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최국 독일 포함 지구촌 이목 집중, 국내도 월드컵 바람
벌써부터 지구촌이 후끈 달아올라 버렸다. 월드컵은 다가올수록 전세계의 더욱 뜨거운 관심사가 됐다. 세계최대의 스포츠 이벤트에 걸맞게 지구촌 전체가 흥분하고 있는 중이다. 출전국마다의 표정도 표정이지만 특히나 월드컵의 현장일 될 독일은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구장의 안전, 테러 그리고 훌리건
월드컵이 열리는 6월 10일(한국시간)부터 4주간 독일 전 도시에서 경기장이 아닌 곳에 무료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대형스크린 시설이 확보돼 거리응원을 이끈다. 한국에서 출발해 세계를 놀라게 한 거리응원 물결이 독일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연출될 것이다. 붉은악마는 이번 월드컵에서는 커다란 천을 이용한 ‘통천응원’으로 분위기를 띄운다. 현실적으로 카드섹션이 불가능한 독일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찾은 게 바로 통천응원이다. 결국 통천은 많은 좌석을 차지하지 않으면서도 선수들에게 ‘우리는 또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확실하게 전할 수 있다는 게 붉은악마의 설명이다.
브라질 언론은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이 보여준 것과 같은 대규모 조직적 응원에 대한 브라질 응원단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응원단도 훈련을 받는 것이 일반화돼 있다”며 “특히 쇼핑센터와 같은 공공장소에서 대표팀과 똑같은 유니폼을 입은 응원단이 응원연습을 할 정도로 열기가 높았다”며 한국 응원의 조직력을 벤치마킹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독일 현지에서 방 구하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프랑크푸르트시가 한국 응원단을 위해 월드컵 하우스(숙박촌)를 마련하기로 해 관심을 끈다. 동포인터넷 매체인 ‘euko24’에 따르면 프랑크푸르트 축구 아카데미(FFA)가 주관하는 월드컵 하우스는 프랑크푸르트 시내 중심지인 박람회장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대형 천막과 야영장 등이 들어설 월드컵 하우스는 5만평 부지에 조성돼 독일 현지 한국응원단의 심장부가 될 전망이다.
구장의 안전, 테러 그리고 훌리건
월드컵이 열리는 경기장의 안전문제도 초점이다. 지난달 17일 잉글랜드 미들즈브러와 슈투트가르트의 유럽축구연맹(UEFA)컵 경기가 열린 고틀리프 다이믈러 슈타디온 주방의 파이프에서 화재사건이 발생, 안전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 구장에서는 월드컵 G조 프랑스-스위스전 등이 벌어진다. 이를 계기로 독일에서는 경기장 안전문제를 다시 총 점검하게 됐다.
올해는 독일 네덜란드 영국 뿐 아니라 폴란드 훌리건까지 가세할 것으로 보여 우려가 크다. 이는 월드컵 출전국 중 유일하게 폴란드만이 자국경기의 중계권을 신청하지 않아 수많은 열성 팬들이 독일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과 맞물려 있다. 한국과 맞붙는 스위스도 인접 국가에서 경기가 펼쳐지는 만큼 대규모 응원단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독일 국민 42%는 테러조짐으로 한 경기 정도는 취소될 수 있다고 응답해 연방군을 긴장시킨다. 올해 초 유럽과 중동을 들끓게 했던 마호메드 만평의 여파가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지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 월드컵 마케팅으로 열기 후끈
월드컵 마케팅은 가요계도 뜨겁게 달구고 있다. 2002년 4강 신화 재연을 위한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가수들이 앞 다퉈 응원가 부르기에 동참하면서 가요계에도 ‘월드컵 열풍’이 불고 있다. ‘오!필승 코리아’로 2002년 월드컵을 통해 ‘국민가수’로 떠오른 윤도현이 스타트를 끊었다. 윤도현은 SKT의 광고에서 록버전의 애국가를 부르며 ‘월드컵 응원가’ 홍보전에 불을 지폈다. 이는 ‘애국가를 록 버전으로 편곡해 응원가로 부르는 게 정당 한가’에 관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최근에는 ‘월드컵 응원이 상업적인 방식으로 변질됐다’는 문화연대의 성명에 윤도현 밴드가 거론되자 윤도현과 기획사측이 이를 반박하는 글을 홈페이지에 올리고 이에 문화연대측이 다시 윤도현측에 이 글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등 끊임없는 화제를 낳고 있다.
실력파 가수들의 연합도 눈에 띄고 있다. 마야가 정수라의 ‘아 대한민국’을 리메이크한 것을 비롯해 김종서, 봄 여름 가을 겨울, 부활, 다이나믹 듀오, 나비효과 등이 기존 응원가를 새롭게 편곡한 응원곡과 순수 창작 응원곡 등을 담은 월드컵 응원앨범을 발매했다. 특히 이 앨범에 수록된 버즈의 ‘레즈 고 투게더’는 KTF의 후원을 받고 있는 붉은악마의 새 공식 응원가로 채택됐다. 이런 상황은 국내를 대표하는 이동통신사인 SKT와 KTF의 경쟁이 월드컵 응원가를 통해 ‘대리전’의 모양새를 띠며 또 다른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응원가 대리전’과는 별도로 ‘월드컵 마케팅’의 득을 얻고 있는 가수들도 있다. 어린이그룹 7공주는 독일월드컵 D-100을 기념해 지하철역에서 게릴라 콘서트를 벌이며 그동안 받지 못했던 대중과 언론의 관심을 모았다. 최근에는 가수 김종국이 스포츠브랜드 휠라 코리아가 출시하는 월드컵 제품 라인의 모델에 ‘월드컵의 이미지에 가장 적합한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캐스팅된 것도 한 예다.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온라인 시장역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게임 업체들이 골프게임 ‘팡야’, 농구게임 ‘프리스타일’, 야구게임 ‘신야구’에 이은 스포츠게임 대박을 꿈꾸며 월드컵이 열리는 6월 이전에 신제품을 대거 내놓을 예정이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축구를 소재로 개발했거나 개발 중인 온라인게임은 12종에 달한다.
네오위즈와 EA가 공동 개발하고 있는 ‘피파(FIFA) 온라인’, 이젠엔터테인먼트가 대한축구협회와 계약해 개발 중인 캐주얼 축구게임 ‘레드카드’, 제이씨엔터테인먼트의 ‘프리스타일2’ 등이 대표작으로 꼽힌다. 엔씨소프트는 해외 유명 축구게임을 자사 게임포털 ‘플레이엔씨’를 통해 서비스할 계획이다. 게임개발사 소닉앤트는 ‘익스트림사커’를 5월부터 서비스할 예정이다.
해외 업체로는 축구게임 ‘위닝 일레븐’ 시리즈로 유명한 일본 코나미가 이달 중 온라인 대전이 가능한 ‘위닝일레븐9 라이브웨어 에볼루션’을 내놓고 축구대전에 뛰어든다.
이 밖에 네이비앙이 개발한 ‘리얼사커’가 이달 중 공개되고, 엔트올의 ‘슈팅슈퐁’은 다음 달,하멜린의 '플레이메이커'는 6월에 서비스가 시작될 예정이다. 축구게임이지만 팀당 11명씩 22명이 플레이하는 정규 축구와는 사뭇 다르다.
게이머가 한 팀 11명을 조작하기가 만만치 않을 뿐 아니라 선수 22명을 게이머 22명이 조종할 경우 게임이 성사되기 힘들 수 있기 때문. 이에 ‘피파온라인’ ‘위닝일레븐’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길거리 축구게임과 같은 변형된 축구게임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소닉앤트가 서울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선보인 4 대 4 길거리 축구게임 ‘익스트림사커’가 전형적인 예다. 이 게임에서는 팀당 4명씩 총 8명이 입장해서 게임을 한다. 공격수, 미드필더, 수비수, 골키퍼로 나뉘며 한 사람이 한 명의 플레이어를 조종하는 방식으로 농구게임 '프리스타일'과 비슷하다. 소닉앤트 관계자는 “올해는 축구가 전 국민적 관심을 끌고 있어 게임에서도 축구를 소재로 한 게임이 잇따르고 있다”며 “쉽고 빠른 전개로 차별화 하겠다”고 말했다.
야후, 월드컵 공식 파트너
전 세계인의 축제, 2006 독일 월드컵을 약 3개월 앞둔 가운데 국내 인터넷 포털들도 월드컵 특수를 누리기 위해 다양한 특별 페이지 오픈은 물론 각종 제휴로 활발한 월드컵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지난 월드컵 열풍이 불었던 2002년 당시 파트너사로 오픈 했던 야후코리아의 ‘야후 월드컵특집’은 4월 이전에는 1일평균 300만 페이지뷰를 기록했으나 월드컵 기간동안 3억3,000만 페이지뷰를 기록했다. 월드컵 특수에 대한 인터넷 포털들의 기대감이 커지면서 포털간의 신경전도 한층 치열해졌다.
▲월드컵 단어, 함부로 못쓴다=2006 독일 월드컵 공식파트너사인 야후!코리아를 제외하고는 월드컵이란 단어는 공식적인 마케팅 활동에 사용할 수 없다.
네이버는 이 같은 규정에 따라 '가자!독일로'라고 월드컵 특별 코너를 마련했으며 다음은 '축구포털', 엠파스는 '토탈사커'라고 코너명을 마련했다. 또 SK 커뮤니케이션즈도 싸이월드와 네이트닷컴을 통해 '가자!2006독일' 월드컵 특별사이트를 1월 15일 오픈했다.
허나 '월드컵'이란 단어는 어느 정도 일반 명사화됐기 때문에 단순 정보제공, 보도와 관련한 자료 등에는 타 포털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포털마다 '월드컵' 서비스 달라=포털마다 각기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유는 월드컵 콘텐츠 하나하나가 바로 '투자'기 때문. 월드컵 공식로고를 사용하는 것부터 실시간 중계권, 기타 동영상·이미지 사용까지 피파와의 계약을 통해 이루어진다.
(주)다음커뮤니케이션은 2006년 FIFA월드컵™ 의 인터넷·모바일 중계권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을 통해 다음은 ‘2006 FIFA월드컵™ 인터넷·모바일 공식 브로드캐스터(Licensed Broadcaster/Official Mobile Video)’ 의 지위를 확보, 국내 최초로 FIFA월드컵을 인터넷과 모바일로 중계하게 된다.
인터넷뿐만 아니라 모바일 독일 월드컵 실시간 중계권까지 다음이 계약하면서 이동통신사들을 상대로 재판매권까지 확보하게 됐다. 2006년 월드컵 경기 직후 경기 하이라이트 동영상에 대해선 다음과 야후!코리아에서만 공개되며 다음은 2002년 월드컵 관련 동영상 콘텐츠까지만 제공할 수 있다. 야후!코리아는 피파와의 계약에 따라 2002년 월드컵뿐만 아니라 2002년 이전의 월드컵 관련 동영상과 이미지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포털 '월드컵 특수'를 잡아라=포털들이 독일 월드컵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월드컵 특수를 이용해 차별화된 콘텐츠로 이용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이용자들의 유입은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며 자연스럽게 광고도 유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포털들은 이를 통해 광고 수익뿐만 아니라 이용자들의 발길을 돌리게 함으로 포털 충성도도 높일 수 있다.
야후 관계자는 “월드컵을 통해 차별화된 콘텐츠를 경험한 이용자는 월드컵이 아닌 다른 콘텐츠도 함께 체험하게 되면서 충성도 있는 유저로 만들 수 있게 된다”며 “각기 다른 포털들의 월드컵 콘텐츠는 이용자들의 유입을 돕는데 일조할 것”이라며 포털들이 월드컵 콘텐츠에 대한 ‘투자’에 열을 올리는 이유를 설명했다.
2006 독일 월드컵이 4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포털들은 더 많은 제휴사 확보와 차별화된 콘텐츠 확보에 주력하고 있으며 이들의 온·오프라인 본격적 축구 마케팅은 4월~5월 사이에 시작될 예정이다.
월드컵 ‘꼭짓점댄스’ 뜬다
2006년 독일월드컵을 석달 앞두고 성급히 달아오른 응원 열기의 정점에 ‘꼭짓점 댄스’가 있다. 영화배우 김수로가 최근 한 TV 쇼프로에서 소개해 화제가 된 코믹 댄스다. 그는 방송에서 “대학 시절 즐겨 추던 춤”이라며 다른 출연진과 함께 피라미드 대형을 만들어 춤 동작을 선보였다.
방송이 나간 뒤 네티즌 사이에서는 ‘재미있다’ ‘너무 웃긴다’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포털 사이트 게시판에는 “꼭짓점 댄스를 월드컵 공식 응원 춤으로 하자”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월드컵06 김수로 꼭짓점 댄스 공식 카페’ 등 관련 카페도 우후죽순 생겨났고, 댄스전문 카페 ‘X-large b-boy’ 등이 만든 ‘꼭지점 댄스 강습’ 동영상도 급속히 퍼졌다.
이렇게 불기 시작한 꼭짓점 댄스 열풍은 가히 신드롬 수준이다. 강원도의 한 포병연대는 아침 점호시간에 꼭짓점 댄스를 춘다고 소개했고, 관련 인터넷 게시판에는 “독일·미국 교민들은 어디서 모여 춤을 추느냐” “두바이에 사는데 다들 모여서 꼭짓점 댄스를 하고 싶다”는 등 재외동포의 문의도 쇄도하고 있다. 급기야 온라인 꼭짓점 댄스 열풍은 오프라인으로 확산됐다. 60만 회원을 거느린 국내 최대 축구 카페인 ‘아이러브사커’ 등 10여개 동호회 회원 2,000여명은 지난 1일 국가대표 평가전이 열린 상암경기장에서 대규모 꼭짓점 댄스 응원을 처음 선보였다. 일반 시민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데다 현장 분위기를 띄우는 데 ‘놀라운’ 위력을 발휘하면서 꼭짓점 댄스는 이날 월드컵 공식 응원 안무로서의 가능성을 엿보였다. 특히 관중석 같은 좁은 공간보다는 탁 트인 광장에서 추기에 적합해 바다 건너 독일에서 열리는 월드컵을 거리 응원으로 즐겨야 하는 이번 상황에 제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조류 인플루엔자, 성매매 논란
유럽을 휩쓸고 있는 조류 인플루엔자(AI)는 월드컵의 신경을 잔뜩 자극하고 있다. 이를 두고 2006독일월드컵 본선이 취소될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자 훌리오 그론도나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은 최근 “입장권이 모두 팔려나간 상태에서 월드컵이 연기 또는 취소되는 사태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AI가 월드컵을 취소할만한 이슈가 되지는 않을 걸로 본다”고 반박했다. 독일 자민당 농업전문가 한스-미카엘 골트만이 “AI가 인간에게 전염될 경우 월드컵 취소를 고려해야 한다”고 했고, 집권 기민당 농업담당 프란츠-요제프 홀첸캄프도 “AI의 위험이 커지면 월드컵보다 인명 보호를 우선해야할 것”이라고 말해 월드컵 취소 가능성에 대한 논란을 불렀다.
전세계에서 300여만명의 외국응원단과 관광객이 몰리는 최대 행사인 만큼 ‘월드컵 특수’를 노리는 성매매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오는 6~7월 월드컵축구 기간 중 성매매에 반대하는 캠페인이 지난달 23일 독일에서 시작됐다. ‘강요된 성매매에 퇴장을(Red card to forced prostitution)’이라는 이 캠페인은 남성들을 유혹하는 포스터나 미디어 광고 이미지를 반대하고 남성들에게 책임 있는 행동을 독려하는 방향으로도 진행된다.
브라질의 한 언론은 최근 월드컵 축구대회가 열리는 독일 각 도시에 5만여 명의 전 세계 매춘부들이 몰려들 것으로 보이며 이 가운데 중남미 출신이 40% 이상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스웨덴 정부는 2006독일월드컵을 앞두고 여성 인신매매에 따른 매춘행위에 대해 대책을 세울 것을 독일정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스웨덴에서는 매춘이 불법인 반면 독일에서는 합법적이어서 스웨덴으로서는 걱정이 많기 때문. 이 때문에 다음달에 열리는 유럽연합(EU) 회의에서는 각국 경찰 간부들이 모여 독일월드컵에서의 매춘 및 여성 인신매매 대책에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