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벤처기업 창업 10년째를 맞는 의료용 소재 개발기업 ㈜코드바이오 박선영 대표는 올 한해 여성CEO로서 남다른 각오로 경영일선에서 뛰고 있다. 올해는 지난 10년간 사업과, 지난 25년이 넘는 박 대표의 연구생활의 결과가 작품으로 나오는 해이기 때문이다. 자본과 배경도 없이 오직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며 10년을 버텨온 박 대표는 CEO로서 그동안 힘들었던 역경을 이겨내고 새해 힘찬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중소기업 대통령’을 표방한 박근혜 당선인에 거는 기대 등 박 대표의 남다른 포부를 들어봤다.
부산물 원료로 고부가 가치 원료 생산 온라인 쇼핑몰서 재구매율 90%↑ ‘각광’

㈜코드바이오는 천연물의 유효 물질 추출ㆍ정제방법에 관해 독보적인 노하우와 국내외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기술 바이오 벤처 기업으로, 수입에 의존하던 바이오 소재 분야의 국내 홍일점기업이다. 주요 사업영역은 크게 소재와 완제품이다. 소재는 의료용(닭벼슬 유래 히아루론산, 돼지 부산물 유래 간장약 등), 의약 부외품(치약용 하이드록시아파타이트), 기능성식품(관절과 뼈에 도움되는 천연물), 식품 첨가물(돈태반 가수분해물, 녹용가수분해물 등), 화장품(플라센타, 하이드록시아파타이트) 등과 완제품으로는 태반 화장품(에센스, 마스크팩, 태반 미용 비누)을 비롯, 민감성 전용비누, 호두 바디 제품(호두 스크럽제, 로션, 미스트, 클린져), 치약(거품치약) 등이 있다. 대표제품을 꼽으라면 의료용 히아루론산,하이드록시아파타트, 돈태반가수분해물 등 소재와 태반화장품, TLS 미용비누, 호두바디용품 등을 들 수 있다.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재구매율이 90% 이상일 정도로 시장반응이 좋은 편이라는 박 대표는 “주로 부산물을 이용해 고부가가치 식품, 화장품, 의약부외품, 그리고 의약품 원료 소재를 연구개발 및 생산하고 있다”며“부산물 원료로는 닭벼슬, 돼지 태반, 녹용, 호두껍질, 그리고 패각 등을 이용해 고부가가치 원료로 탄생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 업계 전문가들이 평가하는 코드바이오의 경쟁력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연구자 출신 CEO의 연구 경력과 실력 등 튼튼한 기술력이다. 두번째는 중소 벤처기업이 실행할 수 있는 아이템과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사업화 아이템 선정의 탁월함’이다. 세 번째는 10명의 열정적인 직원들의 단결력을 꼽을 수 있다. 현재 회사가 보유한 인증 및 특허현황을 보면 특허등록 국내 4건, 국내 출원 6건, 해외 등록 5건, 인증서 6건, 상표 등록 15건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경쟁력을 바탕으로 벤처기업으로서는 지난해 7억 5,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4배나 많은 30억 목표를 자신하고 있다. 수출도 2011년부터
매년 2배씩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벤처기업 여성 CEO로서 10년 힘든 여정, 삼국지 한 질로도 ‘부족’
이렇듯 코드바이오는 벤처기업으로서 성장하고 있지만 박 대표는 여성CEO로서 짐작되듯 지난 10년간 힘든 여정을 보냈다. 한마디로 책으로 꾸미면 삼국지 한질은 될 정도의 역경과 고난이 있었다고 말할 정도면 짐작이 간다.
박 대표는 1992년 한국의 지방 국립대학교에서 학부와 석사를 마치고 학자의 꿈을 안고 일본 북해도 대학교 농학부로 유학을 떠났다. 4년 동안 박사 과정을 마친 뒤 일본 과학기술처의 외국인 특별 연구원으로 쯔쿠바의 국립 식품연구소에서 1년 동안 연구원 생활을 마치고 귀국했다.
한국 과학기술재단 박사 후 과정을 고려대학교 생명공학원에서 약 1년 7개월 마친 후 미국 사우스케롤라이나 클램슨대학교 포장 과학과에서 2년 동안 연구생활 후 목포대학교에서 연구교수로 한국에서 일을 시작했다. 그런던 중 벤처회사에 스카우트됐다. 꿈에도 벤처회사나 사업 등을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는 박 대표는 이렇게 인생 항로가 다른 쪽으로 흘러갔다.
다시 대학으로 돌아갈 수 없는 여건이 되었던 그녀는 2003년 8월부터 벤처기업을 준비해 2004년 4월8일 창업했다. 그 후 2년 사이 30억을 투자한다는 중견그룹이 나섰는데 같이 일하던 주주들이 50% 주식을 1명에게 몰아 주면서 또 다시 곤경에 빠졌다. 인간적 배신감에 자살까지 생각했단다. 그러나 이대로 절대 죽을 수가 없다며 이를 악문 박 대표는 회사에 침대를 갖다 놓고 일주일에 3일 이상을 기거하면서 회사를 살리고 연구 개발에 몰두했다. 그 결과 회사는 조금씩 회복이 되어서 인규베이터 기관인 순천향대학교 의료창업보육센터에서 약 4년 정도 창업 준비부터 초기를 보내고 생산형창업보육센터(Post-BI)인 충남 테크노파크에서 3년 반 정도 양산 준비기간을 보냈다.
지난해 9월 충남 천안시 직산읍 직산 농공단지에 자가 공장을 마련해 이전, 양산 시스템과 공조 설비도 구축했다. 학자로서 해외에 있을 때는 세계적 유명한 학회에서 조명을 받았지만, 사업을 하면서 돈이 없어서 밥을 굶은 적이 많았고 차비가 없어서 구걸하다시피 했다고도 한다.
박 대표는 “자본 없이 기술로 바이오 벤처기업을 창업해 10년을 경영하면서 눈물의 빵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벤처에 대하여 논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여성CEO가 마음 편히 기업할 수 있는 환경 조성해야”
계사년 새해를 맞은 박 대표는 올해 목표가 코드바이오에서생산하는 원료가 약으로 출시돼 매출을 3배 증가시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의약품 원료의 약 80% 정도가 해외에서수입되고 있고, 최근 품질이 떨어지는 중국의 저가 약 원료가 국내에 유입되고 있는 실정에서 코드바이오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박 대표는 “특히 동물성 유래 약 원료가 상당히 많이 고가에 수입되고 있는데 코드바이오와 저는 이 분야에서는 국내에 독보적인 기업”이라며 “동물성 부산물을 이용해 약까지 개발, 런칭을 준비하는 연구자나 기업은 국내 유일하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그동안 사회적 인식이나 자금 대출 등 여성 CEO로서 힘들었던 과정을 소개하면서 오늘의 코드바이오와 박선영이 존재하기까지는 음과 양으로 도움을 준 분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저와 같은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사회의 일원으로 일할 수 있다는 것은 후배 여성 이공계 전공자 및 가정환경이 열약한 여성들도 공부를 하면 세상을 헤쳐 나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주고 싶어서 입니다.”
박 대표는 2월 박근혜 대통령 출범을 앞두고 많은 기대를 거는듯했다. “이제 여성도 사회의 일원으로 일할 때 실력과 능력으로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사회로 변화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으면 고맙겠습니다. 특히 대한민국에서 돈도 배경도 없이 자수성가하려는 여성 기업인들에게 정부에서 여성 벤처투자 전문기관을 창립하도록 기본 펀드조성을 하고 각 대기업 등이 출자해 단계별 기업 성장형 펀드가 기업에 지원돼 상장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부탁드립니다.”
벤처기업이 성장해 중견기업이 되고 대기업이 되는데 각 단계를 넘어설 때 손잡아 줄 투자 전문기관이 설치되면 여성기업인들이 잘 성장해 국가경제에 이바지 할 수 있다는 박 대표는 “추후 제 주식과 지식을 모두 사회에 환원한 뒤 빌게이츠처럼 작은 시골에 내려가서 여생을 마감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저와 같은 이공계 여성 과학자들의 진로를 선택할 때 인생의 선배로서 아낌없는 조언을 해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