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 243호 =정용일 기자, 신혜영 기자] 병원은 적절한 치료와 예방으로 국민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역할을 한다.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시의적절한 의료 서비스. 게다가 종합병원은 지역 일자리 창출이라는 또 하나의 부가가치도 창출하며 지역경제발전의 중심에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여러 요소들이 있지만 지역민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료서비스 부문은 가장 기본적이면서 또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에 지역에서의 그 역할에 대한 책임감이 클 수밖에 없다. 지역에서 지역민들과 오랜 세월을 함께 해 온 이러한 병원들은 환자와 의사의 관계보다는 지역민들의 개인주치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국민들의 소득수준 향상에 따라 삶의 질이 높아지고 있다. 보다 질 높은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반드시 병행되어야 하는 것이 바로 의료서비스다. 하지만 지방 소도시의 경우 지역민들이 누려야 할 의료 관련 인프라가 취약한 것이 현실이며 인근 대도시에 소재한 대형병원으로 가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한다. 때문에 지역에 소재한 응급의료기관들의 지역사회에서의 역할과 책임감은 클 수밖에 없다.
지난 2009년 부여 중앙병원을 건양 법인에서 인수하여 현 건양대 부여병원이라는 이름으로 개원, 매년 지역 유일의 응급의료기관으로서 인증 평가를 받아오며 24시간 무휴 응급실을 운영하여 상시 당직자가 진료하는 응급환자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건양대 부여병원(정대성 병원장)은 현재 55병상의 입원 병상을 유지하면서 건강검진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요즘은 전 산업부문이 서비스 전쟁을 치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소비자들은 서비스 품질을 매우 중요시한다. 의료산업 역시 마찬가지다. 때문에 정 병원장 역시 병원의 서비스품질에 대해 항상 고민한다고 한다.
그는 “현재 정례적으로 보수교육과 사이버 교육을 병행하여 직원들을 대상으로 성희롱 및 성폭력 방지 교육, 소방 교육, 개인정보보호법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또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비정기적으로 심폐소생술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이는 의료기관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기본적인 교육입니다”라며 “또한 병원 서비스 질의 향상을 목적으로,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마인드에 대한 구체적 교육은 아직 시행된 바 없으나 추후 외부강사 초빙 형태로 교육 실시 예정에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멘토를 만나고 180도 달라진 삶. 간호인력 부족, “토론이 필요한 시점”
그는 건양대병원 전공의 시험에 응시 후 대전 건양대병원에서 전공의 수련을 시작하였다. 당시 가정의학과 과장이자 주임 교수였던 건양대병원 가정의학과 유병연 교수를 만나면서 삶이 180도 달라지게 됐다고 말한다. “작은 방에 갇혀서 지내오기만 하던 저를 밖으로 꺼내서 수많은 환자들을 직접 만나게 하셨고 치열하게 고민하게 하셨습니다. 그런 생활이 1년, 2년 그리고 수년간 쌓이면서 대화와 설득의 묘미를 알게 되었고 지금 제가 하고 있는 현장의료에서 필요한 여러 가지 재능을 개발한 것 같습니다. 환자는 분명 의사에게 있어서 끊임없는 숙제이고 운명입니다. 찾아오는 환자를 무섭다고 피할 수는 없습니다. 그 환자분들이 빨리 낫고 좋아지는 모습만 보고 싶지만 항상 그럴 수는 없습니다.”라고 말하며 속내를 털어놓은 그는 “수많은 보호자들과 수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예상하지 못한 수많은 갈등을 해결해야 합니다. 의료부분만 해결하고 등 돌리면 아래 직원들이 그 몫을 해야 하죠. 갈등의 중재자 역할 또한 의사로서 중요한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생각을 일깨워 주신 분이 교수님이셨습니다. 그래서 아직은 부족하지만 교수님의 뒤를 열심히 쫓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그의 멘토에 대한 존경과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터뷰 말미에 요즘 의료계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간호인력 부족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필요하다면 동남아가 아니라 아프리카나 남극에서라도 수입해야 한다는 것이 바로 그의 생각이다.
문제는 인력 부족의 원인을 구조적 문제로 이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그는 “힘들고 돈 적게 주는 직장을 누가 가겠습니까? 의료계에서 싼 값에 인력을 소모적으로 이용하는 관행이 그동안 오랫동안 방치되었고 묵인되었습니다. 그만큼 현재 의료기관에서 간호 인력들은 수많은 희생을 강요받고 있습니다. 정당한 의료행위에 대한 정당한 대가가 있어야 이 간호인력 부족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있다고 봅니다. 현재 정책은 그러한 방향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많은 고민과 토론이 필요한 시점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지역 의료인으로서 부여군청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부여군은 응급의료 취약지역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지역 유일의 종합병원으로 설립되어 있으나 의료 인력 확충에 많은 문제와 고충이 있다는 사실은 비단 건양대 부여병원 및 부여군만의 문제점은 아닐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역 의료기관은 항상 경영난에 빠져 있으며, 그로 인해 의료 인력은 항상 부족하며, 시설 투자 미비로 인한 열악한 지역 의료 환경은 결국 의료인에 대한 적절한 급여 보장으로 연결되지 않고 인력부족의 악순환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현재 범국가적인 지역 의료 현황 개선에 대한 움직임은 있으나 당장 피부로 느끼지 못할 만큼 당장의 부여 지역 의료 인력문제는 심각한 실정입니다. 지역자치단체에서 현 상황에 대해 정확한 상황을 인지하고 추후 지속적이고 확실한 대책을 마련해주시길 기대합니다.
건양대부여병원의 현재 활동 중인 지역사회 활동 및 향후 계획이 있다면.
현재 부여지역 구급대원 대상으로 정기적 감염 교육 및 구급 지도의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의사회 추천으로 장기요양등급 판정위원회를 겸하고 있습니다. 현재 저는 병원장이라는 봉직의 자격으로 지역 의료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추후 병원장이 아닌 위치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 때에도 좀 더 적극적으로 부여지역 의사회 활동 및 보건 활동에 참여하고 싶습니다.
병원장님께 비춰지는 부여는 어떤 도시입니까.
책으로 배웠던 부여는 삼국시대 백제 마지막 왕도로 알고 있습니다. 2011년 처음 부임 후 8년째 지내온 부여는 이제 제2의 고향처럼 느껴집니다. 그리스나 로마처럼 관광객으로 붐비지는 않지만 조용한 고장이면서 유네스코 관광지로 지정되었으며 아기자기하게 볼 것이 많습니다. 또한 부여는 인구 5만 조금 넘는 작은 군이며, 아는 분들은 한 다리 건너 다 알고 지낼 정도로 좁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참 친근하고 정이 많이 가는 곳입니다. 제가 전문의 취득 후 처음 의사생활을 한 곳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많은 환자와 보호자분들을 만나왔습니다. 의사는 환자가 스승님이시지요. 그래서 이미 의대를 졸업했지만 저에게는 평생 학교 같은 곳이기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