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천연염색산업연구원은 2008년 지식경제부가 경상북도, 영천시와 함께 추진한 지자체연구소 육성사업의 일환으로 국비 44억 원과 지방비 58억 원이 투입되어 옛 영천시 농업기술센터에 5층 규모로 건립되었다. 전통적으로 한약재 유통이 많은 경북 영천에 둥지를 튼 경북천연염색산업연구원의 김상욱 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천연염색은 자연에서 채취한 재료를 이용하여 염색하는 것으로 천연염색산업은 기술력과 디자인, 생산공정 등의 생산요소에 따라 부가가치의 차이가 크고,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감성, 기능성, 심미성 등을 고도화시켜나가는 기술·지식집약형 산업이다. 공정별로 크게 염재재배, 염료제조, 염색가공으로 분류되며, 품목별로는 원료, 원사, 직/편물, 의류, 인테리어, 생활용 섬유제품 등으로 분류된다.
천연염색산업은 자연과 인체의 조화를 통해 고부가가치 상품개발에 적용할 수 있어 문화경제학적 가치가 큰 산업이며, 환경 지향적 산업으로서 천연염색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무한한 것으로 예상된다.
천연염색산업은 1차 산업인 식물의 재배, 2차 산업인 제조, 상품을 바탕으로 3차 산업인 서비스업까지 모든 산업을 포괄하여 6차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유망한 분야이다.

천연염색 산업에 관하여
지난 5월 경북천연염색산업연구원의 2대 원장으로 취임한 김상욱 원장을 그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뜨거운 햇살에 지쳐있는 기자에게 시원한 차를 대접한 그의 서글한 인상과 함께 소파 위에 놓인 방석이 눈에 띠었다. 은은하게 물든 섬세한 갈색빛은 자연스럽게 그의 집무실과 어울렸다. 김 원장은 뜨거운 영천의 햇빛 아래 은은하게 물들어 가는 천연염색에 대해 염색공학, 공예, 농업, 건강이라는 키워드로 설명했다.
김상욱 원장은 서울대 공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취득한 섬유공학자이다. 1984년 제일합섬주식회사에 입사하여 기술연구소 과장을 지냈고, 다이스타코리아 유한회사 이사, 다이텍연구원 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섬유공학 분야에서 저명한 인물이다. 그에게 천연염색에 대해 질문하자 화학염료와 천연염료에 대해 비교하며 설명했다.
“저는 천연염색을 염색공학, 공예, 농업, 건강이라는 키워드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천의 뜨거운 햇빛 아래 자라나는 염재를 키워내는 농업, 그리고 건강한 재료로 만나는 웰빙 측면, 그리고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공예적인 천연염색과 제 전공분야인 염색공학을 접목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화학염료는 자동화, 대량생산이 가능하며 색상의 재현성이 뛰어나 매번 같은 색깔의 발현에 그 가치를 두고 있지요. 하지만 천연염색의 경우 손으로 정성스럽게 물들이는 공예적인 측면이 강합니다. 색상의 재현성을 얻기가 힘들고 매번 염색할 때마다 다른 색상, 다른 패턴이 생겨나기 마련이죠. 천연염재는 합성에 의해 만들어지는 화학염료와 달리 직접 재배해야 하므로 농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예부터 한약재 유통의 중심이었던 영천지역에서 천연염색이 발달된 이유도 천연염색의 염재라 할 수 있는 한방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천연염재는 건강하고 친환경적인 개념입니다. 화학염료와 달리 환경파괴요인이 없을 뿐만 아니라 아토피 등 환경요인으로 인한 질병의 대책으로도 사용될 수 있어 웰빙과 건강이라는 키워드와 더불어 힐링(치료)의 개념으로도 확대될 수 있는 것이 천연염색입니다. 제가 경북천연염색산업연구원을 이끌어가게 된 이유도 섬유공학도로서 과학적 접근과 산업적 특색을 천연염색에 적용시키기에 적합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염색공학, 전통공예, 농업, 건강 분야가 융합된 복합적인 영역에서 대중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산업화가 앞으로의 경북천연염색산업연구원의 과제가 아닐까요?”
경북천연염색산업연구원의 활발한 활동

영천지방에서는 5인 이하의 소기업 형태로 이루어진 천연염색 공방이 30여 개 운영되고 있으나 대부분 의류, 소품, 공예품을 수작업하는 단순반복공정에 그치고 있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신제품 개발과 기계화가 이루어져야하는 현실적인 문제가 대두되는 등 전반적으로 산업화가 미흡한 상황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부가가치 영역을 창출하기 위해 태양광에너지 분야, 기능성 화장품, 주방용품, 건축자재 등 타산업과의 융복합연구를 모색하고 있다.
경북천연염색산업연구원은 지난 6월 서남권청정에너지기술연구원과 함께 천연염료의 발전과 태양광산업육성을 위한 상호협력 체제를 구축하는 업무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이번협약을 통해 염료감응 태양전지 관련 공동개발 및 인프라 구축, DSSC용 천연염료 연구개발, 기술의 확산 및 학술 정보 교류 등으로 상호 협력할 계획이며 향후 양 기관은 천연염료와 태양관산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협력 네트워크의 강화로 친환경 산업의 발전에 이바지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7월에는 경상북도교육연수원 특수분야 교원연수 기관에 선정되어 학교장의 추천을 받아 연수를 신청한 전국 유·초·중 교원 20명을 대상으로 천연염색과 섬유공예 기법을 활용한 소품제작 연수과정을 개설했다. 이번 직무 연수는 환경 친화적인 교육과정으로 교원들의 천연염색과 디자인에 대한 이해 증진과 실기 능력 배양으로 미술교육의 내실화를 도모하도록 했다. 또한 체험활동을 통한 직무능력을 향상시켜 일선 교사들에게 천연염색의 일반적 이해와 전통의 색, 무늬 염색 기본 개념, 천연 색소의 기본 이론을 제시하여 교사들이 현장에서 효과적인 교과지도를 할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매끈하고 고르게 염색되는 화학염료와 달리 은은하면서 색의 깊이가 깊고 아름다운 천연염색. 김상욱 원장도 천연염색의 은은함에 깊이 매료된 듯 보였다.

“섬유 공학자인 저는 천연염색의 기계화, 대중화를 위해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이토록 아름다운 빛깔을 나타내고 몸에도 좋은 천연염색 상품을 더욱 많은 분들이 함께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연구원이 천연염색 ‘산업’ 연구원인 만큼 앞으로 많은 분들이 천연염색을 쉽게 접하실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자연의 빛깔을 닮은 천연염색. 그 아름답고 기품있는 색깔이 널리 대중화될 수 있기를 기대하며 김상욱 원장과의 인터뷰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