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로 보는 우리 민화세계 ‘민화는 민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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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로 보는 우리 민화세계 ‘민화는 민화다’
  • 신혜영 기자
  • 승인 2017.11.0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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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병모 | 출판사 다할미디어

[시사매거진_신혜영 기자] 최근 민화 붐이 일어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민화를 그리고 즐기고 있다.

일반적으로 민화의 스토리라고 하면 상징을 밝히는 데 머문다. 예를 들어 모란은 부귀, 연꽃은 행복, 호랑이는 벽사, 용은 길상, 잉어는 출세, 십장생은 장수 등이다. 하지만 이런 상징은 민화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동아시아 회화 전반에 적용되는 보편적인 상징이다. 중국회화에서의 모란은 부귀의 상징으로, 이는 이웃, 일본이나 베트남도 같은 의미를 가진다. 우리나라에서도 궁중회화나 문인화에서의 모란은 행복을 상징한다. 그것은 그 상징이 중국 고전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화는 서민의 생활 속에서 우러난 그림이다. 그 때문에 민화에는 이러한 보편적인 상징 외에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책에서는 이런 점에 주목하였다. 궁중회화나 문인화에서는 고전과 정통을 중시하고 사실적인 표현을 지향하다 보니, 기존의 틀을 고수하는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다. 하지만 민화에서는 저자거리에 떠도는 이야기까지 주저 없이 그림 속에 끌어들였다. 민화에는 상징 이상의, 화가들이 전하는 우리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예를 들어 ‘담배 피는 호랑이 그림’은 호랑이를 통해서 신분관계를 우화적으로 풍자하고 있다. 호랑이는 권력을 상징하고 토끼는 민초를 대표한다. 우리는 이처럼 민화 속 내밀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민화는 민화다」는 말 그대로 그림으로 보는 민화에는 일반 서민들의 이야기가 담아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저자는 민화 속에 담긴 상징의 문제를 뛰어넘어 그 속에 담긴 진솔한 이야기를 해석해내고자 하였다.

기존의 민화 전문가들이 민화 속의 동식물 및 기물 등에 내재된 길상적 요소, 즉 상징의 문제에 천착되어 있었다면 이 책의 저자는 그 시대적 배경을 이해한 바탕 위에서 그 민화를 표현하고자 했던 당대 민화작가의 마음을 읽어 내어 이야기하고 있다. 따라서 매우 신선하고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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