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펀드의 모든 것
상태바
주식형펀드의 모든 것
  • 글/김정숙 기자
  • 승인 2006.03.2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식형펀드로 ‘황금알’이나 낳아볼까
국내보다 해외펀드 각광 추세, 지나친 기대는 말아야
적립식 펀드로 상징되는 장기투자 문화가 불안한 증시 흐름에 다시 휘둘리고 있다. 지난해 주식이 올랐을 땐 너도나도 펀드로 몰렸지만 이젠 여차하면 돈을 다시 뺄 태세다. 이 와중에 서울 강남 집값이 꿈틀대자 부동자금이 다시 부동산 시장을 기웃거린다.



전문가들은 “시류에 흔들려 재테크 방법을 바꾸면 실패할 확률이 훨씬 높다”고 조언한다. 지난해 증시 활황으로 많은 사람이 간접투자에 나섰지만 투자 행태는 여전히 단타 매매 식이다. 펀드상품의 경우 선진국에선 대표적 장기투자상품으로 꼽히지만 국내에선 그 가입기간이 평균 1~2년에 불과하다. 한국펀드평가 관계자는 “국내 개인들의 투자 기간은 아무리 짧아도 3~5년, 길게는 20~30년 이상 펀드에 투자하는 선진국 투자자들과는 비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장기 투자계획은 인생의 설계도 역할을 한다. 결혼, 내집 마련, 자녀 교육 등 굵직굵직한 일들이 보통 5~10년 주기로 오기 때문이다. 또 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수익이 누적되는 복리효과도 평생투자를 일찍 시작했을 때의 이점이다.

장기일수록 유리해
장기간에 걸친 수익률 추이 데이터는 투자의 감을 잡고 계획을 짜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랜드마크 자산운용 관계자는 “미국인들이 증시가 부진할 때도 펀드 투자 비중을 줄이지 않는 것은 과거 장기투자 효과에 대한 검증 데이터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지난 11년(1995~2005)간 국내 투자자들이 여러 투자처에 돈을 넣고 기다렸다면 어떤 성과를 거뒀을까. 조사 결과 5~10년간 펀드 등에 투자할 경우 대부분 은행 예금 이자를 훨씬 웃도는 수익을 거뒀다.
투자처별로는 성적이 엇갈렸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주식형 펀드. 이어 우량주 투자 글로벌 주식형 펀드 서울 강남권 아파트 채권(채권형 펀드) 등의 순이었다.
국내 주식형 펀드는 10년 이상 운용된 게 거의 없어 99년 설정된 성장형 펀드(주식 편입비중 70% 이상, 설정액 50억원 이상)20개 상품의 수익률을 따져봤다. 그 결과 5년 수익률은 평균 232.46%에 달했다. 복리로 매년 27.16%씩 수익을 낸 것이다. 특정 펀드는 아니지만 대형 우량주에 분산투자를 했을 때도 수익률이 높았다. 미래에셋증권 에 따르면 95년 핵심 블루칩 5개 종목(농심.삼성전자.신세계.현대모비스.포스코)에 투자했을 경우 지난해 말까지 누적 수익률은 무려 519%였다. 해마다 20% 안팎의 수익을 되돌려주는 셈이다.
해외 주식형 펀드의 경우 한국펀드평가에 의뢰해 2005년말 기준으로 운용 10년 이상인 1,388개 펀드의 수익률을 따져본 결과 연 10% 안팎으로 집계됐다. 반면 최근 10년간 채권형펀드의 수익률과 정기예금 금리를 산술 평균하면 연 7~8%에 그쳤으며 최근 더욱 낮아지는 추세다. 평균적으로 보면 부동산 투자의 성적은 별로 좋지 않았다. 전국 주택가격은 지난해 말 현재 95년보다 평균 30%(연 2.6%), 서울 강남권 아파트 값은 145%(연 9.4%) 상승했다.


해외 주식형 펀드에 눈길
올 들어 국내 증시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대안 상품으로 해외 주식형 펀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 초 세계 주요 증시의 호황을 타고 해외 주식형 펀드 수익률도 대부분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지난해처럼 활황세를 이어가기 어려운 만큼 해외 펀드에도 눈을 돌려 위험을 분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투신운용사 등은 적립식으로 해외투자가 가능한 상품은 물론 국내 증시와 해외 주요 증시에 동시에 투자하는 ‘펀드오브펀드’ 상품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해외 주식형 펀드는 건실한 세계 경제 상승과 풍부한 국제 투자자금 유동성 덕에 대부분 안정적인 수익률을 내고 있다. 펀드평가사인 한국펀드평가가 올 들어 2월10일까지 국내에서 판매중인 해외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미 달러화 기준)을 따져본 결과 신흥 시장 펀드들은 ▶인도 펀드 평균 9% 안팎▶중남미 펀드 약 14~15%▶중국권 4~18%▶유럽 신흥시장 약 12~14% 등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냈다. 선진국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 역시 대부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삼성투신운용 관계자는 “최근 일본 증시가 금리 인상설 여파 등으로 주춤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글로벌 증시는 근래보기 드문 호황이었다. 수익률도 최근 3~4년 이래 가장 좋았다. 올해도 순탄한 흐름을 보이고 있고, 특히 지난해 글로벌 증시 상승 랠리에서 소외됐던 중국 증시가 모처럼 10%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올해 글로벌 증시가 지난해 수준의 활황세를 이어가기는 힘든 만큼 지나친 기대를 삼가라고 조언했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국내 투자자들이 많이 찾는 인도와 중국 투자 펀드가 연초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불안 요인이 적지 않다”며 “최소 3~5년 기간의 장기 투자원칙을 지키고 지역별로 투자 상품을 분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 헤지는 필수다. 특히 최근엔 원화가 미달러는 물론 엔화에 대해서도 강세를 보임에 따라 환율 변동 위험을 극소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올 들어 지난 9일까지 엔화로 투자한 일본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1.92%였지만 이를 원화로 환산하면 마이너스 2.37%의 손실을 보기도 했다.

주식형펀드 다시 일어서나
시들했던 주식형펀드로 자금 유입이 재개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다시 커지는 분위기 다. 1월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조정 받으면서 강한 환매 요청에 주춤거리며 마이너스(순유출)를 기록하기도 했던 주식형펀드 수탁고가 이달 들어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과거와 같이 큰 폭의 유입세는 아니지만 하루평균 700억원 이상씩 늘어나면서 주식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다시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1월24일 주식형펀드 수탁고는 1월22일과 23일 이틀간에 걸친 주식시장의 큰 폭 조정으로 전일대비 4,258억원이나 감소하며 본격 환매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냈다. 이후 소폭의 증가세를 보이던 주식형펀드 수탁고는 2월 들어 연속 568억원과 201억원이 줄어들면서 주식시장 조정에 따른 환매 요청이 쇄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위기감이 확산됐다.
그러나 지난 2월3일부터 펀드 환매에 대한 우려를 씻어내기라도 하듯이 하루 평균 747억원 정도가 들어오면서 유입세가 회복되고 있음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더욱이 단기지지선인 1300선 붕괴에 대한 우려가 가중되고 있음에도 불구, 주식형펀드로의 자금유입은 과거보다 규모는 다소 줄었지만 견조한 유입 기조를 회복해 가고 있다는 점에서 펀드 투자자들의 심리가 안정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월의 경우 하루평균 3,000억∼4,000억원 규모의 환매 요청이 있었지만 이달 들어서는 정상 수준인 1,000억원대로 돌아왔다는 점도 견고한 자금 유입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한국펀드평가 관계자는 “지난달 증시가 큰 폭으로 조정 받으면서 ‘거치식’을 중심으로 환매요청이 많았지만 2월부터는 확연한 유입 기조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특히 지난 1월에는 대형펀드들의 환매 요청이 많았지만 2월 들어서는 그런 모습들이 보이질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주식형펀드로의 자금 유입 기조가 견조하게 진행되면서 증시 안전판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을 다시 높여주고 있다. 실제로 환매 압박에 못 이겨 1월말 1조원 가까이 팔자에 나섰던 투신권은 2월 중순에 접어들며 오랜만에 3,000억원 이상을 순매수한 이후 이날도 2,300억원을 사는 등 매수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수급 여건들이 점차 개선 조짐을 보이면서 다시 방향성을 잃은 외국인보다는 투신을 중심으로 한 국내 기관의 매수 여력이 시장의 방향성을 좌우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 증권전문가는 “최근 주식형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재개되면서 지난달 논란이 됐던 환매 우려가 어느 정도 해소된 상태”라며 “아직 증시가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서 당분간 유입규모는 크게 늘지는 않겠지만 단기적으로 주가가 하락한다고 적립을 중단하거나 환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주식형펀드의 자금 유입 규모가 감소하기는 했지만 이달 중에도 일평균 500억원 이상씩 유입되고 있어 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해줄 것”이라며 “특히 주식형펀드 자금 유입을 바탕으로 점차 개선 기미를 보이고 있는 투신권의 매수 여력도 증시 반등의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국내 주식형펀드 아직 멀었다?
한편 지난해 국내 주식형펀드가 약진하면서 전체 펀드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지만, 전 세계 평균치에는 아직 많이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월14일 자산운용협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자산운용업계의 총자산은 17조2,842억 달러로 전년에 비해 1조842억 달러(6.6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자산 17조2,842억 달러 가운데 주식형펀드가 7조68,198억 달러(44.4%)로 가장 많았다. 채권형 3조4525억달러(20.0%) MMF 3조1,584억 달러(18.3%) 혼합형 1조5,352억 달러(8.9%) 순이었다. 이는 한국시장과는 다소 다른 모습. 한국 펀드시장에선 지난2월10일 현재 MMF가 32.5%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채권형(22.4%) 혼합형(20.4%) 주식형(15.3%) 순이다. 주식형펀드가 지난해 약진했다고는 하지만 전 세계 평균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도 못미치고 있는 것이다.
순자산이 많은 국가 순위를 보면 미국이 8조5,891억 달러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룩셈부르크(1조5,649억 달러) 프랑스(1조4,060억 달러) 호주(6,922억 달러) 영국(5,331억 달러) 순이었다. 아시아에선 홍콩(4,442억 달러) 일본(4,299억 달러)가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1,834억 달러로 14위에 올랐다.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내 수탁고 상위 운용사를 보면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가 1조122억달러로 1위를 차지했다. 뱅가드그룹(9,109억 달러) 캐피탈 리서치 엔 매니지먼트(8,571억 달러) 프랭클린 템플턴 인베스트먼트(2,825억달러) 등이 다음을 이었다.

노숙인 ‘특별우대’ 통장 나와
노숙인에게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특별우대 통장이 우리은행에서 나온다.
서울시는 지난 2월15일 우리은행쪽과 노숙인 우대 ‘희망! 새 출발 통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노숙인의 조속한 자립과 사회복귀를 지원하기 위해 개설한 이 통장은 일반상품(금리 3.5~3.7%)보다 2.5% 높은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금리우대 외에도 현금카드 발급과 각종 은행거래 수수료가 면제돼 이런 부대혜택까지 포함할 경우 시중금리 2배 수준의 이자를 받게 된다고 시는 설명했다.
대상자는 노숙인 가운데 서울시의 ‘노숙인 일자리 찾기 프로젝트’에 참여해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노숙인들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실명 개설이 원칙이지만, 평소 생활하는 시설의 법인명의도 가능하다”며 “노숙인들의 자활·자립 의지를 고취하고 실질적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했다”고 말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