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앰프전문, 세계 속 ‘강소기업’으로 우뚝 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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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앰프전문, 세계 속 ‘강소기업’으로 우뚝 서겠다”
  • 서동삼 수석 부국장
  • 승인 2013.04.10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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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JVC 등 10여 개국에 OEM 전량 수출… ‘자체 브랜드 생산’ 올 목표

차량용 앰프, 자동차 패러다임 변화로 소형·디자인에 ‘승부수’ 

천안시 두정동 두정중학교 인근 주택가에 위치한 가야전자(주)에는 김수복 대표를 포함해 직원 11명이 근무하고 있다. 외관상 작아 보이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달라진다. 회사의 연혁을 잠시 보자. 지금의 회사는 지난 88년 카앰프, 카스테레오 개발을 위해 설립된 가야전자(주)가 모체다. 이 회사는 94년 당시 1,000만 불 수출탑을 수상하는 등 알차게 성장해 나갔다. 2004년 퓨쳐비젼(주)로 사명을 변경한 뒤 김수복 대표는 모체에서 카 앰프 사업부를 분리해 2005년 8월  지금의 가야전자(주)로 재설립했다. 본격 사업을 재개한 그는 이제 전세계를 상대로 전량 수출만 하는 ‘강소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중국 칭다오 공장에는 200여명이 일하고 있다. 인터뷰 내내  내세울 게 별로 없다며 겸손해하는 김 대표는 “그동안 전량 수출만 하다 보니 바쁘게 살아왔다”며 “회사가 살아남기 위해서 기술개발에 몰두하면서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회사의 주요 생산품은 차량용 앰프다. 소리를 증폭시켜 음악을 즐기기 위한 전자장비다. 이 제품은 현재 OEM(주문자 상표부착 방식)과 ODM(생산자설계 공급방식)으로 전량 수출만 해 국내에서는 가야전자 브랜드를 구경할 수 없다. 주목할 점은 세계적인 영상·음향 전문기업인 일본 JVC를 필두로 미국·브라질, 동남아 전지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전세계 1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평균 수출단가는 80~100달러에 디자인과 성능에 따라 다양한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주 고객층은 음악을 사랑하는 자동차 마니아들이지만 요즘 업황은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로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김 대표는 “요즘 자동차 산업 구조로 보면 시장 규모는 정체상태”라면서도 “과거 가솔린엔진 자동차에서 요즘엔 전기차·하이브리드차로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전류소모를 최소화하고 디자인은 획기적인 제품이 경쟁력에서 앞서 나간다”고 말했다. 그래서 성능은 더욱 좋아지고 크기는 작고 가벼운 소형·경량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김 대표는 “기존의 알루미늄 재질에서 현재는 플라스틱 등으로 소형·경량화시켜 원가를 절감하고, 디자인의 획기적인 변화로 새로운 수요창출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디자인 혁신으로 이미 외국 바이어들 사이에선 호평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의 경쟁력? 직원 11명의 핵심멤버”…中 칭다오 공장은 우수외자 기업체로 매년 선정

가야전자는 서해안에서 가까운 중국 칭다오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그곳에는 본사에서 파견된 한국인 5명이 공장을 관리하고 있다. 김 대표는 연간 3분의 1을 중국에서 지내며 200여명의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천안 사무실에 있을 때는 이메일이나 화상통화로 현지 업무를 파악하고 소통하고 있다. 요즘 우리나라 제조분야 중소기업들이 중국의 저가공세와 기술력에 밀려 하나둘씩 무너지고 있는 것과 관련, 김 대표의 생각이 궁금했다. 누구나 수긍하듯 기업의 생존법칙 첫째는 오직 ‘기술력’이다. 김 대표 역시 “저희들은 지금까지 기술력 하나로 살아남았다”며 “중국 업체보다는 기술력이 우위에 있어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회사가 (기술개발) 인력이 많다고 기술이 뛰어난 것은 아니다”며 “우리는 이 분야 이 업종에 20년 이상 한우물을 팠다”고 재차 강조했다. 사실 이 분야 국내 동종업체들은 기술개발에 소홀하고 중국의 저가공세에 밀려 폐업을 겪는 등 비운이 계속되고 있다. 김 대표는 회사의 경쟁력을 직원 11명의 핵심멤버에 두는 듯했다. 모두 20년 가까이 김 대표와 동고동락할 정도로 한가족처럼 굳게 뭉쳐 있다. 김 대표는 또한 제조업체 생존법칙 두 번째로 ‘디자인’을 꼽았다. 자동차나 전자제품 등 산업 전반에 걸쳐 디자인 혁명으로 매출이 급성장한 사례는 외국의 기업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디자인 혁신에 경영방침을 세운 것도 당연하다. 가야전자는 지난해 1,500만 달러의 수출을 달성, 수출역군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김 대표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20% 늘어난 1,800만 달러가 목표”라면서 “아프리카 앙골라 등 거래선 다변화로 목표를 꼭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강한 중소기업을 지향하는 김 대표로서는 매출 위주의 숫자에 신경 쓰기 보다는 ‘양보다 질’로 승부하겠다는 경영방침도 밝혔다. 회사의 최근 경영성과에 대해 소개해 달라고 하자, 김 대표는 “중국 칭다오 지역에서 우리 회사가 우수 외자업체로 매년 상을 받았다”면서 “중국서 공장을 운영하다보니 막상 애로사항이 많지만, ‘정도경영’을 통해 지역사회로부터 신뢰를 얻은 것이 수상비결같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양로원 등에 기부를 통해 지역사회 공헌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생 상한가→하한가, 다시 ‘제2의 도약’으로 자신만의 성공스토리를 쓰다!

사람이 살아오다 보면 누구나 나름대로의 인정역정이 있게 마련이다. 사업가로서 김 대표 이전의 삶이 궁금했다. 김 대표는 대구에서 태어나 대구대(화학과 전공)를 졸업했다. 의료기기 오파상을 해오던 김 대표가 이 분야에 뛰어든 계기는 이 사업을 해오던 지인의 권유로 지난 1992년 자연스럽게 합류했다고 한다. 오파상을 하던 당시 김 대표는 돈을 쉽게 벌었다고 했다. 하지만 제조업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김 대표의 표현을 빌리자면 92년까지 상한가를 치다 몇 년 사이에 하한가로 인생이 곤두박질쳤다. 거기서부터 삶을 보는 깊이나 생각이 달려졌다고 한다. 그리고 한우물 파기를 20여년. 김 대표는 이제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회사가 지금까지 OEM방식에 의존하다보니 자체 브랜드로 제품을 생산한 적이 없었다. “올해부터는 자체 브랜드로 전세계 시장에 직접 유통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Zito(자이토)란 브랜드로 이미 몇몇 국가에 상표등록도 했고, 지금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래 전부터 인력과 비용을 투자해온 만큼 성과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해외 바이어들을 많이 상대해 오면서 절대 비굴하게 영업을 해오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당당한 한국인 기업가가 될 것입니다.” 20여 년간 한우물을 파온 열정, 미래를 읽는 눈, 일당백의 도전정신으로 자신만의 성공스토리를 일궈가고 있는 김 대표는 인터뷰 내내 ‘강한 중소기업’을 여러 번 강조했다. ‘우리가 잘되면 나라도 잘 된다’는 긍지를 갖고 일해 온 그의 집념과 뚝심으로 가야전자가 세계 속의 ‘강소기업’으로 더욱 우뚝 서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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