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전했으니 포기할 수 없었죠”
그는 1998년 39세의 나이에 아프리카 잠비아의 수도 루사카에 발을 내딛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동생들의 뒷바라지를 하며 20~30대를 보낸 그는 사업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열악한 국가가 오히려 좋다고 믿고 도전을 결심했다.
“처음 시작한 사업은 안경 사업입니다. 제가 태어난 경산은 대구와 인접해 있습니다. 대구는 안경으로 유명한 도시죠. 전 재산을 모두 털어 대구에서 무작정 수백 가지의 안경부속품과 렌즈기계를 화물선 컨테이너에 실어 잠비아로 보냈습니다.”
보무도 당당하게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그의 앞길을 막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언어였다. 영어를 한 마디로 할 줄 몰랐고 더욱이 안경 기술도 없었다. 그런 그가 맨 몸으로 잠비아에 던져진 것이다. 처음 잠비아에 도착해 정착한 곳은 마케니라는 지역의 한 선교사의 집이었다. 하루에 버스가 3번 밖에 다니지 않는 낙후된 곳에서 피부색도 다르고 말도 안 통하는 흑인들과 함께 매일 버스를 타고 수도 루사카까지 다니며 식당, 술집에 가서 모르는 사람들에게 말을 걸어가며 영어를 배우고, 한국에 전화를 걸어 문의하며 안경기술을 익혔다.
“어렵게 안경점 하나를 열어 장사를 시작했지만 손님이 없어 파리만 날렸죠. 아내는 그만 한국으로 돌아가자고 했지만 그렇게 포기할 수 없었죠.”
그는 발품을 팔아가며 6개월간 홍보책자를 돌리고, 모두가 퇴근한 저녁에 회사에 남아 렌즈를 깎아가며 안경기술을 배웠다. 그 결과 안경 사업은 2000년부터 활기를 띄기 시작했고 사업 실적은 30배 이상 증가했다. 기술부족으로 인한 사업 갈등과 몇 개월의 고심 끝에 포기하지 않고 이겨낸 안경 사업이 승승장구해 지금의 금광사업까지 이어진 것이다. 박 회장은 “제가 아프리카에 온 1998년은 지금보다 경제 사정도 시기도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타고난 소질을 개발하고, 젊음과 열정적인 도전정신이 있었기에 꿈을 이룰 수 있었다고 생각 합니다”라고 전했다.

그는 2010년 10여 년간 공들인 안경 사업을 인도인에게 넘기고 더 큰 도약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본격적으로 사업이 잘 된지는 4~5년밖에 되지 않아요. 나머지 시간은 비싼 수업료를 냈다고 생각합니다. 오랫동안 노력한 결과 안경 사업이 빛을 보기 시작해 아쉬움도 있었지만 더 큰 사업을 해보고자 했죠. 그렇게 차린 세탁공장이 지금은 잠비아에서 가장 큰 세탁 공장이 되었습니다.”이후 그는 1천 평 규모의 땅을 인수해 로지(Lodge)호텔을 직접 건설하기도 했다. 20여 채의 객실이 있는 로지호텔은 박 회장이 직접 설계, 감리, 시공을 배워 지은 호텔로 그의 도전의 대부분은 아무것도 모른 채 배워가며 시작한 일들이었다. 잘 모르고 시작했기에 남들의 몇 배 더 열심히 했고 결과도 좋았다. 호텔을 지은 후 큰 돈을 받고 매각하고, 사업에 탄력이 붙자 금광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 금광을 개발하는 회사인 KB&K Gold mine 회사의 공동 소유자가 된 박 회장은 한국의 대기업과 투자 유치 계획에 있으며 사업은 300억 원에서 수천억 원의 사업이 될 전망이다. 향후 쇼핑몰, 신도시 개발 등의 사업에도 도전할 계획인 그는 신도시 개발에 대해 잠비아 정부로부터 잠정적인 승인을 받아놓은 상태다. 그는 이러한 능력을 인정받아 올해 1월11일 무역센터에서 열린 ‘2013 글로벌 취업, 창업콘서트’에서 자신의 성공 스토리를 청년들에게 들려주기도 했다. 코트라에서 주최한 이 행사는 국내 청년들의 해외 창업을 돕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세계 각국에서 성공한 한인 8명이 패널로 참가했으며 박 회장이 유일한 아프리카, 중동지역에서 초청된 한인이었다.

뛰어든 사업마다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루며 한발 한발 나아온 박 회장. 그러나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가장 어려웠던 때는 저희가 불법 영업을 한다는 제보가 있어 이를 수습하느라 2년여의 세월을 법정에서 싸웠던 때였습니다. 지식이 부족해 겪는 어려움으로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 있었지요. 하지만 고진감래(苦盡甘來)라고 하지 않던가요.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나니 더 달콤한 열매를 맺을 수 있더군요.”
잠비아에서의 10여 년을 한 마디로 고진감래(苦盡甘來)라고 정의할 수 있다는 박 회장은 작지만 경쟁력 있는 아프리카 시장에서 자기 분야를 얼마나 잘 소화시키느냐에 따라서 크고 작은 변화가 생기고 이는 곧 경쟁력이 된다고 전한다. 특히 예리한 직감과 판단력으로 잇따른 사업을 성공시켜온 그는 “많은 한국의 기업가들이 잠비아를 방문했습니다만 아직 발전된 모습을 보이는 곳은 없습니다. 잠비아는 매년 약 7~10%의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는 나라로 주변국 중에서도 치안이 좋고 안정적인 나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라며 “기업의 꿈을 잠비아에서 실현시키기를 추천 합니다”라고 전했다.
한국의 이미지를 높이고 글로벌 국가로 변신하는 데 일조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박 회장의 도전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