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와 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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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와 자원
  • 최명진 기자
  • 승인 2018.07.02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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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와 공존만이 살 길이다

[시사매거진243호=최명진 기자] 2017년 9월 24일자 프랑스 르몽드지의 기사에 따르면 프랑스산 버터의 도매가격이 2016년 4월에 톤당 2,500유로였던 것이 2017년 여름에는 7,000유로로 뛰어올랐다고 한다. 즉, 불과 1년 사이에 거의 2.8배나 가격이 폭등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가격 폭등의 가장 큰 원인은 버터 생산량이 급속히 감소한 것이 아니고 중국 소비자들이 프랑스산 버터를 재료로 사용한 빵과 과자에 맛을 들이기 시작한 것이었다.

인터넷과 교통산업의 발전은 사람들로 하여금 시공간의 제약을 극복할 수 있게 해 주었을 뿐 아니라 입맛과 취향, 철학같은 것도 공유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중국 사람들은 급격한 도시화와 경제성장으로 인하여 다양한 나라의 음식과 취미같은 것을 경험할 수 있게 되었고, 15억이 넘는 새로운 소비층의 증가로 명품, 별미같은 키워드로 대표되는 고급상품들은 예상치 않은 호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위의 프랑스산 버터말고도 치즈, 와인, 소고기 등이 대표적으로 중국의 갑작스런 시장확대로 곤혹(?)을 치렀던 상품들이다.

우리가 자원을 거론할 때 일반적으로 석유나 석탄같은 화석연료와 식량을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이런 자원들은 다른 어느 것보다도 우리의 생존을 좌우하는 필수적인 것들이고, 과학자들은 유한한 이러한 자원들의 고갈로 인하여 인류의 미래가 위협받지 않도록 태양광이나 풍력같은 신재생 에너지를 개발한다거나 새로운 농법이나 품종을 개발하여 인류가 기아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하려고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급격한 글로벌화는 전혀 예상치 않던 자원들의 품귀현상을 만들어내고 있고 이런 문제들도 간과하여서는 안될 정도로 중요하게 취급되어야 할 것이다.

세계인구 증가 추이. 자료; UN인구부

인구 증가

지금 지구에는 76억명이 넘는 사람이 살고 있다. 그러나 시점을 불과 200여년 전인 1800년 경으로만 돌려보아도 지구상의 인구는 10억명에 불과하였으며 과학자들의 판단으로는 10억명이 기술이나 과학의 도움없이 지구에서 생존할 수 있는 최대 규모의 인구라고 한다. 즉, 조선시대처럼 오로지 인간과 소 혹은 말과 같은 생명체의 능력만으로 식량을 생산한다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지구상의 인구는 10억명선에서 정체될 것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증기기관, 전기 그리고 정보통신기술의 발명으로 대표되는 3차례의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인간이 지구에서 생산해 낼 수 있는 자원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였고, 지금에 이르러서는 80억명에 가까운 인간이 생존하는 터전으로 변모하게 되었다. 다시 말하자면, 내일 당장 어떤 이유로 동력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60억명 이상의 인간은 생명을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는 말이다.

앞으로도 기술은 계속 발전해 나가겠지만, 과연 지구가 버틸 수 있는 인구의 한계가 어느 정도인가는 과학자들이 심각하게 고민하는 연구주제의 하나이다. 아마도 100억명 전후일 것이라는 의견이 많기는 하지만 그것은 그야말로 최대치를 얘기하는 것이고, 인간이 쾌적하게 살아간다는 것은 또 다른 얘기이다.

여하튼 현재로는 지구의 크기나 특성을 감안할 때 인구수가 과다하게 많다고 말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많은 문제들이 야기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자원에 대한 끝없는 욕구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석탄, 석유 등의 화석연료와 같은 자원들은 매장량과 소비량이 확인되면 고갈될 때까지의 기간을 예측할 수 있고, 그에 따른 대비책을 마련할 여유도 주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전세계에 걸쳐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또 인터넷을 통하여 정보가 실시간으로 전달됨으로써 예기치 않은 자원의 수요가 증가하는 일이 빈번히 늘어나고 있다.

이런 뉴스의 단골손님은 당연하게도 인구가 가장 많은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인구도 많지만 경제성장율이 오랫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급속한 산업화의 영향으로 도시인구도 매우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으므로 중국의 유행이나 소비패턴이 변화하면 전세계의 관련 시장이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다. 가령 중국인의 입맛이 바뀌거나 선호하는 의류 브랜드가 달라지게 되면 해당 상품이 곧바로 품귀현상을 일으키거나 가격이 폭등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중국과 마찬가지로 인도를 비롯한 개발도상국들도 본격적인 경제발전 대열에 합류하게 될 것이고 이에 따라 국민소득이 증가하면 자연스럽게 소비도 급증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지향하는 바람직한 미래사회는 전세계 인류 모두가 골고루 수준높은 생활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되어야 하므로 이에 대한 대비를 세워야 한다.

즉, 전세계 사람 모두가 양질의 영양분을 섭취하고, 혹독한 기후에서 몸을 보호할 수 있는 의복을 착용하고, 적절한 문화생활을 즐긴다는 전제로 자원의 소요량을 산정한다면, 인구증가보다 훨씬 더 많은 자원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금방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국가와 지역간의 갈등이 수시로 발생하리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고, 이는 우리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잠재적인 위협이 되기에 충분하다.

인구의 증가와 자원

2018년 6월 현재, 지구상의 인구는 76억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엔의 연구에 따르면 2050년 경에는 전세계 인구가 91억~100억명에 달하게 되며, 특히 의학의 발달로 말미암아 60세 이상의 고령인구가 20억명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 한다.

이러한 인구의 규모와 특히 고령인구의 증가는 인간들에게 새로운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이제는 지역이나 국가 단위로 자원문제를 생각해서는 안 되는 글로벌 시대로 접어든지 오래이므로 자원의 부족과 고갈에 대해 보다 넓은 시각으로 해결책을 모색헤야 할 것이다.

특히 식량이나 물같이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자원이 부족하게 된다면 이로 인해 전세계적인 정치적 불안이 초래될 것은 자명하다. 이미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인하여 곡물생산과 생물의 다양성이 크게 감소하고 있으며, 해양 수산물의 25%는 남획된 상태이다. 즉, 식량자원의 감소에 대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 한다면 바로 우리의 후손들은 엄청난 고통과 갈등에 시달리게 될 것은 자명하다.

최근 인구증가의 특징을 살펴보면, 선진국의 경우 인구가 안정상태에 접어든 반면, 개발도상국의 경우 폭발적인 인구증가를 지속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의료기술의 발달로 말미암아 유아사망율은 전세계적으로 급속히 낮아지고 있어 전체적으로는 인구가 상당히 빠른 증가추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리고 선진국의 경우, 일인당 자원의 소비가 급속히 늘어나지 않는 반면, 개발도상국의 경우는 경제수준 향상과 다른 나라의 소비패턴에 대한 모방이나 고급화 욕구 확산에 따라 자원소비가 급속히 증가할 가능성이 크므로, 전세계적으로 인구증가율보다 빠른 속도로 다양한 종류의 자원소비 증가가 일어날 것이라는 점을 예상해야 할 것이다.

도시화의 문제

사람들이 삶의 터전을 도시로 옮기려고 하는 것은 도시가 농촌에 비해 직업을 구하기도 용이하고 문화 인프라나 교육 서비스의 기반도 탄탄하기 때문이다. 또한 농촌에 비해 단위 노동시간 대비 임금수준도 높으므로 도시로 이전하고하 하는 사람들의 열망을 잠재우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고 앞으로도 도시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을 전제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만약에 도시화가 지금같은 추세로 계속이 된다면, 도시거주자의 30% 이상은 빈민화될 것이고, 특히 도시에 사는 아동들의 25%는 영양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럴 경우, 도시가 경제발전의 기반역할을 하기 보다는 갈등과 반목의 근원지로 전락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인구와 자원, 조화는 가능한가?

현대 사회를 지탱하는 것은 누가 뭐라고 해도 에너지라고 할 수 있다. 에너지가 없으면 인터넷도 무용지물이 되고, 인간이 쌓아올린 모든 문명의 이기도 한순간에 고철덩어리로 전락할 것이다. 따라서 식량과 더불어 에너지를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보급하는 것은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요건이 된다.

에너지의 생산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화력발전, 물의 흐름을 활용하는 수력발전과 원자력 발전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는데, 화력발전에 사용하는 석탄이나 석유, 그리고 원자력 발전에 사용하는 우라늄은 대표적인 소멸자원이므로 언젠가는 고갈되게 마련이다. 조사결과에 따라 다르지만 아무리 높게 잡아도 석유는 100년, 석탄은 200년이 지나지 않아 지구상에서 거의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므로 우리 후손들을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대안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지금 차세대 에너지 생산방식으로 거론되는 후보군으로는 태양광과 태양열, 지열, 풍력, 조력 등의 순환자원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활발히 보급되고 있는 것은 태양광발전과 풍력발전이다. 태양빛이나 바람은 태양과 지구가 존재하는 한 소멸되지 않고, 또 비용을 지불하고 확보해야 하는 자원이 아니므로 매우 이상적안 방식이라고 할 수 있으며, 발전단가나 환경오염의 우려같은 문제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2030년을 전후로 하여 태양광과 풍력을 포함한, 순환자원을 이용한 신재생 에너지 생산방식이 대세를 차지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일부 학자들은 신재생 에너지가 완전히 자리잡은 시점에는 전기를 누구나 공짜로 사용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즉, 신재생 에너지 시대에는 에너지를 국가가 아닌 민간에서 주도적으로 생산하게 될 것이므로 광고를 보는 조건으로 전기를 무료로 제공하는 등, 전기가 다른 사업을 키우는 수단이나 미끼로 활용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에너지 생산에 대해서는 이 밖에도 여러가지 가능성이나 방식이 거론되고 있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미래의 에너지 생산을 책임지는 방식은 반드시 순환자원을 활용한, 지속가능한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식물 배양 기술

생존을 넘어선, 삶의 질을 위한 자원의 대안

인구의 증가를 인위적으로 막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또한 인간이 생존하기 위한 최소환의 자원수요를 무작정 줄이는 것도 가능하지 않다. 그리고 보다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섭취하고, 좋은 옷을 입고, 편안한 집에서 살고 싶다는 인간의 욕구를 강제적으로 막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인하여 촉발된 정보소유의 민주화는 자원소비에도 새로운 장을 열게 되었다. 즉, 어느 지역의 소비형태는 곧바로 다른 국가에 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며, 예전과는 달리 영향의 속도는 광범위하고 거의 실시간으로 전파되게 된다.

예를 들어 육류가 충분하지 않아 채식을 위주로 음식을 섭취하던 사람들이 소득이 증가하여 육류를 섭취할 수 있게 된다면 그 사람들의 주식은 채식에서 육식으로 변화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더 맛이 있을 뿐 아니라 적은 양을 섭취하고도 힘을 쓰는데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인터넷에 의해 더욱 촉발되고 있는데, 가령 예전에는 교통이나 소득의 문제로 고립되어 살던 사람들이 다른 나라의 상황을 알기 힘들었지만 이제는 자신보다 월등히 편하고 풍족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모습을 생생히 지켜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예전에는 당연히 생각하던 자신의 생활수준에 불만을 가지게 되며, 이를 보다 풍요롭게 바꾸고 싶다는 불만도 커지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욕구를 채워주기 위해 생산을 늘려야 하는 자원은 대부분의 경우 소비재가 되며, 그런 욕구에 부응하고자 소비재 생산을 마구 늘린다면 자원의 문제와 더불어 환경측면에서도 문제가 많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문제의 대안으로 거론되는 것 중 하나는 배양기술이다. 즉, 식품을 농장이나 목장에서 사육해서 길러내는 것이 아니고 실험실이나 공장에서 배양하는 것이다. 이 방식은 채소나 육류를 기르는 데 소비되는 물이나 토지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좁은 면적에서 단시간에 대량의 식품을 생산할 수 있으므로 매우 유력한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식품의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하면서 생산할 수 있다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물론 아직 대량생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고 안전성에 대한 보장을 위한 기술보완도 필요하겠지만 안전한 식품을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대안이므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또 다시 집단지성

4차산업혁명의 키워드인 초융합, 초연결은 기술간에서만 유효한 것이 아니다. 아니, 어쩌면 진정한 4차산업혁명의 실현은 인간들간의 초융합, 초연결을 실현할 때 이루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지금은 인류의 미래에 도래할 다양한 문제들이 밀실에서 해결책을 찾는 것이 아니고 전세계에 공개되고 공유되면서 모두가 참여하여 해결하는 시대이다.

우리나라가 인구의 규모나 국토면적 측면에서는 세계 선두권이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발전한 정보통신산업을 기반으로 이러한 문제 공론화에 적극 참여하고 해결책을 주도하여야 할 것이다.

앞으로는 기술이나 교육수준, 혹은 소득수준에 못지 않게 인류 전체의 다양한 문제해결을 주도하고, 해결에 앞장서는 나라가 선진국으로 대접받는 시대가 열리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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