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항공기 착륙사고 수습이 한창인 가운데, 미 AP통신은 10일 서울발 기사를 통해 한국인들이 이번 사고를 국가적 수치로 여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한국 재벌기업의 성패는 한국인들의 사고와 밀접히 연결돼 있다”며 “이번 사고를 통해 한국인들은 한국의 대외 이미지가 훼손된 데 대해 부끄러움과 당혹감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이 통신은 이어 “한국인들은 세계무대에서 활동하는 한국 기업과 한인들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한 뒤 “한국 재벌기업의 내홍이 국제적인 관심을 끌게 되면 한국 국적 외엔 아무런 관련도 없는 사람들조차 이를 국가적 수치라고 여긴다”고 적었다.
이번 아시아나 항공기 착륙사고와 관련, 이 통신은 “아시아나 항공기 승무원들의 영웅적인 노력은 자부심을 자극했다”면서도 “사고원인에 대한 조사가 시작되지 않았음에도 이미 한국 기업이 사고 당사자라는 데 부끄러운 감정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AP통신은 “한국인들의 집단적인 감정이 미국에선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이 같은 감정은 70년대 고도 성장기의 기억과 정경유착에서 비롯됐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로버트 캘리 부산대 정치학과 교수는 AP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서구의 경우 정부, 사회, 기업은 명확히 구분돼 있다. 반면 한국은 재벌기업들이 개별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이들은 긴밀히 얽혀 ‘주식회사 한국’이라는 원대한 비전을 추구한다”면서 “성공한 재벌기업에게선 한국의 민족주의적 감정이 흐른다”고 설명했다.
한편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9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공항에 도착해 “이번 사건으로 심심한 사의와 애도를 표한다”며 “아시아나항공이 취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마련해 조속히 사고를 수습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