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로이터 “정교한 시스템이 상황대처 능력 떨어뜨려”
아시아나 항공 여객기 충돌 사고 원인 조사가 한창인 가운데 영국 로이터 통신은 16일(현지시간) 이번 사고 원인이 정교한 컴퓨터 시스템 도입에 따른 조종사들의 상황 대처 능력 저하에 있다고 진단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사고가 “대형항공기가 자동항법장치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조종사들의 비상상황 대처 능력이 저하되는 문제를 일깨웠다”고 보도했다. 전직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 수석 수사관을 지낸 그렉 페이스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훈련 프로그램은 자동항법장치가 인간 보다 뛰어난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숙지시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래서 훈련과정 대부분이 자동착륙 같은 기능을 습득하는데 할애된다”면서 “이런 훈련은 조종사들의 상황대처 능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이다”고 주장했다.
대한항공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지낸 바 있는 데이빗 그린버그도 이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기계가 인간의 통제를 받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인간이 완벽에 가까운 기계를 타고 지상으로 돌진한다”면서 “자동화 시스템에 대한 과잉의존은 비단 한국에 국한되지 않는 세계적으로 만연된 현상”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번 사고와 관련, 한편 국토교통부(국토부)는 17일부터 자체조사에 착수한다. 1단계로는 운항, 정비 등 항공법 위반 여부를, 2단계로는 운항, 객실 각 분야 운영상 과실 여부 등을 점검한다. 국토부 항공안전감독관이 조종사 추가면담도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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