “재래 된장과 구기자·당귀 된장은 지리산 자락 청정지역의 산청에서 재배한 메주콩을 사용하여 자연 발효시켜 전통방식으로 만든 재래식 국산콩의 정직함과 선조들의 지혜가 어우러져 전통의 맛과 건강이 그대로 함축되어 있습니다. 또 재래한식 간장과 구기자·당귀 간장은 산청에서 재배한 메주콩과 5년 이상 간수를 뺀 천일염의 염수로 담금, 숙성해 된장을 분리한 후 애액을 3년 이상 숙성시킨 간장입니다. 뿐만 아니라 지리산 청정지역에서 재배한 메주콩만 사용해 만든 청국장, 오로지 찹쌀과 엿기름만으로 하루 이틀 동안 고아 만든 조청 등 전통음식이 점점 잊혀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맛과 더불어 건강까지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 위생에 신경을 쓴 시식코너
한방의 고장인 만큼 산청에서 약초를 이용해 전통 장을 만드는 업체가 늘어남에 따라 산청전통식품의 우수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전통식품은 전통 된장·간장의 대명사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때문에 전통음식 시식점에서 인공조미료를 쓰지 않고 우리 장으로 만든 음식을 맛본 사람들이 다시 전통식품을 찾고 있다. 이와 더불어 도시 농산물 소비자에게 농산물 생산과정을 이해시키고 우리 농산물의 우수성과 안전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 체험을 통한 재미부여와 먹거리제공을 위한 도시소비자 초청 체험프로그램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최신식 기계를 도입해 대량 생산을 할 법도 하지만 우리 전통 방식만을 고집, 전통식품을 널리 알리고 있는 김민수 대표. “내년부터는 오직 장 만드는 일에만 열중해 보다 좋은 제품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싶습니다. 뿐만 아니라 도심 속에 찌든 현대인들을 위한 힐링을 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기 위해 몇 몇 지인들과 함께 전통 장류 체험관 및 펜션을 계획 중에 있습니다. 그래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산청에 와서 지친 심신을 달래는 곳으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따스한 햇볕과 시원한 바람,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 더디지만 천천히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산청은 자연이 된장을 만들 수 있는 최상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 이에 사람의 노력과 천혜의 자연환경, 시간이 만들어 낼 세원식품의 장이 대기업에 밀려 점차 자리를 잃어가는 전통된장의 우수성을 알리고 힘을 잃어가는 시골 마을의 새로운 사업으로 부흥할 수 있도록 기대해 본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