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회를 방문하는 박 대통령은 먼저 국회의장단과 여야 대표를 사랑재에서 만난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최근 열린 G20 정상회의와 베트남 순방 결과를 30분 동안 설명할 예정이다.
이후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는 사랑재 안의 다른방으로 자리를 옮겨 회담을 열 계획이다. 오늘 회담에는 청와대와 새누리당, 민주당의 비서실장이 배석한다. 회담 내용과 결과 발표의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수 차례 밝혔듯이 이번 회담의 의제는 ‘모든 현안’이다. 따라서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는 국가정보원의 정치개입 문제,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논란 등 최근의 주요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한 의견을 나눌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박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겠다는 입장이고, 박 대통령은 시급한 민생 문제를 야당이 외면하지 말 것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3자 회담은 마지막까지 성사가 불투명했다. ‘혼외 아들’ 의혹을 받아온 채 총장이 지난 13일 사의를 표명하자 민주당 일각에선 청와대 외압설을 제기하며 3자 회담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15일 “채 총장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다. 진실 규명이 우선이다”라며 외압설 차단에 나섰다. 채 총장 논란에 대해 청와대가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결국 김한길 대표는 같은날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3자 회담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최종 밝혔다. 다만 그는 “3자 회담 의제는 국정원의 정치개입 폐해 문제가 돼야 하며, 박 대통령이 채 총장 사퇴 문제에 대해서도 분명한 답변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3자 회담은 예정대로 열리게 됐지만, 국정원의 정치 개입 및 채 총장 사의 표명 문제를 둘러싸고 박 대통령과 김 대표간 격론이 예상된다. 특히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해 합의문이 도출되지 않을 경우에는 정국 경색이 오히려 더 악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은 일단 오늘 회담 결과에 따라 향후 대응 방향을 정한다는 입장이다. 회담 직후 의원총회를 열어 회담에서 보여준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입장을 평가하고, 원내 복귀 문제나 향후 장외투쟁 수위 등을 논의한다는 방침.
반면 새누리당은 대통령이 자세를 낮춰 국회로 와 모든 것을 논의하는 마당에 3자회담 무용론이 대두되는 것은 문제라는 입장이다. 또 오늘 3자회담을 계기로 민주당이 장외투쟁을 접고 국회로 돌아와야 한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결산과 예산 심사, 국정감사 등을 진행해야 할 정기국회가 2주 이상 공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오늘 회담 이후에도 원내 복귀를 거부할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