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빛 도시생활에 지친 이들은 대부분 초록 물결이 넘실거리는 농촌 생활을 꿈꾸고 있다. ‘다른 일을 하던 사람이 그 일을 그만두고 농사를 지으려고 농촌으로 돌아감’을 이르는 귀농. 몇 해 전부터 전국적으로 귀농열풍이 불자 많은 이들이 답답한 도시를 떠나 앞 다투어 귀농생활로 들어갔다. 그 중 꿈 귀농생활에 성공적으로 정착해 중소기업형 농업 CEO로 성공한 불암농원의 김영길 대표를 만나 귀농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잘나가던 사업가에서 농촌사람으로

귀농 전 대구 서문시장에서 17년 동안 커튼 장사를 하던 그는 평소 답답한 도시를 벗어나 시골생활을 하는 것이 꿈이었다고 한다. 그러다 우연히 주변 지인으로부터 인근 시골에 적당한 자리가 있으니 농사를 지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권유로 인해 영천으로 귀농을 결심한 후 지금의 이곳에 오게 되었다고 했다. 하지만 평생 장사만 했던 그이기에 농사기술도, 소유하고 있는 땅도 없었기에 농촌에서 자리잡기란 그리 녹록치만은 않았다고 했다. “8년 전 이곳에 처음 왔을 때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이었습니다. 그래서 남들보다 더 열심히 일하며 죽기 살기로 농사를 시작했었습니다”라고 전하는 김영길 대표.
귀농 후 농촌사람들이 도시로 떠나 잡초 밭이 된 휴경지를 무상으로 임대받아 밭 가꾸기부터 시작해 복숭아·포도 등 과수 재배로 본격적인 영농의 길에 뛰어든 그는 첫 해 1만 3,000㎡(4,000평)에 복숭아 농사를 시작했지만 기대에 비해 성과가 너무 없었다고 한다.
“사람이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차근차근 배웠습니다.” 그는 이웃주민은 물론 농업기술센터 등으로 발품을 팔아가며 복숭아 재배기술을 익혔다. 뿐만 아니라 남들이 하지 않는 벼농사에도 관심을 가지고 인근지역의 휴경 논을 임대해 벼농사를 시작했고 벼 과수 친환경농업을 위해 부산물을 활용할 수 있는 축산분야까지 넓혀 2010년 한우 14마리를 입식하기도 했다.
귀농 3년차부터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던 김 대표는 현재 임대 벼농사 12만㎡(4만평), 마늘 6,000㎡(2,000평) 등 부농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한발 다가서고 있다. 모르면 배워야 된다는 생각으로 지금도 재투자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트랙터와 콤바인 등 고가의 농기계도 다량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귀농으로 제2의 희망의 날개를 달다

귀농 후 여러 기관을 다니며 정보를 익힌 그는 여러 가지 정보 중에서도 귀농인 정착프로그램 교육이 농촌정착 및 영농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했다.
“영천시 농업기술센터 공무원들이 귀농인들에게 대해 매우 우호적이며 긍정적인 자세로 인해 보다 쉽게 농사에 대해 배울 수가 있었습니다. 또한 농사는 체계적인 지도로 기술을 배워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탓에 남들보다 더 열심히 노력을 한 그는 이웃사람들의 도움과 영천시농업기술센터의 지도, 쌀 사랑 연구회, 그리고 아내(나영희)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지금도 매년 용전리 마을회관을 찾아 주민들에게 인사를 드리고 있다고 한다. “처음부터 좋은 이들을 만난 것이 행운이었습니다”라며 사람좋은 미소를 지어보이는 김 대표. 그에게 귀농을 꿈꾸는 이들에게 전할 말을 질문하자 꿈과 낭만이 아닌 현실을 이야기했다. “도시의 삭막함에 지친 분들이 귀농을 꿈꾸십니다. 하지만 농촌생활, 농사일도 결코 만만치 않지요. 저는 귀농에도 치밀한 계획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요즘 귀농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으니 직접 겪어본 후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귀농생활을 결정한 그의 성공적인 귀농생활은 귀농을 꿈꾸는 많은 예비 귀농인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