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매거진244호=박현민 기자) 민주당이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며 당 내에서는 ‘단일성 집단체제’를 도입해 더욱 막강해진 당권을 차지하기 위한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된 가운데 한국당은 김병준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비대위 체제에 돌입, 당 개혁에 힘쓰며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다. 미래당은 8월에 예정되어 있던 전당대회를 9월 초로 연기했고, 평화당은 예정대로 8월 초에 전당대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격돌, 친문vs비문 포스트 추미애는 누구
‘단일성 집단체제’ 도입으로 당 대표 권한 강화...관리형이냐 성과 주도형이냐
더불어민주당은 6.13 지방선거를 통해 전국적으로 파란물결이 넘쳐흐르는 지금, 본격적으로 당내 구도를 정비하려 한다.
오는 8월 25일 열릴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문세력과 비문세력간에 대립구도가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6.13지방선거를 통해 전례 없던 압승을 거둔 상황에서 당 대표가 되면 향후 2020년 총선에서 공천권을 갖는 막대한 권한을 가지게 되는데다 총선 결과에 따라 향후 대선 주자로 부상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에 어느 때보다 당 대표에 눈독을 들일 수 밖에 없는 형국이다.
선출 방식에 있어 이번에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해서 선출하는 방식인 ‘단일성 집단체제’를 도입했다. 기존에는 가장 많은 득표를 한 의원이 당 대표, 그 다음으로 많은 득표를 한 의원이 최고위원을 맡는 ‘집단지도체제’ 방식이었으나 이번에 ‘단일성 집단체제’를 도입함으로써 인해 당 대표의 권한이 더 강화되어 당권경쟁에 불이 붙을 전망이다.
현재 민주당내에서는 친문 세력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라 이번 단일성 집단체제는 비문 세력에게 불리하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기존 방식대로라면 당 대표를 확보하지 못하더라도 최고위원을 노릴 수 있었지만 이번 방식으로는 두 자리 모두 확보할 수 없을 거라는 예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 5월 친문 성향인 홍영표 의원이 비문의 노웅래 의원을 이기고 원내대표로 선출되면서 위와 같은 염려가 더욱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차기 당 대표의 역할과 관련해 관리형이냐 성과 주도형이냐를 놓고서도 당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관리형을 옹호하는 입장에서는 현재 높은 지지를 얻고 있는 문재인 정권을 뒷받침하는 것을 중요하게 보는 반면 성과 주도형을 주장하는 입장에서는 당·정·청간의 수평적 관계를 통해 국정을 주도하는 것을 중시한다.
다만 성과 주도형과 관련해서는 참여정부에서 볼 수 있었던 당·청간의 갈등이 다시금 발생하게 될 경우 문 정권과 여당에 대한 지지가 단번에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당대표에 도전한 후보는 이해찬(7선), 이종걸(5선), 김진표(4선), 송영길(4선), 최재성(4선), 이인영(3선), 박범계(재선), 김두관(초선) 이상 8명이다.
이들 중 가장 먼저 당 대표 도전을 선언한 후보는 박범계 의원으로 지난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전당대회에서 공정한 돌풍을 만들겠다”며 출마 의사를 밝혔다.
박 의원은 당원 직접민주주의 실현과 공정성을 바탕으로 하는 당 운영 등의 공약을 제시했으며 당시 논란이 됐던 ‘부엉이 모임’에 대해서 ‘패권이나 권력을 추구하는 모임이 아니다”라는 의견을 드러내면서도 국민이 불편하게 생각한다면 전당 대회를 마치기 전까지는 활동을 중단 하는 것이 옳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진표 의원은 지난 15일, 박범계 의원에 이어 2번째로 당권 도전을 위한 출마선언에 나섰다. 김 의원은 경제부총리를 지냈던 자신의 경력을 바탕으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한 경제 당대표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에게 신뢰받는 정책정당, 유능한 경제정당 등 5가지 주요공약을 밝혔다.
송영길 의원은 지난 18일 “문재인 정부를 끝까지 지키는 당대표가 되겠다”며 출마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송 의원은 당대표가 되면 문 대통령의 정책을 법적,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당 대표의 권한을 내려놓겠다고 강조했다.
최재성 의원과 김두관 의원은 지난 19일 당 대표 도전 의사를 밝혔다. 최 의원은 당 대표가 되면 강하고 안정적인 여당을 만들기 위해 취임 2개월 내에 공천룰을 확정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또한 그는 여당의 존재감이 너무 드러나고 견제가 심해진다는 것은 국정운영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설명하며 “여당은 보이지 않을수록 좋은 것”이라고 주장해 관리형 당 대표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김 의원 역시 출마선언을 통해 “오직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한 길, 끝없는 민주당 혁신의 길을 가겠다”며 최 의원과 같은 관리형 당 대표의 역할에 충실할 것임을 드러냈다. 그는 당 대표가 되면 당내의 분열주의를 타파할 것을 약속했다.
이해찬 의원과 이종걸 의원은 지난 20일 출마를 선언했다. 이해찬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튼튼히 뒷받침 하겠다”며 관리형 당대표의 대표 주자다운 주장을 내세웠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국무총리를 지냈던 이 의원에 대한 당 대표 자질을 놓고 문재인 정권을 뒷받침 하는 관리형 당대표에는 적합하다고 보는 의견이 많지만 야권과의 소통에 있어서 문제점이 드러날 것이라는 우려와 오래된 정치인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부정적인 견해가 제기되기도 한다.
이 의원 본인도 지난 달 15일, TBS라디오 ‘장윤선의 이슈파이터’에 출연해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며 자신이 “과연 적합할지 고민”이라 언급한 적이 있었다.
다만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충청 대망론’이 붕괴되면서 이 의원이 그 역할을 대신하기를 바라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이종걸 의원은 “국민이 민주당을 지방선거에서 전국정당으로 만들어 줬다”며 “국민들이 보내준 절대적 지지를 보답할 책무가 주어졌다”면서 당권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 의원은 개헌과 선거제도 개편, 남북정치인 교류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인영 의원은 21일 자신의 SNS를 통해 “경제는 어려워질 것이고, 좌,우의 공세는 점차 거세질 것”이라며 “새로운 진보, 담대한 진보의 시대정신으로 민주당의 질서를 재편하겠다”는 각오를 밝히며 출마를 선언했다. 또한 그는 출마의사를 밝힌 글에서 중소기업과 자영업을 살리는 경제진보, 자치분권 강화, 청년에 의한 가치추구 등을 역설했다.
당대표에 도전하는 8명의 후보들 중 오는 26일 치러질 예비경선을 통해 단 3명만이 컷오프를 통과해 다음 달 25일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경쟁을 치러낼 자격을 얻게 된다.
한편, 당대표와 별개로 치러지는 최고위원 경선에는 설훈(4선), 유승희(3선), 박광온·남인순(재선), 박정·김해영·박주민 의원(초선), 황명선 논산 시장 이상 8명이 출마를 확정했다. 최고위원의 경우는 예비경선에 9명 이상이 출마하지 않을 시 예비경선 없이 본선이 치러진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을 비롯한 의원들이 6월 15일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친 후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 앞에서 무릎을 꿇고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있다. (출처_뉴시스)
벼랑 끝에 선 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호 출범
당내 구태인사 청산하고 전체적인 물갈이 이루어져야
자유한국당은 지난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홍준표 당 대표가 사퇴하면서 김성태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아 무너진 당 재건을 위해 노심초사 하고 있지만 등 돌린 민심만큼이나 당내 문제도 복잡하다.
김 권한대행을 비롯한 한국당 의원들은 선거 이틀 후인 지난 달 15일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비상의원총회를 열었다. 김 권한대행은 선거 참패를 놓고 “이번 지방선거는 국민들이 자유한국당을 탄핵한 선거”라며 “한국당은 구태 보수를 청산하고 수구 기득권 보수이념 해체, 한국당의 해체를 통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여기에 김무성 의원은 “새로운 보수정당 재건을 위해 저부터 내려놓겠다”면서 차기 총선에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의원들은 총회를 마치고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배경으로 무릎을 꿇고 사과하며 당을 수습하기 위한 움직임에 들어갔다.
김 권한대행은 현재 상황으로 봤을 때 조기 전당대회를 치르는 것은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이에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들어가 당을 쇄신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그는 지난 6월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당을 쇄신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외부인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중앙당 해체를 주요 골자로 하는 혁신 안을 내놓았는데 이를 놓고 당 내부에서 반발이 거세게 일어났다.
특히 중앙당 해체와 관련해 김 권한대행이 “자신이 직접 중앙당 청산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청산과 해체를 지휘하겠다”고 밝히면서 당내 계파싸움이 불거지게 되었고 당 개혁에 브레이크가 걸리기 시작했다.
이 와중에 친박계의 좌장인 서청원 의원은 지난 20일 자신의 SNS를 통해 “친이, 친박의 분쟁이 끊임없이 반복되며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다”고 언급하고는 탈당을 선언했다.
비대위원장에 누구를 임명할 것인지를 놓고 한선교 의원은 지난 달 20일 자신의 SNS를 통해 “한국당 혁신비대위원장에 박관용 전 의장을 추천한다”고 밝히기도 했었으나, 정작 박 전 의장은 KBS라디오 ‘최강욱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기들끼리 욕하고 치고받고 있는데 외부 사람이 간다고 뭐가 달라지겠냐”며 “국회의원들이 모여 자성하는 시간을 갖고 논의해야지 밖에 있는 사람을 불러서 수습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해 외부 영입에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사실 그 동안 외부로부터 비대위원장을 영입했던 적이 몇 차례 있었으나 이후 당이 어느 정도 안정 구도에 접어들기 시작하면 토사구팽을 당해 끝이 좋지 않은 모양새가 이어졌던 이유로 주저앉을 대로 주저앉은 현재의 한국당이 향후 비대위원장을 맡을 외부 인사를 영입하기는 순탄치 않을 것으로 해석됐으나 당의 쇄신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당 내부 인사가 아닌 외부 인사가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6월 21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 권한대행이 내놓은 혁신안이 무산되면서 김 권한대행과 친박 세력 간의 갈등이 더욱 심화되자 김 권한대행은 다음 날 2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친박의 망령이 되살아났다. 정말 지긋지긋하다”면서 자신이 내놓았던 혁신안과 관련해서는 계속해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하여 6월 24일, 한국당은 안상수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 3일부터 비대위원장 및 비대위원 후보 대국민 공모에 나섰다.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된 인물은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과 홍정욱 전 의원, 박관용·김형오·정의화 전 국회의장, 김황식·황교안 전 국무총리, 도올 김용옥 선생, 이국종 아주대 교수 등이었다.
지난 12일, 안상수 준비위원장은 비대위원장 후보를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 박찬종 아시아경제연구원 이사장, 이용구 한국당 당무감사위원장, 김성원 의원, 전희경 의원 이상 5명으로 압축했다고 발표했고, 16일. 김 권한대행이 기자회견을 통해 비대위원장 내정자에 김병준 교수가 내정됐음을 발표했다. 김 권한대행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투철한 현실인식과 치열한 자기혁신”이라며 “학자적 소신을 가지고 냉철한 현실인식과 날카로운 비판정신을 발휘해 주실 분”이라고 김 교수를 내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다음 날 17일, 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쳐 마침내 김병준 교수가 최종적으로 한국당의 비상대책위원장에 임명됐다. 신임 김 비대위원장은 수락인사말을 통해 “한국당의 대한 국민의 실망과 지탄, 미래에 대한 희망과 걱정이 당과 한국 정치를 바로 세우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며 “한국당과 한국정치가 바뀌는데 그 소명을 다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비대위원장이 내정되며 마침내 한국당도 내부를 수습하고 차기 총선을 위한 개혁을 진행해 갈 것으로 보였으나 김 비대위원장이 지난 해 8월 함승희 당시 강원랜드 대표로부터 KLPGA 투어 프로암 경기에 초대 받아 골프를 치는 과정에서 118만원 규모의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런데 그 의혹이 제기된 날이 마침 김 비대위원장이 임명된 17일이라 일각에서는 폭로가 계획적으로 이뤄진 것이라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은 골프 접대 논란에 개의치 않고 24일 상임 전국위원회에서 비대위원들의 인준 절차를 거쳐 25일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국립현충원 방문과 국회에서 첫 비대위 회의 등의 일정을 진행했다. 한국당 비대위원에는 원내에선 재선과 초선 모임을 대표해 각각 박덕흠, 김종석 의원이 선임됐고 원외 인사로는 최병길 전 삼표시멘트 대표, 김대준 소상공인연합회 사무총장, 이수희 마중물 여성연대 대변인, 정현호 한국청년정책학회 이사장이 각각 선임됐다. 이로써 김성태 원내대표와 함진규 정책위원회 의장 등 당연직 2명과 김 위원장을 포함해 9명으로 구성된 혁신비대위가 공식적으로 닻을 올렸다. 배현진 송파을 당협위원장은 비대위원에 선임되진 않았지만 대변인직을 맡아 당의 ‘얼굴’로 활약한다.
비대위원 선임이 마무리되고 비대위체제로 본격적인 행보를 내딛은 한국당은 앞으로 당에 대한 혁신 작업을 가속화 할 전망이다. 다만 비대위원장의 권한과 기간에 대해선 아직 명확하게 결정된 사항이 없기 때문에 향후 개혁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생길지는 두고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당의 당내 개혁을 놓고 홍 전 대표와 마찬가지로 이번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져야 할 위치에 있는 김 권한 대행이 혁신을 주도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며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리고 단순히 외부인사의 비대위원장 영입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당내 구태인사를 청산하고 전체적인 물갈이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만 당내 인사들의 물갈이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공감을 얻고 있다고 해도 그 방법에 관한 마땅한 해결책이 떠오르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다. 과거에 인명진 위원장이 친박 의원들을 출당시키려 했으나 실패한 사실을 상기해 본다면 이번에도 비대위원장으로부터 시작하는 인적 쇄신은 그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그렇다고 초선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인적 쇄신 또한 전망이 밝지가 않다. 애초에 초선의원들도 박근혜 정권하에 당선된 친박 세력이 중심인데다 과거에 누구 하나 혁신을 위한 자신만의 목소리를 낸 적조차 없던 상황에서 이제 와서 구태청산을 외쳐댄들 무슨 소용이 있겠냐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한국당의 인적 쇄신은 2020년에 치러질 21대 총선을 앞두고서야 이야기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3일 오전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평화당 서울시당 당대표 선거 후보자 초청 간담회에서 당대표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최경환, 유성엽, 정동영, 민영삼, 이윤석, 허영 후보 (출처_뉴시스)
미래당ㆍ평화당 전당대회돌입
바른미래당도 암담하기는 매한가지이다. 재보선 의원, 광역자치단체장, 기초자치단체장 중에 단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어떻게 보면 한국당보다 더 심각한 참패를 당한 상황에서 당내에서는 도대체 돌파구를 찾기가 힘든 상황이다. 심지어 당 존폐여부조차 불확실한데다 한국당과의 보수 통합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거기에 안철수가 이끄는 과거 국민의당 중도진보 세력과 유승민이 이끌던 바른정당 개혁보수 세력의 충돌이라는 당 태생적 한계조차 미래당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것은 이번 6.13 선거가 치러지기 전 이준석 후보와 박종진 후보 공천과 관련한 당내 갈등을 통해 잘 알 수 있었다.
박주선, 유승민 공동대표가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상황에서 당 수습을 맡을 차기 지도부를 선출해야 하는 미래당은 지난 달 25일 새 원내대표 선거를 개최했다. 후보로는 김관영 의원과 이언주 의원이 도전장을 냈다. 김 의원은 지난 달 21일, 원내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선언문을 통해 “지방선거 이후 바른미래당 역시 근본적 변화 요구를 받고 있다”며 “김관영이 그 중심에 서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 역시 지난 달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금 바른미래당은 관행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사고가 필요하다”며 “민생과 경제를 최우선으로 하는 현장중심의 기동력 있는 원내 운영을 위해 기개, 결기 있는 장수가 되겠다”며 원내대표 선거에 공식 출마할 것을 선언한 바 있다.
그 외 김성식 의원도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해 3파전이 될 것으로 예상 됐으나 김 의원이 자신의 SNS를 통해 “김관영 의원은 원내 수석부대표를 지내는 등 역량이 충분한데다 원내 활동 방향도 저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김관영 의원을 지지하는 의사를 밝히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관영 vs 이언주’의 2파전으로 치러진 선거는 김관영 후보가 이언주 후보를 제치고 신임 원내대표의 자리에 당선됐다.
또한 미래당은 같은 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 직후 오는 8월 19일에 차기 지도부 구성을 위한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대회’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13일 신용현 수석대변인이 비상대책위원회의 결과 브리핑을 통해 예정보다 2주 연기 된 9월 2일로 전당대회 일정이 확정됐음을 전했다. 연기 이유에 대해서는 “당 혁신을 위한 사업 추진 및 제반 실무준비를 고려하자는 전당대회준비위원회의 건의를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 5일, 정병국 의원이 8월에 전당대회를 개최하는 것과 관련해 문제제기를 한 적이 있던 사실도 전당대회 일정 연기에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당의 당권에 도전할 인물로 손학규 전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비롯해 하태경 의원, 이동섭 의원, 장성민 전 의원, 이준석 전 당협위원장, 김철근 대변인, 문병호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 장진영 전 최고위원 등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3일 장성민 전 의원이 가장 먼저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면서 미래당의 당권 레이스도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장 전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당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한국 정당정치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혁신의 길을 제시 하겠다”며 출마의 변을 밝혔다.
한편, 앞서 손 전 위원장은 지난 16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한 토론회를 통해 “필요한 일이 있으면 나설 것”이라며 당권 도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태경 의원도 마린온 헬기 추락사고와 관련해 유족을 만나 위로하며 자신의 SNS를 통해 그들의 입장을 대변하거나 동두천 차량사고에 대해서도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등 최근 이슈와 관련해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어 향후 당권 도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준석 전 당협위원장 역시 지난 18일 “바른미래당은 젊음으로 승부할 것”이라며 전당대회 출마 의지를 드러냈다. 또한 지난 20일, 미래당이 9월 2일에 열릴 전당대회에 비대위원도 출마할 수 있도록 방침을 정하면서 오신환, 이지현 비대위원이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래당은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과 관련해 ‘집단지도체제’ 방식으로 정하고 추가로 1인 2표제를 도입했다.
민주평화당은 다른 당들 보다 빠른 다음달 5일 전당대회를 개최할 예정인 가운데 정동영, 최경환, 유성엽 의원과 민영삼 최고위원, 이윤석 전 의원, 허영 인천시지구당 위원장 이상 6명이 당권 도전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