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보카드호의 야심찬 목표와 G조의 각국 전략 분석, 재미있는 월드컵 징크스
2006 독일 월드컵에 나설 대한민국 대표팀의 최종 엔트리가 지난 5월 11일,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발표됐다. 대표팀은 그동안 아드보카트 감독의 신임을 받았던 선수들이 중용된 가운데 깜짝 발탁은 없었다. 4-3-3 포메이션을 주 포지션으로 확정지은 아드보카트 감독은 포지션별 2배수 선발 원칙 천명에 따라 골키퍼 3명, 수비수 8명, 미드필더 6명, 공격수 6명의 23명의 명단을 확정지었다.
김병지(서울)의 재발탁 여부로 관심을 모았던 골키퍼 부문에서는 부산과 성남에서 맹활약을 펼친 김용대(성남)가 자리했고, 김영광(전남)이 이름을 올린 가운데 이운재(수원)가 주전 골키퍼로 주장직을 맡게 됐다. 수비수 부문에서 오랫동안 대표팀을 떠나 있었던 송종국(수원)이 명단에 오른 것을 제외하고는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조원희(수원), 김동진(서울), 이영표(토튼햄)가 윙백 요원으로 자리했고, 중앙 수비수로는 최진철(전북), 김상식(성남), 김영철(성남), 김진규(이와타)가 이름을 올렸다. 대한민국의 에이스로 손꼽히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미드필더로 분류됐고, 2002 월드컵 멤버 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과 김남일(수원)이 무리없이 주전 자리를 확보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성남의 에이스’ 김두현(성남)과 ‘젊은 피’ 이호(울산), 백지훈(서울)이 발탁됐다.
논란이 됐던 공격수 부문에는 차두리가 끝내 예비 멤버로 밀려난 가운데 안정환(뒤스부르크)과 조재진(시미즈)이 원톱 요원으로 선발됐다. 윙포워드로는 전지훈련을 함께했던 정경호(광주), 이천수(울산), 박주영(서울)이 무리없이 대표팀에 올랐으며 잉글랜드 무대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설기현(울버햄프턴)이 막차를 탔다. 대표팀의 등번호는 안정환이 9번, 조재진이 19번, 김상식이 18번, 설기현이 11번을 다는 등 기존과는 다소 다른 배치가 이색적이었다. 한편, 부상 선수가 발생할 경우 예비멤버로 골키퍼에 김병지, 수비수로 유경렬이 뽑혔으며, 미드필더에 김정우, 공격수에 차두리가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02 월드컵에서 뛰었던 선수는 단 10명만 포함됐고, 나머지 13명은 새로운 선수들이 자리했다. 23명 가운데 유럽에서 활동 중인 선수가 5명, 일본에서 활동중인 선수가 2명으로 총 7명의 해외파가 대표팀에 발탁됐다. 국내파 16명 가운데에선 성남과 수원에서 각각 4명씩 발탁됐으며, 서울이 3명, 울산이 2명의 대표 선수를 배출했고, 광주, 전북, 전남이 1명씩 이름을 올렸다.
골키퍼 (3명)-이운재, 김용대, 김영광
아드보카드 감독 부임 이후 모든 공식 경기에서 골문을 지킨 이운재 골키퍼가 무리 없이 탑승했고, 공식적으로 2006 독일 월드컵에 나서는 대한민국 대표팀의 주장으로 선임됐다. 꾸준히 대표팀의 벤치 멤버로 자리했던 김영광이 그동안 부상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전기 리그 막판 회복세를 보이며 이름을 올렸다. 김영광은 지난 2004 아네테 올림픽에서 멋진 선방 행진으로 이운재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큰 기대를 모아왔다. 지난 2000 시드니 올림픽의 주전 골키퍼로 활약했던 김용대는 2002 월드컵 당시 아쉽게 최종 엔트리에 선발되지 못했던 아픔을 딛고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제주 유나이티드 소속이었던 조준호 골키퍼에게 밀려 전지훈련에 합류하지 못했던 그는 전기리그에서 8경기 출전에 5골만을 내주며 성남 일화의 전기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이들은 이운재 골키퍼가 부상이나 징계의 이유로 결장하지 않는 한 본선 무대에 나설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노장 최진철 수비 라인의 리더 역할
수비수 부문에는 중앙 수비수 위치에 이변 없이 최진철, 김진규, 김상식, 김영철이 선발됐다. 2002 월드컵에서 철벽 수비를 이끈 최진철은 노장이지만 장신 공격수들에 대한 마크와 노련미, 경험면에서 우위를 보이며 수비 라인의 리더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수비형 미드필더와 중앙 수비수를 두루 소화할 수 있는 김상식은 성남 일화의 전기리그 우승에 숨은 일등 공신으로 탁월한 수비 센스와 패싱력을 두루 겸비했다. 성남의 우승을 이끌며 K리그 최고의 중앙 수비수로 손꼽히는 김영철 역시 아드보카트 체재 아래서 꾸준히 대표팀에 이름을 올린만큼 발탁되는데 무리는 없었다. J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어린 수비수 김진규는 패기 넘치는 플레이와 강력한 장거리 프리킥, 슈팅의 의외성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김진규 역시 대표팀의 전지 훈련에서 꾸준히 기용되었으며, 청소년대표와 올림픽 대표의 엘리트 코스를 두루 거쳤다.
윙백 포지션에는 프리미어십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토튼햄의 리그 5위를 이끈 이영표가 무리없이 왼쪽 윙백의 주전을 확보했다. 그동안 이영표가 선발되지 못한 공백을 너끈히 매워왔던 김동진이 이영표의 백업 멤버로 자리했다. 김동진은 지난 크로아이타와의 칼스버그컵 경기에서 화끈한 중거리슛을 작렬시키는 등 전지훈련에서 좋은 성과를 보였다. 논란이 됐던 오른쪽 윙백 포지션에는 그동안 꾸준히 팀을 위해 헌신했던 조원희가 자리한 가운데 부상에서 회복한 송종국이 전격 발탁됐다. 차두리의 윙백 선발은 역시 무리수가 크다는 입장. 송종국은 최근 수원 삼성에서 복귀한 이후 중앙 미드필더로 뛰면서 예전만큼의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지만, 2002 월드컵에서의 경험과 유럽에서의 활동 경력을 통한 그의 이력은 그를 선발하기에 주저함이 없게 했다. 송종국은 2002 월드컵에서 유일하게 7경기 전 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해냈다. 2006 독일월드컵까지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자신의 주 포지션인 오른쪽 윙백으로 기용된다면 4년 전의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민국의 에이스 미드필더 박지성
미드필드진에는 대한민국의 에이스로 손꼽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될 전망이다. 박지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면서 리그 준우승과 칼링컵 우승을 맞보며 총 44경기에 출전, 2골 6도움을 기록했다. 여기에 성남 일화의 전기 리그 우승을 이끌며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인 김두현이 백업 멤버로 자리한다. 김두현은 전기리그 13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해 3골 2도움을 기록했다.
중앙 미드필더로는 터키에서 활약 중인 이을용과 수원 삼성의 주장 김남일, 젊은 피 이호와 백지훈이 선발됐다. 이을용과 김남일은 2002 월드컵 4강의 주역이며, 이호와 백지훈은 청소년 대표 출신이다. 이들은 모두 안정적이며 파이팅 넘치는 수비력과 날카로운 공격 센스, 패싱력과 킥력을 두루 갖춘 재목들이다. 이을용과 백지훈은 예리한 왼발, 김남일과 이호는 파이팅 넘치는 수비와 스루패스 능력이 출중하다. 백지훈과 이호는 전지훈련 기간 동안 아드보카트 감독의 큰 신임을 얻었다.
다양한 유럽무대 경험 지닌 안정환
공격수 부문에는 차두리가 탈락한 가운데 부상으로 하차한 이동국의 대안으로 조재진이 합류했다. 최근 분데스리가에서 연속골을 기록한 안정환이 주전 원톱으로 기용될 전망이며, 조재진 역시 치열한 출전 경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안정환은 전방에서 예리한 몸놀림과 날카로운 돌파력, 절묘한 슈팅 능력을 갖췄으며 다양한 유럽 무대 경험을 자랑한다. 조재진은 최근 J리그에서 물오른 득점감각을 보이고 있으며, 아테네 올림픽 당시 탁월한 헤딩 슈팅 능력과 포스트 플레이 능력을 과시했다.
윙포워드로는 전지훈련 기간 동안 합격점을 받은 이천수와 정경호가 자리했다. 이천수는 최근 소속팀에서도 파괴적인 돌파력과 해결사적인 결정력으로 상승 무드를 이어가고 있다. 프리킥 정확도 역시 절정에 달했다는 평. 정경호는 부상으로 주춤했지만 꾸준히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며 신임 받았다.
‘축구 천재’ 박주영은 오랜 골가뭄을 딛고 대표팀에서 가장 순도 높은 득점력을 자랑하며 월드컵 엔트리에 들었다. 박주영은 최전방 공격수로 이용될 수 있다는 강점도 가지고 있으며, 프리킥 능력도 뛰어나다. 글렌 호들 감독과의 견해 차이로 울버햄프턴에서 주전 자리를 잃은 설기현은 지난 해 11월, 스웨덴과의 평가전 당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아드보카드 감독으로 부터 눈도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설기현 역시 벨기에와 잉글랜드를 거치며 오랜 유럽 경험을 갖고 있으며 2002 월드컵 4강으 주역으로 검증된 카드이다.
공격력에서 활약한 차두리는 예비선수
한편, 논란의 중심이 됐던 김병지와 차두리는 예비 멤버로 이름을 올렸다. 차두리는 이미 일전에도 아드보카트 감독이 윙백으로는 기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으며, 최근 경기에서의 좋은 모습도 윙백에서의 수비력이 아닌 공격력에서의 활약이 돋보였기에 애초부터 대표팀에서 윙백 요원으로는 점검의 대상이 아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자신의 눈앞에서 확실히 윙포워드로서의 파괴력을 검증받지 못한 차두리 대신 전지훈련을 통해 믿음을 심어준 정경호와 대표팀 경기에서 합격점을 받은 설기현을 택했다.
김병지는 최근 K리그에서의 실적이 이운재 보다 우위에 있다고는 하나 보다 어린 나이에 빼어난 활약을 펼친 김용대가 더욱 매력적이며 장기적으로 유용한 카드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병지의 경우 이운재가 이미 확고한 주전 자리를 꿰찬 상황에 더 이상 선의의 경쟁의식으로의 의미보다는 압박감으로 작용할 공산이 있었다.
5천만 겨레의 이목이 집중된 G조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의 위업을 달성한 한국이 또 다른 ‘신화 창조’에 나선다. 본프레레 감독을 경질하고 아드보카트 감독을 긴급 수혈한 한국은 3차례의 평가전을 통해 잃어버린 자신감 회복은 물론 선수들의 강한 응집력과 무서운 집중력으로 하나가 됐다.
한국의 상대는 98년 월드컵 우승국인 프랑스를 비롯 유럽의 신흥 강호 부상한 스위스, 그리고 처녀출전국 토고다. 독일월드컵 조 추첨 배정순위에서 프랑스가 46점(6위)으로 톱시드를 받았고, 한국(37점, 11위), 스위스(9점, 25위), 토고(1점, 32위)가 뒤를 이었다.
■ 프랑스: ‘아트사커’로 세계 축구를 호령하던 프랑스는 월드컵 무대만 12차례 오른 유럽의 대표적인 강호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유로2000 등 메이저대회를 연속 제패하며 절대 아성을 지켜오던 프랑스는 2002년 한일월드컵 조별예선, 유로2004 8강에서 각각 패배를 맛보며 조금씩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다. 올해 1월 발표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브라질에 이어 2위를 달리다 지난 11월에는 5위로 뒤쳐진 것만으로도 이를 대변하고 있다.
그러나 프랑스는 2006 독일월드컵 유럽예선에서도 부진하자 유로2004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던 지단, 튀랑 등을 복귀시켜 조1위로 본선행 티켓을 획득, 여전한 최정상급 기량을 입증했다. 앙리, 트레제게 등의 무서운 공격수들과 지단, 지울리 등 이름만으로도 상대에게 위압감을 주는 든든한 미드필더 진영은 세계에서도 최고로 손꼽힌다. 4-3-3 시스템을 사용하는 프랑스는 스위스, 이스라엘 등이 포함된 유럽 최종예선에서 5승5무, 14득점에 2실점했다. 경기당 평균 1.4점으로 득점력이 다소 떨어지지만 0.2실점에 그칠 정도로 탄탄한 수비력을 보유하고 있다. 개인적인 역량이 뛰어난 만큼 가장 큰 문제로 손꼽히는 전술 부재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뢰블레 군단을 이끄는 도메네크 감독의 어깨가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프랑스는 한국을 상대로 월드컵 무대에서 마주한 적은 없지만 역대 대표팀간 전적에서는 2차례 싸워 모두 승리를 거뒀다. 지난 2002년 5월26일 수원 평가전에서 프랑스는 트레제게, 뒤가리, 르뵈프가 골을 넣으며 박지성, 설기현이 득점에 성공한 한국을 3-2로 꺾었고 이보다 앞선 2001년 5월30일 대구에서 벌어진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는 5-0으로 대승을 거둔 바 있다.
■ 스위스: 스위스는 터키와의 난투극까지 벌이며 12년 만에 본선 무대에 오른 만큼 이번 월드컵을 맞이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초창기 월드컵 최강자로 군림한 스위스는 1934년, 1938년, 1954년에 각각 8강까지 진출하는 등 모두 7차례 본선에 등장했지만 1960년대부터는 내리막을 걷다 1990년대 들어 허지슨 감독을 통해 다시 전열을 가다듬기 시작했다.
스위스는 지난 1994년 월드컵에서 본선행 티켓을 따내 28년 만에 국제무대에 등장했고 유로2004 본선까지 올라 부활을 알리고 있다. 4-4-2 시스템을 탑재한 스위스는 코에비 쿤 감독의 지휘아래 뒷문이 전통적으로 강한 면모를 지니고 있다.
특히 센데로스(아스날)와 데겐이 버티고 있는 포백라인은 힘과 높이를 앞세운 상대 공격수에도 좀처럼 밀리지 않을 뿐 아니라 짧고 빠르게 공격라인으로 넘어가는 모습이 견고해 보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는 36위로 많이 쳐져 있지만 4승6무로 무패를 기록했고 조1위에 오른 프랑스를 상대로 1승1무를 기록할 정도로 무서운 저력을 자랑했다.
스위스는 최종예선에서 18득점 7실점을 기록해 수비 위주의 팀이라는 면모를 잃긴 했지만 플레이메이커 야킨을 중심으로 한 보겔(AC밀란), 카바나스 등이 적극적인 공수 가담으로 조직력을 갖춰가고 있다. 한편 한국과는 국제무대에서 한 번도 대결을 펼친 적이 없는 생소한 팀이다.
■한국: ‘2002년의 영광을 다시한번’ 6회 연속(통산 7회)으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한국은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 재현을 독일에서의 목표로 잡고 있다.
히딩크 감독 이후 몇 차례 축구대표팀 감독을 교체하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아시아의 호랑이답게 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조2위로 독일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새롭게 축구대표팀을 지휘하고 있는 네덜란드 출신의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서서히 자신의 축구색깔을 한국 축구에 접목시키고 있으며 2002년에 한국 축구를 경험한 핌 베어벡 코치와 압신 고트비 비디오 분석관이 아드보카트 감독을 든든히 보좌하고 있다. 세계최고의 프로축구 무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지성(24, 맨유)을 중심으로 젊고 재능 있는 선수들이 공격과 미드필드에 다수 포진하고 있다. 하지만 홍명보 은퇴 후 아직까지 그 후계자를 찾지 못한 수비라인은 불안하다는 평가다. 기본 3-4-3포메이션을 사용하며 아드보카트 감독은 다양한 전술을 소화할 수 있는 4-4-2 포메이션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토고: ‘집으로 일찍 돌아갈 수는 없다’나이지리아 출신의 스테판 케시 감독이 이끄는 토고는 2006 독일월드컵 아프리카 지역 예선 1조에서 2002 한일월드컵 8강 진출 팀 세네갈을 따돌리고 조 1위를 차지해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월드컵 본선 경험이 없어 내세울 기록도 없다. 최근 영국 BBC의 분석에서는 ‘집으로 일찍 돌아갈 팀’이라는 자존심 상하는 평가도 받았다. 하지만 케시 감독의 노련한 지휘로 다져진 탄탄한 조직력은 아프리카의 강호 세네갈을 따돌릴 정도로 수준급이라는 평가다. 케시 감독은 선수단의 특별한 변화 없이 토고에 어울리는 4-4-2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월드컵 예선을 통과했다. 경계해야 할 선수는 프랑스 AS 모나코에서 활약하고 있는 189cm의 장신 스트라이커 엠마뉴엘 아데바요르. 한국과는 한 차례도 경기를 치르지 않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본선 조 추첨 톱시드 배정을 위해 선정한 순위에서 본선 진출국 중 최하위인 32위를 기록했으며 FIFA 랭킹(11월 기준)은 56위다.
대망의 2006 독일 월드컵은 오는 6월 9일에 개막되며, 한국 대표팀은 13일 밤 10시(한국시간)에 프랑크푸르트에서 토고와 첫 경기를 가지고, 19일 새벽 4시에는 라이프치히에서 프랑스, 24일 새벽 4시에 하노버에서 스위스를 상대하게 된다.
아드보카트 “기본에 충실하라”
“기본에 충실하라” 아드보카트 감독이 2006월드컵을 향해 땀을 흘리고 있는 태극 전사들에게 강조하고 있는 말이다.
▲ 공격-골과 수비: 이천수는 “아드보카트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공격진에게 너희들은 골을 넣어야 한다. 킬러라면 그라운드에서 골로 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주 당연한 이야기다. 하지만 직접 감독이 그런 이야기를 하면 또 다른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슛 찬스에서는 다소 무모하더라도 모험을 즐기라는 것이 아드보카트 감독의 주문이다. 스트라이커의 골 욕심에 대해 아드보카트 감독은 관대한 편이다. 다만 동료에게 패스할 경우 결정적인 찬스가 나는데도 자기 욕심만 채우려드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아드보카트가 거듭 강조하는 것은 “공격수는 최전방 수비수”라는 점. 전원 공격, 전원 수비를 모토로 하는 토털사커의 기본 개념이다. “수비수들만으로는 프랑스를 막지 못하지만 공격수가 공을 뺏긴 순간부터 수비를 하면 훨씬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고 했다.
▲ 미드필더-경기를 지배하라: 이호는 아드보카트 감독의 주문 사항을 “압박을 통해 볼 점유율을 높여 경기를 지배하라”고 요약했다. 공격과 수비의 중간지대에서 미드필더는 연락병 역할을 하는 동시에 강력한 압박의 구심점이 돼야한다. 미드필더를 이곳과 저곳을 연결해주는 전화 교환원에 비유했던 히딩크 감독과도 맥을 같이 한다. 다행스러운 점은 한국에는 김남일, 이호, 이을용, 박지성, 김두현 등 미드필드 부분에 훌륭한 자원이 많다는 점이다.
▲ 골키퍼와 수비-안전한 볼처리, 세밀한 볼터치: 아드보카트 감독이 수비수와 골키퍼에 강조하는 것은 역시 “안전제일”이다. 위험 지역에서는 일단 공을 안전한 곳으로 클리어링하는 게 제1의 덕목이다. 여기에 아드보카트 감독은 한가지를 더 주문한다. 일단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할 때 첫번째 패스를 내주는 수비수가 조금 더 세밀하게 볼터치로 공격을 매끄럽게 하라는 점이다. 김동진은 미드필더 출신답게 패스의 질이 좋아 아드보카트 감독에게 인정받게 됐다. 수비의 시작이 공격수라면 공격의 시작은 수비수라는 게 아드보카트 감독의 철학이다.
토고 감독 “한국전에 사활 걸겠다”
"토고의 모든 준비 과정은 본선 첫 경기인 한국전에 맞춰져 있다." 토고의 오토 피스터 감독이 한국을 '첫 승 제물'로 삼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이고 있다.
토고 대표팀은 지난 5월 15일(한국시간) 본선 진출 31개국(독일 제외) 가운데 가장 먼저 독일에 입성했다. 같은 날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을 마친 뒤 독일 남부 지방의 소도시 방겐에 일찌감치 훈련 캠프를 차렸다. 토고의 피스터 감독은 월드컵 조직위원회 임원과 지역 공무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분명 토고는 객관적 전력서 강팀이 아니다. 그러나 나는 토고가 이번 월드컵서 한두가지 업적은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토고의 모든 준비 과정은 첫 경기 한국전에 맞춰져 있다. 만약 이 경기서 승리를 거둔다면 매 경기 결승전을 치른다는 각오로 임할 수 있을 것이다"고 각오를 피력했다.
<월드컵 징크스도 가지각색>
▲74년부터 안 깨지는 개막전 징크스-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개막전 징크스’다. 1974년 서독월드컵에서 브라질이 유고와 무승부를 기록한 이후 전 대회 우승팀은 거의 매 대회 개막전마다 고전을 면치 못했다. 1990년까지 전 대회 우승팀의 개막전 전적은 3무 2패. 아르헨티나는 1982년 스페인대회에서 벨기에와 맞붙어 0-1로 패하고 1990년 이탈리아대회 때 카메룬에 0-1로 패하면서 두 번이나 개막전 징크스의 희생양이 됐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는 프랑스가 세네갈에 0-1로 패하면서 대이변을 낳았다. 6월 10일 오전 1시 뮌헨 알리안츠 아리나에서 열리는 개최국 독일과 코스타리카의 개막전에서도 이 징크스가 이어질지 궁금하다.
▲38년간 스웨덴 못 이기는 잉글랜드- 잉글랜드의 ‘바이킹 징크스’도 피해갈 수 없는 시험대에 오른다. 잉글랜드는 1968년 이후 38년 동안 ‘바이킹 군단’ 스웨덴을 단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이 기간 양팀 전적은 스웨덴이 4승8무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잉글랜드는 6월 21일 오전 4시 쾰른에서 스웨덴과 B조 조별리그를 치른다.
▲개최국은 100% 16강 진출- 개최국의 ‘100% 2라운드 진출’도 계속될지 지켜볼 징크스다. 지난 17차례 대회에서 개최국은 단 한 차례도 1라운드에서 탈락하지 않았다. 2002년에도 공동 개최국 한국과 일본이 16강에 올랐다. 또 개최국은 1차전에서 13승5부를 기록하며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안방의 이점이 그만큼 강한 셈이다.
▲4년마다 남미·유럽 번갈아 우승-남미와 유럽의 ‘교차 우승 징크스’도 있다. 1966년 잉글랜드 대회부터 우승국은 잉글랜드(1966년), 브라질 (1970년), 서독(1974년), 아르헨티나(1978년), 이탈리아(1982년), 아르헨트니(1986년), 독일(1990년), 브라질(1994년), 프랑스(1998년), 브라질(2002년)로 지난 40년간 남미와 유럽 팀이 한 번씩 번갈아 가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런 법칙이 이어진다면 이번 월드컵에서는 유럽 팀이 우승할 차례다.
▲스페인 승부차기는 무조건 패?-스페인은 ‘연장·승부차기 징크스’탈출이 최대 관건이다. 스페인은 1934년 제 2회 대회인 이탈리아월드컵에서 이탈리아와 1-1로 비긴 뒤 이튿날 연장 승부에서 한골을 내줘 패한 이후 1986년과 1990년에도 승부차기 때문에 울어야 했다. 2002년 16강에서 아일랜드를 승부차기 끝에 이겨 징크스를 깨는 듯했지만 히딩크호와 맞선 8강 승부차기에서 다시 눈물을 흘려 징크스를 털어내지 못했다.
▲프랑스 ‘골대징크스’와 인연 깊어-골포스트나 크로스바를 맞히면 진다는 ‘골대징크스’는 2002년 프랑스가 만들어 냈다. 프랑스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다섯 차례 골대를 맞혔지만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1무 2패의 초라한 성적으로 탈락했다. 포르투갈과 스페인도 각각 한국과 경기에서 골대를 맞힌 뒤 졌고 일본도 터키와 16강에서 크로스바를 맞힌 뒤 패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