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박세정 기자] ■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29일 당근파종 시기 지속된 폭염으로 시름하고 있는 제주시 구좌지역을 방문해 장비와 인력을 총동원한 급수난 해결 대책 추진을 지시했다.
■ 원희룡 지사는 이날 오후 당근 파종 후 관수시설을 이용해 급수하고 있는 구좌읍 행원로 당근 농가를 찾아 발아 상태를 확인하며 농민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 이일영 행원리장은 “일부 그늘진 위치에서는 싹이 나오고 있지만 발아 시기가 토양수분에 따라 차이를 보이고 폭염으로 대부분은 싹이 트지 않고 말라버리기 일쑤다”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양수기를 이용해 물을 공급하고 있지만 농촌의 가뭄을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 김은섭 당근생산자협의회장은 “농업용수 파이프관이 작기 때문에 가뭄 시 몰릴 때에는 물을 대기 부족한 상황이다. 마을별로 물을 저장해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 달라”고 말했다.
■ 이어 원희룡 지사는 구좌읍사무소에서 구좌읍 마을 이장과 농협 조합장, 농가 등 해당 지역주민들과 대화 시간을 갖고 가뭄 대책마련을 위한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했다.
○ 부지성 이장단협의회장은 “지금처럼 가뭄이 지속될 경우 초기 출하량을 소진하지 못하게 된다. 파종시기를 7월초부터 8월 중순까지 분산하지 않으면 여름철에는 트랙터 등 인력이 부족하고, 겨울철에는 출하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문제가 있다”면서 “젊은 사람들은 밤을 새서라도 물을 실어 나르지만 고령농이나 소규모농가, 장비가 없는 사람들은 마냥 하늘만 보며 손 놓고 있는 실정”이라 말했다.
○ 부인하 구좌농협 조합장은 “우선 물빽, 양수기 등 농업 관정을 농가에 지원하고 이미 파종한 당근에 대해서는 특판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허광호 한동리장은 “마을 단위에서 필요 관정은 좀 더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며 농업용수 관정이 대부분 10년 20년 되다보니 누수량도 상당해 누수탐지 부분도 신경써달라”고 건의했다.
■ 원희룡 지사는 “구좌읍 현장에 가뭄대책비상본부를 설치하고 상주인력을 파견해 유관 부서와 급수 비상체계를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 원 지사는 “고령농과 소규모 농가를 비롯해 당근 파종에 필요한 급수가 차질 없이 지원될 수 있도록 장비와 인력을 우선 지원하고 소방차나 방역살수 차량까지 총동원해서라도 가뭄 급수해결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말했다.
○ 이어 “당근생산자협의회, 농협, 지역농가들도 당근 적정재배 방안 및 파종시기 일실시 보리, 유채 등 타 작목전환에 대해서 다양한 의견을 듣고 민·관 모두가 힘을 합쳐 이 상황을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 한편 이날 현장 방문은 7월부터 8월 중순까지 이어지는 당근 파종 시기가 도래했음에도 비가 오지 않아 농작물 파종을 미룰 수밖에 없는 농가들의 상황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급수 지원 및 대책 마련을 위해 추진됐다.
○ 구좌 지역은 도내 당근 재배면적(1440ha)의 83.7%(1206ha)를 차지하고 있다. 제주 지역 가뭄 장기화시 당근 파종시기를 놓쳐 향후 월동무 등 특정 작물 쏠림 재배에 따른 생산과잉까지 우려되는 실정이다.
○ 현재 월정, 행원 등 극소수 농가에서 당근 파종이 진행됐으나 향후 2주 이상 비가 없을 시엔 재 파종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적정 시기를 놓쳐 20일 이후 파종 시에는 수확량 과 상품성이 30% 정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농가들의 여론이다.
(출처=제주특별자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