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업은 한때 우리나라 총 수출액의 22.5%에 이를 정도로 우리 경제의 성장을 주도한 수출산업이었지만 산업구조가 재편되면서 1차 산업으로 분류되는 수산업의 존재가치는 갈수록 격하됐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출범과 동시에 해양수산부의 부활로 이에 따른 21세기 미래 수산업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그 중 미래성장의 동력인 수산양식업으로 지역 경제 발전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이가 있다. 거제시 동부면에 위치한 (주)마린플러스의 이영국 대표이사가 그 주인공이다.

아직까지도 많은 수산인들은 우리나라 수산업이 세계 13위의 수산대국으로 성장했던 1960〜70년대 기억을 그대로 갖고 있다.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은 국가적 빈곤 속에서 식량 확보를 위해 원양어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여 최빈국에 속했던 우리나라 원양어선들이 남태평양, 아프리카까지 진출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당시에 외화벌이를 위해 수산물 양식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현재 개도국에 우리의 수산기술을 전수하는 양식업의 발전 기반을 마련하였다. 이 같은 정책적 지원이 밑거름이 되어 당시 우리나라의 국력으로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되었던 원양어업의 해외진출과 미국으로의 굴 수출 등 수산업이 외화획득의 효자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 시대에 수산업 발전의 기반이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수산업 역사에 의미 있는 획을 그었다.
2013년 출범한 박근혜 정부의 수산업도 우리나라 수산업의 기반을 마련하였던 1960〜70년대에 이은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시장개방화의 물결 속에서 수산업의 존립이 이야기되는 반면, 새로운 시장 개척의 가능성도 동시에 논의 되고 있다. 수산업은 사양 산업이라고 치부되기도 하지만, 미래 성장산업이라는 미래학자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잘 알려진 대로 앨빈토플러는 ‘제3의 물결’에서 수산양식을 포함한 해양산업이 미래 4대 산업이 될 것으로 전망하였다. 이러한 수산업의 가치는 해양수산부 부활을 계기로 마땅히 재평가돼야 한다. 특히 미래 식량 안보차원에서 수산업의 중요성은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인구증가, 경제발전 등으로 글로벌 수산물 소비는 확대되고 있으나 공급부족으로 수산물 가격이 급등하는 ‘피시플레이션 현상’이 빈발하고 있다. 이는 세계적으로 지난 30년간 1인당 연간 수산물 섭취량이 62%나 급증한 탓이다. 향후 수요를 고려할 때 2015년에는 1,000만 톤(t)이상 부족할 것이라는 것이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전망이다.
이 같은 세계적인 수산물 공급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자원고갈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어로 어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느낀 (주)마린플러스의 이영국 대표이사는 “어로어업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 선발육종을 통해 선발된 친어로 우량종묘를 생산해 어류양식 어민들에게 도움을 주게 되었습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 대표이사가 하고 있는 선발육종이란 생물이 가진 유용한 유전적 형질을 이용하기 위하여 이를 가진 개체나 개체군을 선택하여 교배하여 자손을 생산하고 자손에서도 연속하여 동일한 방법으로 선택 교배하는 일을 말한다. 다시말해, 우수한 어미(친어)에게서 우량종묘를 체취해 생산하는 방식으로 이는 우량종묘만을 생산할 수 있는 최대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는 치어를 생산하는 어미인 친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더 우량한 품종으로 개량 할 수 있는 선발육종이 선진양식으로 가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우량 한우로부터 양질의 고기를 얻을 수 있는 송아지를 얻을 수 있는 논리와 같다. 축산업에서는 이미 어미에 대한 중요성이 인식 되어 철저한 관리가 진행되고 있지만 국내 수산양식업에는 이런한 인식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국내 양식업은 양적으로 팽창하는 동안 친어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우량품종으로 개량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습니다. 이로 인해 친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더 나은 친어를 생산하는 일본에 뒤처질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미래 성장 동력인 수산양식업을 강화해야 합니다.”
그가 말하는 선발육종이란 대상생물의 잠재적 유전능력을 개량해 지속적으로 이용하는 우전적인 근거로 체중, 체장 등 생물의 중요한 경제형질을 가진 우수한 개체를 선발하고 경제적으로 유용한 변이를 가진 개체를 여러세대 동안 거듭 교배함으로써 유용유전자 변이를 축척해 나가는 과정이다.
국내 수산양식업 종사자들은 그동안 이러한 과정을 소흘히 했고 우량한 유전자를 가진 어종을 좀 더 좋은 가격에 파는데 급급했던 측면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이 대표이사는 선발육종이 필요한 이유로 시장개방에 따른 수입 수산물 증가로 인한 국내 양식물 경쟁력 약화, 양식 품종에 대한 소비부진, 수급 불균형 등으로 발생하는 시장불안해소, 사육기술 개발에만 치중함으로 인한 낙후된 육종기술 선진화 절실 등으로 손꼽았다.
그는 선발육종의 장점을 우선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우량품종 개발로 양식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정했다. 이에 대한 예로 그가 일본 수산관계자들의 도움을 받아 들여온 참돔을 들었다. 일본에서 개량을 거듭해 탄생한 F18(18세대에 걸쳐 개량된 품종)로부터 생산한 치어는 국내 다른 양식장에서 생산된 참돔보다 성장 속도가 훨씬 빨랐다는 사실이다. 참돔이 1kg까지 성장하는 시간이 국내에서 생산된 것은 36개월 걸리는 반면, F18의 치어는 22개월 만에 달성되었다.
이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듯 선발육종을 통해 우량품종을 개발해 이를 생산자에게 공급, 생육기간을 단축하면 어민들의 자체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 이는 국내 양식산업의 위축 및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긴키(近畿)대에서 수산학과를 졸업하고 대학 산하기관인 시라하마(白浜)수산연구소에서 일하며 선발육종 기술을 쌓은 이영국 대표이사. 이 대학은 선발육종 기술로 참성돔을 세계 처음으로 생산했을 뿐만 아니라 이전까지 무게 1㎏짜리 참돔을 만드는데 36개월이나 걸렸던 것을 19개월로 단축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선발 육종 기술이 세계 최고인 곳에서 경험을 쌓은 그는 국내 수산양식업의 활성화를 위해 2006년 (주)마린플러스를 설립하게 되었다고 한다.
“일부 양식장에서는 돈을 벌겠다고 값싼 나쁜 사료를 먹이면서 좋은 값을 받으려 하고 있다. 그렇게 양심을 속이면 결국에는 다 본인에게로 돌아온다”며 “돈이 들더라도 좋은 사료를 먹이고 적정량을 입식해서 생산한 어류들이 좋은 값을 받는다”며 충고했다.
그가 말한 부분은 단적인 예지만 결국 기본에 충실하면 좋은 어류를 생산할 수 있고 어민들이 바라는 성공에 닿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처럼 이영국 대표이사는 기본에 충실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도전과 자신만의 노하우를 접목해 크지는 않지만 성공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특히 지난 2008년, 전남대학교 수산해양대학 정관식 교수팀과 참돔 암컷과 감성돔 수컷을 인공수정으로 교배해 일본에 이어 ‘참성돔’ 치어 100만 여 마리를 생산해 육성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이들은 세계적 어류양식 연구기관인 일본 긴키(近畿)대에서 육종된 참돔 암컷과 우리나라 남해안에서 잡힌 자연산 감성돔 수컷을 인공수정 해 이 같은 교배종을 만들어냈다. 이처럼 국내 어류양식에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참성돔 생산의 주체인 (주)마린플러스 이영국 대표이사는 어류양식 어가에 친어(어미물고기)관리의 중요성을 깨닫게 한 장본인이다. 농어목 도미과에 속한 참돔과 감성돔은 산란기가 달라 자연생태계에서는 교배가 되지 않는데 인공수정을 통해 참성돔을 생산한 것이다. 현재 거제시 동부면과 통영시 산양읍의 해상 가두리양식장에는 길이 10㎝ 안팎의 참성돔 치어 100만 마리 이상이 국내 해역 적응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참돔은 거의 매년 겨울철 해상가두리양식장에서 대량 동사(凍死)가 발생할 정도로 저수온에 약한 단점을 갖고 있지만 참성돔은 저수온에도 강하고 감성돔의 저수온 적응력과 저염분 내성을 갖추는 등 두 어류의 장점을 고루 갖췄다. 가장 큰 장점은 참돔이 치어 입식부터 출하까지 약 36개월 가량 걸리는 것과 비교해 양식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탄력있는 육질도 참돔이나 감성돔에 못지 않아 횟감의 씹는 맛을 중시하는 한국인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참성돔 치어 육종생산에 성공을 한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바다의 로또라고 불리는 참다랑어의 완전양식에 도전을 하고 있다. 참치류 가운데 몸집이 가장 큰 참다랑어는 쿠로시오 난류를 타고 남해안 일대를 회유해 오는 어종이다. 국내에서도 고부가 가치산업으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한 정부가 이에 대한 지원을 시작하자 제주와 통영에서는 발 빠르게 움직여 예산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이에 이영국 대표이사 역시 세계 수산학계에서 최고의 자리를 놓고 호주와 경합하는 일본 긴키대에서 수학하고 동대학 최고의 연구소인 히라야마 수산연구소의 참다랑어 연구와 관련한 프로젝트의 경험을 살려 참다랑어 육종생산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 2009년 치어 포획을 위해 출어해 100여 마리를 확보, 거제의 모처에서 시험양식을 시작했으며 1년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에는 재래식 어선 1척으로 10일정도 조업해 700여 마리의 치어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현재 이 치어들은 거제의 모처에서 안정적으로 시험양식 되고 있으며 2009년, 포획한 치어들은 10kg 이상 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거제는 참다랑어를 이용한 관광상품을 만들 수 있는 최적지입니다. 교통망과 대도시와의 접근성을 고려했을 때 부산과 가깝고 참다랑어 최대 소비국인 일본과도 지척인 지리적 이점이 많습니다. 또한 일본에서 이미 관광상품화 된 내용으로 참다랑어 양식장 견학 후 레스토랑에서 선어회를 맛볼 수 있는 것들은 우리가 배워야 할 과제입니다.”
최근 10년간 전 세계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은 연간 300g씩 증가하고 있다. 현재 인구인 70억명에게 수산물을 추가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연간 210만톤의 추가 생산이 필요하다. 이미 한국의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은 세계 최대 수산물 소비시장인 일본과 비슷한 수준인 56kg으로 증대되었다. 중국은 최근 10년 동안 연간 800g씩 소비가 늘어나서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이 31kg을 넘어선지 오래다. 이러한 수산물의 수요 증가를 충당해야 할 산업이 수산업이라면 미래형 성장산업으로서 손색이 없다. 그러나 이미 어선어업을 통한 수산물 생산의 증대는 한계에 달했기 때문에 전세계 어획 어종의 50%가 재생하는 비중보다 어획량이 많아 멸종할 가능성이 높아 경제성을 넘어선지 오래이다. 이에 수산업의 미래를 양식어업에서 찾고 그 해답을 위해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고 있는 이영국 대표이사. 매년 수 십만 마리의 치어를 방류해 바다의 생태를 보존하며 우수한 육종개발로 어민들에게 지원을 하고 있는 그를 통해 국내 수산업양식업의 밝은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