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만끽하는 상상 그 이상의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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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만끽하는 상상 그 이상의 서비스
  • 김미란 기자
  • 승인 2013.07.31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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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베드, 하늘에서 가장 넓고 긴 침대로 평가 받아

미국 경제 전문 온라인매체인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지난 2월15일부터 4월15일까지 세계 20개 톱항공사의 기내 경험과 정시 운항성을 평가했다. 좌석의 편안함, 객실의 청결도, 기내식 수준, 서비스 효율성, 엔터테인먼트, 출발·도착시간 준수현황 등이 평가 항목이었다. 그 결과 100만점에 기내경험 98점, 정시 운항성 74점을 받은 싱가포르항공이 1위를 차지했다. 공동 2위는 말레이시아항공과 버진아메리카 항공이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아시아 지역에서는 가장 먼저 항공업에 진출한 싱가포르항공(Singapore Airlines/이하 SIA)은 1971년 항공업계 최초로 대륙을 횡단하는 런던행 운항을 목적으로 설립된 말레이시아-싱가포르항공에서 시작됐다. 이듬해 말레이시아-싱가포르항공이 각각 말레이시아항공(MAS), 싱가포르항공으로 분리되면서 지금의 SIA 역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현재 SIA는 싱가포르가 자랑하는 세계 일류 기업으로 우뚝 올라섰다.

최초로 에어버스 A380-800 항공기 도입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을 허브공항으로 하는 SIA는 캥거루 루트로 불리는 동남아시아, 동아시아, 남아시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긴 상업용 직항 노선을 보유하고 있는 항공사이기도 한 SIA는 2007년에는 최초로 에어버스 A380-800 항공기를 도입해 창이 국제공항-시드니 공항 국제선 노선에 취항, 유명세를 떨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SIA를 평가하기엔 이르다. SIA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한 두 개가 아니다. 마치 최초의 운명을 걷기 위해 탄생한 것이라도 되는 것처럼 항공 역사 곳곳에 족적을 남기고 있다. SIA는 1970년대에 선택형 기내식을 최초로 마련했고, 1980년대에는 최초로 런던 직항, 홍콩-샌프란시스코 구간을 운항했다. 그런가하면 1990년대에는 기내 위성전화를 항공사 최초로 설치했다.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인 ‘크리스월드(KrisWorld)’를 도입한 것도 SIA가 처음이었다.

SIA는 2004년 4월부터 싱가포르-런던 구간에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3만 피트 상공의 항공기 내에서 컴퓨터에 LAN을 연결해 인터넷을 검색할 수 있게 했고 텐징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도입해 세계 최초로 이메일 서비스를 실시하기도 했다. 이듬해에는 CCB가 제공하는 위성 TV를 최초로 도입한 것은 물론 주문형 오디오-비디오시스템인 Wisemen은 DVD화질의 영화를 즐길 수 있게 했다. 2010년에는 업계 최초로 전 좌석에 아이팟 및 아이폰 연결 단자를 설치해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사진, 음악, 영상을 10.6인치 와이드 모니터(이코노미 클래스 기준, 비즈니스 클래스는 15.4인치)를 통해 즐길 수 있게 됐다.

국제선 환승객을 위한 SIA의 승부수
역사는 최초와 최고만을 기억한다. 하지만 SIA가 지금과 같은 높은 평가를 받는 데에는 수준 높은 서비스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SIA는 싱가포르 본국으로의 항공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에 국제선 환승객을 매우 중시한다. 특히 객실 승무원의 서비스 평가는 으뜸이다. 서비스는 SIA의 승부수였다. 출발 당시 인지도는 물론 항공사 규모도 작고 운항 노선도 충분하지 않았던 SIA였기 때문에 승부수를 띄울 무엇인가가 필요했는데, 그것이 바로 차별화된 서비스 전략이었다. 이에 SIA 경영진은 싱가포르 문화와 전통을 항공 서비스에 접목시키기로 결정했다. 고객에 대한 따뜻한 환대와 감동을 주는 서비스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SIA의 서비스는 말 그대로 혁신이었다. 세계 최초로 완전히 눕힐 수 있는 좌석을 기내에 설치했고 이코노미석 고객도 식사메뉴를 고를 수 있게 했다. 경쟁사보다 승무원을 더 많이 배치한 것도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이처럼 SIA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통해 SIA의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그 결과 SIA는 14년 연속(2011년 기준) ‘트래블 앤드 레저(Travel and Leisure)’가 선정하는 ‘최우수항공사’로 뽑혔으며, 17년 연속 ‘월스트리트 저널 아시아’에 의해 ‘가장 존경받는 싱가포르 기업’으로 선정됐다. 이에 SIA는 “우수한 서비스, 안전성, 편리한 항공 네트워크 제공과 사회환원 등의 존경과 사랑을 받는 정책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북더쿡, 와인서비스 제공되는 SIA의 기내식
SIA의 서비스 중 가장 내세울만한 서비스는 기내식이다. 항공사 최초로 기내식을 선보인 SIA는 1998년에 전문 요리사들로 구성된 국제요리자문단을 꾸렸다. 이들을 앞세워 프리미엄 기내식단을 개발해 업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들에 의해 연구, 개발되고 있는 SIA의 식단은 퍼스트, 비즈니스, 이코노미 클래스를 이용하는 모든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지난해에는 이탈리아의 스타 쉐프인 카를로 크라꼬(Carlo Cracco)를 국제요리자문단의 새 구성원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카를로 크라꼬는 진취적 이탈리안 퀴진의 선두주자로, 전통적인 요리를 현대적이고 혁신적인 감각으로 해석한 창의적인 요리들을 선보여 왔다. 그는 이탈리아의 유명 TV 프로그램인 ‘마스터 쉐프 이탈리아’에 심사위원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카를로 크라꼬의 요리는 1월부터 이탈리아 및 유럽 노선에 제공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와인 전문가들이 선사하는 와인서비스도 빼놓을 수 없다. 1989년에 발족된 SIA의 와인자문단은 세계적인 와인 업계의 권위자인 영국의 스티븐 스푸리어(Steven Spurrier), 호주의 마이클 힐 스미스(Michael Hill-Smith) 등 대표적인 세계적 와인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으며, 품질과 기내에서의 적합성 등을 고려해 매년 모든 클래스에서 제공되는 약 1,000여 개의 와인과 샴페인을 시음, 선정하고 있다. 이들은 기내의 환경과 거의 비슷한 기압이 낮고 건조한 환경에서 직접 테이스팅 한다.
SIA만의 특별한 기내식 서비스인 ‘북더쿡(Book the Cook)’은 스위트, 퍼스트, 비즈니스 클래스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선주문 서비스인 북더쿡은 싱가포르를 비롯해 영국 런던, 미국 뉴욕과 LA,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 13개의 해외지점에서 폭넓은 종류의 메뉴를 선택할 수 있다. 출발 24시간 전(유대교식과 견과류 제한식은 48시간 전)에 신청하면 자신이 선택한 메뉴를 하늘 위에서 맛볼 수 있다.

SIA를 대표하는 상징 ‘Singapore Girl’
SIA의 서비스 제공자인 승무원은 ‘싱가포르 걸(Singapore Girl/ 이하 싱가걸)’이라는 하나의 브랜드로 불리기도 한다. 다른 항공사들조차 부러워하는 싱가걸은 SIA를 대표하는 상징 중 하나다. 이들은 회사의 매뉴얼에 따라 파란색 또는 갈색 계열의 메이크업만 할 수 있으며 보디라인이 강조되는 사롱 케바야 유니폼을 입는다.
일관된 메이크업과 독특한 유니폼은 통일된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바틱 문양의 유니폼은 하리의 유명 디자이너인 피에르 발망의 작품이다. 아시안의 문화유산을 잘 반영하고 있는 것은 물론 네 가지 색으로 구성돼 색깔별로 다른 직급을 나타낸다. 싱가걸은 이례적으로 전세계 유명인들의 밀랍인형을 실물 크기로 제작해 전시하는 마담 튀소 밀랍인형 박물관(런던)에 최초로 전시되기도 했다. 마담 튀소 측은 싱가걸에 대해 ‘해외여행의 명성을 잘 반영한 아이콘’이라고 일컬었다.
SIA는 싱가걸을 통해 자사의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20년 이상 ‘Singapore Girl’이라는 주제의 광고를 하면서 이미지 각인에 주력했다. 이 광고는 광고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캠페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40여개 항공사 광고에 대한 상기율이 평균 9.6%를 기록한데 반해 SIA 광고는 무려 50%가 기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그만큼 싱가걸 광고는 인상적이었다는 의미다.

하늘 위의 독립된 공간 ‘스위트(Suite)룸’
기내 환경도 흠잡을 데 없다. SIA의 좌석은 평면침대로 전환된다. 하늘에서 가장 넓고 긴 침대로 평가받는 이유다. 2001년 10월 도입한 이 스페이스 베드(Space bed)를 SIA는 무려 1,300억 원을 투자해 유럽, 북미, 대양주를 운영하는 45대 항공기에 스페이스 베드를 설치했다. 장거리 운항을 하는 고객들을 위한 편의시설인 셈이다. 이에 SIA는 “장거리 운항을 위해 최첨단 시설을 갖춘 침대 좌석은 비행을 하는 동안 일을 하거나 수면 또는 휴식을 취하려는 승객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수요소”라며 “이는 다른 많은 가능성들과 광범위한 시장 분석, 고객들의 의견을 참고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IA는 퍼스트클래스 중 A380에만 독립된 공간인 스위트(Suite)룸도 마련하고 있다. 프랑스 최고의 요트 디자이너인 잔 자크 코스트가 좌석을 설계했고, 침대, 쿠션, 이불은 지방시가 제작했다.
12개의 독립된 개인 객실 형태의 스위트룸에서만 만날 수 있는 좌석은 항공업계 최초로 조작 없이도 원형 그대로 사용 가능하다. 단독 침대 형태라 최고급 호텔 스위트룸에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안락함을 누릴 수 있다. 크리스월드 또한 스위트룸에서는 한층 업그레이드된다. 고급 영화관을 23인치 고해상도 와이드 스크린이 장착돼 있어 고급 영화관을 방불케 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간이 회의가 가능한 체이즈 라운지와 개인용 옷장도 구비돼 있어 오피스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다. 음식 역시 마찬가지다. 스위트룸에서는 싱가포르 샘 렁, 호주 매트 모란, 이탈리아 카를로 크라코, 프랑스 조지 블랑 등 국제 요리대회 수상 경력이 있는 국제요리자문단이 개발한 특식을 제공, 그들만을 위한 만찬을 맛볼 수 있다.

SIA는 최근 에어버스와 보잉사로부터 170억 달러 규모의 신형 항공기를 주문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에어버스사의 A350-900 30대를 2016년과 2017년 사이에 인도 받을 예정이며, 보잉사의 B787-10X 30대를 2018년에서 2019년 사이에 수령할 예정이다. 에어버스 A350-900은 중·장거리 노선에, 보잉 B787-10X은 중거리 노선에 각각 투입될 계획이다.
SIA 최고경영자 고춘퐁(Goh Choon Phong)은 “이번 신형 항공기 주문은 SIA 역사상 규모가 가장 큰 계약 중 하나”라면서 “최신형 기내 시설을 갖춘 새로운 항공기 도입을 통해 기존 네트워크를 더욱 강화하고 고객에게는 보다 만족스러운 여행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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