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원주시장 선거, ‘미세먼지’로 숨막히는 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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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원주시장 선거, ‘미세먼지’로 숨막히는 접전
  • 김옥경
  • 승인 2018.05.2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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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 도전 원창묵 후보가 추진한 ‘SRF열병합발전소’ 쟁점
미세먼지 농도가 '한때나쁨' 수준을 보인 4월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일대 도심 대기가 뿌옇다.(사진출처_뉴시스)

(시사매거진=김옥경 기자) 출퇴근길에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을 보는 것은 이제 꽤나 익숙하다. 이는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이 그만큼 커졌다는 것일 테다. 미세먼지의 주범을 놓고 중국발이냐 국내발이냐 하는 논쟁이 아직 뜨거운 가운데 이번 6·13지방선거에서도 미세먼지 같은 환경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그중 하나가 원주시장 선거다. 원주지역 4개 환경·시민단체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원주시의 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57㎍/㎥로 서울의 46㎍/㎥보다 높았으며, WHO 기준치 50㎍/㎥를 초과한 일수도 936일에 달했다.

원주 문막SRF열병합발전소, 수년째 주민과 갈등

지난 4월 4일 SRF(Solid Refuse Fuel·고형연료제품)열병합발전소 저지를 위한 범시민비상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원창묵 당시 시장을 춘천지검 원주지청에 고발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앞선 3월 12일 문막SRF열병합발전소를 주제로 열렸던 공개방송토론에서 원창묵 당시 시장이 거짓으로 시민들을 속였다는 것이 이유다. 대책위는 이날 원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원 시장은 열병합발전소 미세먼지양이 경유자동차 70대 분량이고 SRF는 친환경에너지라는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시민을 혼란케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대책위가 증거자료로 내세운 ‘원주화훼단지 집단에너지사업 환경영향평가서’에 따르면 열병합발전소 미세먼지 발생량은 여과집진기를 거친 후 초당 0.85g, 연 22톤으로 경유자동차 26만2285대 분량으로 분석되었다. 그런데 이 평가서가 SRF열병합발전소 사업 주체인 원주에너지가 환경부에 제출한 자료여서 신빙성을 더한다.

이에 앞서 문막SRF열병합발전소반대대책위원회도 지난해 11월부터 1인 피켓시위를 이어가며 SRF열병합발전소 건설을 반대하고 있다. 이 단체 관계자는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SRF를 악성쓰레기라고 일갈하며, 전국 쓰레기를 가져와 태우는 것이 문막SRF열병합발전소이며 이곳에서 유해가스가 배출된다면 소량이라도 치명적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원창묵 당시 시장은 2월 1일 원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80만 평 규모의 화훼관광단지의 성공을 위해서는 저렴한 열 공급시설인 SRF열병합발전소가 선택이 아닌 필수이기에 추진하게 됐다”면서 “그러나 시민과 시의회의 반대에 지치고 한계상황에 왔기에 건설을 포기하겠다”고 철회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이번 6·13지방선거에서도 이 문제가 최대 쟁점일 정도로 시민들의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다.
 

후속조치나 해결방법 없어 주민들 불신

원창묵 당시 시장이 SRF열병합발전소 철회를 발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찬반논쟁이 끊이지 않는 이유에는 철회를 위한 후속조치나 해결방안이 없다는 것이다. 대책위는 철회 발표 이후 가진 공개방송토론에서 원창묵 당시 시장이 후속조치나 해결방안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SRF열병합발전소는 완전 백지화가 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어 대책위는 지난 4월 4일 원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업철회에 대한 후속 조치 이행을 원창묵 당시 시장에게 강력히 요구했다.

원주시에서 SRF열병합발전소 문제가 본격적으로 부상한 것은 2011년 말부터다. 문막읍 궁촌리 일대에 민자사업으로 추진하는 2천600억 원대의 화훼특화관광단지 조성사업이 배경에 있다. 2020년 완공예정인 이 화훼단지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시설로 채택된 것이 바로 SRF열병합발전소였던 것이다. 이후 7~8년 동안 원주시의 시민과 환경단체들은 “원주시가 화훼관광단지라는 개발 논리로 환경문제를 덮고 있다”라고 반발하며 저지를 위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런데 SRF열병합발전소 문제가 더욱 이슈가 된 것은 원창묵 당시 시장의 측근과 관련한 비리혐의 연루설 때문이다. 2014년 10월 20일 뉴시스의 보도에 따르면 원주시가 화훼단지 사업시행법인(SPC)에 출자한 3억 원이 시장 측근 비리감싸기에 유용됐다는 것이다. 녹취록과 제보자의 인터뷰를 인용한 이 매체는 “원 시장이 자주 거론되고 있는 녹취록에서 보듯 원창묵 시장이 화훼단지와 열병합발전소 건립에 깊이 개입하고 있다는 정황이 확실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원창묵 당시 시장은 이 부분에 대해 “잘 모르는 사실이며 본인과 관계가 없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이밖에도 최근 원창묵 후보자와 원주시청은 LH 사옥 건축허가 문제를 둘러싸고 갑질행정 논란이 뜨거워 시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화훼특화관광단지는 2014년 원창묵 후보자가 재선에 성공하는 든든한 뒷배였다. 그런데 3선에 도전하는 지금은 SRF열병합발전소 건설이 발목을 붙잡고 있다. 이외에 원창묵 후보자는 환경문제가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이번 지방선거에 옥석을 가릴 수 있는 원주시민의 혜안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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