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 233호/신혜영 기자]누구나 살면서 경험하게 되는 고통. 화장실 가기가 두려운 과민성대장 증후군, 여성만의 고통 생리통, 입을 벌려 말도 못하는 치통, 부끄러운 질병 치질 등 어쩐지 말하기가 꺼려지는 질병들이다. 하지만 병이란 자고로 소문을 내야 낫는 법. 우리가 흔히 겪는 고통의 종류를 알아보고 예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과민성대장 증후군
과민성대장 증후군은 대장 내시경이나 엑스선검사로 확인되는 특정질환은 없지만 식사나 가벼운 스트레스 후 복통, 복부 팽만감과 같은 불쾌한 소화기 증상이 반복되며 설사 혹은 변비 등의 배변장애 증상을 가져오는 만성적인 질환이다. 육안으로 봤을 때 염증이 있다든지 형태가 이상해졌다든지 하는 소견이 관찰되지 않아 ‘기능성 장질환’이라고도 불린다.
전 세계적으로 사춘기 이후 성인의 10~20%가 이 질환에 시달리고 있을 만큼 흔한 병이지만 명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진 것이 없다. 다만 내장 감각의 과민성 증가, 위장관 운동성의 변화, 위장관 팽창도 감소 등이 관찰된다. 정신적 스트레스는 과민성 대장 증상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전체 인구의 약 7~15% 정도가 과민성 대장 증후군으로 의심되는 증상을 가지고 있다.
전형적인 증상으로는 복통과 배변 습관의 변화를 들 수 있는데 복통이 심하더라도 배변 후에는 호전되는 특징을 보인다. 점액질 변, 복부팽만이나 잦은 트림, 방귀, 전신 피로, 두통, 불면, 어깨 결림 등의 증상도 나타나지만, 이러한 증상이 수개월 또는 수년간 계속되더라도 몸 상태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이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특징이다.
과민성대장 증후군은 어떤 한 가지 특수 검사로 진단 할 수 없다. 대변검사, 대장 내시경, 혈액검사 등의 여러 가지 기본적인 검사를 통해서 원인이 되는 기질적 질환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원인 질환이 마땅히 없음에도 불구하고 불쾌한 소화기 증상(식사나 가벼운 스트레스 후 복통, 복부 팽만감 등)이 반복되어 만성적으로 나타나거나, 설사나 변비와 같은 배변장애 및 배변 후에도 잔변감으로 인한 불편감 등의 증상을 보인다면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과민성대장 증후군은 근원적인 치료법은 없다. 단지 증상을 완화시키는 방법이 최선으로 심리적 불안과 갈등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적당한 운동과 휴식을 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특정 음식을 먹었을 때 증상이 더 악화된다면 그 음식은 피하는 게 좋다. 특히 지나친 과당이나 인공 감미료 섭취는 설사와 헛배, 복통, 가스 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먹는 건 도움이 된다. 변비인 경우엔 변을 잘 볼 수 있게 해주며, 설사가 주증상인 경우에도 변을 천천히 내려가게 함으로써 설사 방지에 효과가 있다. 또 설사 때문에 도저히 일상생활이 안 되는 경우 지사제를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생리통
월경통이라고도 하는 생리통은 가임기 여성의 50%에서 나타나는 흔한 부인과적 증상이다. 골반 내 특별한 이상 징후 없이 월경 시에 주기적인 통증을 보이는 일차성 월경통과 골반 내의 병리적 변화와 연관되어 나타나는 이차성 월경통으로 나누어진다.
일차성 월경통은 치골 부위 위쪽에서 월경이 나타나기 수 시간 전 혹은 직전에 시작되어 2~3일간 지속될 수 있다. 자궁 근육의 과도한 수축으로 출산 시 산통과 유사하다. 꼬리뼈 부위의 통증이 동반되거나 앞쪽 허벅지까지 통증이 뻗어갈 수 있으며, 동시에 구토, 메스꺼움,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드물게 실신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일차성 월경통에서 나타나는 통증은 복강 내 염증 등에 의한 통증과는 달리 쥐어짜는 것 같은 양상이며 흔히 골반부위의 마사지, 신체 활동 등에 의해 호전될 수 있다.
이차성 월경통은 월경 시작 1~2주 전부터 시작되어 월경 출혈이 끝난 후에도 수일간 지속될 수 있다. 대개는 골반강 내의 이상 징후에 의해 자궁경부가 막히거나, 자궁 내에 혹이 생겨 자궁근육이 강하게 수축하면서 프로스타글란딘의 생성이 증가한 것이 원인이 된다. 이차성 월경통을 가진 여성은 골반강 내 이상이 있으므로 일차성 월경통과 달리 일반적인 진통제나 먹는 복합 피임제에 잘 반응하지 않는다.
생리통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생리통 진통제를 정확히 알고 정확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흔하게 먹는 아세트아미노펜은 매우 안전하기는 하지만, 항소염 효과가 적어 생리통 보다는 두통에 효과적인 약품이다. 생리통에는 엔세이드계열이 더욱 효과적이다. 복용량은 생리통 초기 용량을 두 배 정도로 높여서 복용한 후 점차 줄여 통증이 없을 때까지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다. 또 가능하면 통증이 발생하기 이전에 생리의 조짐이 있을 때 바로 복용하는 것이 좋다.
피임약은 생리통을 완화시켜주는 매우 중요한 약재다. 피임약은 생리통을 줄여주고 생리양을 감소시켜 생리통이 심하거니 생리양이 많아 활동하기 힘든 여성에게 치료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또한 난소암과 자궁내막암의 위험을 감소시켜 주며 생리통을 줄여주고 과다월경으로 발생할 수 있는 철 결핍성 빈혈을 예방해 주는 효과도 있다. 최근의 피임약은 초경량의 호르몬을 함유해 임신능력, 태아의 이상 성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피임약은 전문가와 상담 후 복용하는 것이 좋다.
만약 없던 생리통이 갑자기 생기거나, 생리시작 1~2주 전에 시작된 생리통이 끝난 후에도 지속 될 때, 생리양 증가 등의 변화 있을 때, 기존에 효과가 있던 소염진통제의 효과가 없어질 때에는 산부인과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치통
치통은 단 음식, 또는 아주 차갑거나 뜨거운 음식 등을 먹을 때 치아에 통증이 오는 것을 말하는데, 보통 씹을 때 통증이 발생하며 잇몸이 붓고 역한 냄새의 분비물이 나온다.
치통은 원인에 따라 조금씩 다른 통증을 보이는데 치아 우식증의 경우 초기에는 통증이 없으나 점차 진행되어 치아 속 신경까지 깊이 썩은 경우에 통증이 나타난다. 치수염은 치아 내에 위치한 신경과 혈관 부위인 치수 조직에 염증이 생긴 경우, 초기에는 찬 음식이 닿을 때 통증을 느끼고 더 진행된 경우에는 뜨거운 음식에 통증을 느끼게 된다. 염증이 진행되어 치수 조직이 죽은 경우 찬 것, 더운 것에 대한 반응은 없고 치근단(치아 뿌리 끝)의 염증에 의한 통증이 생기게 된다. 매복치가 있는 경우 치아 주변 조직의 염증으로 통증이 유발되며 맹출장애는 어린 아이에게 많이 나타나며 치아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열이 나거나 통증이 발생한다. 또 치아가 부서지거나 금이 간 경우, 찬 음식에 닿거나 강하게 깨물었을 때 치아가 갈라지면서 신경에 자극을 주어 통증이 생긴다. 치아가 마모된 경우에도 치 신경이 자극되어 찬 음식이 닿을 때 통증이 생긴다. 치통과 구별하여 진단해야 하는 구강 안면 통증으로는 구심로차단 동통증후군, 삼차신경통, 구강작열감 증후군, 긴장성두통 등이 있다.
치통은 원인에 따라 달리 치료를 하는데 치아 우식증은 치아 충전 치료를, 치수염, 치수괴사, 치아파절의 경우에는 신경치료를 시행한 후 치아 보호를 위해 덧씌우는 크라운 치료를 한다. 치주질환일 경우 염증 부위를 치료하고 염증이 지나치게 진행된 치주염의 경우 치아를 뽑게 된다. 씹을 때 움직임으로 인한 통증이 발생하면 스프린트로 고정을 하게 된다. 매복치, 맹출장애 때는 염증이 있거나 이를 뽑게 될 경우 항생제를 복용하고 치아 마모증일 경우 불소 도포, 레진 필링을 시행하고 더 진행된 경우에는 신경치료나 발치를 하게 된다.
치통 발생 시 구강의 안쪽을 따뜻한 물로 씻거나 치실과 치간 칫솔을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또 진통제를 복용하거나 국소 마취제를 함유한 구강 청결제를 치아나 잇몸에 직접 발라 일시적으로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단 아스피린이나 다른 진통제를 직접 잇몸에 바르는 경우 잇몸에 화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턱관절 장애
턱관절은 귀 앞 부위에서 아래턱뼈와 머리뼈가 만나 이룬 관절을 말한다. 턱관절은 입을 벌리거나 다무는 것, 턱을 좌우로 또는 앞으로 움직이게 하고 음식물을 씹을 때 지렛목의 역할을 하며 말하기, 삼키기 등의 복합적인 활동을 담당하는 아주 중요한 관절이다. 이러한 턱관절 기능에 이상이 생긴 것을 턱관절 장애 또는 악관절 장애라고 한다.
원인으로는 나쁜 습관, 외상, 교합 부조화, 심리적 요인 등이 있다. 턱관절에 무리를 주는 나쁜 습관으로는 단단하고 질긴 음식을 즐겨 먹는 식습관, 앞니로 손톱이나 다른 물체를 물어뜯는 행위, 평소에 이를 꽉 깨문다거나 이를 갈며 자는 잠버릇, 음식을 먹을 때 한쪽으로만 씹는 습관(편측저작), 입을 너무 자주 크게 벌리는 행위 등이 있다. 턱 괴기, 옆으로 누워 자는 수면 자세 등도 턱관절 장애를 가져올 수 있다. 또한 교통사고나 상해에 의한 안면외상과 부정교합으로 인한 교합 부조화, 스트레스·불안·우울·긴장·신경과민 등의 심리적 요인, 만성 진동·소음 등의 환경적 요인, 법적 소송·가정 및 직장에서의 불화 등 사회적 요인도 턱관절 장애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음식을 씹거나 하품할 경우 양쪽 귀 앞의 아래턱뼈와 저작 근육에 통증을 느끼게 된다. 또한 입을 열 때마다 턱 관절에서 딱딱거리는 소기가 나며 입과 턱의 움직임이 제한된다. 더 많이 진행되면 갑자기 입이 벌어지지 않으면서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뿐만 아니라 디스크, 관절염 이외에도 두통, 치통, 근육통, 얼굴 비대칭이 올 수도 있다.
턱관절을 구성하는 조직은 한 번 망가지면 원상회복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예방과 조기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턱관절 장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특히 식생활을 비롯한 생활 습관의 교정이 필요하다. 카페인이나 소금, 질산염, 알코올, 타이라민 함유 음식물의 섭취를 삼가며 단단하고 질긴 음식의 섭취를 제한다. 또 입을 크게 벌리지 않도록 주의하며 무리한 턱관절운동을 하지 않도록 한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긴장 완화를 위한 이완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
탈모
탈모증이란 있어야 할 부위에 털이 없는 경우를 말하는 것으로 머리뿐만 아니라 눈썹, 속눈썹, 수염 등 모발이 있는 부위에는 어디든지 생길 수 있다. 서양인에 비해 모발 밀도가 낮은 우리나라 사람의 경우 5만~7만 개 정도의 머리카락이 있으며 하루에 약 50~100개까지의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이다.
원인은 다양하다. 유전적인 요인에서 후천적인 요인에 이르기까지 매우 광범위 하다. 최근 들어서는 스트레스로 인한 탈모가 늘면서 유전적 탈모보다 후천적 탈모가 많아졌다. 20대 여성은 물론 젊은 학생들, 아이들까지 탈모로 고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남성형 탈모는 대부분 유전적인 요인으로, 인스턴트식품 섭취로 인한 스트레스 호르몬과 남성 호르몬 분비가 증가되어 남성형 탈모를 악화시킨다.
여성형 탈모의 경우 환경적 요인과 스트레스가 가장 원인이다. 빈혈, 갑상선 기능 이상 등과 같은 신체 질환으로 탈모가 일어날 확률이 높으므로 정확한 진단이 필수다. 또한 피임약이나 우울증약 같은 의약품, 과도한 체중 감량, 출산이나 폐경 등도 탈모의 원인이 된다.
탈모는 지금까지 나온 뚜렷한 치료제가 없다. 때문에 관리가 중요하다. 각각의 특징적인 임상 양상으로 자신이 남성형 탈모인지 여성형 탈모인지 또는 원형탈모인지를 진단하고, 특히 휴지기 탈모증은 탈모의 원인을 찾는 노력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탈모를 감추고 싶어 모자나 가발을 쓰는데 이는 탈모로 가는 지름길이다. 머리에 공기순환이 잘 안되고 땀이 발생되면서 피부에 자극을 주어 두피가 짓무르기 쉽기 때문에 머리가 쉽게 빠지게 된다. 특히 장마철의 높은 습도가 두피건강을 해쳐 탈모를 유발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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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 장마철에는 더욱더 샴푸에 신경 써서 두피에 있는 오염물질을 깨끗이 씻어내도록 해야 한다.
탈모는 헤어스타일이나 옷차림처럼 마음대로 스타일을 구사할 수 없는 드러나는 부분이기 때문에 질환 이상의 공포나 수치심을 유발한다. 나날이 탈모인구가 증가하면서 다양한 탈모 치료법이나 탈모 샴푸, 가발 등 탈모에 대한 제품이나 치료방법들은 생겨나고 있지만, 무엇보다 생활습관을 고치고 제대로 관리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큰 예방법이라 할 수 있다.
치질
우리나라 국민이 수술을 가장 많이 받는 질환 중 하나가 바로 치질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5년 주요 수술 통계에 따르면 치핵 수술 환자 수는 19만 30064명으로 백내장(34만 6184명)에 이어 5년째 2위를 고수하고 있다.
과거 치질은 불청결한 몸 상태 때문에 생기는 질환으로 여겨져 수치스런 질병으로 간주되어 남들에게 차마 입에 오르지 못해 병을 키워 입원하는 환자들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업무상 극심한 스트레스나 피로, 자극적인 음식의 지속적인 섭취 등 생활환경의 이유가 크다.
치질이란 항문에 생기는 질환으로 치열, 치루, 치핵으로 나뉜다. 전체 치질의 10%를 차지하는 치열은 항문 내벽 점막에 찢어져 출혈과 통증을 일으킨다. 치루는 항문샘에 생긴 염증이 피부 바깥으로 퍼져나가면서 고름 같은 분비물이 나오는 질환으로 치질의 20%를 차지한다. 항문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난 치핵은 전체 치질의 70%를 차지한다. 딱딱한 대변, 지속적으로 변을 보기 위해 항문에 힘을 주는 경우, 복압이 증가된 경우, 골반 바닥이 약해진 경우에 모두 비정상적인 치핵 조직이 커질 수 있다.
내치핵은 출혈, 탈홍(직장이 탈출된 것)이 발생하며 혈전이 형성되어 괴사가 된 경우에만 통증이 있다. 외치핵은 혈전이 형성되어 통증, 가려움증, 피부가 늘어져 나오는 증상이 있을 수 있다. 치질이라고 모두 수술할 필요는 없다. 항문에 생긴 혹을 말하는 치핵 가운데 80%는 수술하지 않고도 치료 가능하며 더욱이 1~2기라면 병원에 가지 않고 자가 치료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변을 볼 때마다 심하게 탈항되거나 염증으로 인해 통증이 심할 때 다른 방법으로 치료를 했지만 효과가 없을 때만 수술이 필요하다.
치핵을 특별히 예방할 수는 없다. 다만 심한 변비가 생기지 않도록 일상적으로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고 화장실에서 신문 등을 보며 오랜 시간 변기에 앉는 등의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