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매거진 236호 = 김옥경 기자) ‘3D프린팅’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기술의 출현은 참으로 생소했다. 프린트에서 입체적인 물건이 찍혀 나온다는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았다. 얼마간 시간이 지나고 여기저기서 정보를 입수한 후에야 비로소 온전히 인식하게 되었다. 4차 산업혁명은 이런 것이다. 기존의 사고체계를 뒤집어엎는 것, 기존의 세상을 깨고 나오지 못하면 습득할 수 없고 적응할 수 없는 세상이다. 흔히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빅데이터 등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은 그 무엇도 아닌 창의력이다.
중소벤처기업부(차관 최수규)와 중소기업진흥공단(이사장 임채운), 한국여성경제인협회(회장 한무경)가 지난 11월 9일 더케이호텔서울에서 ‘2017 APEC 여성기업 리더스 포럼’을 개최하였다. ‘4차 산업혁명과 여성기업의 미래’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의 중소기업 분야 지원 프로젝트로 채택되어 중소벤처기업부와 APEC이 공동으로 주최하였다.
이번 포럼에는 주한 태국 대사(Sarun Charoensuwan), 주한 필리핀 총영사(Christian L., De Jesus) 등 주한외교사절단과 APEC 국가 여성정책 담당자와 성공한 여성기업인, 국내 여성기업인과 여성 예비창업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하였다. 이날 포럼에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글로벌 여성기업인의 역할 변화와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APEC 국가 여성기업인과 정책 관계자들이 인적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기회를 가졌다.
이번 포럼에 해외 초청연사로 나선 싱가포르의 유명 여성기업인 라리사 탠(Larissa TAN)은 올해 1월 싱가포르 최초로 전기슈퍼카 ‘반다 덴드로비움(Vanda Dendrobium)’을 선보인 반다 일렉트릭스(Vanda Electrics) 사(社)의 대표이사다. 그는 여성기업인으로서 남성 위주의 자동차 업계에 도전해 대표이사에 오르기까지 자신의 경험을 얘기하며 4차 산업혁명이 여성기업인에게 던지는 의미를 참석자들과 공유하였다.
국내 초청연사인 서강대 김용진 교수는 ‘4차 산업혁명과 미래의 유망산업’을 주제로,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거대한 변화 속에서 기업이 미래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소개하며 여성기업인들이 4차 산업혁명을 이해하고 대응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이외에도 태국, 말레이시아 등 APEC 국가의 여성기업 정책 담당자들은 국가별 여성기업 지원방향과 지원 프로그램을 발표하였고, 한국과 호주, 홍콩, 러시아 등 8개 국가의 여성기업인들은 자신의 사업 성공사례를 발표해 참석자들의 호응을 끌어냈다.
김형영 중소벤처기업부 서울지방청장은 인사말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는 환경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유연함과 창의적 사고가 중요하기 때문에 여성기업인들이 앞으로 더욱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확신한다”며 “오늘 포럼에서 논의될 APEC 국가들의 다양한 여성기업 지원 정책과 성공 사례들을 공유하고 벤치마킹함으로써, 기업의 성장과 혁신이 그리고 각국의 여성기업 지원정책이 한층 강화되고 선진화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기조연설을 한 이민재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명예회장은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여성이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기회가 더 많을 것이라는 전문가의 견해도 있다”라며 “남성들은 주로 지시와 복종의 수직적인 소통에 익숙해있지만 여성들은 어머니와 같은 부드러움과 이해력, 소프트한 감성을 가지고 있어 새로운 시대에 더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더 많은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 기술의 발전으로 로봇이 가사에 동원되고, 드론과 같은 기계가 인간의 일을 맡아서 해줌으로써, 여성의 가사 부담이 줄고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에너지와 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