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만의 만화일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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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의 만화일기 3
  • 이선영 기자
  • 승인 2017.12.19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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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 청춘 만화가의 하루하루는 창작 노트다 끊임없는 메모와 스케치로 포착한 유쾌한 일상!

(시사매거진=이선영 기자) “ 나는 왜 여전히 현역이기를 원하는가? 만화는 내 버팀목이다. 독자 없는 만화는 생각하기 싫지만 금세 그렇게 될 것이다. 무척 외로움을 탈 것이다. (본문 중에서) ”

 

끊임없는 메모와 스케치로 포착한 유쾌한 일상!

국민 만화가의 멈추지 않는 도전 기록이 고스란히 담겨

한 가지 주제를 다루면 전문가 못지않게 꼼꼼한 취재와 공부로 유명한 허영만 화백에게 지금까지의 만화 인생은 숨 돌릴 틈 없이 빠듯한 마감 일정으로 몸과 마음이 바짝바짝 마르는 날들이었다. 그렇게 반백년, 무수히 많은 작품으로 우리 시대의 웃음과 눈물을 대변해온 그가 이번에는 자신의 일상을 꾸밈없이 그려냈다. 끊임없는 메모와 스케치의 결과물이기도 한 이 작품을 통해 독자들은 왜 그가 국민만화가라 칭송받는지를 알게 된다.

이번에 출간된 3권은 2014년 1월부터 2015년 5월까지의 기록을 담고 있다. 손자가 커가는 모습, 새 작품에 대한 고민과 구상, 만화가로서는 최초로 이루어진 예술의 전당 전시회, 일본 등 해외여행에서의 에피소드, 커피 만화를 연재하며 취재하고 공부하는 이야기 등 현역 만화가로서 혹은 생활인으로서의 모습들이 페이지마다 독자를 반긴다. 쌓여 있는 나머지 일기들도 차례로 출간되어, 계속해서 독자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진솔한 웃음과 눈물, 고뇌하는 창작자의 삶이 녹아 있는 이 시리즈를 통해 독자들은 친근한 이웃처럼 우리 곁에 있으면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는 국민 만화가 허영만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을 것이다.

 

2011년부터 그리기 시작한 일기가 어느새 40권을 넘어,

일흔 만화가에게 하루하루는 치열한 창작 노트이다.

이 책은 재미있는 스토리 설정과 상상력이 동원된 만화가 아니라, 늘 지니고 다니는 수첩 안에 빼곡히 들어차 있던 허영만 화백의 내밀한 일상과 생각을 기록한 것이다. 허영만 자신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 친구들이 모두 주인공이 되어 민낯의 실명으로 등장한다. 펜으로 스케치하듯 쓱쓱 그려낸 그림에 최소한의 채색을 한, 그야말로 ‘메모’에 가까운 이 그림들은 종종 정돈되지 않고 거친 선과 흘려 쓴 글씨를 담고 있지만, 한편으로 거기에는 책상이건 택시건 길거리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순간을 붙잡으려 한 만화가의 투철한 프로의식이 녹아 있다.

일흔이 넘은 나이로 누구나 느낄 수밖에 없는 체력과 늙어가는 자신에 대한 서글프고 때로는 담담한 성찰과 소탈하면서도 은근한 유머는 인간 허영만의 면모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한 장 한 장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변하지 않고 빛나는 만화에 대한 그의 애정과 신념, 현역 만화가이자 프로 직업인으로서 작품과 씨름하는 창작자의 치열한 도전이 곳곳에서 독자들의 마음을 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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