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주성진 기자] 전세계 가장 역량을 가지고 문제를 풀어가고 있는 것 중 가장 큰 것이 환경일 것이다. 4차산업혁명에서 우리가 가장 유심히 관찰하고 지켜봐야 할 것이 환경과 에너지 일 것이다. 인류는 자연가 함께 살아가야 하고 함께 있어야한다. 그래야 인류는 우주와 대자연과 공존할 것이다.

2017년 1월 20일,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된 트럼프는 전임 오바마대통령이 강력하게 추진하였던 온실가스 감축정책 시행을 보류하는 문서에 서명하는 것으로 공식업무를 시작하였다. 그리고 약 5개월 후인 2017년 6월 1일에는 미국이 파리기후변화협정으로 부터 탈퇴하고, 새로운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트럼프의 이러한 행동은 다분히 의도적이라고 할 수 있다. 기후변화, 특히 지구온난화에 대해서는 가급적 비관적인 관점을 견지하면서 온실가스 발생을 줄이는 노력에 모든 사람들이 동참하게 만들려는 것이 세계적인 흐름이었는데 트럼프는 그런 노력을 비웃으면서 보기 좋게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짐작하건대 트럼프의 의중은 이런 것이라고 생각된다.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아마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되는 것을 인간이 중지시키거나 되돌릴 수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자연의 힘 때문에 지구 온난화가 계속 진행될 것은 자명하다. 그러니 나는 미국 대통령으로서 미국 제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무의미하고 쓸데없는 짓을 당장 멈추도록 해야겠다.'
본격적으로 기후변화에 대해 이야기를 진행하기에 앞서, 대부분의 기후전문가가 동의하는 결론부터 얘기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기후변화, 특히 지구온난화는 지금 확실히 진행되고 있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리고 지구온난화를 인간이 가속화시키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매우 높은 확률로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그리고 트럼프도 그 중 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 인간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대표적인 논리는, 원래 지구 온난화를 비롯한 기후변화는 지구가 태어난 이후 주기적으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지금 지구의 평균기온이 상승하고 있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인간이 지구 온난화를 막자고 호들갑을 떠는 것은 바다에 돌 하나를 던져 엄청난 파도를 일으키려는 것처럼 쓸데없는 짓이라는 것이다.
기후변화는 왜 일어나는가?
1970년경에만 해도 교과서에는 공기 중에 이산화탄소가 0.03% 포함되어 있었다고 기술되어 있었다. 그런데 2015년경에 드디어 이산화탄소의 비중이 0.04%를 넘어섰고, 지금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를 유발한다는 온실가스에는 6종류가 알려져 있으며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HFCs, PFCs, SF6)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이산화탄소인데, 이것의 농도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후전문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급증하는 것은 인간의 탓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대기 중의 온실가스 농도를 높이는 대표적인 인간의 활동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알려져 있다.
- 경작지를 확보하기 위해 산림을 파괴하는 행위
-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의 과도한 사용
- 대규모로 가축을 사육함으로써 가축의 장에 존재하는 박테리아의 발효작용에서 생성되는 메탄가스가 급증
- 냉매로 CFCs를 사용하는 에어컨의 무절제한 사용
- 화학비료를 사용하여 농작물을 경작함으로써 아산화질소의 발생이 증가
온실가스는 태양으로부터 지구에 도착한 에너지 (열)가 다시 우주로 방출되는 것을 막음으로써 지구의 온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 기체들이다. 결국 지구 온난화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온실가스가 증가하는 원인이 인간이냐 자연이냐 하는 원인 규명의 문제와, 인간이 힘을 합쳐 온실가스 농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한다면 지구 온난화를 어느 정도나 막거나 늦출 수 있을 것인가와 같은 실효성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기후변화가 가져올 위기
잘 알려져 있다시피 증기기관을 비롯한 동력의 발명으로 시작된 산업화 시대 이후, 지구 전체의 평균 온도는 2009년을 기준으로 대략 0.74도 정도 상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 지구온난화를 저지하기 위한 국제적인 노력은 이것을 2도 이내에서 막아내는 것에 촛점을 맞추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이 있다.
이미 지구 전체 생태계의 82%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인하여 타격을 받고 있으며 해수면도 1870년 대비 20센티미터나 상승하여 인간의 주거지까지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즉, 지구 온난화는 단순히 평균기온이 조금 상승한다는 문제가 아니라, 인류의 존속 자체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인 것이다.
그러면 지구 온난화가 가져올 몇 가지 위기에 대해 연구기관들이 발표한 예측자료들을 알아보자.
1. 식량위기 (자료출처 – 미국과학원회보, 2017년)
지구의 평균기온이 1도 상승하면 전세계의 밀 생산량은 6%, 쌀은 3.2%, 옥수수는 7.4%, 콩은 3.1%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일 전 세계 사람 모두가 협력하여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한다 해도 21세기말의 전 세계 곡물 생산량은 5.6% 가량 줄어들 것이며, 지금처럼 계속하여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면 곡물 생산량 감소율은 18.2%에 달하게 될 것이다.
2015년 현재 전 세계 인구의 12%에 달하는 8억명 정도가 기아 인구로 분류되고 있는데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해 질 것인지 짐작조차 하기 어려운 상황이 도래한다는 것이다.
2. 생물종의 타격 (자료출처 – 사이언스, 2015)
산업화 이후 지구 전체의 평균기온은 약 1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것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전체 생물종의 2.8%가 멸종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만일 기온상승이 2도까지 증가한다면 전체 생물종의 5.2%가 멸종하게 될 것이며, 극단적으로 가정하여 4도 이상 평균기온이 상승한다면 멸종하는 생물종은 전체의 16%에 달할 것이다.

3. 사막화와 물부족 (2011 유엔사막화방지협약 총회 발표자료)
사막화는 건조 지역과 반건조 지역에서 토양의 생산 잠재력이 10% 이상 떨어짐으로써 나타나는 사막의 면적 확장현상을 의미한다. 즉, 비가 적게 와서 사막화가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지구 온난화로 인하여 토양에서 식물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이 악화되면 사막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2011년 현재, 전 세계에서 브라질 면적만한 810만 ㎢가 사막화 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고, 전 세계 방목지 63%와 강수에 의존하는 경작지 60%, 관개시설에 의존하는 경작지 30%가 사막화에 의한 위협을 받고 있다. 또한 110개국에서 10억명이 넘는 인구가 사막화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한다.
이 밖에도 지구 온난화가 가져오는 비극적인 시나리오는 많지만 위에서 살펴본 예측자료만으로도 지구 온난화가 가져오는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짐작하는데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지구 온난화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
기후변화나 지구 온난화는 수많은 집단과 개인의 이해관계가 얽혀져 있는 복잡한 문제이다. 예를 들어 이산화탄소의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기 시작한다면 산유국가들의 경제는 순식간에 끝없는 나락으로 추락하게 될 것이고, 따라서 산유국들은 단기간에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려는 움직임을 어떻게 든 막으려고 저항하게 될 것이다. 이런 현상은 산유국뿐 아니라 제조 공장을 운영하는 기업에서 일어날 수도 있다.
이것 말고도 환경규제와 산업구조 변화,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 등, 기후환경보호를 위한 정책을 수행할 때 예기치 못한 갈등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그리고 지구 온난화란 말 자체가 잘 못 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는 비극적인 미래는 오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을 하는 전문가들도 아직 존재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지구 온난화에 대처하는 노력은 전 세계 모든 국가와 사람들이 참여하여야 비로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이러한 의견대립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강압적인 방법이나 일방적인 주장에 의존한 정책결정이 가능하지도 않으므로 하루빨리 전 세계 사람들이 참여하고 공감하는 지구 온난화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국제적 노력
지구 온난화라는 말이 아직 생소하던 1995년부터 이미 기후변화, 특히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국제적 노력이 시작되고 있었다. 그것이 바로 매년 세계 각국의 대표들이 모여 기후변화문제를 논의하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UN Climate Change Conference)로서 1995년 독일의 베를린에서 첫 걸음을 내디뎠다. 짐작하다시피,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서는 참여하는 나라들의 희생과 양보가 불가피한 만큼, 마냥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는 않으나, 몇몇 괄목할만한 성과가 있기도 하였다.
1. 1997년 교토의정서 채택
1997년, 일본 교토에서 개최된 제3차 총회는 지구 온난화를 유발한 대부분의 책임이 당시 선진국들에 있음을 인정하고 구체적인 행동지침이 결정된 의미 있는 회의였다.
즉, 모든 선진국들은 탄소배출 규제에 참여하는 것이 의무화되었지만 후진국은 규제에서 제외가 될 수 있었고, 선진국들의 이러한 양보에 따라 장기적으로 국제적인 기후환경변화 노력이 성공할 수도 있겠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후진국으로 인정받는 것이 탄소배출규제에서 제외될 수 있는 커다란 특혜가 되어버렸으므로 많은 나라들이 후진국으로 인정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게 되었고, 중국과 인도를 후진국으로 인정하느냐를 놓고 치열한 혈투가 벌어지게 된다. 결국 중국과 인도는 후진국으로 인정받아 규제 대상국에서 벗어나게 되었지만 이러한 결정에 반발한 미국은 유엔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를 하였다.
2. 2009 코펜하겐 기후협약
이 때는 구체적으로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2도 이내로 막아보자는 목표가 설정되었다. 그리고 후진국과 개도국들도 다음 해인 2010년까지 탄소배출 감축목표를 제시하자는 결의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10년 이상 기후협약을 탈퇴해 있던 미국이 다시 참여를 하게 되었다.
3. 2015 파리 기후협약
2100년의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을 2015년 대비 1.15도 이내로 막아보자는 결의가 채택되었다. (참고로, 2015년 대비 1.15도 상승이라는 수치는 1차산업혁명 이후로 2도 상승에 해당된다.)
그리고 이때부터는 전 세계 모든 나라가 선진국과 후진국을 가리지 않고 온실가스 배출 감축의무를 지기로 결정하되, 감축목표 결정은 자율에 맡기는 것으로 결의하였다.
이 후로도 매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는 열리고 있지만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적인 탈퇴결정으로 기후변화방지를 위한 국제적인 노력에 커다란 금이 가게 되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국제공조 움직임이 중단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구 온난화 방지 노력의 전망
간단히 살펴본 바와 같이, 지구 온난화는 그 원인이 어떤 것이건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파괴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원인을 가지고 왈가왈부하기 이전에, 지구 온난화를 막을 수 있다면 전 세계 인류가 힘을 합쳐 수단방법을 가리지 말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 많은 미래학자들의 일치된 목소리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에 태양광발전이나 풍력발전과 같은, 이른 바 신재생 에너지를 이용한 발전이 증가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움직임에 여러 가지 타당한 반론제기나 저항이 있기도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아 전 세계 모든 나라들이 이러한 신재생 에너지의 개발과 채택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될 것이라는 것도 거의 확실하다.
지구촌의 미래를 좌우할 수많은 변수들이 있으며, 기후변화, 특히 지구 온난화는 그 중에서도 가장 심각하고 중요한 변수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인간들이 결정하고 행동하는 것에 따라 여러 가지 다양한 방향으로 전개가 되어 나갈 것이다.
지금 사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나이 먹은 사람들에게는 2050년의 전망이나 예측이 나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우리 아이들에게는 생존을 위협하는 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지금이야 말로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개인이, 사회가, 그리고 국가가 어떤 일을 할 지 모두가 공감하고 행동할 때이다. 정보화 사회를 거치며 구축된, 전 인류가 참여하는 집단지성 시스템이 긍정적으로 위력을 발휘하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글_시사매거진 교육연구위원 최명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