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고 깊은 사색의 세계 '한국의 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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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고 깊은 사색의 세계 '한국의 서원'
  • 이선영 기자
  • 승인 2017.12.20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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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한 그루에도 선비들의 정신이 담겨 있는 한국의 서원!

(시사매거진=이선영 기자) 오늘날 서원의 하루는 고즈넉하다. 한적한 자연 속에 있다 보니 사람들의 발길은 드물고, 궁궐이나 종묘처럼 웅장한 규모와 화려한 장식이 없다보니 건물을 구경하러 오는 이도 많지 않다. 조선시대에 수많은 서원들이 세워져 정치·문화적으로 커다란 영향을 미쳤던 것에 비하면 다소 초라하게 생각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서원의 겉모습만 보는 것에 불과하다. 서원의 진정한 가치는 그 안에 숨 쉬고 있는 정신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서원의 내적인 면을 들여다보면 이러한 한적함도 서원이 추구하는 가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승려들이 불도를 닦고 교리를 설파하는 곳이 사찰이라면 서원은 유교 성현(聖賢)을 모시고 그들의 학문과 사상을 계승할 인재를 키우는 사설 교육기관이다. 사람들은 성현을 모시고 공부하는 서원을 서울 밖의 성균관(成均館)이라 칭송했고, 유생들은 그들의 학문과 덕성을 따라 배우기 위해 책을 메고 모여들었다. 서원은 성현의 심오한 학문과 덕성의 배움터일 뿐만 아니라 인간의 본성을 보존하고 정서를 함양하는 수양의 공간이기도 했다. 유생들은 끊임없이 인격을 닦고 기르며 스스로를 도덕적인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그 노력의 흔적은 서원 곳곳에 지금까지 남아 있다.

서원이 산수에 있거나 흐르는 물 사이에 있는 것은, 교육 목표 중 하나가 심성을 맑게 하고 인간의 본성을 되찾는 심신 수양에 있기 때문이다. 이를 모르고 단순히 “풍경이 좋은 곳에 서원을 지었구나”라고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또한 각 서원에는 저마다의 교육 목표와 내용이 있으며, 편액을 비롯한 서원의 곳곳에서 조선시대 선비들이 도달하고자 했던 인간상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은 이처럼 정신과 문화적인 면에 주목하여 서원에 접근하였다. 저자는 전국 곳곳의 서원을 직접 답사하며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알기 위해서는 당시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저자의 풍부한 견해가 녹아있는 이 책은 우리에게 그간 놓치고 있던 서원의 진면목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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