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유통채널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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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유통채널 확산
  • 글 / 김정숙 기자
  • 승인 2006.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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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킬러’와 ‘숍인숍’을 아시나요
유통업계, 블루오션 찾아 신 업태 개발에 박차
유통업계의 신 유통채널로 통하는 새로운 유통업태 ‘카테고리 킬러(Category Killer)’와 ‘숍인숍(Shop in Shop)’이 급부상하고 있다. 특정 품목의 브랜드만을 집중적으로 모아 판매하는 카테고리 킬러와 대형 매장 내에 별도의 품목을 모아 파는 숍인숍이 유통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신발·모자·가전제품 등에서 벌써 카테고리 킬러가 등장했다. 또 롯데와 신세계 등 대형 유통업체들도 할인점내에서 카테고리 킬러를 시범 운영하면서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게다가 세계적인 가정·가구용품 카테고리 킬러인 스웨덴의 ‘이케아’와 미국의 ‘스포츠 오소리티’ 등이 국내 업체들로부터 러브콜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카테고리 킬러는 유통업체의 경쟁이 치열한데다가 일본·미국 등에서 검증된 업태이기 때문에 새로운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업체 상륙 초읽기
대형 유통업체인 롯데와 신세계도 카테고리 킬러에 벌써 한 발을 내디뎠다. 유통업 전문가에 따르면 “선진국의 사례를 보면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넘어서면 카테고리 킬러 매장이 본격적으로 확산된다”며 할인점 이후의 강력한 유통업태로 지목했다. 특히 카테고리 킬러는 취미와 여가 생활이 많을수록 주목받는 유통형태라고 덧붙였다.
신세계는 지난해 9월 이마트 죽전점에서 각종 스포츠 상품을 모아 파는 ‘스포츠빅텐’을 선보였다. 매장의 절반 크기인 537평에 골프·등산용품·축구·테니스 등 구기에서 검도 등 무술용품까지 스포츠 관련 품목 2만여 개를 취급하고 있다. MTB(산악자전거) 국가 대표출신인 김정수 씨 등 전문 강사들이 상품 설명뿐만 아니라 동호회도 만들어주는 등의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하루 매출은 3,000만∼3,500만원으로 이마트의 다른 매장보다 매출이 2배가량 많다. 신세계는 이같은 성공에 힘입어 스포츠 전문 카테고리 킬러를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6월 롯데마트 구로점에 2,500평을 마련, 영국 유통그룹 킹피셔 계열사인 홈센터인 ‘B&Q’를 입점 시켰다. 홈인테리어와 DIY관련 상품 3만 5,000여 가지를 팔고 있다.
1999년 시작된 하이마트가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전국 250여개의 점포를 확보, 국내 가전 유통망의 2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하이마트가 등장함에 따라 백화점등의 대형 유통업체와 가전 대리점의 매출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하이마트 주위 반경 2∼5㎞ 이내에선 가전 대리점이 살아남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 2002년 12월 시작된 신발 카테고리 킬러인 ABC마트는 22개의 점포를 장악하고 있다. ABC마트의 성공에 힘입어 스포츠화·스니커즈·캐주얼화·드레스화 등의 신발을 모은 ‘레스모아’를 앞세워 맞불 작전을 펴고 있다. 신발 카테고리 킬러로는 스프리스·TAF·풋웨어익스프레스 등 10여개가 벌써 시중에 나왔다.
모자는 미국 모자 유통 대명사 햇월드의 ‘리즈’가 있다. 할리우드 배우들이 선호하는 구린, 미국 메이저리그에 모자를 독점 공급하는 뉴에라 등 국내에서 보기 힘든 브랜드들까지 다양하게 팔고 있다. 매장이 무려 17개로 늘었다.
2000년 이후 카테고리 킬러는 홈 인테리어, 완구, 스포츠용품, 의류영역 진출이 활발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생활용품, 잡화, 문구류 등을 1,000원 안팎에 판매하는 일본 ‘다이소’는 2001년 상륙해 매장을 320개로 불렸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왓슨스, CJ그룹의 올리브영도 눈에 띈다. 헬스 및 뷰티숍인 올리브영은 26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50% 증가한 305억원을 올렸다.
한 유통업 관계자는 “할인점이 포화상태에 이르는 시기에는 카테고리 킬러 매장이 본격적으로 유통을 주도하는 업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카테고리 킬러는 인구가 많아 소비 색깔이 다양한 국가에서 성공할 수 있지만 국내에선 성장세가 예상외로 늦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지붕 두상점’ 숍인숍 인기
대기업부터 소규모 매장까지 ‘숍인숍’ 형태의 매장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추세다. 투자비용이 저렴하고 본매장의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도 많지만 그만큼 세심한 사전조사가 필요하기도 하다.
LG전자제품 매장에 야채가게, 외환은행 안에 스타벅스 커피숍, 하이마트에는 침구 브랜드 이브자리 매장과 자바 커피 전문점이 입점해 있다. 굳이 큰 매장을 찾지 않아도 최근에는 찜질방, 목욕탕 내의 네일아트숍이나 베이커리 매장안의 아이스크림 전문점 등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아이템들이 바로 숍인숍이다. 전혀 뜻밖으로 보이는 매장들이 이렇게 한집살림을 펼치는 이유는 무엇보다 초기투자비용이 저렴한데다 아이템수를 늘려 기존 점포의 고객을 흡수해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함이다.
숍인숍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초기 투자비용이 저렴하다는 것이다. 권리금이나 보증금, 인테리어 비용 등 점포 사업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제반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고. 즉, 유명 대형 상권의 몇몇 지역을 제외하면 보증금과 약간의 월세를 내거나, 매출의 몇 퍼센트를 정해 월세를 대신해 내면서 사업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부담감이 덜하다.
또한, 기존 매장이 활성화 되어 있는 경우, 그 고객을 고스란히 흡수할 수 있는 것 또한 장점이다. 즉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독립적인 창업을 하는 것보다 쉽게 홍보나 영업 활동을 할 수 있다.


전자제품매장에 야채가게가?
대기업도 숍인숍 형태 영업망으로 불황을 타개하고 있다. 유기농 전문매장인 총각네야채가게는 LG전자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하이프라자 매장에 총각네야채가게를 입점 시키고 있다. 하이프라자 대방점과 가양점에 현재 야채가게가 입점해 있는 상태. LG 하이프라자는 주 고객이 주부라는 점은 착안, 전시 매장 안에 야채 가게 공간을 만들어 반찬거리를 사러오는 주부들의 발길을 잡았다. 이 공동매장은 밖에서는 나란히 붙은 서로 다른 매장처럼 보이지만 안에 들어가면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도록 만든 것이 특징. 서로 매출도 늘고, 브랜드 가치도 상승시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총각네야채가게 홍보담당 유남열 팀장은 “지난해 LG전자와의 협의 하에 새로 오픈하는 하이프라자 매장에 총각네 야채가게를 입점 시키고 있다”며 “총각네 야채가게의 인지도를 올릴 수 있으면서 하이프라자 고객들을 유치할 수 있어 매출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 전자 홍보실 관계자역시 “매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색다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좋고 입점업체 또한 수익으로 연결돼 상생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하이마트 역시 매장내에 커피전문점이나 침구전문 매장을 배치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전자전문점 하이마트가 침구류 매장을 입점 시키는 것은 침구류가 주부들과 신혼부부들이 많이 찾는 품목이기 때문이라는 것. 특히 기존 일부 가전매장에서 현금인출기(ATM)를 설치하고, 커피전문점 등을 입점 시킨 것에 비해 이브자리는 약 100평으로 하이마트 공간의 약20%를 차지해 비교적 큰 규모로 들어서 있다.
하이마트 홍보팀 양동철 과장은 “2004년 중반부터 매장 내에 이브자리 매장 또는 자바 커피전문점을 입점 시켜왔다”며 “이브자리가 입점 된 매장에 고객들의 방문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숍인숍 매장을 더욱 확대시켜 나가는 점에 대해서는 올해 월드컵 등 전자제품 판매에 호재가 예상되는 만큼 현재로서는 보류상태”라고 조심스런 입장을 밝혔다. 하이마트에 입점한 숍인숍 중 이브자리는 ‘코디센’이라는 별도의 브랜드 형태로 용두점, 광진점, 의정부점 등 6곳의 하이마트에 입점 되어 있다.
이외에도 하이마트, CGV 등에 입점한 아이디어 문구전문 매장 ‘상상플래닛’, 백화점·할인점 등에 별도 매장으로 오픈하는 ‘미샤’ ‘더페이스샵’ 등 화장품 매장들도 숍인숍으로 구분할 수 있다.
비단 대기업뿐만이 아니라 편의점 내에 별도의 꽃집 또는 비디오대여점이 들어가 있거나 카페 안에 레코드숍이, 주유소 안에 커피전문점이 들어가 있는 식의 소규모 숍인숍도 다양하게 찾아볼 수 있다. 가장 흔한 숍인숍 형태는 테이크아웃 커피점을 들 수 있다. 로즈버드, 네스카페, 이디야 등의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극장, 주유소, 베이커리 매장 등에 숍인숍 형태로 개점을 하고 있다.
본 매장의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장점은 반대로 기존 매장의 영업이 부진할 경우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단점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숍인숍 창업 희망자들의 경우 기존 매장의 영업 안정성을 우선적으로 따지게 되는데, 실제로 편의점이나 백화점 내에서 창업하기를 원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반대로 기존 매장이 활성화돼 있는 경우 해당 고객을 고스란히 흡수할 수 있는 것은 장점이다. 즉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독립점 창업보다 수월하게 영업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렴한 비용에 창업할 수 있는 숍인숍도 주의해야할 부분이 있다. 온라인 경영전문교육 사이트 ‘휴넷’의 황수경 이사는 숍인숍 창업의 주의사항을 아래와 같이 요약했다.
첫째, 숍인숍 매장의 대부분이 임대를 하고 있는 세입자에게 재임대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위험 부담이 큰 편이다. 원 임차인의 계약 기간이나 영업시간에 제약을 받는 등 불이익이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되도록이면 숍인숍 계약이라 하더라도 건물주와 바로 계약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안전한 계약 조건을 맺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일반적인 숍인숍 형태의 매장은 보증금이 없는 대신에 월세가 선불 조건에 포함되는지 여부와 관리비나 부가세 등이 총 임대비용 속에 포함되는 지에 대한 부분을 사전에 잘 알아보지 못하고 계약을 맺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숍인숍 창업을 원하는 사람들은 가급적 계약서를 꼼꼼히 정확하게 작성하는 것이 안전하다.
불황극복을 위해 ‘한 지붕 두 가족’ 형태의 매장은 앞으로 계속 다양화될 전망이다. 숍인숍과 더불어 ‘숍아웃숍(shop out shop)’매장도 주목받고 있다. 점포 앞에 한 평 정도 공간을 마련해 자릿세를 내거나 수익을 나누는 거리 매장으로, 도너츠 가게 앞에 츄러스 전문 판매대, 샌드위치 전문점 앞의 아이스크림 판매 등 젊은이들이 부담 없이 창업할 수 있는 형태를 일컫는다. 그러나 장사가 되지 않아도 자릿세를 내야하고 마진을 나누기 때문에 숍인숍 창업이 무조건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으므로 이에 대한 사전조사가 더욱 필요하다.


드럭스토어도 인기몰이
서울 지하철 2호선 선릉역 근처에 자리 잡고 있는 ‘올리브영’. CJ가 운영하는 이 곳에 들어서면 의약품을 비롯 각종 잡화가 갖춰져 있다. 약국인지, 편의점인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병원 처방전을 제시하고 전문 의약품을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건강식품도 살 수 있고 일반 잡화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약국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단순히 약을 파는 곳에서 건강과 아름다움을 관리하는 종합헬스케어 전문점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의약분업이 정착되면서 약국이 소비자에게 건강관련 제품을 편리하게 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전국에 거미줄처럼 퍼져있는 약국 유통망을 활용하려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웰빙이라는 약국의 이미지를 한껏 활용하려는 마케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비타민 하우스’다. 숍인숍 형태로 약국에 진출한 비타민 하우스 가운데는 비타민 판매로 연간 2백억원의 매출을 거뜬히 올리는 곳이 수두룩하다.
건강기능성 식품을 판매하는 약국도 눈에 띠게 늘고 있다. 전문지식을 앞세운 약사의 설명을 듣고 소비자들이 값이 만만치 않는 건강식품을 선뜻 구입한다.
애견용품, 기능성화장품 메이커들이 약국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기업형 드럭스토어(drug store)출현도 약국의 변신을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올리브영, W스토어(코오롱웰케어)에 이어 LG유통이 홍콩 허치슨 왐포아그룹 자회사인 AS 왓슨스와 손잡고 홍익대 근처에 ‘GS왓슨스’ 1호점을 오픈했다. CJ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19개 올리브영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코오롱웰케어는 현재 6개인 W스토어를 올해 안에 20개로 늘릴 계획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드럭스토어는 기존 약국을 위협하는 동시에 변신을 자극하는 역할도 한다”며 “한국에서도 약국이 질병이나 질환을 치료를 하는 곳에서 편의점과 같은 소비공간으로 탈바꿈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용어정리
●카테고리 킬러(Category Killer)
간단히 말하면 전문 멀티숍이다. 한 품목의 다양한 브랜드만을 집중으로 모아 파는 유통 형태다. 예컨대 각각의 브랜드가 붙은 가전 및 전자제품을 한 곳에 모아놓고 파는 하이마트, 모자만 전문으로 파는 리즈 등이 대표적이다.
카테고리 킬러가 들어서면 주위의 중소 경쟁업체들은 시장을 잠식당해 서서히 고사당한다.‘저승사자’인 셈이다. 그래서 ‘킬러’라는 무시무시한 이름이 붙었다. 미국·일본 등의 선진국에서는 1980년대부터 등장한 유통업태다. 국내에서는 90년대 중반부터 초기 형태의 카테고리 킬러가 등장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하지만 카테고리 킬러는 소비자에게는 여러모로 편리하다. 브랜드별로 가격 비교가 쉽고, 선택의 폭이 넓은 데다 값도 상대적으로 싸다.
카테고리 킬러는 용산의 전자, 낙원 악기, 청계천의 문구, 종로의 귀금속 상가 등과는 구별된다.

●숍인숍(Shop in Shop)
문자 그대로 가게 속에 있는 가게 쇼핑센터 등 대형점포에서 잘 볼 수 있다 판매장의 일부를 독립시켜서 전혀 별개의 점포처럼 내장이나 레이아웃을 연구 안출하고 있는 것이 특징 액세서리 고급부인복 등 패션 성이 높은 상품을 다룰 때 경비를 그다지 들이지 않고 분위기를 조성 시킬 수 있는 이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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