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ㆍ美 정상회담, 그 짧고 긴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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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ㆍ美 정상회담, 그 짧고 긴 여정
  • 김영대 기자
  • 승인 2018.07.02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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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높인 김정은··· 중·러·일 환영한다고 밝히지만 그 속내는?
지난 5월 24일(현지시간)트럼프 미 대통령은 북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발언 이후 북한의 적대감으로 봤을 때 회담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언급하며북미정상회담을전격 취소했었다. 사진은지난 5월 25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미회담 취소 관련 속보를 보고 있는 모습. (출처_뉴시스)

 

 

 

 

 

 

 

 

 

 

 

[시사매거진  243호 = 김영대 기자, 박현민 기자] 6.12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기까지 많은 고난의 과정들이 있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강행 등을 놓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해 ‘로켓 보이(Rocket-Boy)’라고 조롱하는가 하면 북한에 대해 ‘불량국가’라는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이에 김 위원장은 “북한은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극단적인 언급까지 하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노망난 늙다리” 혹은 “전쟁광”이라는 표현으로 맞대응 하며 북미간 관계는 그야말로 긴장의 연속이었다. 

심지어 올해 초에는 북·미 두 정상간에 설전이 오갔던 상황 속에서 언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공격할지 모른다는 소문까지 나돌면서 국내에서는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전운마저 감돌았다.

지난 2월 9일 김여정 노동당 제 1부부장이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고 이 후 폐막식 날 김영철 북 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남한에 방문하면서 남북관계에 물꼬가 트이기 시작했다. 

급기야 지난 3월 5일에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서훈 국정원장 등과 함 께 대북특사단의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과 만남을 갖고, 다음 날인 6일 남북정상회담 개최소식을 알렸다. 

이어 정 안보실장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을 방문해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 제안을 전달하고 트럼프 대 통령이 9일(미국현지시간) “5월 안에 만나겠다”는 말로 수용의사를 밝히면서 우리는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희망을 품게 됐다. 

그리고 지난 3월 31일,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평양을 전격 방문해 김 위원장과 면담을 가졌고, 4월 27일에는 마침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판문점에서의 역사적인 두 정상의 만남으로 이어져 ‘판문점선언’이 발표 되었다.

또한, 5월 10 일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이 귀국하게 되면서 이에 화답하듯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이 6월 12일에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그의 트위터를 통해 밝혀 북미간의 정상회담이 구체화됐다. 

그러나 순탄할 것 같았던 북미간 관계는 5월 16일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훈련을 구실로 북한이 남북고위급회담 취소의사를 밝히면서 복잡하게 흘러갔다. 

그리고 같은 달 24일, 북한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최선희 부상의 강경 발언으로 심기가 불편해진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성명에서 보여준 분노와 적개심에 근거해 봤을 때 지금 시점에 오랫동안 준비해 온 이번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느낀다”며 다음달 12일로 예정됐던 북미정상회담의 전격적인 취소의사를 나타냈다. 

다급해진 북한은 같은 날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을 통해 “미국과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 앉아 문제를 풀 용의가 있다”고 밝히면서 악화일로를 향해 나아갈 듯 했던 북미간 분위기는 진정되었다. 

이어 지난 6월 1일 미국을 방문한 김영철 부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예방해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게 되면서 다시금 6월 12일에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될 것임을 확정했다.

 

‘세기의 회담’ VS ‘반쪽짜리 회담’

지난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에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노력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노력 △전쟁포로 및 행방불명자들의 유골발굴 및 송환 등을 골자로 하는 공동합의문에 서명하면서 “세계의 평화와 번영, 안정을 추동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번 회담은 “역사상 처음으로 이루어진 북미간의 정상회담이라는 점과 한반도의 비핵화 및 세계평화의 한 획을 그었다”는 의미에서 ‘세기의 회담’이라고 불렸다.

한편 기대를 모았던 종전선언 및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를 의미하는 CVID가 합의문에 명시되지 않은 점으로 인해 ‘반쪽짜리 회담’ 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종전선언이 이루어지지 못한 것에 대해 ‘구체적인 비핵화 내용이 합의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견해를 내놓으며, 이와 관련해 향후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및 북한 고 위 인사 사이에 이루어질 협상을 통해 위 내용들을 다시금 다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 이후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당장 사실상 비핵화를 시작할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핵 프로그램을 사실상 즉시 폐기하기 시작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서도 “더 이상의 미사일 발사, 핵실험, 핵 연구는 없다(No more rocket launches, nuclear testing or research)”고 표현하기도 했다.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사가 회담 다음날인 13일 오전 싱가포르 신문 일면에 사진과 함께 실려있다. (출처_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군사훈련중단 언급

북미정상회담내용 자체만 두고 봤을 때에는 회담의 의의를 강조하는 긍정적인 입장과 내용상 중요하고 구체적인 점이 드러나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는 부정적 입장을 고려해 그나마도 반쪽짜리 회담으로 끝날 수 있었으나 이후 기자회견을 가진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연합훈련 중단 발언이 문제를 불러 일으켰다. 

김 위원장과 회담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장에서 “우리는 전쟁 게임(연합훈련)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은 아주 비싸고 상당히 많은 비용이 들어갑니다”라고 언급했다. 

연합훈련을 전쟁 게임(War Game)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표현한 것 자체에도 적절치 못하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문제는 북미정상회담 결과에서 나타나듯 비핵화와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이 없는 상황에서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해 약속을 이행하는 실질적인 행동을 취하기도 전에 연합훈련 중단을 언급했다는 사실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남한의 보수 정당과 미국 내 여론이 회담의 성과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결정적인 근거가 되었다.

文 대통령, 지구상 마지막 냉전 해체한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 될 것

보수, ‘CVID’는 커녕 ‘훈련 취소’라는 혹만 더 달아

문재인 대통령은 6월 12일 북미정상회담 직후 밝힌 입장문을 통해 “지구상의 마지막 냉전을 해체한 세계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낡고 익숙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과감하게 새로운 변화를 선택해준 두 지도자 의 용기와 결단에 높은 찬사를 보낸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번 회담을 “미국과 남, 북한이 함께 거둔 승리이며, 평화를 염원하는 세계인들의 진보”라고 평가하며 “이번 합의가 온전히 이행되도록 미국과 북한, 그리고 국제사회와 아낌없이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여당인 민주당 또한 이날 오후 정론관에서 백혜련 대변인을 통해 “역사적 무게감만큼이나 현대사에서 가장 중요하고, 위대한 순간으로 기록 될 것”이라며 “회담 추진 과정에서 위기가 발생했을 때에도 ‘운전대’를 놓지 않고 평화의 불씨를 되살린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 노력이 세기의 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그러면서 이번 회담에 대해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실한 검증에 합의가 이루어진 것은 기대 이상의 성과”라고 평가하며, “평화와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명확히 했으며, 최대한 빠른 이행을 약속한 만큼 후속 회담을 통해 구체적 실천방안이 모색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13일 오전 그의 SNS를 통해 “경제파탄을 넘어 안보파탄도 이제 눈앞에 와 있다”며 “CVID에 대한 보장도 없고, 미국이 일방적으로 김정은에 놀아난 실패한 회담”이라고 맹비난했다.

홍 대표는 “트럼프의 기본 인식은 남북이 합작으로 달려드니 한반도에서 손을 뗄 수도 있다는 신호”라며, “이로써 우리는 안보도 이제 우리 힘으로 지킬 수밖에 없는 절박한 위기에 처했다”고 우려했다. 

바른미래당 신용현 대변인도 12일 논평을 통해 “70년간 이어온 적대 관계 해소의 첫 걸음을 떼고 새로운 관계와 대화의 장을 열었다”며 “공고한 평화체제, 핵 없는 한반도를 만들어가겠다는 북미 정상의 의지를 확인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승민 공동대표는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과 중국이 말하던 ‘한반도 비핵화’라는 문구만 있었다”며, “CVID를 언제까지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는 한 마디도 없고 한미동맹을 뿌리채 흔드는 발언이 미 대통령의 입에서 나왔다”고 꼬집었다.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역시 13일 투표 직후에 기자들에게 “북한은 지난 1990년대부터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이야기 해 왔는데 크게 달라진 것 없는 상황에서 한미군사훈련을 하지 않겠다는 얘기가 나왔다”며 “핵심인 CVID중 V(Verifiable)와 I(Irreversible)가 빠졌으며, 특히 V가 빠진 게 걱정 된다”고 회담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정의당은 회담직후 이정미 대변인의 브리핑을 통해 “한반도가 평화와 번영으로 가는 이 길이야 말로 ‘불가역적’인 길이 될 것”이라며 “북·미 관계 가 최종 정상화되고 냉전이 완전히 해체될 수 있도록 평화 정착을 위한 정부의 노력에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평화당 장정숙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두 정상의 통 큰 결단을 높이 평가하고, 아울러 남북, 북미정상회담 성공을 위해 매진한 문 대통령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며 “정부와 국제사회는 북한이 최단시간 내에 핵을 버리고 세계 평화와 상생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아울러 미국으로 하여금 북한 비핵화에 상응하는 실질적인 지원과 보상 역시 조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들 대다수도 이번 북미정상회담의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가 19일 공개한 성인 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여론조사에 따르면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 는 의견이 20.3%, ‘어느 정도 만족한다’는 응답이 50.7%로 나타나 71% 의 국민이 이번 회담 결과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미정상회담이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본 응답자도 77.1%를 기록했으며, 북미간의 합의사항이 잘 이행될 것으로 본 응답자도 71.5%인 것으로 나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2일 싱가포르 카펠라호텔에서 북미정상회담을 마친 뒤 합의문에 서명하고 있다. (출처_뉴시스)

 

 

 

 

 

 

 

 

 

 

 

세부적 내용 부족해 北 핵 위협 아직 안심할 수 없어

CNN은 6월 13일 ‘북미 정상회담의 진짜 성과는 무엇인가’라는 기사를 통해 “김 위원장은 만나서 악수하며 사진 한 장 찍은 것으로 정상국가 리더로 인정받는 성과를 얻은데 반해 트럼프 대통령은 성과달성을 위해 가야 할 길이 멀다”면서 “백악관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간 선거에 이번 회담을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CVID)’에 대한 내용이 공동성명에서 빠진 것을 지적했다. 

로이터통신도 “영속적인 긴장완화가 가능하다면 이는 동북아시아의 안보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면서도 핵 폐기와 관련해서는 “어떻게 목표를 달성 할지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이 별로 없다”고 평가 절하했다. 

뉴욕타임스 역시 “공동성명이 변화를 약속했으나 세부사항이 부족하다” 고 평했으며, 워싱턴포스트와 ABC뉴스는 17일(현지시간) 미 전역의 성인 495명을 대상으로 북미 정상회담 직후인 13~15일(현지시간) 이뤄진 설문 조사를 통해 미국인의 55%가 이번 회담이 ‘미국에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기엔 너무 이르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56%가 ‘북한에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응답했다고 전했다. 

미국과 북한에 성공적이었다는 응답은 21%, 29%로 각각 나타나 이번 회담에 대한 미국민들의 기대는 매우 낮은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북한이 핵 무기를 포기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41%가 ‘가능성이 있다’고 봤으며 53%가 ‘가능성이 없다’고 답해 북한의 핵포기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한편 CNN방송은 19일(현지시간) 미국인들이 대체로 이번 북미정상 회담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CNN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SSRS에 의뢰해 이루어진 지난 14~17일 전국 성인 101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회담 성과에 만족한다는 응답이 52%로, 만족하지 않는다는 응답의 36%보다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다만 정치성향에 따라 편차가 컸는데 결과에 만족한다는 응답이 공화당 지지층에서 85%에 달했으나,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28%에 그쳤다. 정상회담에서 이익을 얻은 쪽을 평가해달라는 질문과 관련해서는 응답자의 40%가 김 위원장을, 35%가 트럼프 대통령을 꼽았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방침에 대해서는 찬성이 40%, 반대가 48%로 나타났으며,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해서는 54%가 ‘장기적 위협’, 25%가 ‘임박한 위협’이라고 답했으며, 16%만이 ‘핵 위협이 없다’고 내다봤다. 이상의 결과들을 놓고 봤을 때 회담 자체에 대한 평가는 성향에 따라 갈리지만 두 설문조사의 결과 모두 북한의 핵 위협으로부터 아직 안심할 수 없다는 반응을 도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봤을 때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과제에 대해서는 미국 내 여론에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냈다고 보기 어려운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중·러·일, 겉으로는 다 같이 환영하지만 속은 과연?

중국은 북미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연합훈련 중단 발언 덕에 그 동안 계속 강조해왔던 ‘쌍중단(한미 군사훈련과 북한 핵개발의 동시 중단)’ 및 ‘쌍궤병행(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평화 협정 협상)’ 방침이 크게 힘이 실리게 되면서 ‘회담의 실질적 승리자’로 평가 받고 있다.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로 향할 때 자국 항공기를 이용했던 사실이나 연이은 김 위원장의 방중 또한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리고 종전 선언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사실 또한 중국의 입지를 더욱 굳히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왕이 외교부장은 12일 베이징에서 림족 호이 아세안 사무총장과 함께한 자리에서 “한반도 문제의 핵심은 안전 문제고 안전문제는 북미가 마주 앉아 대등한 대화를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면서 “중국은 이런 프로세스를 촉진하고 실현하기 위해 지난 20년에 걸쳐 노력해 오고 있다”고 자신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13일에 있었던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 령의 한미 연합훈련 중단 발언에 대해 “북한은 핵 실험을 중단하고 한미도 군사훈련을 조정했는데 이것은 사실상 중국의 쌍중단 제의가 실현된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할 것이라 말한 것은 중국의 제의가 가장 합리적이며 각 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도 이날 “향후 비핵화 실천과 정에서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며,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요한 존재임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러시아도 이번 회담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러시아 외무부는 12일 정상회담 직후 공보실 명의의 논평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싱가포르 회담을 환영한다”며 “북미 관계 정상화는 핵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에서 종합적 해결의 뗄 수 없는 일부“라고 밝혔다. 

또한 “협상 과정에서 (한미) 군사훈련을 진행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언급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레오니트 슬루츠키 하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은 “정말 역사적 사건”이라며 “회담 결과만으로 한반도 긴장이 즉각 해소될 것으로 얘기할 수는 없지만 오늘 확실히 북한을 둘러싼 상황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과정에서 희망의 아침이 도래했다”고 밝혔다. 

타스 통신도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의 회담 결과에 대한 입장 발표에서 “전진을 위한 중요한 행보가 취해진 것을 환영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구체적 내용을 검토해야 하겠지만 진전을 위한 자극은 제공됐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겉으로는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실상 마냥 기뻐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북미정상회담 직후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을 둘러싼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한 큰 진전으로 지지한다”고 평하면서도 “공동성명에서 일본인 납치 문제에 관해서는 일체의 언급조차 없는데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연합훈련 중단 발언으로 불안감과 우려만 더 커지게 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리고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은 비핵화와 관련해서 “북한의 과거를 고려하면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이 중요하다”며 말해 회담결과를 놓고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이번 북미정상회담으로 중국의 입지는 더 커진 반면 일본의 경우는 역할에서 배제되는 소위 재팬패싱을 체감하고 있는 중이라 아베 내각은 일본 내에서도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러한 소외된 입지의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북한과 일본 간에도 새로운 출발을 해서 상호불신이라는 껍질을 깨고 납치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고 밝히며 “납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기회도 놓치지 않겠다”고 강조하는 등 계속해서 북한에 북일정상회담 개최의사를 내비치며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나 북한의 반응은 무덤덤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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