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세 심한 일본 땅에 물류의 새 역사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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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세 심한 일본 땅에 물류의 새 역사를 쓰다
  • 이준동 차장
  • 승인 2013.05.10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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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땅에 헤딩으로 일궈낸 성공, 안주하지 않겠다”

일본의 물류시장은 매우 폐쇄적이고 진입장벽이 높기로 유명하다. 엄격한 제도적 기준과 보수적인 업계 관행으로 인해 자본만으로는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악조건과 외국인이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종합물류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국제익스프레스(나승도 대표)는 일본 물류 업계를 리드하며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유학생들이나 주재원들을 상대로 귀국 이삿짐 운송 사업을 시작하며 일본 물류 시장에 발을 내딛은 나승도 대표는 물류 관련 사업에 대한 인허가와 자가 보세 물류창고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주먹구구식의 서비스로는 더 이상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고  판단한 나 대표는 단순 물류 서비스의 한계를 극복하고 더불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종합물류사업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에 전력을 다한 결과 2003년 일본 개항지인 요코하마 야마시타 부두에 수출입 자가 보세창고를 마련하게 되었다. 요코하마 보세 창고를 근간으로 보세창고업, 통관업, 운송업 등 다양한 종합물류서비스를 시작하게 됐고 동경, 오사카 창고에 직영보세창고를 운영하게 되었으며 전국 주요 항만에 영업소를 갖추고 일본 전역의 종합서비스를 제공하게 되었다. 

일본의 100년 기업들 속에 우뚝 선 한국 기업 

요코하마 항만에 터를 잡은 일본 기업 중에는 창업 역사가 100년을 향해 가는 기업들이 부지기수. 이에 시장 진출은 꿈도 못 꾸고 돌아가는 한국 기업들이 태반이다. 그러나 나 대표는 특유의 도전정신으로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무모한 맨땅에 헤딩하기처럼 보일지라도 그는 주저 없이 도전했다. 물류 업에 필요한 면허 취득부터 시작해 항만 업에 관록이 있는 일본인 전문가들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다. 청년 사업가의 간곡한 부탁에 못 이겨 20~30년 경력의 전문가들이 흔쾌히 그를 돕겠다고 나섰다. 이후에는 정부 관료를 비롯해 말단 관계에게까지 찾아가 머리를 숙이고 그들의 조언을 구했다. 

2007년 관서 지역의 물류 인프라 구축을 위한 오사카 항만 보세창고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당시 임직원들은 ‘무리한 투자이다. 시기상조이다’라는 이유로 반대했다. 그러나 나 대표는 경영자로서의 확고한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히 그 뜻을 굽히지 않고 밀어 부쳐 오사카 난코 부두에 보세 창고를 확보했다. 그러나 투자비용에 의해 비해 적은 영업수익과 적지 않은 고정비로 인해 회사 전체의 재무 상태가 2년 연속 악화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 대표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 전 임직원이 단결 해 영업 수익은 10% 올리고, 급여삭감 등의 영업비용은 10% 낮추는 전사적인 ‘텐텐 캠페인’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당시 일본의 전국 네트워크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불가피한 투자와 선택이었습니다. 회사가 위기의 순간 감원이 아닌 고용의 안전성을 유지하면서 오히려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영업 확대를 통해 위기를 기회의 요인으로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오사카영업소의 직원들이 급여를 줄여서라도 적자를 만회해 보겠다며 굳은 결의를 보여줬습니다. 그 결과 현재 오사카 지역을 중심으로 나고야, 고베, 큐슈지역으로 확대해 본격적인 종합물류 회사의 기틀을 갖추게 됐습니다”라고 당시 힘들었던 상황을 잘 극복해 다행스러웠다고 귀뜸해 주었다. 

글로벌 경영위기에 대처하는 방법 

지난해 12월16일 중의원 선거에서 대승을 거두고 아베 신조의 자민당 정권이 들어선지 100여 일이 지난 일본은 아베 정권의 경제 회생 책을 뜻하는 ‘아베노믹스’ 정책으로 엔화 값은 작년 12월14일 달러당 83.53엔에서 지난 3월26일 94.19엔으로 10% 이상 떨어진 반면 닛케이지수는 9,737.56에서 26일 1만 2,471.62로 장을 마감하며 28% 급등했다. 이에 나 대표는 일본의 경제 상황에 대비한 다양한 영업 전략과 운영전략을 검토하고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나 대표는 “일본 경제의 수출의존도는 2010년 14.1%(한국 46%) 정도로 다른 국가에 비해 매우 낮습니다. 때문에 수출기업들은 엔저 현상의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국내 시장에 의존하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엔저의 혜택을 받기는커녕 수입 물가의 상승요인으로 인해 오히려 치열한 가격경쟁에 내몰리고 임금상승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저희 국제익스프레스는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조직별 목표를 철저히 관리하고 비용절감 캠페인 등의 비상경영체제를 구축해 실천하고 있으며 국제 특송 항공 비즈니스와 온라인 ‘b2b서비스’를 새로운 성장 동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해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다.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는 태도가 기본 

아는 이 하나 없는 일본 땅에 혈혈단신으로 건너와 성공신화를 써나가고 있는 나 대표는 “막일로 시작해 물류 기업의 대표 자리에 오르기까지 가진 것이라고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꿈을 향해 실천하는 행동과 자세가 전부 였습니다”라고 전했다. 평소 화엄경에 나오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를 말을 가슴에 깊이 새기고 성찰하는 그는 “세상사 모든 일이 마음먹기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서양 속담에도 비슷한 맥락의 ‘Attitude is everything’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기본이 되는 태도와 자세의 중요성은 동서고금에 다름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을 경영함에 있어도 기본을 중요시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일본 시장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국제익스프레스는 철저한 현지화를 위해 직원들의 대부분을 일본인으로 채용하며 한국기업과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영업과 서비스를 위해 일부 한국 직원들을 채용하고 있다. 나 대표는 “해외 현지에서 한인기업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철저한 현지화가 필요합니다. 한국식의 마인드로만 고집을 했다면 현지에서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기업의 체질과 문화가 한국과는 상당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지화를 위해서는 현지 고객의 요구에 맞게 회사의 모든 자원과 역량이 체질화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일본 직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상의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 합니다. 누구나 쉽고 편안하게 사장과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편안한 젠틀한 느낌의 사장의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목표의식의 공유 

나 대표는 “저희 국제익스프레스는 2012년 4월 열린 회사의 전체사원총회를 통해 회사의 ‘비전 2020’을 발표했습니다. 2020년 매출 1조 원을 달성을 목표로 계획을 수립해 가고 있습니다”라며 “모든 임직원들이 한 방향을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소통을 통해 회사의 강점이 무엇인지 그것을 어떻게 키워나갈 것인지를 스스로 분석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회사의 경영층에서는 비전을 제시하고 그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각자의 역할을 정확히 분담하고 공유함으로써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국제익스프레스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일본 물류 시장을 선도해 간다는 포부를 다지고 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며 일본 시장에 한인기업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있는 국제익스프레스의 미래가 기대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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