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으로 즐기는 소설 속 명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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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으로 즐기는 소설 속 명대사
  • 이은진 기자
  • 승인 2017.09.04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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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소설 원작 영화들의 빅매치

[시사매거진233호 = 이은진 기자] 베스트셀러소설이 원작인 영화는 그러한 사실 하나만으로도 상당한 홍보효과를 가진다. 하지만 높은 기대만큼 이미 책으로 만족한 독자들을 영화로도 만족시키기란 더욱 어렵다. 올 하반기 개봉하는 소설원작영화 세 편 또한 기대와 우려를 모두 받고 있다. 선선한 가을바람이 부는 독서의 계절, 영화로 재탄생하는 소설 <살인자의기억법>, <남한산성>, <7년의 밤>을 오감으로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이은진기자(onairpiano@naver.com)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 <남한산성>, <7년의 밤>

익숙한 낯섦 되기.
공히 인정받은 감독과 배우가 만났다.
원작보다 잘 해낼 수 있을까.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

<살인자의 기억법>
•본능적으로 느끼는 또 다른 살인자의 존재
•사라져 가는 기억에 의지하는 1인칭주인공시점

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살인범은 살인일기와 시를 쓰며 살인을 메타포로 읽는 사람들을 비웃는다. 한때 연쇄살인범이었던 백발의 노인 병수는 또 다른 살인자의 기운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딸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조각나 흩어진 기억은 엄습하는 두려움을 배로 만든다.
원신연 감독은 이 강렬한 이야기에 이끌려 소설을 40분 만에 독파하고 영화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용의자>, <세븐데이즈>를 통해 스릴러 연출을 경험하고 인정받은 만큼 더 큰 기대가 따른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주인공의 특징 상, 잃어가는 기억에 의지한 짧은 호흡으로 극이 진행될 수밖에 없다. 또한 ‘악’과 ‘선’의 농도를 설정하는 것도 꽤 난해한 숙제다. 포스터 앞면을 장식한 설경구의 야윈 모습에서 소설 속 ‘병수’가 보인다. 또 다른 살인자 태주를 연기 하는 김남길, 화려한 걸그룹 이미지를 내려놓고 병수의 딸 은희를 AOA 설현이 연기한다.

영화 <남한산성>

<남한산성>
•주화파와 척화파 사이에서 번민하는 인조
•평창에서의 로케이션 촬영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고립무원의 남한산성에서의 펼쳐지는 47일간의 이야기이다. 청과 화친하며 전쟁을 피하자는 주화파와 청과 맞서 싸우자고 주장하는 척화파 사이의 갈등이 이야기를 끌고 간다. 조선의 운명이 갈린 역사적인 장면이 영화로 재현된다.
영화 <남한산성>은 황동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공지영의 소설 <도가니>를 영화화한 적 있는 그가 <남한산성>을 통해 보다 스케일이 큰 역사소설을 다룬다. 역사 영화가 흥행하면, 배우의 연기가 곧 역사적 인 물의 이미지를 나타내곤 한다. 이를 테면 광해군을 연기한 이병헌이 그렇다. 그런데 그가 이번에는 임금이 아닌 주화파를 대변하는 ‘최명길’을 연기한다. 인조는 박해일이 맡는다. <남한산성>은 9월 개봉을 앞두고 한 달 전부터 홍보를 시작했다. 5개월간 전국 각지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할 정도로 큰 공을 들였다. 특히 평창에서 촬영한 장면은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남한산성> 흥행과 더불어 올림픽 개최를 앞둔 평창 홍보효과까지 해내길 응원한다.

영화 <7년의 밤>

<7년의 밤>
•‘세령호’가 주는 스산한 분위기
•드라마적 감동을 주던 추창민감독, 스릴러물에 도전

추창민 감독이 영화 <7년의 밤> 제작에 메가폰을 잡았다. <광해 : 왕이 된 남자>, <그대를 사랑합니다> 등을 연출했던 그는 전작에서 광해군이었던 이병헌이 황동혁 감독과 <남한산성>에서 호흡을 맞추는 사이, 장동건, 류승룡과 손잡고 스릴러 장르에 도전했다.
세령호에서 우발적인 차 사고로 한 소녀가 죽고, 사고를 저지른 후 죄책감으로 살아가는 ‘영제’와 복수를 위해 사는 소녀의 아버지 ‘현수’의 대결이 이야기를 끌고 간다.
스릴러 장르에서는 줄거리만큼이나 중요한 게 극의 분위기이다. 독자들이 상상한 신비롭고 스산한 ‘세령호’의 모습은 각기 다르겠지만 ‘영화’라는 장르의 특성 상 영상과 음향으로써 새롭게 탄생할 여지가 많아 기대된다. 치열한 복수심을 가진 현수 역은 류승룡이, 우발적인 살인을 저지른 영제는 장동건이 맡았다. 올해 <브이아이피>에 이어 <7년의 밤>에 출연하며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찾아온 장동건의 연기가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궁금하다.

 

"욕심나는 흥행보증수표"
원작 작가는 누구인가…김영하·김훈·정유정

‘김영하, 김훈, 정유정’.
독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국내 톱작가들이다. 첫 페이지부터 이야기에 몰입되는 생생한 장면묘사와 신선한 표현을 읽어본 독자라면, 이미 눈앞에 한 편의 영화가 펼쳐졌을 것이다. 영화화되길 바라는 작품을 묻는다면 늘 손에 꼽히는 그들의 소설이 드디어 극장으로 찾아온다.
 

알쓸신잡에 출연한 작가 김영하 (사진 출처 = tvN)

김영하
단언컨대 올해 가장 큰 사랑을 받은 작가다.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탓일까. 7년 만에 소설을 내놓았다. 그런데 인간의 상실과 허무함을 담아낸 단편소설집 ‘오직 두 사람’은 단숨에 베스트셀러에 등극했다. 뿐만 아니라 책을 몰랐던 사람도 작가 김영하의 이름은 낯익을 것이다. tvN ‘알.쓸.신.잡에 출연하여 차분한 목소리로 인문학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김영하에게서는 매력적인 사람냄새까지 풍겨진다.

[주요 작품 및 활동]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1997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1996 – 제1회 문학동네 신인작가상
<당신의 나무>1999 – 제44회 현대문학상
<검은꽃>2004 – 제35회 동인문학상
<보물선>2004 – 제4회 황순원문학상
<오빠가 돌아왔다>2004 – 제16회 이상문학상

 

작가 김훈

김훈
장대한 서사를 다루는 장편역사소설의 대가 ‘김훈’. 한국전쟁 시절을 겪어내고, 30여 년간 기자로서 세상을 바라보았던 김훈의 삶처럼 그의 작품은 치열하고 지긋하며 심오하다. 그러면서도 우리말을 소중하게 눌러 담는 문장이 참 아름다운 작가다. 실제로 그는 컴퓨터 자판이 아닌 원고지에 그 많은 글자를 눌러 적으며 글쓰기에 자신의 육체와 사유를 함께 쏟아낸다고 한다. ‘열정’과 ‘통찰력’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작가다. 젊은 층의 독자들은 그를 멘토라고 말하곤 한다. 작가 김훈은 국민작가라는 수식어가 참 잘 어울린다.

[주요 작품 및 활동]
<칼의 노래>2001 – 동인문학상
<화장>2004 – 이상문학상
<언니의 폐경>2005 – 황순원문학상
<남한산성>2007 – 대산문학상
(한국일보, 시사저널, 국민일보, 한겨례신문 등에서 기자생활)

 

작가 김유정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정유정
‘남성적인 여류작가’라는 꽤 특이한 수식어를 가지고 있다. 사이코패스, 살인, 피와 같은 그의 다수의 작품 에서 등장한 ‘악’에 대한 소재와 문체는 파격적이고 오싹하기까지 하다. 그런 탓에 짧은 검정 단발머리를 주로하는 정 작가의 모습이 더욱 카리스마있게 느껴지곤 한다.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이야기하고자 노력하는 그는 자신의 소설에 다양한 여성 캐릭터를 등장시키고, 캐릭터가 느끼는 감정 묘사를 뛰어나게 그리는 작가다. 
하반기 개봉을 알린 <7년의 밤> 뿐 아니라 2018년에는 <종의 기원>까지. 정유정 작가의 작품 두 편을 극장에서 곧 만날 수 있다.

[주요 작품 및 활동]
<열한 살 정은이>2000
<내인생의스프링캠프>2000 – 제1회 세계청소년문학상
<내 심장을 쏴라>2009 – 제5회 세계문학상, 영화로 제작됨
<28>2013
<종의기원>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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