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박현민 기자] 해병대는 23일 오전 9시 30분,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 도솔관에서 마린온 헬기 시험비행 중 발생한 사고로 순직한 해병대 장병 故 김정일 대령, 노동환 중령, 김진화 상사, 김세영 중사, 박재우 병장 등 5명의 합동 영결식을 해병대장으로 엄숙히 거행했다.

영결식은 영현 입장, 고인에 대한 경례, 약력보고, 조사, 추도사, 종교의식, 헌화 및 분향, 조총 발사 및 묵념, 영현 운구 등 순서로 진행됐다.

영결식에는 순직한 장병들의 유가족과 친지를 비롯해 송영무 국방부장관과 심승섭 해군참모총장, 해병대 장병 및 육,해,공군 장병, 시민 등 1천여명이 참석해 고인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으며 순직한 장병들은 영결식이 끝나고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국방부와 해병대는 영결식에 앞서 순직한 장병들에 1계급 진급을 추서했으며 해병대는 순직한 장병들을 기억하기 위한 위령탑을 건립하기로 했다.

한편 마린온 사고로 해병대 장병 5명이 순직했음에도 불구하고 청와대 측으로부터 조문 인사 없이 조화만 보내진 사실로 인해 유족들은 분노를 금치 못했다.

김현종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은 영결식장을 찾았으나, 유족들로부터 "조문 기간이 지나 뒤늦게 영결식장을 방문한 것은 조문이 아닌 모욕"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낚싯배 사고가 났을 때는 긴급 성명을 내더니 군 장병이 순직했는데 참 일찍도 조문객을 보냈다"는 쓴 소리만 들은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고 박재우 병장의 아버지 박영호(51)씨는 "문재인 대통령은 세월호 사건 진상을 밝히기 위해 유족과 동조 단식해 믿고 지지했다"며 "하지만 나라를 위해 군대에 보냈다는 이유로 고통 속에 몸부림치는데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보냈던 안쓰러움을 순직 장병 유가족에게도 보낼 수 없냐"며 울분을 터뜨렸다.

또 다른 유가족은 "조국을 위해 희생한 장병을 국가가 끝까지 책임을 지지 않으면 누가 군에 가려고 하겠느냐"며 "국군 통수권자가 주검으로 돌아온 저희를 위로해 주지 않으면 누구에게 아픔을 호소하느냐. 국가를 위해 순직한 장병을 이렇게 취급하면 누가 군에 가려고 하겠느냐"고 목놓아 외쳤다.

해병대는 추락사고 직후인 17일 저녁, 사고 조사위원회를 편성해 사고 경위와 기체 결함 및 오작동 여부 등에 대해 광범위한 수사를 진행 중에 있으며, 이에 유가족들은 “철저하게 사고원인 규명이 이뤄지도록 조사위원회를 끝까지 감독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