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진국과 주요 신흥국, 주요 국제기구 등이 참석하는 G20 정상회의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그에서 현지 시간으로 4일 오후 개막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이 회의에 참석해 ‘성장과 세계경제’가 의제인 제1세션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등 다자무대에 본격적으로 데뷔했다.
박 대통령은 1세션 기조연설을 통해 선진국의 출구전략이 세계경제의 정상화 과정의 일부이기는 하지만 국제금융, 경제상황과 신흥국에 미치는 영향까지 감안해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출구전략 논의가 가시화되면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일부 신흥국에서는 시장 불안이 재연되고 있다”면서 “세계경제가 지금과 같이 맞물려 돌아가는 상황에서 신흥국 경제가 어려워지면 선진국 경제도 함께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국제금융시장에서 위기대응체제 강화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G20차원의 공동재정전략 필요성 ▷세계경제 동반성장을 위한 구조개혁과 무역자유화 등 3가지 측면에서의 G20 정책공조를 제안했다.
청와대 조원동 경제수석은 세션1 토론이 끝난 직후 가진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이 말한 많은 부분에 대해 공감하는 표현이 있었고, 앞으로의 어젠다(일자리 창출)에 대해서도 호응하는 분위기가 성숙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며 “당초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어 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조 수석은 특히 “G20 국가간에 정책공조가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많은 나라가 동조를 했는데 세계경제가 5년전보다 밀접히 연결돼서 많은 공감을 얻은 것 같다”고 해석했다.
출구전략이 신흥국의 입장을 고려해 이뤄져야 한다는 박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브라질 터키 인도 등 신흥국 외에 독일도 동조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금융안전망과 관련해서는 EU.중국 측의 공감을 얻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참석 국가들과 양자 정상회담에도 주력했다. 어제 이탈리아와 정상회담을 한데 이어 오늘은 러시아와 독일, 카자흐스탄과 정상회담을 이어간다. 박근혜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기간 모두 4개 나라 정상과 만나게 되는데, 먼저 어제 엔리코 레타 이탈리아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내년 수교 130주년을 앞둔 양국의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두 정상은 특히 창조경제를 바탕으로 한 경제와 통상 증진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박 대통령은 디자인과 예술 분야 등에서 이탈리아의 노하우가 전파된다면 두 나라간 협력이나 투자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레타 총리는 창조적인 산업과 디자인 등의 분야에서 이탈리아 기업들이 기꺼이 협력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또 개성공단 국제화에 이탈리아 기업의 참여를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면담하고 시리아 사태와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박 대통령은 특히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업무 만찬에 앞서 잠시 인사를 나눴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박 대통령은 오늘은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독일 메르켈 총리, 카자흐스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다자외교와 양자 정상회담을 병행하면서 세일즈 외교는 물론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협력 기반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