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서로 가꾸며 서로가 서로의 ‘꿈’이 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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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서로 가꾸며 서로가 서로의 ‘꿈’이 되는 곳
  • 조서연 기자
  • 승인 2013.05.09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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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찌꺼기를 활용한 화장품 개발로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에 힘써

(주)서로가꿈(www.kyuz.co.kr)은 ‘서로 서로 가꾸며, 서로가 서로의 꿈이 되는 곳’을 모토로 버려지는 커피찌꺼기를 활용하여 클렌징오일, 스크럽, 입술보호제와 같은 화장품을 개발해 취약계층을 위한 일자리를 창출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시사매거진은 사회적 목적을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는 곽성규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자본주의 바탕으로 형성된 사회는 절대적이며 확고부동한 시스템으로 작용되고 있다. 자본이 곧 권력이 되고 목표이자 수단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자본의 근원이 되는 것은 기업으로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두게 된다. 그러나 자본주의 사회라 할지라도 이윤에만 눈이 멀어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할 경우 기업이 영속성을 장담할 수 없다. 최근 경제민주화가 논란이 되며 사회적경제가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에 최근 산업계의 화두는 단연 ‘사회적 기업’과 ‘친환경 기업’으로 꼽힌다. 친환경적인 효과는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역할과 책임과 함께 환경보존이라는 부수적인 효과까지 누릴 수 있어 각광받고 있다. 그만큼 환경과 세상을 생각하는 윤리성이 기업의 가치를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서로가꿈은 올해 3월 부산형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되었으며, 버려지는 커피찌거기를 이용한 친환경 천연화장품을 개발해 두 가지 모두를 갖춘 착한기업으로 소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커피찌꺼기의 화려한 변신

현대인의 기호식품인 커피는 단순한 후식의 개념을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또한 그 수요가 증가하며 커피전문점과 커피 창업의 열풍으로까지 이어져 시내 중심가가 아니더라도 주택가와 잊혀진 뒷골목까지 특색 있는 카페들이 들어섰다. 이처럼 국내 커피산업이 주목받으며, 국내 하루 커피 소비량은 에스프레소 3천7백만 잔에 해당하는 약 300톤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경제활동인구가 하루에 커피 한잔 반을 소비하는 양이다. 그러나 커피 제조 시 커피콩을 열탕한 후 커피액을 추출하고 나면 커피찌꺼기가 남아 그대로 버려지게 된다. 한 잔의 커피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원두커피는 얼마 되지 않는 소량이지만 이것이 모이면 엄청난 분량이 된다. 연간 수만 톤에 달하는 커피원두가 쓰레기로 버려지고 있어 환경오염의 주범이 될 위기에 처했다. 이에 (주)서로가꿈 곽성규 대표는 자칫 산업 폐기물로 치부될 수 있는 커피찌꺼기를 재생사용에 아이디어를 착안, 화장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곽 대표는 “추출과정이 복잡하지 않은 천연비누부터 시작했으나 커피찌꺼기 특유의 이물감으로 인해 꺼려하는 분들도 계셨다”고 말하며, 시행착오를 거쳐 누구나 거리낌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클렌징오일과 스크럽, 입술보호제(립밤)을 개발해 생산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주)서로가꿈은 수제 화장품이니 만큼 정직함과 신뢰를 바탕으로 인체에 유해하지 않은 천연성분을 이용해 제조하여 대한아토피협회의 아토피 안심마크도 획득했다. 특히 립밤은 아로마테라피용 에센셜 오일이 함유되어 있어 탁월한 보습효과와 재생기능을 느낄 수 있다. 실제 유명브랜드의 고가 립밤과 함께 블라인드 테스트를 한 결과, 가장 우수하다고 나타나 곽 대표는 제품에 대한 자신을 드러냈다.

사회적 기업의 소명

처음 곽 대표가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은 커피찌꺼기의 재생사용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었다. 더욱 중요한 사항은 ‘꿈’을 찾아주는 일이었다.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시절, 어느 날 우연치 않게 지적장애 여성의 안타까운 이야기를 직접 듣게 되었다. 실로 들은 이야기는 충격적이었으며, 이러한 일들이 우리의 삶과 분리돼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일상 가까이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면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곽 대표는 이를 계기로 취약계층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일을 위해 ‘사회적 기업’의 형태를 찾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라 일을 시작한 것이 아니라 취약계층의 일자리, 곧 꿈을 찾아주기 위함으로 시작하여 지적장애가 있거나 몸이 불편하더라도 우리와 다를 바 없는 그들도 어렵지 않게 일을 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착안해 낸 것이다.

누군가를 단순히 ‘시설에서 머물 경우 의식주를 제공해주니 굳이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데 왜 취약계층을 위한 일자리가 필요한 것일까’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도 꿈을 갈망하고, 일을 하며 성취감을 얻고 소소한 행복을 느끼길 원한다. 

곽 대표는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어느 정도 교육을 받으면 자신의 삶을 꾸려나갈 수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사회의 인식으로 인해 어려움이 많다. 그들이 꾸준히 배울 수 있도록 관심과 노력이 이루어진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곽 대표도 여기까지 오는데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그는 “1~2급 장애인의 경우 일반인들에게는 간단한 기능적인 부분들조차도 익숙하지 않으면 큰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에 기업의 생산성 측면에서 힘든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 그러나 4~5급 장애인의 경우 일반인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고용지원에 대한 부분도 차이가 없어 주위에서는 좀 더 유리한 측면에서 낮은 등급의 장애인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어떠냐고 권유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곽 대표는 “그들을 위해서 그들을 위한 마음으로 시작한 나마저도 포기해버린다면 누가 이에 대하여 고민하고 해결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다시 마음을 다 잡았다”고 전하며, 1급 장애인이라 하더라도 문제없이 고용이 이루어져 그들의 꿈을 찾을 수 있도록 사명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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