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 235호_신혜영 기자) 한국인을 괴롭히는 대표적인 질병들이 많다. 그 중에서도 고혈압과 당뇨는 한국인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대표적인 만성질환으로 꼽힌다. 초기에 증상을 발견하고 꾸준한 관리가 이루어지면 일상생활을 하는데 지장 없이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지만 치료시기를 놓치고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갖가지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에까지 이르게 하는 무서운 질환이기도 하다. 식습관이 점차 서구화되고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 현대인들의 스트레스도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질환은 매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현대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당신도 결코 고혈압과 당뇨에서 자유롭지만은 않다.

한국인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고질적인 만성질환인 고혈압과 당뇨환자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원(KDI)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30년에는 지금보다 600만 명 이상 급증해 1,670만 명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고혈압·당뇨 유병자는 2020년 1,409만 명, 2030년 1,679만 명, 2040면 1,842만 명까지 늘어난다. 또 30대 이상의 고혈압·당뇨 유병자 비율이 2010년 34%에서 2020년 38.7%, 2030년 42.8%, 2040년 46.9%, 2050년 49.1%까지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5~2017년 65세 이상 노인 만성질환 건강보험 진료현황’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고혈압 전체 진료비는 8379억 원으로 65세 이상 노인들이 3290억 원(39.3%), 당뇨 전체 진료비는 6613억 원으로 65세 이상 노인들이 2604억 원(39.4%)으로 특히 노인층에서 고혈압과 당뇨 진료비가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 당뇨병
30년 전만 하더라도 성인 100명 중 1명이 당뇨였다. 그러나 현재 10명 중 1명이 당뇨일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 특히 소아, 청소년 당뇨도 급증하고 있어 그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지난 2012년 대한당뇨학회가 발표한 ‘한국인 당뇨병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성인 10명 중 1명은 당뇨병환자, 10명 중 2명은 잠재적인 당뇨병단계인 공복혈당 장애, 10명 중 3명이 고혈당으로부터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회가 연구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당뇨병 환자 수는 320명으로 오는 2050년도가 되면 약 2배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는 본인이 당뇨병 환자임을 모르는 환자비율이 27%에 달하고 특히 30~44세 당뇨병환자의 46%가 본인이 당뇨병환자인지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당뇨병이란 신체 내에서 혈당 조절에 필요한 인슐린의 분비나 기능 장애로 인해 발생된 고혈당을 특징으로 하는 대사성 질환으로 1980년~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이른바 마른 당뇨로 알려져 있는 비(非)비만형이 많았지만 식습관의 서구화로 점차 비만형 당뇨병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나쁜 생활습관, 비만 등으로 당뇨병 환자 증가
당뇨병은 크게 제1형 당뇨병과 제2형 당뇨병 두 가지로 나뉜다.
제1형 당뇨병은 췌장의 베타 세포가 자가 면역반응에 의해 파괴되어 나타나는데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이 복합되어 발생되며 생존을 위해서는 인슐린 주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최근 들어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3%씩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주로 10대에서 발생하고 40세 이후에 발생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제2형 당뇨병은 말초에서의 인슐린 저항성과 췌장 베타 세포 기능저하로 인한 인슐린 분비장애가 함께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점점 증가하며 65세 이상의 환자들이 45세 이하에 비해 10배 이상 많다. 전체 당뇨병의 약 90% 이상을 차지하는데 최근 들어 현대인들의 활동량이 적은 생활습관과 비만이 늘어남에 따라 제2형 당뇨병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동 조사한 발표 자료에 의하면 국내의 유병률은 최근 들어 젊은 연령층에서 제2형 당뇨병의 유병률 증가가 노인층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의 주된 원인은 과식, 운동부족 등과 같은 나쁜 생활습관, 비만 등이 유병률을 증가시키고 있다. 제2형 당뇨병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위험률이 약 2.4배 증가하며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직계 가족 중 약 15~25%에서 내당능장애(포도당에 내성이 생겨 제 기능을 못하는 상태) 혹은 당뇨병이 발견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당뇨병의 증상은 주로 고혈당과 관련되어 나타나며 다뇨, 다음, 체중감소가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간혹 다식, 시력 혼탁이 나타나기도 하나 초기에는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약한 고혈당에서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증상을 느끼지 못하거나 모호해서 당뇨병

이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혈당이 많이 올라가면 갈증이 나서 물을 많이 마시게 되고 소변량이 늘어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된다. 또한 체중이 빠지게 된다. 오랜 기간 고혈당 상태가 유지되면 신체에서 여러 합병증이 발생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망막병증(실명할 수 있음), 신기능장애(신기능 저하로 심할 경우 투석이 필요함), 신경병증(저림, 통증)이고,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무엇보다 당뇨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비만이다. 비만일 경우 인슐린이 제대로 기능을 못하거나 무리하게 분비하다가 기능이 망가지면서 당뇨가 발생하게 된다. 만약 입맛은 좋은데도 이유 없이 체중이 자꾸 빠진다면 당뇨를 가장 먼저 의심해야 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각종 합병증 발생
자주 들어 알고 있듯 당뇨가 무서운 이유는 바로 합병증 때문이다. 당뇨병으로 인한 만성적 고혈당은 신체 각 기관의 손상과 기능 부전을 초래하게 되는데 특히, 망막, 신장, 신경에 나타나는 미세혈관 합병증과 동맥경화, 심혈관, 뇌혈관질환과 같은 거대 혈관 합병증을 유발하고 이로 인한 사망률을 증가시킨다. 혈당이 높아지면 온몸이 설탕에 절어버리는 것과 같은 현상으로 세포가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각종 합병증이 발생하게 된다.
심근경색은 2~3배, 뇌졸중은 2~4배, 망막병증은 20배가량이 정상인보다 높다.
매년 한 번씩 공복혈당을 측정해 보는 것이 중요
최근에 실시된 연구들의 결과를 보면 당뇨병에 의한 미세 혈관 손상은 고혈당의 정도와 당뇨병을 앓은 기간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최근의 당뇨병의 치료 지침은 엄격한 혈당 조절을 이루어 합병증의 발생과 진행을 억제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제1형 당뇨병의 경우에는 인슐린 치료가 필요하다. 제2형 당뇨병의 경우에는 생활 습관 교정을 기본으로 하며 추가로 약물 투여가 필요할 수 있다. 먹는 약의 경우 하루 1~3회 복용하며 약의 작용 시간에 따라 먹는 시간이라든지 부작용 등이 조금씩 다르다.
당뇨병은 무엇보다도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흔히 다뇨, 다음, 다식이 당뇨의 3대 증상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러한 증상은 심한 경우에 나타나는 증상으로 당뇨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매년 한 번씩 공복혈당을 측정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자가혈당측정은 엄격한 혈당 관리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인슐린을 사용하고 있는 환자들은 하루에 3~4차례 자가 혈당 측정을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경구혈당강하제를 사용하고 있는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의 경우 가장 적절한 혈당 측정 횟수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증상이 없는 경우 8시간 이상 금식 후에 측정한 혈당이 126㎎/dL 이상이거나 경구 당부하검사 2시간 후 혈당이 200㎎/dL 이상인 경우를 당뇨병이라 한다. 물을 많이 마시거나 소변이 많아지고 체중이 감소하는 동시에 식사와 무관하게 측정한 혈당이 200㎎/dL이상일 때도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또한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서 체중을 5~7% 줄이게 되면 일부는 제2형 당뇨병의 발병을 늦추거나 예방할 수 있다. 식사 요법의 일차적인 목표는 혈당과 지질 농도, 혈압을 목표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으로 개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체중을 줄이기 위해 칼로리 제한이 필요하고 지방을 적게 먹는 것이 좋다. 저지방우유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에서는 체중 감량을 위해 단기간의 저 칼로리 식사가 효과적일 수 있으며 비타민과 미네랄 등의 필수 영양소의 적절한 섭취, 포화 지방산 섭취의 제한, 그리고 신체 활동을 늘리는 것도 당뇨예방에 좋다. 당뇨병에서의 칼로리 권고량은 연구자마다 다양하게 보고하지만 남자에서 36㎉/kg, 그리고 여자에서 34㎉/kg를 권장하고 있다. 단 콜레스테롤의 섭취는 총 칼로리 양의 약 10%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과일에 많이 들어 있는 과당은 혈당을 적게 올리는 효과는 있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콜레스테롤의 일종인 중성지방의 수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적당량만 먹어야 한다.
운동요법도 좋은 예방법이다. 운동은 인슐린 감수성을 증가시켜 혈당을 낮추어 주고 제2형 당뇨병 위험 집단에서 당뇨병의 발생을 낮추어 줄 뿐만 아니라 심혈관질환에 걸리는 비율을 감소시킨다. 동의 효과는 1~3일간 지속되므로 최소한 2~3일마다 하는 것이 좋은데 1일에 30~40분간, 1주일에 3~5회 혹은 주 150분이 되도록 한다. 한 연구에 의하면 운동을 규칙적으로 했을 때 체중감소 없이도 당화혈색소가 약 0.66% 감소했다.

■ 고혈압
고혈압은 이미 세계적 질병이다. 세계 고혈압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현재 10억 명에 이르고 있으며, 2025년에는 15억 명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내 고혈압 환자도 꾸준히 증가추세다. 고혈압 환자는 매년 5.2%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의 ‘지역별 의료이용통계’ 분석 결과에 따르면 고혈압 환자는 2007년 92.6명에서 2010년 108명으로 연평균 5.2%의 증가율을 보여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30세 이상 성인의 28.9%(남자의 30.1%, 여자의 27.7%)가 고혈압 환자이며, 65세 이상 노인의 60.7%가 고혈압 환자다.
고혈압 진단시 반드시 원인이 있는지 살펴야
혈압이란 심장의 수축에 의해 혈액이 혈관 속을 흐르고 있을 때 혈관벽에 미치는 압력으로 고혈압이란 혈압이 정상보다 높은 상태로 계속되는 것을 말한다. 정상 혈압은 120/80㎜Hg로 고혈압은 18세 이상의 성인에서 수축기 혈압이 140㎜Hg 이상이거나 확장기 혈압이 90㎜Hg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고혈압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원인 질환이 밝혀져 있고 이에 의해 고혈압이 발생하는 경우를 이차성 고혈압이라고 하며 원인 질환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를 본태성(일차성) 고혈압이라고 한다. 전체 고혈압 환자의 약 95%는 본태성 고혈압이다. 본태성 고혈압이 생기는 근본적인 이유는 명확하지 않지만 심박출량(심장에서 1분 동안 박출하는 혈액의 양)의 증가나 말초 혈관저항의 증가에 의한 것으로 보여 진다.
이차성 고혈압은 원인을 치료하면 완치되므로 고혈압 진단을 받으면 반드시 원인이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고혈압과 관련된 위험 인자에는 고혈압의 가족력, 음주, 흡연, 고령, 운동 부족, 비만, 짜게 먹는 식습관, 스트레스 등의 환경적, 심리적 요인이 있다.
증상이 없다고 고혈압 없는 것 아니다
고혈압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에까지 이어져
고혈압은 뚜렷한 증상이 없다. 두통은 매우 심한 고혈압에서만 나타나지만 이 경우에도 대부분 잠에서 깨어날 때 머리 뒤쪽에 국한되며 몇 시간 지나면 저절로 없어진다. 초기에는 증상이 없다고 대부분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 증상이 없다고 고혈압이 없는 것이 아니므로 정기적으로 병원에서 검진을 받고 그에 따른 처방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고혈압은 관리되지 않으면 심장질환(협심증, 심근경색), 뇌혈관질환(뇌졸중),신장질환, 비뇨생식기 질환, 안과질환 등 우리 몸 전반에 걸쳐 합병증을 일으키고 목숨을 위협하는 질환이다. 고혈압을 치료하지 않으면 약 50%는 관상동맥 질환이나 심부전으로, 약 33%는 뇌졸중으로, 10~15%는 신부전으로 사망한다.
고혈압은 뚜렷한 증상이 없으므로 주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해 보아야 진단 할 수 있다. 고혈압 자체로 인한 증상보다 고혈압에 의한 장기의 손상으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반드시 혈압을 측정해야만 확인이 가능하다. 단 고혈압은 한 번의 혈압측정으로 진단하는 것이 아니라 평균혈압이 중요하기 때문에 여러 번 측정을 해서 판단해야 한다. 특히 혈압의 변화혈압은 수시로 변한다. 수면 시 낮고 활동 시 높으며 여름에 낮고 겨울에 높다. 또한 운동이나 스트레스로 인해서도 혈압이 상승하고 휴식, 안정 시 하강한다는 점을 고려해 혈압을 측정해야 한다. 일 년에 두 번 정도는 혈압을 재어 보는 것이 중요하며 기록을 할 때는 언제나 수축기 혈압을 먼저 쓰고 그 다음 이완기 혈압을 적는다.
정부, 만성질환 관리사업으로 국민 건강 지키기 나서
고혈압과 당뇨병은 한국인들을 괴롭히는 대표적인 만성질환이다. 제때 관리를 잘 하면 일상생활을 하는데 큰 지장 없이 건강하게 살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사망에까지 이르게 하는 무서운 병이기도 하다. 이에 정부는 범국가적인 서비스 ‘의원급 만성질환관리제’를 지난 2012년 4월1일부터 실시하고 있다. 이는 의원을 이용하는 고혈압, 당뇨병 환자의 건강을 증진시키고 의료기관 기능재정립 차원에서 1차 의료를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로서 의원을 이용하는 만성질환자에게 진찰료 본인부담을 경감하고 추가적으로 건강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혈압 또는 당뇨병에 대해 지속적인 관리를 받겠다는 의사를 동네의원에서 밝히면 이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2014년부터는 ‘지역사회 1차 의료 시범사업’와 지난해 9월에는 ‘만성질환 관리수가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앞으로 정부는 만성질환인 고혈압과 당뇨병으로부터 건강을 지키고 행복한 생활을 돕기 위해 올 하반기부터 복수의 만성질환 관리모형을 만들어 내년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