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 참석 등을 위해 어젯밤 러시아에 도착했다. 한반도 주변 4강 가운데 미국·중국에 이어 러시아 방문길에 오른 박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상트 페테르부르그에 도착했다. 박 대통령은 공항에서 위성락 주 러시아 대사 등 우리 측 인사와 러시아 정부 측의 영접을 받았다.
박 대통령은 오늘밤 G20 정상회의 개막 전 러시아에서의 첫 일정으로 이탈리아 레타 총리와 양자회담을 갖는다. 이와 관련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유럽국가 정상과의 첫 회담으로서 하반기 예정된 대 유럽외교의 시작이라는 의미가 있다”며 “박 대통령은 회담에서 내년 수교 130주년을 맞는 양국 간 제반 분야 협력 증진과 한·EU FTA에 기반한 경제·통상 확대 방안 등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어 우리 시간 오늘밤 공식 환영행사를 시작으로 G20 정상회의 첫날 일정에 들어간다. 첫째 날 토의 세션의 주제는 ‘세계경제의 성장과 금융안정’. 박 대통령은 출구전략이 필요한 선진국과 금융불안에 직면한 신흥국 간의 정책 공조를 이끌어내는 가교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선진국만 어렵다고 해서, 선진국만 하는 대로만 그대로 간다면 신흥국이 굉장히 어려워지는 게 아니냐”며 “박 대통령은 이를 감안해 신흥국 입장도 고려해서 금융제도 개편이 이뤄져야 된다는 얘기를 하실 것”이라고 전했다.
토의 세션이 끝나면 정상 업무만찬이 이어지고 야외공연을 끝으로 G20 정상회의 첫째 날 일정이 마무리된다. 박 대통령은 앞서 출국 전 청와대에서 러시아 언론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남과 북이 신뢰를 쌓고 비핵화가 진전되면 북한의 인프라를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통신이나 교통, 전력 확충, 국제기구에 대한 가입 등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은 한반도 4강 외교를 겸한 다자 외교의 데뷔 무대다. 한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각국과의 세일즈 외교는 물론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등에 대한 지지를 확보하는 등 세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과제가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