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문화가 활성화 되면서 소비자들의 니즈는 보다 다양해지고 높아지고 있다. 획일화된 대형 브랜드 카페 대신 색다른 테마와 개성 있는 콘셉트,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는 이색카페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서울 홍대앞, 인사동, 가로수길 등 수 많은 카페들이 밀집되어 있는 카페문화의 중심지에서는 기발한 발상과 독창적 아이템을 갖춘 카페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전문 바리스타를 영입해 커피 마니아들에게 맛으로 어필하는 고급 커피숍부터, 술과 커피의 경계를 허문 다이닝카페를 비롯해 심리치료카페, 플라워카페, 북카페, 애견카페, 등 각양각색 테마형 카페들이 선보이고 있다.
한국인이 커피를 사랑하는 이유
이처럼 카페문화가 활성화되고 커피전문점이 급성장하고 있는 근본적 배경은 달라진 현대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이다. 보다 여유로운 생활을 추구하며, 감성적 소비에 적극적인 현대인들은 카페를 만남과 학습의 실용적 공간인 동시에 놀이문화로 인식하며 즐기고 있는 것. 앞으로 이 같은 소비자들의 근본 니즈에 충실한 카페, 커피전문점들이 대세를 이루며,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관세청의 최근 수입 동향 자료를 살펴보면 커피 수입 규모가 최근 5년 동안 급증했다. 2007년 2억 3,000만 달러였던 커피 수입액이 2011년에는 7억 1,700만 달러로 210.7%나 증가했는데, 이는 사상 최대 액수다. 시장의 포화상태 논란에도 불구하고 커피를 즐기는 문화는 여전히 확산일로에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커피 전문점의 수는 무려 1만 2,400여 개이며, 매출액은 2조 4,800억 원을 넘기며 거대 사업으로 성장했다.
한국인의 커피 사랑은 커피 전문점에서 그치지 않는다. 전문가가 만들어주는 커피를 사서 마시 마시던 소비자들이 직접 원두를 구매하고 로스팅을 하는 등 능동적인 소비자로 진화하고 있으며, 집에서도 전문적인 수준의 커피를 즐기기를 원하다. 최근 로스터리 카페가 성행하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커피 강의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이 이를 방증한다.
그렇다면 커피를 향유하는 한국인의 심리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명품을 보유하려는 심리와 유사하다고 설명한다. 커피는 다른 음료와 달리 취향에 대해 ‘촌스럽다, 세련됐다’는 평가가 가능하다는 것. 반면 단순히 과시욕으로 한국의 커피 문화 전체를 설명하기는 힘들다는 이견도 있다. 김경일 아주대 교수는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커피 업체나 매장들이 철저하게 트렌디한 소비를 이끄는 20~30대 여성을 타깃으로 삼았고, 결국 성공으로 어어졌다고 해석했다.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여성들이 커피에 주목하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유행으로 자리 잡았고, 이는 다시 남성들을 커피숍으로 끌어들였다는 것.
시장 규모만 4조, 성장은 여전히 ‘진행형’
이처럼 커피 마니아층이 두터워지면서 국내 커피 시장 규모는 최근 5년간 매년 20%가량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AC닐슨과 커피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커피 시장 규모는 4조 1,300억 원으로 전년(3조 6,910억 원)보다 11.8% 성장했다. 2007년(1조 5,580억 원)보다는 2.6배 커졌다.
경기 침체에도 커피전문점은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스타벅스커피코리아와 카페베네, 커피빈코리아, 할리스에프앤비, 탐앤탐스, 커핀그루나루 등 6개 커피전문점의 매출은 8,937억 원으로 전년(7,432억 원) 대비 20.3% 늘었다. 지난해 국내 커피전문점은 1만 5,000개를 돌파한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지난해 11월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존 가맹점 반경 500m 안에 같은 브랜드 커피전문점의 신규 출점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모범거래 기준을 만든 이후 출점 속도는 떨어지는 편이다. 기업형 전문점들은 올해 외형 성장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규모를 키우기보다 품질을 높이고 사회공헌 활동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현재 커피전문점 점포 수 1위 업체는 860개(3월 말 기준)의 이디야다. 그 뒤를 카페베네(850개)와 엔제리너스(824개)가 잇고 있으며, 가맹점 없이 직영점으로만 운영해 거리 제한을 적용받지 않는 스타벅스(503개)가 4위, 할리스(417개)가 5위다.
한국 커피 소비, 성장 가능성 여전히 높다
길쭉한 막대 형태로 한 잔 분량을 포장한 믹스커피 시장도 참여 업체가 늘고 신제품이 나오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믹스커피 시장은 동서식품과 네슬레가 과점해 왔다. 남양유업은 2010년 말 무지방 우유로 커피프리머를 만든 믹스커피 ‘프렌치카페’를 출시하며 경쟁의 불을 댕겼다.
동서식품은 대표 브랜드 ‘맥심’을 앞세워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동서식품의 올해 상반기 믹스커피 시장 점유율은 79.9%에 달한다. 동서식품은 ‘맥심 모카믹스’를 중심으로 인스턴트 원두커피 ‘카누’의 마케팅을 강화하며 믹스커피 시장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남양유업은 막말 파문이라는 악재에도 13.4%의 점유율을 지키고 있다. 남양유업은 믹스커피 출시 첫해인 2010년 0.01%에 불과하던 점유율을 2011년 6.5%, 지난해 12.5% 등으로 해마다 높여 왔다. 반면 3위 업체 네슬레는 ‘테이스터스 초이스’를 접고 ‘네스카페’로 브랜드를 통합하는 등 반격을 시도했지만 재미를 보지 못했다. 라면과 스낵 시장의 강자 농심은 지난 1월 ‘강글리오 커피’로 믹스커피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건강 기능성을 내세워 기존 제품들과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완제품 커피음료 시장에서는 롯데칠성음료 빙그레 동서식품 남양유업 등 기존 강자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커피음료 1위인 롯데칠성음료는 고급 원두커피음료인 ‘칸타타’로만 올해 1,000억 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칸타타는 출시 이후 연평균 40%의 성장을 지속했다. 연간 1,000억 원대 매출을 올리는 커피음료는 이 회사의 레쓰비가 유일하다.
커피업계는 여전히 국내 커피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인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1.93㎏으로 미국(4.09㎏)과 유럽연합(EU·4.8㎏)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커피 소비량이 늘어날 여지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커피 마니아들이 늘어나면서 프리미엄 커피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다.
엔제리너스커피에서 즐기는 최상급 원두 커피
엔제리너스커피는 롯데리아가 운영하는 커피 전문점으로 전국에 800여 개 매장을 두고 있다. 최상급 아라비카 원두를 퓨어로스팅 시스템으로 볶아 부드럽고 풍부한 맛의 커피를 만들어낸다. 퓨어로스팅 시스템은 원두를 공기 중에 가볍게 띄우는 대류 방식을 이용해 타거나 덜 익는 부분이 없도록 골고루 볶아내는 기술이다.
엔제리너스는 2008년부터 국내 최초의 국제 바리스타대회인 ‘엔제리너스커피 바리스타 챔피언십’을 열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일반인도 참가할 수 있는 대회로 바뀌었다. 엔제리너스는 서울 무교점과 여의도잡지회관점 등에서 바쁜 직장인을 위한 ‘조식 베이커리 뷔페’도 운영하고 있다. 매일 오전 7시30분부터 10시30분까지 1인당 5,000~7,000원이면 갓 구운 빵과 과일, 커피, 우유 등으로 아침식사를 할 수 있다. 엔제리너스는 오피스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조식 베이커리 뷔페 매장을 늘릴 계획이다.
엔제리너스는 커피 전문점에서 디저트용 식품을 찾는 고객이 많아진 것을 반영해 지난 1월 ‘엔제린 쿡’을 선보였다. 또 1인용 디저트 메뉴인 ‘하프브레드’를 출시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생과일과 스무디는 바쁜 일상에서 과일을 먹기 어려운 직장인들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메뉴다. 엔제리너스는 ‘아삭 사과’ ‘달콤 바나나’ 등 두 가지 생과일과 ‘사과 스무디’ ‘바나나 스무디’ 등 두 가지 생과일 스무디를 판매하고 있다.
엔제리너스는 지난 4월부터 요일별로 테마를 정해 매장 배경음악을 바꾸는 ‘천사의 힐링 음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충만, 채움, 설렘, 쉼, 즐거움, 자유 등을 주제로 한 팝과 재즈, 클래식 음악을 오전 10~11시, 오후 3~4시 등 하루 두 차례 엔제리너스 매장에서 감상할 수 있다.
깊은 맛과 그윽한 향이 살아있는 투썸플레이스
투썸플레이스는 CJ푸드빌이 만든 토종 커피 전문점으로 ‘프리미엄 디저트 카페’를 브랜드 콘셉트로 삼고 있다. 2002년 출범했으며 2008년부터는 가맹사업을 시작해 전국에 30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투썸플레이스(A TWOSOME PLACE)라는 이름은 혼자서든(A), 연인과 함께든(TWO), 동료들끼리든(SOME) 누구나 와서 편안하게 쉴 수 있는 만남의 장소(PLACE)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CJ푸드빌이 베이커리사업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존 커피 전문점에서 볼 수 없던 고급 디저트 식품을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음료와 디저트 외에 30여 가지의 케이크와 수제 샌드위치, 요거트 아이스크림 등 200여 가지의 메뉴를 판매한다.
투썸플레이스는 ‘디저트 카페’라는 브랜드 콘셉트에 걸맞게 고급 호텔 레스토랑에서나 맛볼 수 있는 디저트 메뉴를 선보인다. 투썸플레이스의 디저트는 전문 파티셰가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 촉촉하고 신선한 맛을 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정통 유럽풍 마카롱이 20~30대 여성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마카롱은 지름 5㎝ 정도의 과자 안에 생크림과 신선한 과일을 넣은 것으로 바삭하고 쫀득한 식감이 특징이다. 투썸플레이스는 최상급 아라비카 원두를 선별해 딥 로스팅 공법으로 뽑아내 본연의 깊은 맛과 그윽한 향이 살아 있는 커피를 만들어낸다.
‘투썸 케이크교실’과 ‘투썸 커피교실’도 고객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투썸 케이크교실에서는 디저트와 케이크 만드는 법을 배울 수 있고 투썸 커피교실에서는 원산지별 원두의 특징 등 커피에 관한 전문가 강의를 들을 수 있다.
투썸플레이스는 2011년 6월 보다 다양한 커피를 즐기고 싶어하는 고객층을 겨냥해 자매 브랜드인 ‘투썸커피’를 선보였다. 투썸커피는 일반 카페라테보다 진한 맛을 내는 플랫화이트와 블랙커피 위에 부드러운 생크림을 얹은 아인슈페너 등 커피 애호가들이 즐기는 고급 메뉴를 판매한다.
카페베네에 가면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카페베네는 ‘복합 문화공간’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카페 문화를 만들며 국내 커피 전문점 트렌드를 선도한 토종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다. 카페베네라는 이름은 이탈리아어 ‘caffe’에 ‘좋다’는 뜻의 접두어 ‘bene’를 합성한 것으로 ‘좋은 카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2008년 창립한 카페베네는 외국계 커피 브랜드의 강한 맛에 익숙해져 있던 국내 소비자에게 부드럽고 깊은 커피 맛을 선보이며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북카페 개념의 인테리어도 다른 커피 전문점과 차별화되는 요소다. 카페베네는 커피 외에 디저트와 브런치 등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계절별로 색다른 음료를 내놓는 것으로 유명하다. 카페베네가 원두커피를 즐기지 않던 중장년층은 물론 여성과 어린이까지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었던 것도 다양한 메뉴 덕분이라는 평가다.
카페베네는 올여름 세 가지의 빙수 신제품을 출시했다. 열대 과일과 요거트 아이스크림을 결합한 요거베리굿빙수와 망고빙수, 초코쿠키를 빙수에 접목한 쿠키앤크림빙수 등이다. 지난 5월 첫선을 보인 빙수는 6월부터 아메리카노를 제치고 매출 1위 제품으로 올라섰으며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버블티, 청포도 모히토, 썸머카페라떼 등 음료 신메뉴의 판매량도 증가세다.
카페베네 빙수는 중국에서도 한국식 이색 디저트로 인식되며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카페베네는 메뉴 개발 초기부터 중국 등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두고 외국인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보편적인 맛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카페베네는 토종 커피 프랜차이즈 중 처음으로 해외에 진출했다. 지난해 2월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에 매장을 연 것을 시작으로 미국에서 7개, 중국에서 60개, 필리핀에서 2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안에 캄보디아와 몽골에도 매장을 낼 계획이다.
원두 직배송 신선한 맛 자랑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1999년 이대점을 시작으로 성장을 거듭해 전국 57개 도시에서 530여 개 매장을 직영하고 있다. 1호점을 낼 당시 40명이었던 직원 수는 지난 3월 현재 5,000여 명으로 늘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지역사회와 동반 성장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경상이익의 2.5%인 6억 6,000만 원을 사회공헌활동 비용으로 지출했으며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임직원들은 지난해 1년간 총 2만 4,182시간의 자원봉사활동을 했다. 친환경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업계 최초로 일회용 컵 없는 매장 캠페인을 시작했으며 커피 원두를 재활용해 폐기물을 줄였다. 올 들어서는 유기농으로 재배한 제주산 녹차를 분말 재료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스타벅스는 세계 최대의 공정무역 커피 구매 기업이다. 스타벅스 원두구매팀은 커피 원산지를 직접 찾아가 최고급 아라비카 원두를 엄선, 국제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구매한다. 이렇게 구매한 원두는 스타벅스의 40년 노하우가 집약된 로스팅 기술과 숙련된 바리스타들의 손을 거쳐 한 잔의 커피로 완성된다. 한국에서는 미국 시애틀에서 로스팅한 원두를 중간 물류센터를 거치지 않고 직배송받아 더욱 신선한 커피를 맛볼 수 있다.
새로운 개념의 매장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경주 보문로점은 국내 최초의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 커피 전문점이다. 스타벅스가 자체 개발한 화상 주문 시스템을 통해 고객이 자동차 안에서 커피를 주문할 수 있다. 42인치 대형화면으로 메뉴를 살펴보고 주문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모바일 선불카드를 도입한 것도 스타벅스가 업계 최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