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이 발달함에 따라 삶의 모든 것이 현대화되고 과학적으로 발전해가는 가운데 인간의 마음 한편에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은 회귀본능 또한 자라고 있다. ‘먹고, 바르고, 입고, 생활하는 인간의 생활은 자연과 더불어 있어야 한다’라는 신념으로 수제품과 천연원료를 이용한 제품을 생산해 온 (주)다임11(이하 다임/ 김혜경 대표)은 메마른 현대인의 생활에 자연의 숨결을 불어넣고 있다.

수제천연비누를 비롯해 겉옷보다 중요한 민감한 피부에 직접 닿는 속옷, 나무와 흙으로 지어진 우리 전통의 한옥 집 등 다임의 다양한 사업들은 자연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사업 초기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지만 부단한 노력의 결과 천연비누가 중소기업 히트상품 500에 선정됐고 남성 속옷 부분에서 다수의 특허를 획득하기도 했으며 세계 여성 발명 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훈장과도 같은 이러한 개발 성과들은 김 대표가 끊임없이 사업을 키워가게 하는 원동력이다.
“다임을 시작하게 된 것은 사실, 남편의 거듭된 사업 실패 때문입니다. 미약하나마 남편을 돕겠다고 나섰지만 처음에는 사업이 라기 보다 영업직원에 가까웠죠.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자연과 어우러진 땅 한 평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기에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제법 사업 운이 있었는지 곧 자리를 잡았지만 이내 IMF의 여파로 시련을 겪어야 했죠. 하지만 그 시간동안 스스로를 되돌아 볼 수 있었고 위기가 기회로 바뀌는 기적도 경험했습니다.”
끈기와 열정으로 숱한 위기 극복해와
사업 위기를 겪고 있던 어느 날, 문득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안쓰러웠다는 김 대표. 기분 전환할 겸 지인과 함께한 나들이에서 우연히 수제 천연 비누를 만들게 됐고 ‘좋은 원료로 정성을 담아 만든 수제 비누가 참 울퉁불퉁하고 못생겼다’라는 생각에서 번뜩이는 새로운 사업 아이템이 떠올랐다. 몸에도 좋고 보기에도 예쁜 수제 비누를 만들어 팔겠다는 마음을 갖게 된 것이다. 더욱이 천연비누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면서 칙칙했던 얼굴이 환해지는 것을 느낀 것도 사업에 뛰어드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집에 돌아와 혼자서 디자인을 그려보고 만들어보며 개발하기 시작한 디자인이 300개를 넘어서 3,000개가 되었을 때의 감회는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이제 대한민국을 표현하고 대표할만한 명품 비누를 만들고 싶다는 소망이 제 안에서 꿈틀 거리고 있습니다.”
소자본으로 시작해 다임을 남부럽지 않은 사업체로 길러냈지만 처음에는 주위 사람들의 만류도 심했다. 김 대표가 사업을 시작한 2002년에는 천연비누 시장은 척박했다. 많은 사람들이 수제비누와 천연비누에 대해 알고는 있었지만 즐겨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위에선 ‘그걸 팔아서 언제 빚을 갚겠니’, ‘차라리 다른 일을 알아봐’라며 걱정 어린 충고를 해주었지만 한 번 시작한 일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엄마는 못 돼 주어도 열심히 살아서 재기하는 모습은 꼭 보여주고 싶었으니까요.”
실패 앞에서 주저앉지 않고 3,000여 개의 비누를 디자인할 정도의 열정은 김 대표가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다. ‘한 가지에 집착하는 버릇이다’라며 겸손한 미소를 보인 그녀는 사랑 하나만을 보고 결혼했을 정도로 순수한 열정을 지니고 있다. 일에 대한 사랑으로 수많은 제품들을 개발해 온 그녀는 CEO로서 고독과 실패의 쓰라린 경험이 거듭 될수록 더욱 일에 집중했고 열정을 불태웠다. 일하다 지쳐 잠들기가 일쑤였고 빨리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 아이의 얼굴을 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피곤하게 이어지는 날들을 견뎌냈다.
김 대표는 “사업이 자리 잡으면 아이의 손을 잡고 놀이공원에 가야겠다는 모성의 힘이 곧 일에 대한 열정이 아니었을까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친환경 에코수제한방 비누와 아로마 장미비누 등의 주력 제품 30여 종을 비롯해 자체 디자인 3,000여종의 실리콘 비누몰드를 보유하고 있는 다임은 Q품질 보증 지정업체로서 신뢰할 수 있는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국내외 전시회를 통해 세계 각국의 바이어들과 함께 교류하고,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문화와 국가를 넘어서 진정한 웰빙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동종업계에서도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다임에 대해 김 대표는 “제품에 감성을 담은 나만의 이미지를 입히는 노력이 다임의 경쟁력입니다”라고 말했다. 기능이 우수한 제품은 많지만 개성을 표현하는 다양성을 갖춘 제품은 많지 않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녀는 “개인의 취향을 맞춰주는 맞춤형 제품으로 나에게 말을 걸어올 것 같은 나만의 제품, 꼭 갖고 싶은 제품을 만들고자 합니다”라고 말했다.
모든 공정이 수작업으로 진행되며 세밀하고 정교한 작업으로 만들어지는 다임의 비누는 중국, 캐나다, 미국 등지로 수출되고 있다. 내 아이가 쓰는 제품이라는 생각으로 정성스럽고 곱게 만드는 무방부제, 무색소의 천연비누가 세계인들의 마음도 사로잡은 것이다. 특히 장미꽃 잎 하나 살아있는 듯이 표현해내는 한국인의 손 기술로 중국인들로부터 크게 환영받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경제 불황의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재의 경우 꼭 필요한 공산품과 달리 확실한 차별화를 이루지 못하면 브랜드를 알릴 수 없고 기업의 지속성을 장담할 수 없다. 이에 김 대표는 “경기가 어려울수록 기업들이 연구, 개발에 몰두해야합니다. 하지만 중소기업이 아무리 힘들여 개발을 하더라도 대기업이 기술을 유출해 대량 생산하면 막아낼 수 없습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국가 정책을 통해 기술을 보호해야 합니다. 특히 다임과 같은 제조업체의 경우 작업환경에 자동화되지 않아 직원들의 사고도 잦고 몸도 고될 수밖에 없습니다. 경영자의 입장에서는 인건비는 높아지지만 가격 경쟁력을 위해 밑지고라도 팔아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중소제조업체에 대한 지원이 확대되어 좋은 작업 환경이 마련되기를 바랍니다”라고 전했다.
한편 김 대표는 “이번 7월 출시하는 기능성 남성 속옷 브랜드 ‘33.5C매직덩크’ 광고에 현재 국내에서 다양한 엔터테이너로 활약하고 있는 파이터 추성훈이 광고모델로 동참하여 우수한 중소기업을 지원하는데 큰 힘을 실어주고 있어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사계절 기능성 속옷인 매직덩크가 무더운 여름 우리나라 남성들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데 일조할 것입니다”라고 전하고 “다임은 앞으로도 자연을 담은 제품들을 출시해 좀 더 건강하고 편안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라며 힘찬 포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