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 = 김영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났다. 이날 만남으로 지난달 2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만난 이후 두번째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것이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7시50분경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양 정상은 4.27 판문점 선언의 이행과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했다”면서 “양측 합의에 따라 회담 결과는 내일 오전 10시 문 대통령이 직접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날 정상회담이 우리측의 제의로 이루어진 것인지, 북측의 제의로 이루어진 것인지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어 알수가 없지만 갑작스럽게 전격적으로 두 번째 남북 정상회담을 연 것은 북미 정상회담 무산 소식이 알려진 지난 24일(한국시간) 밤 직후부터 추진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공개한 이날 정상회담에는 통일각 앞에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나와 문 대통령을 맞았으며 북측 의장대 사이로 통일각 안으로 들어서자 김정원 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맞이하며 악수를 나눴다.

공개된 이어진 정상회담에는 우리측에선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배석하고, 북측에선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배석했다.

앞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 밤(한국시간) “북한이 극단적인 분노와 공개된 적의를 보이고 있어 6월12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을 열수 없다”는 내용의 공개 서한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냈고, 이에 문 대통령은 즉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2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전해지지 않고 있지만 최근 북미 정상회담을 둘러싸고 북미 양국간 첨예한 신경전이 벌어졌던 점을 감안해 볼 때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지난 22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비핵화 방식과 시기, 북한의 체제 안전보장에 대한 미국의 입장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만에 입장을 번복하고 북미 정상회담 개최 의사를 다시금 밝힌 것도 2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려 이같은 미국의 입장을 전할 것이라는 우리측의 메시지를 전달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열린 2차 남북 정상회담이 청와대 내부에서조차 알려지지 않을 정도로 극비에 진행되고 서훈 국정원장과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배석한 것으로 보아 서훈‧김영철 라인이 가동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이날 정상회담이 극비리에 급박하게 진행된 것과 관련해 “국민에게 사전에 알리지 않고, 충동적으로, 전격적으로, 비밀리에, 졸속으로 이루어졌다”고 맹비난했다.

정태옥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북미정상회담 개최여부가 불투명해지는 등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에 비춰볼 때 남북정상이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기회를 가질 필요성은 인정한다”면서도 “그 절차나 투명성, 동맹국가간의 관계에서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대화내용에서 심각한 왜곡이 예상된다”며 “대화내용을 즉각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5.22 한미정상회담하고 돌아오는 뒤통수에서 북미정상회담 취소통보를 받은 바 있다”며 “한미간에 구체적인 소통 후에 이번회담을 자졌는지 밝혀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