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리산업 경쟁력 견인한 유리산업 제1세대
상태바
한국 유리산업 경쟁력 견인한 유리산업 제1세대
  • 김현기 실장
  • 승인 2013.05.09 15: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D 업종 기피하는 세태에 맞서 자부심 강화에 남다른 노력

대한민국은 전쟁의 포화와 가난을 딛고 세계 제10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은 현대 그룹 창업주인 故 정주영 회장처럼 맨주먹으로 성공을 일궈낸 경제인들의 노고에 힘입은 결과다. (주)금강유리제경(전국유리협회장)의 이종구 대표도 무일푼에서 시작해 성공을 이뤄낸 입지전적인 기업인이다. 

 

이종구 대표가 유리업계에 입문한 시기는 1970년대로 그는 명실공히 한국 유리업계의 1세대 기업인이다. 그가 업계에 입문했을 당시 국내 유리산업은 가내수공업적인 소규모 공장에 불과했다.  

이 대표는 기술로 승부를 걸었다. 그는 지하창고에서 회사를 세운 뒤 기술개발에 매진했다. 지금 한국 유리산업의 경쟁력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사실 유리산업 경쟁력 강화는 이 대표 외 1세대 유리인들의 노력에 힘입은 결과다. 

그가 설립한 (주)금강유리제경은 거울 및 인테리어 유리 가공, 강화유리 생산 전문업체다. 최고 경영자의 철학을 반영하듯 이 업체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자랑한다. 이 업체는 지난 2010년 9월 강화 및 배강도 KS를 취득하며 품질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 대표는 “우리 회사는 그동안 인테리어 유리 제품의 맞춤 가공을 중심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왔습니다”라고 말한 뒤 “이제는 인테리어 제품에도 안전을 위한 강화 유리는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시점에서 고품질의 강화유리 생산을 위해 강화로의 설치와 함께 KS를 꾸준히 준비해 왔습니다. 이번에 KS 취득으로 성과를 거뒀습니다”는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 업체는 2011년 5월엔 대만 우이社로부터 판유리 자동절단기를 증설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이 절단기는 틸팅 겸용 설비로 판유리 최대 3,000×3,900mm, 두께 2~19mm, 오차범위 ±0.2mm인 최신형 판유리 CNC자동절단기이다. 이 기기는 디지털 자동 제어판의 작업지시 입력만으로 다양한 형태의 판유리 절단이 가능하다. 

업계 최초 ERP바코드 시스템 도입

기술력 말고도 이 업체가 업계에서 남다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원천은 또 있다. 바로 ERP 프로그램에 힘입은 원스톱 생산-납기 시스템이다. 이 업체는 업계 최초로 ERP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ERP 프로그램 도입으로 판유리 가공제품 수주에서 작업의뢰, 판유리 절단, 면취, 강화, 포장, 출하 등 모든 공정의 실시간 파악이 가능해졌다. 뿐만 아니라 간단한 조작만으로 원판 사용량을 집계해주고 제품불량 원인을 지적해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게끔 했으며, 손익정산표, 직원들의 근태현황, 생산, 주문 등의 정보가 실시간으로 확인돼 외부에서도 일처리가 수월해졌다. 

이 업체는 ERP 프로그램에 힘입어 소비자들이 원하는 가공제품을 적재적소에 공급할 수 있는 생산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생산원가도 5% 가량 절감됐으며 업무효율도 30% 향상됐다. 말 그대로 혁신경영의 롤 모델로 꼽히기에 손색이 없었다. 이 대표는 “품질은 기본이고 납기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칼라에서부터 거울, 무늬유리까지 원스톱생산 시스템을 갖춘 건 큰 경쟁력이라고 판단합니다”며 회사 경쟁력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현재에 안주하려 하지 않고 차별화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이 대표는 강화유리 KS 인증을 계기로 유리 가공에서 강화의 비중을 확대해 나갔다. 현재 금강유리제경의 전체 생산 공정에서 강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이 넘는다. 품질관리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더 나아가 기존의 주력사업이던 인테리어에서 건축, 산업까지 아우를 수 있는 업체로 발돋움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이 업체는 지난 2010년 건축용 수평 강화유리 생산라인 설치를 완료했다. 이 업체가 설치한 수평 강화유리 생산라인은 중국 사우스텍社에서 도입한 것으로 상하부 풀-컨벡션(full convection) 방식으로 판유리 최대 2,500×6,000mm, 두께 3~19mm까지 완전강화 및 배강도 유리를 생산할 수 있는 최신형 생산라인이다. 한편 2011년엔 건축용 수평 강화유리 생산을 위해 10억 원을 투자해 전체대지 3,300㎡에 1,485㎥ 규모의 건물 7개동을 증축하기도 했다. 7개동은 면취가공을 중심으로 한 가공공장, 자동재단기를 포함한 재단실, 인테리어 접합, 물류창고로 이뤄졌으며 이 가운데 2개동은 강화유리 생산공장으로 연결돼 원스톱 생산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구성됐다. 오토시밍기, 오토젯 등의 설비투자도 이어졌다. 

사람이 중심인 경영철학 

이 대표는 기술 보다 사람을 더 소중히 여긴다. “초심을 잃지 말자”는 소신을 가진 그는 지금도 현장으로 출근해 임직원들과 동고동락한다. 임직원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일할 수 있도록 스크린 골프장, 당구장, 탁구장, 배드민턴장 등 사내 복지시설도 마련해 놓았다. 그는 “사업에서는 사람이 자산입니다. 거래처든 임직원이든 말이죠”라면서 사람중심의 경영철학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경영자에겐 무엇보다 건강이 소중한 자산이다. 경영자가 건강이 좋지 않으면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지장이 초래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금 같이 대내외적으로 경영환경이 악화됐을 경우에 경영자는 직무로 인한 스트레스로 건강을 잃기 쉽다. 이 대표도 최근 경기침체로 인해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이 와중에 건강을 위해 틈틈이 산행을 즐긴다. 동시에 긍정적인 마인드를 잃지 않기 여러모로 애쓰는 중이다. 그는 “경기가 어렵습니다. 모든 경영자분들은 건강 잘 관리하시고 힘내시기 바랍니다”면서 자신과 이 나라의 기업인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현재 업계는 여러 가지 난관에 봉착했다. 하지만 업계가 계속 어려웠던 건 아니다. 이 대표도 한때 호황을 누린 적이 있었다. 특히 강남 개발붐이 일었던 지난 1980년대 이 대표는 강남 유흥업소의 유리 관련 공사 대부분을 수주하며 호황을 맞았었다. 그러나 지금 사정은 녹록치 않다. 무엇보다 인력난이 심하다. 유리산업의 잘못 된 인식 때문에 사람구하기가 쉽지 않다. 

이 대표는 이런 현실에 안타까움을 표시한다. 그렇다고 힘든 일을 기피하려는 세태를 마냥 탓하지만은 않는다. 작업환경 개선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동시에 아들을 현장에 투입해 구슬땀을 흘리게 했다. 2세대들이 유리산업을 기피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는 “자녀들에게 유리산업 종사가 자랑스러운 일이라는 자부심을 갖게 해주고 싶다”면서 자신의 노력이 나비효과를 일으켜 업계 전반에 파급효과를 미치기를 기대한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