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을 줄 모르는 미투운동 열기…14년 전 ‘단역배우 자매 사건’ 재조명
상태바
식을 줄 모르는 미투운동 열기…14년 전 ‘단역배우 자매 사건’ 재조명
  • 이선영 기자
  • 승인 2018.04.02 16: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피해자 코스프레’ 가해자에 비아냥거리는 경찰까지…당시에 미투운동이 일어났더라면?

[시사매거진=이선영 기자] 오늘 오전 tbs 김어준의 뉴스 공장에 단역배우 자매 자살 사건에 대해 다루면서 미투운동과 함께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금으로부터 14년 전인 2004년 여름, 당시 아르바이트로 단역 배우를 하던 A씨는 촬영장에서 보조반장 B씨와 현장 반장, 부장 등으로부터 수시로 성폭행 및 성추행을 당했다.

보조반장은 배우의 직업 생사 여탈권을 쥐고 있었던 B씨는 자신의 성폭행 사실을 다른 현장 반장과 부장에게 폭로하면서 A씨는 이들로부터 집단 성폭행을 당했고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지만 끝내 ‘나는 그들의 노리개였다. 그들은 나를 건드렸다. 더 이상 살 이유가 없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의 동생 C씨는 언니에게 아르바이트를 소개해준 것에 대해 죄책감을 견디지 못한 채 A를 따라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자매가 숨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들의 아버지는 뇌출혈로 사망했다.

A씨의 어머니는 가해자들을 고발했으나 당시 보조반장으로 있었던 가해자는 합의 성교라고 주장했고, 심지어 수사 당시 경찰은 A씨에게 ‘그렇게나 많은 사람들을 상대한게 당신이냐’며 비아냥거리기까지 했다고 전해진다.

당시에 미투운동이 일어났다면 A씨의 극단적인 선택을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한편, 이 사건에 분노한 국민들의 청와대 게시판 청원글이 잇따르면서 지난 3월 3일 20만 명의 동의를 얻어냈다. 이에 경찰청은 최근 단역 배우 자매 자살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해 조사팀을 조직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