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향문화는 기존의 제례의식용이라는 국한된 용도에서 벗어나 마음의 안정과 공기를 정화시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정신집중, 악취제거, 공기정화 등 다양한 용도로 발전하고 있다. 웰빙과 힐링이 가장 뜨거운 키워드로 떠오른 이때, 전국에서 유일하게 한방 천연향을 제조하는 조양향당의 건강한 선향에 주목해 보았다. 대한민국 최초로 여성대통령이 탄생했고 각종 분야에서 여성들이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이 시대에, 부드럽고 섬세하지만 강한 파워를 가진 조숙자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조양향당에서 생산되는 향은 10여 종에 달하며 각각의 향기와 효능을 가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관훈, 시은향, 선정, 기원, 덕향, 일원향 등이 인기품목이다. 관훈 향은 순수 한약재 16가지를 숙성시켜 만든 향으로 인체의 혈을 원활히 하여 머리를 맑게 하고 집중력을 높여준다. 시은향은 3,000도까지 온도가 오르는 참나무 숯에서 발산하는 음이온으로 공기정화와 스트레스 해소에 탁월한 향이다. 이는 하루 종일 향과 함께 생활하는 스님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 선정은 천연자작나무를 숙성시켜 만든 향으로 눈의 피로, 불안감, 불면해소, 방충역할, 향균 기능이 탁월하다. 기원 또한 10여종의 한약재를 숙성시켜 만든 향으로 마음을 편안하게 하여 스트레스 해소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조양향당의 재료들은 순수 천연재료와 한방약재로 만들어지는데 몸에 좋은 한약재이지만 향으로 만들어 태웠을 때 유해한 물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재료 연구에 힘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조양향당의 향은 대구한의대학교 한방생명자원연구센터(RIC)와의 산학기술협력으로 건강을 최우선으로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천연응고제와 용뇌, 자단, 백단 등 한방약재를 주재료로 하여 좁고 밀폐된 공간에서 사용하여도 메스꺼움이나 두통이 전혀 없어요. 향이라는 것이 태우고 마는 일회성 제품이라고만 생각하여 그동안 우리 몸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는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양향당은 건강한 향을 제조하기 위해서 천연재료와 한방약재로 만 만들고 있어요. 일부 재료 중에서 처음엔 고약한 냄새를 내던 것들이 배합되어 향으로 만들어지면서 오묘한 향기를 뿜어낼 때 참 흥미롭습니다(웃음).”
대구한의대학교 한방생명자원연구센터와 공동 연구 개발 중인 조양향당의 향은 대구한의대학교 한약재관리센터장 중금속(Pb, Hg, As, Cd)분석 결과 국제 허용 기준치 이내 인체 무해함을 인증하는 인증서를 받았다. 국내 향 제조업체로서는 최대 규모의 설비로 자체 생산이 가능한 조양향당에서는 재료 연구에 힘을 쏟고 있으며 새로운 제품개발에도 몰두하고 있다.

스스로 몸을 태워 향기를 내는 향처럼
공장이전 문제로 눈코 뜰새없이 바쁘다는 조숙자 대표. 그녀를 만나기로 한 대전동 새 공장부지는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둘러싸인 곳이었다. 푸르른 숲이 우거지고 다리아래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는 대전동 새 공장부지는 조양향당의 자연스럽고 건강한 이미지를 닮은 듯했다. 우아한 빛깔의 옷을 차려입은 조 대표는 아직 이전 중이라 어수선하지만 기자들을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서 그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영천이 고향이라는 조숙자 대표, 그녀는 일본에서의 17년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영천시 청통면에 자리잡아 조양향당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녀에게 향을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 질문하자 ‘보이지 않는 어떤 힘에 끌린 것 같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10여 년 전 일본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들어오게 되었어요. 처음엔 향보다는 연등에 매력을 많이 느꼈습니다. 저와 불교의 인연은 부처님의 자비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부처님과 관세음보살님의 도움으로 여러 번 목숨도 건졌죠. 우연히 향과 인연을 맺은 후로 돈을 벌자고 시작한 사업은 아니었지만 이제는 향에 매력을 느껴 제대로 해보자라는 패기가 생기더라구요(웃음).”
처음엔 향을 알리기 위해 직접 발로 동분서주(東奔西走)했다 한다. 코엑스에서 벡스코까지 사흘 밤낮으로 제품홍보에 몰두했고 한 사람에게라도 더 조양향당의 좋은 향을 전하고 싶어서 종횡무진(縱橫無盡)했다. 그 결과 현재 농협하나로마트 분사와의 계통계약으로 전국의 하나로마트에서 조양향당의 향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일반인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은 향이와 당이라는 캐릭터였다 그녀는 조양향당을 시작하면서 향이와 당이 캐릭터를 만들어 스토리텔링형식으로 마케팅을 시작했다. ‘향을 생산하는 작은 업체에서 무슨 캐릭터가 필요하냐’며 비웃는 이들도 있었지만 그녀는 소신대로 진행했고 지금은 국내 최초인 사례로 기억된다.
향을 만들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조 대표는 처음 조양향당을 시작할 당시를 떠올리며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약속을 잘 지키지 않는 점에서 파생하는 문제점에 대해 언급했다.
“처음 한국으로 돌아와서 약속을 지켜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거래업체에서는 거래대금을 받기 힘들었고 자재거래처에서는 불량이 속출하고, 서로간의 신뢰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깨지기 일쑤였죠. 지금은 많이 적응을 한 편이지만 행복하지 않다고 느낄 때도 많았어요.”
하지만 지금의 영천은 조양향당을 처음 시작할 때보단 훨씬 기업하기 좋은 도시라면서 조 대표는 밝게 웃었다. 그녀는 향과 더불어 영천의 특산물을 자의로 홍보하기 위해 뛰어다녔던 시절을 회상하며 김영석 시장님 이하 많은 공무원들의 특산물을 살리려는 노력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조숙자 대표가 조양향당의 향들을 보여주었다. 조 대표가 직접 디자인했다는 고풍스럽고 한국의 미가 잘 표현된 연꽃문양이 인쇄되어 있었고 은은하면서도 편안한 향이 가지런히 자리잡고 있었다. 그녀는 선향을 통해 한국적인 향기를 널리 알리고 싶단다. 실내 향 문화가 비슷한 일본을 비롯해 미국, 캐나다, 유럽 쪽에서도 관심을 가진다는 조양향당의 향. 그녀는 수출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끝마쳐 내년엔 본격적으로 수출계획을 세우고 있다 전했다.
“국내에서는 재료의 수급사정이 일정하지 않아 망설여졌던 향 수출을 국제 무역협회와 함께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몸에 좋은 향을 통해 한국의 아름다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사람이 좋아 사람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는 그녀, 스스로 몸을 태워 향기를 내는 향처럼 조숙자 대표의 말은 향기로웠다. 그녀의 조양향당의 향이 한국을 넘어 세계 속에 퍼지기를 기대하며 그녀와의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