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는 다섯 번 죽어서 김치가 된다. 땅에서 뽑혀서 죽고, 통배추의 배가 갈라져 죽고, 소금에 절여져 죽고, 매운 고춧가루와 젓갈에 범벅이 돼 죽고 결국엔 장독에 묻혀 죽는다. 몇 년 전 유행한 이 우스갯소리처럼 김치가 제대로 된 맛을 내기 위해서는 오랜 숙성의 시간을 거쳐야 한다. 더욱이 농익은 묵은지가 되기 위해서는 말이다. 대한민국 방방곳곳을 다니다보면 그 지역을 대표하는 맛있는 집들이 구석구석 숨어 있다. 이번 ‘지방경제시대’ 취대 대상 지역인 진도 역시 남도의 맛을 느낄 수 있는 훌륭한 음식점들이 있다. 이러한 업소들은 지역의 맛을 알리고 나아가 문화관광의 차원에서 외지인을 끌어들이는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지역민의 큰 사랑, 지역사회에 보답할 터
한우고기와 가장 잘 어울리는 묵은지로 인정받아..

2007년 문화관광부 주관 한국 대표 한식당 100선 선정위원회에서 실시한 음식, 위생, 서비스 등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아 한국대표음식점 100선에 선정되기도 한 진도 묵은지는 한우암소고기 전문점으로, 1998년 개업 이후 한 차원 높은 음식문화 구현을 목표로 꾸준히 성장해오고 있으며 다양한 대외활동으로 지역사회 발전에 공헌하고 있다. 묵은지 운영을 통한 수익금 중 일부를 지역사회에 작게나마 기부하고 있는 박 대표는 진도에서 지역민들의 사랑에 의해 성장한 만큼 지역사회에 대한 기부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며 여유가 된다면 다양한 방법으로 진도군 지역사회를 위해 활동하겠다는 생각이다. 박 대표는 현재 외식업 진도군 지부장을 겸하고 있으며 진도군 외식업 발전을 위해 선두에 서서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기도 하다.
이번 인터뷰를 하면서 본지 기자가 느낀 점은 남도의 맛을 자랑하는 ‘묵은지’에 대한 박 대표의 자부심이 매우 강하다는 점이었다. 그만큼 묵은지의 모든 메뉴에 대한 품질과 맛을 자신한다는 것이 아닐까. 박근완 대표는 “손님에게 포기 째 제공하는 묵은지는 직영 농장에서 친환경적으로 재배한 배추와 양념류에 신안군에서 생산된 천일염과 젓갈을 이용해 매년 6,000포기의 김치를 직접 담가 2년 이상 숙성 발효시킨 웰빙 식품으로 한우고기와 가장 잘 어울리는 묵은지로 인정받았습니다”라고 자랑했다. 그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시설투자와 직원 친절 교육을 통해 격조 높은 음식 문화 발전에 기여할 계획이다.
“어려울 때일수록 더 많이 고민하고 과감하게 투자해야 합니다”
축산업을 운영해 온 박 대표가 외식 사업에 뛰어든 것은 1998년에 불어 닥친 IMF 위기 때문이었다. 박 대표의 농장이 외환위기로 인해 도산했고, 한우에 대해서만큼은 자신 있었기에 식당을 오픈했다. 축산업으로 부지런함이 몸에 밴 그는 철저한 시장분석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실천하는 용기로 사업을 이어왔다.
“정직한 마음으로 손님들에게 질 좋은 음식을 제공하고자 노력해왔습니다”라는 박 대표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으로 고객은 물론 직원들의 마음에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 결과 사업 확장을 이어왔지만 하지만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구제역 파동으로 생산 농가는 물론 외식업체도 큰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현재 손님들에게 김치를 포기째 제공하는 아이디어도 구제역 파동 때에 나온 것이다. 전혀 손대지 않은 포기김치를 손님상에 내놓음으로써 음식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명실 공히 전남 진도군에서, 더 나아가 전라도에서 손꼽히는 맛집인 묵은지는 손님을 배려한 넉넉한 실내 환경과 주차공간을 갖추고 있으며, 특히 소고기는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매일 새벽 맛 좋은 한우 암소고기만을 박대표가 직접 골라 사용하고 있다.
묵은지는 신선한 재료, 쾌적한 분위기와 박 대표의 정성까지, 맛있는 음식점이 갖춰야할 삼박자를 고루 갖추고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꽃 피는 사월, 남도 여행을 떠나는 이들에게 진도군 묵은지에서 진한 고향의 맛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