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표류 끝에 탄력 받은 대한민국 마천루
신격호 회장 건설의지 강해, 공군·시민단체 난제 해결해야
롯데그룹의 최대 숙원사업인 잠실 제2롯데월드는 건설이 가능할까. 10여 년을 표류해오다 최근 서울시 도시ㆍ건축공동위원회에서 심의안이 통과되며 탄력을 받는 듯하던 제2롯데월드 사업은 국방부의 반발로 또다시 제동이 걸린 상태이다.
당초 공군은 비행 안전을 이유로 롯데측의 사업 추진에 반대해왔다. 이번에는 윤광웅 국방부 장관까지 나섰다. 윤 장관은 지난달 말 기자회견에서 “건설계획이 강행되면 항공기 안전에 심각 한 위협을 줄 수 있고 서울공항은 공항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할 염려가 있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환경단체의 반발도 만만찮다. 환경과 교통 양쪽 모두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최근 심의안 통과 뒤 잠실 지역 부동산값이 급등하는 등의 부작용도 벌써부터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결국에는 제2롯데월드 사업은 강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롯데 관계자는 “건축과 도시공학의 최고 전문가 집단인 서울시 도시ㆍ건축공동 위원회에서 승인을 받았다는 것은 모든 측면을 고려해도 문제가 없다는 뜻”이라며 “여러 가지 난관이 있지만 올 연말 안으로는 착공이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측은 그룹의 사활을 걸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장애물이 생기면 자신들의 계획을 수정하는 한이 있더라도 끝까지 이를 관철시킨다는 입장이다.
에펠탑디자인에 제동이 걸리자 재빨리 2, 3안을 내놓았고 공군의 반대가 불거지자 미 연방항공청 전문가들의 검토 결과 항로만 약간 변경하면 된다고 대응했다. 그룹 ‘롯데’의 평소 이미지와 달리 기민하고 적극적인 대응이었다. 제2롯데월드에 대한 롯데그룹 차원의 애정과 노력이 엿보였다. 롯데가 제2롯데월드에 이렇게 각별히 공을 들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롯데그룹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신격호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신격호 회장이 일본 주간지 다이아몬드와의 인터뷰에서 “남은 여생의 꿈이라면 한국에 세계 최고 수준의 제2롯데월드를 건설하는 것”이라고 밝힌 것과 일맥상통한다. 올해 84세인 고령의 신 회장은 그동안 자신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정리하며 마지막으로 한국에 세계적인 랜드마크 타워를 하루 빨리 완공시키고 싶어 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롯데월드 개관 직후인 90년대 초반부터 제2롯데월드를 구상해온 신 회장의 원대한 밑그림은 ‘세계적 관광 콤플렉스’를 조성하는 것이었다. 대중적 이미지로 자리 잡은 롯데월드에 최고급 6성급 호텔과 명품 쇼핑몰 등으로 고급스럽게 무장한 제2롯데월드를 더해 이 일대를 한국의 랜드마크, 나아가 세계적 랜드마크로 부각시키겠다는 구도였다. 이를 위해 당초 신 회장은 제2롯데월드를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으로 짓고 싶었으나 아쉽게도 555m 높이의 국내 최고층 빌딩으로 만족해야 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롯데의 건설계획
서울시는 롯데물산이 제출한 제2롯데월드 건설안에 대해 기준 용적률 400% 이하, 허용 용적률 600% 이하로 건축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제2 롯데월드는 부지 2만6,500여평, 연면적 16만9,000평으로 세계 최고층인 112층(555m)짜리 6성급 최고급호텔이 들어서게 된다.
주변의 5~7개 저층 빌딩에는 백화점, 아웃도어 쇼핑몰, 문화ㆍ레저시설 등의 쇼핑 및 편의시설이 갖춰진다. 롯데그룹은 제2 롯데월드의 아케이드와 지하광장을 통해 송파대로 맞은 편에 있는 롯데월드와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에펠탑 모양이던 112층짜리 빌딩의 외관은 한국을 상징하는 전통 문양의 디자인으로 바뀌게 된다. 서울시가 건물의 외관을 한국을 상징하는 디자인으로 변경하도록 수정 승인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롯데그룹은 112층 빌딩의 외관을 국보 제31호인 경주 첨성대로 바꾸는 계획안과 장미꽃 모양을 형상화한 2가지의 디자인 변경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제2 롯데월드가 한국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라는 점에서 첨성대 변경 안이 유력하다는 게 롯데측 설명이다. 롯데그룹 측은 제2롯데월드를 완공한 뒤 이 곳을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나 파리의 에펠탑처럼 서울을 대표하는 관광단지로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제2롯데월드가 세워지면 관광객이 20~30% 증가하고, 외국인 관광객도 연간 150만 명에 달할 것으로 롯데측은 내다봤다.
롯데그룹은 제2 롯데월드가 완공되는 오는 2011년까지 향후 5년간 총 1조5,0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전체 건설비의 70~80% 가량은 외자를 유치하고, 나머지는 계열사 컨소시움을 통해 충당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롯데 측은 이를 위해 빠르면 올 하반기, 늦어도 내년 상반기엔 외국계 투자기관이나 해외 기업들을 대상으로 외자유치를 위한 사업설명회를 전개하기로 했다. 롯데는 또 조만간 롯데물산을 중심으로 호텔롯데, 롯데쇼핑 등 3~4개의 계열사로 제2 롯데월드 컨소시움을 구성할 방침이다. 이는 롯데쇼핑이 기업공개를 통해 3조4,000억원의 막대한 자금을 거둬들인 데다 롯데물산, 호텔롯데 등 계열사의 자금력도 탄탄하기 때문이다.
이창원 롯데그룹 기획실 이사는 “롯데물산을 중심으로 호텔롯데, 롯데쇼핑 등이 컨소시움에 참여하는 제2 롯데월드 프로젝트팀이 출범한 뒤 구체적인 자금조달 계획이 잡힐 것”이라며 “제2 롯데월드 건설사업은 엄청난 자금이 소요되는 초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롯데의 주요 계열사뿐 아니라 해외자본도 함께 투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112층 규모의 잠실 제2롯데월드 건립계획이 22일 서울시 도시ㆍ건축공동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했지만 갈 길은 여전히 멀다. 무엇보다 항공기의 안전 운항이 어렵다며 줄곧 반대해 온 공군의 강한 반발이 최대변수. 서울시 도시ㆍ건축공동위는 군과의 문제에 대해 “이는 전문적인 사안으로 위원회가 판단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다만 이견이 있는 부분은 향후 건축 인ㆍ허가 과정에서 원만한 협의를 거쳐 해결하라”며 권고하는 형식으로 비켜나갔다. 일단 현행법상 위법사항이 없는 만큼 허가하되 공군과 계속 협의를 하라는 의미다.
또 다른 걸림돌은 교통문제. 제2롯데월드 건설 계획은 지난해 12월 오랫동안 끌어 온 교통환경 영향평가를 어렵사리 통과했다. 하지만 정부가 8ㆍ31 부동산 종합대책의 후속 조치로 인근 송파신도시에 주택 4만6,0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데다 송파구 거여ㆍ마천 뉴타운, 문정ㆍ장지지구 개발도 진행중이다. 여기에 잠실 일대의 대규모 재건축에 따른 인구 유입을 감안할 때 향후 송파 일대는 물론 강남권 전역에 걸쳐 교통대란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시민단체들은 반대
서울 송파구에 들어서는 잠실 제2롯데월드 건립을 둘러싸고 비행 안전을 우려한 공군에 이어 환경과 교통문제 등을 내세운 시민단 체들이 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롯데측의 건축사업 계획안이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통과하자 환경오염과 교통체증 등을 이유로 성명서를 발표한 강동송파환경운동연합(의장 이종훈)은 서울시청 광장 앞에서 서울시 제2롯데월드 추진중단 및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는 항의 퍼포먼스를 열었다.
강동송파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지상 112층, 지하 5층, 층고 555 m의 잠실 제2롯데월드 개발 사업은 시민안전 불안과 교통, 환경 문제 등의 검토가 미흡해 심각한 문제를 부를 수 있다”며 “제2 롯데월드 사업을 즉시 중단하고 전면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제2롯데월드가 들어서면 송파신도시와 문정·장지·거여마천지구 등 정부와 서울시 차원의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인해 상습 정체구역인 잠실 인근은 최악의 교통지옥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제2롯데월드 교통대책의 하나로 뚝방길을 확장해 교통차량을 늘린다는 서울시의 탄천변 확장계획은 대기업의 개발 사업 을 무리하게 허용해 공공의 영역인 환경을 훼손하는 반환경적인 접근”이라며 “많은 철새와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자연성을 유지한다는 이유로 서울시가 하천으로는 유일하게 생태계 보전지 역으로 지정한 탄천의 훼손이 크게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단국대 조명래 교수는 “초고층 건물 이 들어서면 경관 파괴 효과와 주변 토지이용과의 단절 문제, 지하수 흐름의 파괴 등이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특히 제2롯데월드의 입지는 서울시의 도시계획과 설계보다는 롯데 소유의 부지가 그곳에 있었기 때문에 추진된 것이어서 이에 대한 충분 한 분석과 평가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2롯데월드에 잠실 아파트 값 ‘들썩’
부동산 2단계 대책 발표를 앞두고 서울 아파트 값이 대체로 안정을 보이고 있지만 잠실은 ‘제2롯데월드’ 개발계획으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제2롯데월드 개발계획이 2월 22일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통과한 이후 롯데월드가 들어설 예정인 잠실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이는 앞으로도 잠실지역 아파트 값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매물이 없는 반면 매수세는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제2롯데월드 예정지 인근 장미아파트 65평형은 서울시 결정이 나기 이전에 15억원선에 거래가 이뤄졌으나 지금은 17억원에 호가가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매물이 없어 17억원을 주고도 사기 힘든 상황이다. 2월말 13억5,000만원에 거래됐던 같은 아파트 56평형은 한달새에 15억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46평형도 1억5,000만원 오른 13억원에, 33평형은 8,000만원 높아진 8억3,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잠실 주공 5단지도 마찬가지로 매물 품귀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시세는 1억원 가량 높이 형성되고 있다. 최근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에서 거래가 이뤄진 34평형은 11억원으로1억원 올랐다. 또 36평형도 14억원에 매매가 이뤄져 1억원 가량 높아졌다. 장미아파트 인근 서울부동산 이상하 사장은 “제2롯데월드 건설계획이 통과된 뒤 매물이 별로 없어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신격호 회장 건설의지 강해, 공군·시민단체 난제 해결해야
롯데그룹의 최대 숙원사업인 잠실 제2롯데월드는 건설이 가능할까. 10여 년을 표류해오다 최근 서울시 도시ㆍ건축공동위원회에서 심의안이 통과되며 탄력을 받는 듯하던 제2롯데월드 사업은 국방부의 반발로 또다시 제동이 걸린 상태이다.
당초 공군은 비행 안전을 이유로 롯데측의 사업 추진에 반대해왔다. 이번에는 윤광웅 국방부 장관까지 나섰다. 윤 장관은 지난달 말 기자회견에서 “건설계획이 강행되면 항공기 안전에 심각 한 위협을 줄 수 있고 서울공항은 공항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할 염려가 있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환경단체의 반발도 만만찮다. 환경과 교통 양쪽 모두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최근 심의안 통과 뒤 잠실 지역 부동산값이 급등하는 등의 부작용도 벌써부터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결국에는 제2롯데월드 사업은 강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롯데 관계자는 “건축과 도시공학의 최고 전문가 집단인 서울시 도시ㆍ건축공동 위원회에서 승인을 받았다는 것은 모든 측면을 고려해도 문제가 없다는 뜻”이라며 “여러 가지 난관이 있지만 올 연말 안으로는 착공이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측은 그룹의 사활을 걸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장애물이 생기면 자신들의 계획을 수정하는 한이 있더라도 끝까지 이를 관철시킨다는 입장이다.
에펠탑디자인에 제동이 걸리자 재빨리 2, 3안을 내놓았고 공군의 반대가 불거지자 미 연방항공청 전문가들의 검토 결과 항로만 약간 변경하면 된다고 대응했다. 그룹 ‘롯데’의 평소 이미지와 달리 기민하고 적극적인 대응이었다. 제2롯데월드에 대한 롯데그룹 차원의 애정과 노력이 엿보였다. 롯데가 제2롯데월드에 이렇게 각별히 공을 들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롯데그룹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신격호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신격호 회장이 일본 주간지 다이아몬드와의 인터뷰에서 “남은 여생의 꿈이라면 한국에 세계 최고 수준의 제2롯데월드를 건설하는 것”이라고 밝힌 것과 일맥상통한다. 올해 84세인 고령의 신 회장은 그동안 자신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정리하며 마지막으로 한국에 세계적인 랜드마크 타워를 하루 빨리 완공시키고 싶어 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롯데월드 개관 직후인 90년대 초반부터 제2롯데월드를 구상해온 신 회장의 원대한 밑그림은 ‘세계적 관광 콤플렉스’를 조성하는 것이었다. 대중적 이미지로 자리 잡은 롯데월드에 최고급 6성급 호텔과 명품 쇼핑몰 등으로 고급스럽게 무장한 제2롯데월드를 더해 이 일대를 한국의 랜드마크, 나아가 세계적 랜드마크로 부각시키겠다는 구도였다. 이를 위해 당초 신 회장은 제2롯데월드를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으로 짓고 싶었으나 아쉽게도 555m 높이의 국내 최고층 빌딩으로 만족해야 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롯데의 건설계획
서울시는 롯데물산이 제출한 제2롯데월드 건설안에 대해 기준 용적률 400% 이하, 허용 용적률 600% 이하로 건축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제2 롯데월드는 부지 2만6,500여평, 연면적 16만9,000평으로 세계 최고층인 112층(555m)짜리 6성급 최고급호텔이 들어서게 된다.
주변의 5~7개 저층 빌딩에는 백화점, 아웃도어 쇼핑몰, 문화ㆍ레저시설 등의 쇼핑 및 편의시설이 갖춰진다. 롯데그룹은 제2 롯데월드의 아케이드와 지하광장을 통해 송파대로 맞은 편에 있는 롯데월드와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에펠탑 모양이던 112층짜리 빌딩의 외관은 한국을 상징하는 전통 문양의 디자인으로 바뀌게 된다. 서울시가 건물의 외관을 한국을 상징하는 디자인으로 변경하도록 수정 승인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롯데그룹은 112층 빌딩의 외관을 국보 제31호인 경주 첨성대로 바꾸는 계획안과 장미꽃 모양을 형상화한 2가지의 디자인 변경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제2 롯데월드가 한국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라는 점에서 첨성대 변경 안이 유력하다는 게 롯데측 설명이다. 롯데그룹 측은 제2롯데월드를 완공한 뒤 이 곳을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나 파리의 에펠탑처럼 서울을 대표하는 관광단지로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제2롯데월드가 세워지면 관광객이 20~30% 증가하고, 외국인 관광객도 연간 150만 명에 달할 것으로 롯데측은 내다봤다.
롯데그룹은 제2 롯데월드가 완공되는 오는 2011년까지 향후 5년간 총 1조5,0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전체 건설비의 70~80% 가량은 외자를 유치하고, 나머지는 계열사 컨소시움을 통해 충당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롯데 측은 이를 위해 빠르면 올 하반기, 늦어도 내년 상반기엔 외국계 투자기관이나 해외 기업들을 대상으로 외자유치를 위한 사업설명회를 전개하기로 했다. 롯데는 또 조만간 롯데물산을 중심으로 호텔롯데, 롯데쇼핑 등 3~4개의 계열사로 제2 롯데월드 컨소시움을 구성할 방침이다. 이는 롯데쇼핑이 기업공개를 통해 3조4,000억원의 막대한 자금을 거둬들인 데다 롯데물산, 호텔롯데 등 계열사의 자금력도 탄탄하기 때문이다.
이창원 롯데그룹 기획실 이사는 “롯데물산을 중심으로 호텔롯데, 롯데쇼핑 등이 컨소시움에 참여하는 제2 롯데월드 프로젝트팀이 출범한 뒤 구체적인 자금조달 계획이 잡힐 것”이라며 “제2 롯데월드 건설사업은 엄청난 자금이 소요되는 초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롯데의 주요 계열사뿐 아니라 해외자본도 함께 투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112층 규모의 잠실 제2롯데월드 건립계획이 22일 서울시 도시ㆍ건축공동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했지만 갈 길은 여전히 멀다. 무엇보다 항공기의 안전 운항이 어렵다며 줄곧 반대해 온 공군의 강한 반발이 최대변수. 서울시 도시ㆍ건축공동위는 군과의 문제에 대해 “이는 전문적인 사안으로 위원회가 판단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다만 이견이 있는 부분은 향후 건축 인ㆍ허가 과정에서 원만한 협의를 거쳐 해결하라”며 권고하는 형식으로 비켜나갔다. 일단 현행법상 위법사항이 없는 만큼 허가하되 공군과 계속 협의를 하라는 의미다.
또 다른 걸림돌은 교통문제. 제2롯데월드 건설 계획은 지난해 12월 오랫동안 끌어 온 교통환경 영향평가를 어렵사리 통과했다. 하지만 정부가 8ㆍ31 부동산 종합대책의 후속 조치로 인근 송파신도시에 주택 4만6,0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데다 송파구 거여ㆍ마천 뉴타운, 문정ㆍ장지지구 개발도 진행중이다. 여기에 잠실 일대의 대규모 재건축에 따른 인구 유입을 감안할 때 향후 송파 일대는 물론 강남권 전역에 걸쳐 교통대란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시민단체들은 반대
서울 송파구에 들어서는 잠실 제2롯데월드 건립을 둘러싸고 비행 안전을 우려한 공군에 이어 환경과 교통문제 등을 내세운 시민단 체들이 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롯데측의 건축사업 계획안이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통과하자 환경오염과 교통체증 등을 이유로 성명서를 발표한 강동송파환경운동연합(의장 이종훈)은 서울시청 광장 앞에서 서울시 제2롯데월드 추진중단 및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는 항의 퍼포먼스를 열었다.
강동송파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지상 112층, 지하 5층, 층고 555 m의 잠실 제2롯데월드 개발 사업은 시민안전 불안과 교통, 환경 문제 등의 검토가 미흡해 심각한 문제를 부를 수 있다”며 “제2 롯데월드 사업을 즉시 중단하고 전면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제2롯데월드가 들어서면 송파신도시와 문정·장지·거여마천지구 등 정부와 서울시 차원의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인해 상습 정체구역인 잠실 인근은 최악의 교통지옥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제2롯데월드 교통대책의 하나로 뚝방길을 확장해 교통차량을 늘린다는 서울시의 탄천변 확장계획은 대기업의 개발 사업 을 무리하게 허용해 공공의 영역인 환경을 훼손하는 반환경적인 접근”이라며 “많은 철새와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자연성을 유지한다는 이유로 서울시가 하천으로는 유일하게 생태계 보전지 역으로 지정한 탄천의 훼손이 크게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단국대 조명래 교수는 “초고층 건물 이 들어서면 경관 파괴 효과와 주변 토지이용과의 단절 문제, 지하수 흐름의 파괴 등이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특히 제2롯데월드의 입지는 서울시의 도시계획과 설계보다는 롯데 소유의 부지가 그곳에 있었기 때문에 추진된 것이어서 이에 대한 충분 한 분석과 평가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2롯데월드에 잠실 아파트 값 ‘들썩’
부동산 2단계 대책 발표를 앞두고 서울 아파트 값이 대체로 안정을 보이고 있지만 잠실은 ‘제2롯데월드’ 개발계획으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제2롯데월드 개발계획이 2월 22일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통과한 이후 롯데월드가 들어설 예정인 잠실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이는 앞으로도 잠실지역 아파트 값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매물이 없는 반면 매수세는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제2롯데월드 예정지 인근 장미아파트 65평형은 서울시 결정이 나기 이전에 15억원선에 거래가 이뤄졌으나 지금은 17억원에 호가가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매물이 없어 17억원을 주고도 사기 힘든 상황이다. 2월말 13억5,000만원에 거래됐던 같은 아파트 56평형은 한달새에 15억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46평형도 1억5,000만원 오른 13억원에, 33평형은 8,000만원 높아진 8억3,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잠실 주공 5단지도 마찬가지로 매물 품귀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시세는 1억원 가량 높이 형성되고 있다. 최근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에서 거래가 이뤄진 34평형은 11억원으로1억원 올랐다. 또 36평형도 14억원에 매매가 이뤄져 1억원 가량 높아졌다. 장미아파트 인근 서울부동산 이상하 사장은 “제2롯데월드 건설계획이 통과된 뒤 매물이 별로 없어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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