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234호=이은진 기자) ‘카드’가 모바일 기술과 만나자 금융 활동이 스마트하고, 간편하게 변하고 있다. 여기에 인터넷·모바일 전문 은행의 등장은 은행에 가거나 보안카드를 소지할 필요도 없이 단 1분이면 웬만한 금융거래를 가능케 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이렇듯 플라스틱 카드를 소지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체감하게 한 모바일 전문 은행의 카드가 오히려 귀여운 디자인으로 큰 관심을 받으며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이다. 카드가 사라지는 시대에 ‘디자인’에 한 수를 둔 것은 이제 카드가 소장품으로서의 경쟁력을 갖는다는 걸 입증한다. 여기에 금융사는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여 취미와 엔터테인먼트 관련 혜택까지 내놓으며, 카드는 라이프스타일에과 함께하는 감성적인 매개체가 되고 있다.

▶보기에도 좋은 카드가 경쟁력을 갖는다
매일같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에서, 배꼽시계 울릴 때 찾아가는 식당에서, 하루에도 몇 번 씩 꺼내드는 ‘카드’는 일상적인 소지품이 된지 오래다. 편리한 결제방식과 제휴사 할인 혜택이 장점인 ‘카드’는 사람들의 이용률이 높아지면서, 카드의 종류도 많아지고 선택의 폭도 넓어졌는데, 어떤 카드를 선택할 것인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보기에도 좋은 카드가 사랑받으며, ‘디자인’도 선택 요소 중 큰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카드의 ‘디자인’이 주목받기 시작한 건 카드가 색동옷을 입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컬러 카드’로 사랑받고 있는 현대카드는 경쾌한 분위기의 단색을 카드 전면에 입혀, 선명한 색상의 비비드 컬러, 수수한 색상의 프레시 컬러 라인을 발급했는데, 이러한 카드가 지갑이나 카드 홀더에 꽂혔을 때, 주변 액세서리와 어우러져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기능한다는 점이 매력으로 다가왔고, 또한 카드의 색상 별로 카드사에서 제공하는 혜택과 사용 습관이 달라, 사용자는 카드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과 취향을 표현할 수도 있게 되었다.
여기에 40여 년간 가로 방향으로 쓰이던 카드가 세로로 등장하며, 카드의 방향까지 바뀌었다. 카드 사용 습관이 변화함에 따라 카드의 방향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는데, 이를 테면 카드를 세로로 꽂아서 결제하는 카드 결제 단말기가 등장하고, 스마트폰 케이스에 카드를 꽂을 때에도 세로로 꽂아 보관하는 경우가 많아, 실용성과 디자인을 모두 고려한 ‘세로형 플레이트’가 도입되었다.

그런데 카드의 플레이트 변화나 디자인 시도가 신용카드에서는 최근의 일이지만 ‘교통카드’의 변천사를 보면 이미 오래 전부터 시도 되어왔음을 알 수 있다. 교통카드의 경우 신용카드를 개설할 수 없는 청소년들이 통학을 위해 충전식 교통카드를 주로 사용하는데, 주 고객층인 청소년의 관심사를 겨냥한 귀여운 캐릭터나 아이돌가수 사진이 인쇄된 교통카드의 발급은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또한 휴대폰 고리, 팔찌, 시계 등의 형태로 분실을 막고, 액세서리 기능을 한 교통카드가 많이 애용되어 왔다. 아마도 최근 사랑받은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캐릭터 카드 아이디어가 교통카드의 역사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 아닐까.
그런데 이제는 아예 지갑을 들고 다니지 않는 사람들이 왕왕 보인다. 스마트폰에 카드를 등록하면 화면에 바코드가 나타나 어디에서든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졌기 때문이다. 더 이상 액세서리 카드도 플라스틱 카드도 챙길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스마트폰에 들어온 금융, 결제도 쉽고 빠르게
‘카드’가 모바일 기술과 만나자 금융 활동이 스마트하고, 간편하게 변화하고 있다.
모바일 뱅킹 서비스가 최초로 가능해졌을 때에만 해도 이미 금융활동에 상당한 편리함을 가져다줬지만 사람들은 이보다도 더 간편한 방법을 바라고, 연구해왔다.
기존의 모바일 뱅킹은 개설 과정에서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아 모바일로 내보내는 절차가 필요하고, 계좌이체를 할 때엔 보안카드 번호를 입력하거나 ARS로 내용을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했지만, 최근 몇몇 카드사와 은행에서는 이러한 절차 대신 휴대폰 홈 버튼에 지문을 인식하거나 전면 카메라를 통한 안면인식 등으로 결제가 승인되는 방법을 적용하여 보안 절차에도 간편함을 추구하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이제는 오프라인 영업점 없이 비대면으로 계좌 개설과 카드 발급신청까지 가능해졌다. 올해 영업을 개시한 인터넷·모바일 전문 은행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오프라인 영업점이 없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은 후, 스마트폰 화면에 필요한 개인정보를 작성하여 휴대폰 카메라로 신분증을 비추고 간단한 휴대폰 인증을 거치면 신분확인 절차가 완료된다. 카드 수령 전에도 간편 비밀번호 입력 한번으로 이체할 수 있어, 단 1분이면 웬만한 금융거래가 가능해졌다.

▶소지품에서 소장품으로서의 가치로
올해는 캐릭터 카드가 키덜트(Kid+Adult)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체크카드에 그려진 국민캐릭터 카카오뱅크의 카카오프렌즈, 케이뱅크의 라인프렌즈 우리카드는 평창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이, KB국민은행 청춘대로톡톡카드에 스티키몬스터, SC제일은행의 마블 체크카드가 발급되며 귀여운 캐릭터들이 지갑 속으로 들어왔다. 그중에서도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캐릭터 체크카드는 카드 수령까지 한 달 이상이 걸렸다는 이용자가 있을 만큼 예상보다 훨씬 큰 인기를 얻었는데, 이러한 현상이 아이러니한 점은 더 이상 플라스틱 카드를 소지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체감하게 한 인터넷·모바일 전문 은행의 플라스틱 카드가 오히려 가장 큰 관심을 받았다는 점이다. 실상 국민 캐릭터의 덕을 보아 단기간에 폭발적인 관심을 받은 만큼 계좌에 돈을 한 푼도 예치하지 않고 단지 카드 발급만 신청한 사용자가 많다는 후문이 있지만, 영업을 개시한지 얼마 되지 않은 금융사가 브랜드를 알리는 데에는 제대로 큰 효과를 본 것이며, ‘카드’가 소지품 개념보다 소장품으로서의 가치가 경쟁력이 됐다는 걸 입증하기도 했다.

▶애플리케이션 속 디자인
카드의 디자인만큼이나 핀테크 시대에는 애플리케이션 속 소소한 디자인도 중요하다. 모바일 금융서비스의 장점은 앱을 구동했을 때 얼마나 쉽고 빠르게, 사용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찾을 수 있는 가에서 결정되는데, 향후 모바일 서비스 이용이 보편화될수록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속 디자인이 금융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결정지을 수 있다. 따라서 첫 화면에 배치되는 서비스, 광고, 카테고리 구분 등의 레이아웃과 아이콘 디자인 등이 보다 간편함을 추구하는 사용자를 사로잡기 위한 세심한 기획이 필요한 시점이다.

▶라이프스타일과 함께하는 카드
경쟁사와의 기본적인 혜택이 비슷한 범위일 때, 카드사가 고객을 확실하게 끌어당기고 기존의 고객을 잃지 않기 위해 필요한 건 ‘만족도’와 ‘충성심’이다. 이제 카드의 혜택은 일반적인 수수료, 페이백, 통신사 할인 등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콘서트, 전시회, 스포츠경기 등 취미와 연결하여 다방면으로 확장하고 있다. 문화 혜택을 통해 제공하는 경험이 브랜드 이미지와도 연결되는 경우인데, 대표적으로 많은 카드사에서 제공하는 음악 콘서트의 경우, 단순히 특정 카드 결제 시 티켓 값을 할인해주는 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콘서트 기획 단계에서부터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여 아티스트를 선정하고, 직접 콘서트를 기획하고 구성하여 꾸준히 시리즈로 진행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좋은 경험을 얻어가는 고객은 카드사와 같은 취향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브랜드에 애정을 갖게 되고, 다음을 기대하며 충성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마치 휴대폰을 구입할 때, 기능에서 큰 차이가 없을 때, 디자인과 브랜드 이미지가 소비자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것과 비슷하다.

▶금융회사에서 제공하는 문화혜택 · 라이프스타일 서비스
현대카드 ‘라이브러리’
(트래블 라이브러리 / 디자인 라이브러리 / 뮤직 라이브러리 / 쿠킹 라이브러리
: 아날로그적 영감의 공간, 현대카드 회원 본인 및 동반 2인 무료입장)
각각의 주제에 맞는 전문서적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디자인 라이브러리에서는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희귀 서적, 트래블 라이브러리에서는 여행 관련 간행물, 뮤직 라이브러리에서는 세계 희귀 LP판이 장서를 채운다. 쿠킹 라이브러리에서는 요리 관련 도서로 학습하고, 직접 요리를 만들 수 있는 쿠킹 클래스도 가능하다.
신한카드 ‘루키’
인디 뮤지션 육성을 위한 기획으로, 전문가 심사와 네티즌 투표, 결선 콘서트를 거쳐 인디 밴드 3개 팀을 선발하고, 입상자에게는 그린민트페스티벌 신한카드 스테이지, 인천 펜타포트 락페스티벌 무대에 설 기회를 준다. 이를 통해 인디음악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인디 음악 뮤지션 육성과 시장 발전에 기여한다.
삼성카드 키즈곰곰
출산과 육아 등 유아교육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바일 앱으로, 아이들이 질문에 따라 그림을 그리고 생각하고 답하는 것이 저장되어 추억이 기록되고, 이를 공유하고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도 있다.
신한은행 ‘헬스플러스 적금’
건강을 챙기는 꼼꼼한 습관이 재테크에 조금의 도움이 될 수 있다. 하루 10만보 이상 걷고 끼니 세 번과 수면패턴을 기록하며 건강관리 목표를 달성하면 우대 이자율을 제공한다.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007년 팝페라그룹 ‘일디보’ 내한공연을 시작으로 휘트니휴스턴, 비욘세, 마룬파이브 등 해외 유명 아티스트의 초대형 공연을 기획하며 10년째 진행되고 있다. 현대카드로 결제 시 최대 30%까지 티켓 할인이 가능하다. (올해 4월에는 콜드플레이가 초청되어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단독공연을 가졌다.)
KB국민은행 ‘스마트브랜치’
KB국민은행이 문을 연 스마트브랜치(여의도 IFC빌딩 내)는 카페 같은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다. 차를 마시며 금융 관련 상담을 받을 수 있고, 교보문고와 제휴되어, 이곳에서 책을 구매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