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김민수 기자] 살다 보면 몸에서 진신사리가 나올 것 같은 순간이 있다. 동료나 상사가 속을 썩일 때, 업무 뒤치다꺼리를 할 때, 괜한 화풀이 대상이 될 때. 이럴 땐 불경이라도 외워야 하나 싶다. 그래서 이 책에는 정말 《반야심경》이 들어 있다.
그렇다고 어려운 책은 아니다. 『신경 쓰지 않는 연습』의 저자 나토리 호겐이 내놓는 “적당히 무심해지는 기술법”, 오늘도 도 닦는 심정으로 출근하는 ‘김보살·이보살·박보살’을 위한 책이다.
“단순하게 생각하고, 깔끔하게 일한다.” 이 책 《심플하게 일한다》가 주는 메시지다. 이렇듯 적절히 무심해지는 기술을 터득하면 어느 환경에서건 마음을 지키며 살 수 있다. 감정 소모를 그치고 밖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집에까지 끌고 오지 않을 수 있다.

이 책에 담긴 ‘반야심경 풀이’는 현대어로 되어 있다. 누가 봐도 이해 가능하기에, 읽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집착이 스르르 풀리는 경전의 힘을 맛볼 수 있다.
저자는 그간 오해받아 온 공(空)의 의미를 바로잡기도 한다. 공은 ‘허무’나 ‘없다’라는 의미가 아닌, “모든 것은 계속 변화하므로 불변의 실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없다’라는 개념”임을 정확하게 알려 준다. 이처럼 용어 각각에 대한 의미까지 정확히, 쉽게 풀어 주기 때문에 읽고 나면 하나의 경전을 완독했다는 뿌듯함도 간직할 수 있다.
경전 해설 다음에는, 사회에서 ‘을’들이 겪는 고민에 관한 ‘스님의 QNA’가 담겨 있어 경전의 지혜를 직접적으로 삶에 적용하기도 가능하다.
살다가 불경을 외워야 할 것 같은 순간, 앞으로는 이 책을 되새겨 보자. 집착을 버리고 제행무상(변화)을 즐기는 ‘진정한 보살의 경지’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