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병·문명병 탈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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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병·문명병 탈출기
  • 글/이선영 기자
  • 승인 2006.06.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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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의 어두운 그림자 ‘만성피로 증후군’
원인 모를 만성피로, 꾸준한 치료와 식·생활 습관 개선으로 가볍게 이겨내자
현대인은 만성피로를 누구에게나 생기는 감기 같은 가벼운 병으로 인식하는 까닭에 병을 알고도 증세의 심각성에 대해 특별히 고민하지 않는다. 그러나 만성피로가 급성간염, 간질환, 갑상선 기능 저하증, 암, 심장질환, 우울증 등 심각한 질환의 초기 증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 해야 한다. 특별한 질환이 보이지 않는데도 6개월 이상 극심한 만성피로에 시달린다면 만성피로 증후군을 의심해 보자.


피로란 일반적으로 육체적·정신적인 노력을 기울인 후 나타나는 단순한 지친상태로 정의된다. 그러나 의학에서 다루는 피로는 근육에서 일련의 생화학적·생리학적 변화가 생기고 힘을 낼 수 있는 능력이 저하된 근력약화 또는 쇠약상태로 나타낸다. 또한 업무 수행능력이 저하되거나 지구력 결여 형태를 취하는 명백한 행동상의 장애, 피곤함과 불편감의 주관적인 느낌, 표면적이고 잠재적인면을 모두 포함한다.

뚜렷한 병명없이 ‘시름시름’
몸과 마음을 무기력하게 하는 피로가 6개월 이상 지속되고 6~8가지의 반복적인 신체적·신경심리학적인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만성피로 증후군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대부분의 만성피로 증후군 환자들은 손·발 부위에 이상감각과 목·어깨·척추 후방에 통증, 압통점으로 구성되는 섬유 근육통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신경학적 검사는 정상으로 나타난다. 이와 함께 근력 약화도 자주 호소한다. 하지만 이 경우도 환자들의 신경 근육 기능은 정상인과 차이가 없을 뿐 아니라 근전도와 신경전도 검사도 거의 정상이다. 확실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바이러스 감염이 그 원인의 하나로 추정되며 평소 건강한 사람에게서 감기나 몸살 기운이 있다가 이같은 피로가 나타나기도 한다.
만성피로 증후군은 피로를 느끼게 하는 다른 질병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스트레스, 우울증, 불안장애 등과 같은 정신적 문제가 피로의 약 50%를 차지한다. 신체적 질환으로는 당뇨병, 갑상선질환, 만성호흡기질환, 빈혈, 결핵, 간염, 신장질환, 암 등에 의해서도 만성적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이와 같은 질환이 없는 것이 판명되면 만성피로증후군으로 진단할 수 있다.
▲충분히 휴식하고 일을 줄여도 피로 증상이 회복되지 않는다. ▲피로 때문에 업무·학습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기억력·집중력이 저하된다. ▲근육통이나 관절통이 생긴다. ▲인두통 및 겨드랑이나 목부분 임파선의 통증이 느껴진다. ▲충분한 수면을 취해도 상쾌하지 않다. ▲운동을 한 뒤 24시간 이상 피로감이 지속된다. ▲평소와는 다른 두통이 생긴다.
앞의 8가지 항목 중 4개 이상에 해당되면 만성피로 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만성피로는 점진적 두뇌 기능의 이상과 함께 심해지면 장소와 시간에 대한 감각을 상실하는 위험한 병이다. 면역반응에 이상이 오면 자가면역질환인 류마티스 관절염 등도 발생할 수 있고 장기간의 피로로 말미암아 대부분 자신의 일을 할 수가 없게 된다.
이같은 피로가 오래 지속되면 면역계의 기능이상으로 암 억제에 중요한 세포인 NK세포 기능이 저하된다. 그래서 최근의 암 발병율의 증가와 관련하여 학자들이 상당히 관심있게 연구하는 영역이기도 하다.
아이들이라고 만성피로 증후군 표적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 아이들의 경우에는 성장지연은 물론 인격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하게 되며 특히 사춘기를 심하게 겪는 경우가 많고 심하면 만성 우울증에 빠지게 된다.

의사와 환자간의 공동관리 필요
만성피로 증후군의 원인은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3가지 가설에 의하면 바이러스 감염설, 정신과적 질환설, 면역학적 이상설 등이 있다.
이 중에서 바이러스 감염설이 가장 지배적이지만 아직까지 만성 피로 증후군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어떠한 감염 인자도 찾아내지 못한 실정이다. 초기에는 감기와 같은 상기도염이 만성피로 증후군의 발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가정했으나 바이러스성 상기도염은 너무 흔하고 쉽게 회복되므로 결국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 원인 바이러스로 추정되는 Epstein-barr 바이러스, 거대세포 바이러스, 헤르페스 바이러스 등과 만성 피로 증후군과의 관련성도 연구되었지만 직접적인 인과 관계는 밝혀지지 않았다.
또한 정신 질환과 만성피로 증후군의 관계도 논란이 되고 있지만 인과 관계는 불분명하다. 우울증 환자는 만성피로 증후군이 발생하지만 다른 질환으로 인한 만성 피로증후군 환자도 이러한 질환에 의한 심한 기능 장애로 인하여 2차 반응성 우울증이 발생된다.
면역 질환과 만성 피로 증후군의 관계도 연구되었다. 하지만 면역학적 변화가 대다수의 환자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그 수치의 변화도 심해 진단과 예후를 예측케하는 면역학적 검사는 아직 없다.
현재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유력한 이론은 감염성 질환이나 정신적 장애로 면역학적인 장애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이는 다른 질환에서 스트레스나 우울증이 면역학적 기능 변화를 초래한다는 자료로 뒷받침된다. 이처럼 만성 피로 증후군의 원인에 관해선 논란이 많지만 의사들은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치료를 제공할 수는 있다.
만약 호르몬 불균형이 피로의 원인이라고 의심되면 갑상선과 아드레날선의 기능에 대해 의사의 검진을 받아보기를 권한다. 아드레날선의 소진의 경우에는 DHEA, 천연 테스토스테론 혹은 프리그네롤린으로 호르몬 교체 테라피를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호르몬은 크림, 캡슐 혹은 정제로 구할 수 있다.
만성피로 증후군의 치료 방법 중 하나인 약물 요법은 개선에 도움이 되긴 하지만 효과가 그리 많은 편은 아니다. 만성피로의 원인으로 두통증세가 있을 경우 통증완화 치료를 우선하고 우울증을 호소할 경우 항우울제 투여나 정신적 안정 등의 치료방법이 동원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어느 한 가지 치료법을 택하기보다는 여러 치료를 동시에 적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밖에 면역기능 강화를 위한 치료, 고농도의 항산화제, 비타민 투여, 바이오피드백 치료 등 환자의 상태에 따라 함께 사용된다.
한편 만성피로 증후군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치료제 ‘앰플리겐’에 대한 임상실험이 해외에서 진행 중이어서 앞으로 약물치료에 대한 효과가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그러나 만성피로 증후군은 장기간 치료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의사와 상의해 가장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만성피로 증후군이 의심되면 의사와의 공동 관리가 꼭 필요하다.

과일과 야채위주의 식습관 필요
일시적 피로는 휴식과 운동으로 쉽게 회복이 가능하지만 만성 피로에 시달려온 사람은 몸속의 독소를 씻어내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단순 피로와 달리 누적된 피로인 만성피로는 만병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일상생활도 귀찮아 질뿐만 아니라 체력, 지력 자체가 떨어져 생활의 효율이 없어진다. 누적된 피로를 그대로 두면 만성피로 증후군이 되는데 앞서 강조한 몸속의 독성 제거와 면역시스템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여름에 들어서면서 쉬 피로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식단에 과일과 야채량을 늘리면 눈, 어깨, 등, 발의 피로를 많이 줄일 수 있다. 간을 튼튼하게 하는 생과채즙를 먹어서 간 기능을 개선하는 것도 피로를 물리치는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또한 인체 에너지 생성을 돕고 뇌기능 활성물질이 골고루 들어 있는 마늘, 보리, 브로콜리, 포도 등도 권장할 만한 식품이다.
피로가 누적된 사람은 피를 깨끗하게 하는 것이 첩경인데 방법은 반드시 유기농 친환경 재료로 주스를 만들어 마셔야 한다. 농약이나 제초제가 몸에 흡수되면 간과 면역체계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역효과가 난다. 생과채즙은 만성피로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치료제가 될 것이다. 과일과 야채를 그냥 먹는 것보다 흡수율이 높기 때문에 식물성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면역력을 증진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면역력을 증가 시킬려면 현미, 보리, 콩 등을 위주로 한 잡곡밥을 주식으로 하고 단순당질이나 알코올, 고지방 식품, 카페인, 흰 밀가루, 가공식품 등을 피하는 것이 좋다. 가급적 육류 섭취를 줄이고 대신 생선이나 껍질 벗긴 닭고기, 콩류 제품으로 대처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이다. 비타민 B, 비타민 C, 철분의 경우 조금만 결핍되어도 피로감을 느낄 수 있으므로 각 영양소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열이 날 때는 비타민 C와 칼륨이 손실되기 쉬우므로 부족되지 않게 신선한 채소와 맥주효모, 생선, 두류, 통곡식 등을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또한 마그네슘은 조금만 결핍되어도 피로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유제품, 생선, 육류, 해산물 등의 섭취로 미연에 방지하자.
만성피로 증후군에 대한 완치법은 없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누적된 피로만큼 꾸준한 치료는 이뤄져야 한다. 특히 피로를 최대한 줄이는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 하루 8잔의 물 섭취 등도 필요하다. 앞에서 예시 된 것처럼 커피나 초콜릿, 자극성 음식은 피하고 곡류, 야채, 지방, 비타민 등 에너지 균형이 고려된 음식을 섭취한다면 피로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다.

꾸준한 치료와 유산소 운동 병행
과거에는 만성피로 증후군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 증상 악화를 이유로 운동이 불필요한 치료법으로 여겨졌으나 최근에는 유산소 운동량을 늘리는 운동요법이 각광을 받고 있다. 걷기나 자전거 타기 등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점진적으로 하면 어느 정도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는 최소 12주간의 계획을 세운 뒤 하루 5∼15분 정도 운동을 한다. 매주 1∼2분씩 30분까지 운동량을 늘릴 수 있지만 무리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하루에 1~2회, 30분씩 복식호흡을 꾸준히 해주는 것도 효과가 있다. 숨을 코로 들이마시고 입으로 내쉬되 들어 마실 때에는 배만 앞으로 나오게 한다.
비만이나 체중감소로 피로가 악화될 수 있으므로 정상체중을 유지하고 적절한 휴식과 운동하여 건강관리에 힘써야 한다. 운동 후 목욕시 마사지를 하면 피로회복에 도움이 된다. 신체적 피로에는 수면과 휴식이 필요한데 휴식의 횟수는 적더라도 1회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신적 피로는 짧더라도 잦은 기분전환의 시간을 가져 피로를 효과적으로 풀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신체의 한 부위를 반복 사용함으로써 나타나는 신경감각적 피로를 풀기 위해서는 자주 움직이지 않는 근육을 운동하거나 눈, 귀 등을 쉬게 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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