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薪풍속도 ‘멘토링’
상태바
기업의 薪풍속도 ‘멘토링’
  • 글/신혜영 기자
  • 승인 2006.04.2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1세기 경쟁력 있는 기업을 만드는 ‘멘토링’
멘토링, 인재개발 툴로 급부상, 인재육성 및 이직방지에 효과적

“한 사람이 만 명을 먹여 살리는 시대” 이제는 이러한 말이 무색할 정도로 21세기는 인적자원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기업 내 인재육성의 핵심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바로 멘토링(Mentoring)이다. 멘토링은 회사에 대한 경험과 업무 노하우를 갖고 있는 선배사원이 직접 후배사원을 지도하고 조언해주는 활동이라는 점에서 핵심인재를 육성하는 방법으로 부각되고 있다. 휴렛팩커드나 인텔은 이미 경영화두를 멘토링으로 가져가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국내 기업들도 앞 다퉈 멘토링 제도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 2001년 도입한 멘토링 제도를 도입해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는 이랜드는 선배인 멘토가 후배 육성을 위해 2년간의 로드맵을 직접 작성한다. 그 기간에 후배사원의 단계별 목표와 성장 측정 지표를 설정해 점검하고, 상황에 따라 장기, 단기 계획을 세워 수정과정을 거친다. 또 한달에 한번 이상 교류의 시간을 갖고, 이를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 기록물은 승진심사에 제출하는 필수 서류 중 하나로도 작용해 구성원들의 긍정적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LG 단말 연구소의 경우 갓 입사한 신입사원과 선배사원 각각 60명은 상견례를 통해 각각 파트너와 함께 앞으로 멘토링 실천 수칙을 담은 서약서를 작성한다. ‘하루에 한 번씩 같이 차를 마시겠다’, ‘1주일에 한 번씩 업무 노하우를 전수하는 자리를 만들겠다’ 등의 수칙을 정해 소원해진 인간관계를 멘토링제도를 통해 보완하고 있다.
정수기 판매업체인 웅진코웨이도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1:1 멘토링 과정을 진행 중이다. 웅진은 3개월간의 프로그램 중 첫 단계인 결연식이 독특하다. 게임 형태로 진행되는 결연식에서 멘토는 멘티의 3가지 특징이 적힌 쪽지만으로 자신의 상대를 고른다. 멘토와 멘티의 과거부터 현재를 알 수 있는 '히스토리 북’과 '멘토링 데이’활동도 펼치고 있다. 멘토와 멘티의 일기와 편지글을 모은 '멘토링 다이어리 모음집’을 해마다 발간한다.
멘토링 시스템에 대해 웅진 인력개발 담당자는 "신입사원들의 회사 적응력을 높이고, 능력 개발 가속화에 기여한다”며, "선배사원인 멘토에게도 대인관계 기술과 리더십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삼성테크윈, 삼성SDS, 산업은행 등도 조직관리와 직무능력 개발에 멘토링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발 빠른 기업들은 성과까지 맛보고 있다. 현재 4년째 멘토링 제도를 실시중인 포스데이타는 신입사원 발령과 동시에 멘토를 임명해 신입사원을 관리한다. 멘토링 제도 덕분에 과거 10%이상이나 되던 퇴직률이 1.8%로 감소했다.



위대한 기업을 만드는 멘토링
멘토(Mentor)라는 말은 고대 그리스의 이타이카 왕국의 왕인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을 떠나며, 자신의 아들인 텔레마코스를 보살펴 달라고 친구 멘토에게 맡겼고 그는 오딧세이가 전쟁에서 돌아오기까지 텔레마코스의 친구, 선생님, 상담자, 때로는 아버지가 되어 그를 잘 돌보아 주었다. 그 후로 멘토라는 그의 이름은 지혜와 신뢰로 한 사람의 인생을 이끌어 주는 지도자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의미의 멘토링은 기업에서도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데, 멘토링이란 회사나 업무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전문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1:1로 전담하여 멘티(구성원:Mentee)를 지도, 코치, 조언하면서 실력과 잠재력을 개발, 성장시키는 활동을 말한다.
멘토링은 멘토의 머릿속에 가지고 있는 지식을 멘티에게 이전시켜 줌으로써 특정 사람이 회사를 떠나더라도 조직 내에 중요한 지식을 남겨두는 효과가 있다. 특히, 업무 현장에서 1:1로 직접 상호 작용하면서 실시간으로 업무 관련 지식과 노하우를 전달해 주기 때문에 강의실을 중심으로 한 일반 교육 훈련보다 비용도 적게 들고 학습 효과도 더욱 크다.
또한 공통의 문화적 가치나 회사가 기대하는 바를 구성원들의 마음속에 심어줌으로써, 공동체 의식과 회사에 대한 몰입을 강화시키는 효과도 가져온다. 특히 업무에 필요한 기술과 역량을 습득하도록 유도함으로써 핵심 인력이나 리더를 육성할 수 있다. 이는 미국의 선진기업들을 중심으로 기업에 적용되기 시작, GE의 잭 웰치 회장이 CEO 양성에 적극 활용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선진 기업들의 경우, 멘토링을 인재 육성 프로그램과 전략적으로 연계하여 활용하고 있다. 그 예로 Delta Air Lines사나 Union Pacific사는 임원 포지션을 담당한 후계자를 육성하기 위해, 약 18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멘토링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Hewlett Packard사도 중간 관리자 육성을 위해 멘토링을 활용하고 있다. 입사 5~7년 정도의 구성원을 대상으로 상사의 추천에 의해 멘티를 선발하며, 이렇게 선발된 멘티들은 약 7일간 리더십 교육을 수료하게 하며, 그 결과 개선이 필요한 2~3개의 역량에 대해 정해진 멘터에 의해 집중적으로 멘토링을 받게 된다. 이처럼, 인재 육성 기능으로써 멘토링이 제대로 이루어질 경우, 우수 인재의 유지에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CLC(Corporate Leadership Council)가 1999년 포춘 500대 기업 중 6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멘토링을 받을 사람과 받지 않은 사람의 이직 의도는 각각 16%와 35%로 2배 정도의 차이가 있었다고 한다. 또 국제멘토링협회(IMA)에서 실리콘밸리 등의 첨단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멘토링 실시 중인 기업의 신입사원은 실시하지 않는 기업의 사원보다 2~5개월 정도 빨리 적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 멘토링을 시행하는 기업도 생겨
멘토링 제도는 멘토와 멘티 개인 차원에서도 도움을 준다. 신입 사원이 회사 생활에 신속한 적응을 하는데 도움을 주며 멘티의 능력 개발을 가속화시켜 경력 개발 및 멘티의 시장 가치를 높여줄 수 있다. 업무 수행 과정에서 멘토와 직접적으로 상호작용하면서 관련 지식과 스킬을 보다 빨리 습득하여 단기간에 업무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한편, 멘토링은 멘토에게도 많은 이점을 줄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이 것이 새로운 지식과 다양한 관점에 대한 이해와 학습이다. 신입 사원을 지도하면서, 조직 내에서는 접하기 힘들었던 새로운 지식을 배울 수 있으며, 젊은 세대의 가치관이나 관점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계기도 된다. 또한, 구성원들을 지도, 조언하면서 대인 관계 기술이나 리더십 역량도 향상시키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듀폰(DuPont)사의 경우 설립된 지 200년이 넘는 세계적 화학제품 회사로 이미 오래 전부터 다양한 목적과 내용의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 리더들의 인재 육성 능력을 향상시키는 주요 수단으로써 멘토링을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리더들은 인재 육성 능력뿐만 아니라, 멘티가 갖고 있는 새로운 지식이나 사고의 다양성도 학습할 수 있다. 때문에 최근 디지털 경제시대로 이행하면서 기술의 발전이 가속화함으로써 신입 및 하급직원들이 관리자나 선배사원들보다 정보나 기술에 대한 이해와 숙달도가 앞서는 이른바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현상이 심화되어 오히려 선배가 후배에게 한 수 배우는 ‘역 멘토링(reverse mentoring)’제도를 시행하는 기업도 생겨나기도 한다.
이처럼 멘토링은 조직에서 개인을 육성하고 경력을 개발시키는 방법 가운데 가장 오래되고 그 효과가 뛰어난 방법이다. 특히 핵심인재를 개발하거나 특정분야의 전문가를 육성하는데 적절한 방법으로 기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조직에서 활용하는 경력 개발 프로그램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 예로 지난 3월 2일 청주시 수곡2동사무소(정창순 동장)가 새내기 신규임용 공무원들의 신속한 업무적응으로 대민서비스 향상을 위한 ‘멘토링 결연식’을 갖고 본격적인 1:1 새내기 과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실전 학습의 핵심수단으로 활용
그러나 아직 우리 기업의 경우는 대부분 도입 단계이거나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단계다. 때문에 종래의 수직적인 선후배 관계에서 멘토링제도를 통해 핵심인재 관리시스템으로 전환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에서 멘토링제도가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첫째, 멘토링시스템에 대한 구체적이고 명확한 목표가 설정되고 그에 맞게 추진되어야 한다. 둘째, 멘토와 멘티의 선정과 결연 시에 철저하게 파악하여 가장 적합한 사람들로 맺어지도록 해야 한다. 유한 킴벌리클라크는 멘토가 가져야할 자질로 멘토링 경험과 해당업무에 대한 전문성, 노하우, 인재육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들고 있다. 넷째, 회사에서는 지속적인 Follow Up을 통해서 이 시스템이 잘 정착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멘토링 제도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는 기업 동양기전은 멘토링 커플을 맺어주기 전 멘토링 위원회를 구성하여 멘토를 선정하고 선정된 멘토를 대상으로 멘토십과 멘토링 제도 교육을 실시한다. 또한 맞춤식 1:1 짝짓기가 아닌 교육 및 게임을 통해 성격분석을 하고 유사한 성격끼리 멘토, 멘티 커플을 맺어준다. 그리고 멘토에게 멘토링 뺏지 등을 증정하고 결연식을 맺어 멘토링 기간동안은 뺏지를 달고 다니게 해 멘토로 선정된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해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주기적으로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하여 활동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고, 활동성과가 좋은 사람은 포상을 하고 부족한 사람은 분발시킨다. 활동결과에 대한 평가 및 결과를 경영자에게 보고 함으로써 동양기전은 멘토링 제도를 기업 전체 조직에 걸쳐 멘토링 제도를 성공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최병권 LG경제연구원은 “멘토링을 현장에서 구성원간 상호 작용을 통한 학습 즉 일을 통한 실전 학습의 핵심수단으로써 활용해야 한다”며 “성공적 멘토링 사례에 대해서는 구성원에게 널리 전파해 축하와 인정을 받게 하거나 승진이나 금전 측면에서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대학생 멘토링 제도 4월부터 시범 실시

4월부터 대학생이 저소득층 학생을 가르치는 '대학생 멘토링 제도'가 시범 도입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2006년도 업무보고에서 교육청, 기초자치단체, 대학의 협력을 통해 교육복지토자우선지역내 기초생활수급자 및 특수교육 대상자 중 희망자에게 대학생 멘토링을 지원하기로 했다. 멘토인 대학생은 멘티인 저소득층 학생의 개인적인 후원자, 역할모델, 교사, 코치, 상담자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 2월 8일 서울대학교에서 서울대학교 총장, 광악구, 동작구청장이 참석한 가운데 대학생 멘토링 시범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대학생들은 1명이 3∼4명의 학생을 한 그룹으로 해 회당 2시간씩 주 2회(월 16시간) 정도 글쓰기와 수학, 영어 등 기초학습뿐 아니라 만화와 바이올린, 풍물 등 특기·적성지도를 하고 진로 및 학교생활 상담도 해준다. 멘토링에 참여한 대학생은 교육실습 학점 또는 봉사 학점으로 1학점을 인정받으며, 교통비 및 식비 등 명목으로 실비를 지급받게 된다.
대학생 멘토링 제도 시범사업을 4월부터 서울대생 300여명이 관악구·동작구에서 시범 실시한 뒤 하반기에는 30개 교육복지 투자 우선지역 전체로, 내년부턴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