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배추 시장에서 가장 호평 받는 ‘청남배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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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배추 시장에서 가장 호평 받는 ‘청남배추’
  • 김덕주 부국장
  • 승인 2013.01.07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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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배추시장을 넘어 세계로 나아가는 우리종묘

세계 식량 위기가 심화되면서 각국은 식량의 근본이 되는 ‘종자’ 확보에 나섰다. 우리 종묘 김완규 대표는 새로운 품종 육종과 개발을 통해 우수한 수출 성과를 거두며, 우리 종자를 지킨 것은 물론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신품종 종자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2009년 김완규 우리종묘 대표는 대한민국 우수품종상 시상식에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대한민국 우수품종상 시상은 1차 심사에서 식량 및 특용, 채소, 과일 등 모든 작물에서 출품된 73종 가운데 1차 서류 심사로 28품종이 선정되어, 현지 농가 포장 심사 등의 절차를 거쳐 우수 작물을 최종 선발한다. 국립종자원 관계자는 김완규 대표가 육종한 고랭지 여름배추 ‘청옥’은 우수한 맛과 뛰어난 수량성, 배추농가의 장애물인 뿌리 혹병에 강한 체질 등 여러 면에서 농가의 호평을 받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종묘 회사에서 재직하며 농업 노하우와 경력을 쌓은 김 대표는 다국적 종묘 회사에서 퇴사한 후 2005년 ‘우리종묘’를 설립하여, 육종 사업의 기반이 될 작물로 배추를 선택하고 본격적인 육종에 뛰어들었다.

“재직 때 배추 육종팀에서 일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90년대는 고랭지여름배추가 가장 인기가 많았는데 이후 속이 노란 배추 품종이 개발되면서 이 속 노란 배추가 신품종 육종의 기반이 되고 있다. 또한 90년대 중반 무렵부터 배추 뿌리에 혹이 생겨 뿌리에서 영양분을 흡수하지 못해 배추가 말라죽게 하는 배추 뿌리혹병이 유행했는데, 이 병은 비가 많이 온 후 토양 습도가 높아지는 계절 전국적으로 발생해 배추 농가에 큰 손해를 끼친다.

약을 뿌려도 크게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맛 외에도 이런 면들을 고려해 배추를 육종해야 한다는 데 중점을 두고 연구해 ‘청옥’이라는 신품종 육종에 성공했다”고 말하는 김 대표는 이후에도 계절마다 특성을 달리한 놀라운 신품종 개발에 연이어 성공해, 종자 고갈 위험에 놓인 한국 시장에서 수십만 달러의 종자 수출 기록을 세우고 있다.

연구와 노력이 빚어낸 수출용 배추 육종

배추, 무, 고추, 수박 등은 종자 회사에서 선호하는 종자 품목이었다. 그러나 최근 포트에 씨를 뿌려 어느 정도 생육이 진행된 후 밭에 옮겨 심는 ‘플러그 육묘’가 보급되면서 배추 종자 소요량이 줄기 시작했다. 대개 전문 공정 육묘장에서 길러진 묘를 구입하여 이용하기 때문에 재배농가 입장에서 육묘 시설이나 자재, 노력을 절약할 수 있으며 종자 역시 적게 소요된다.

또한 외국계 회사들이 배추 육성 비율을 줄이고 중국산 배추가 국내에 유입되면서 배추 종자는 예전의 각광을 잃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중국산 배추가 들어오면서 배추 종자 판매량이 줄었지만 관건은 품질이다. 한국과 달리 중국은 무게와 크기에 중점을 두고 생산하기 때문에 막상 김치 등 식재료로 이용해보면 중국산이 확연히 떨어진다.

그리고 배추 뿌리혹병이 문제가 되면서 이 병에 강한 품종이 아니면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다. 육종을 하다 보니 이런 문제와 특성 등이 보이면서 그것을 노하우 삼아 맛과 질, 수량과 내병성 등을 강화시킨 신품종을 만드는 데 활용한 것이 ‘청옥’을 비롯한 우수 품종을 생산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07년 우리종묘를 설립한 후 5년 만에 ‘청옥’을 탄생시킨 김 대표는 겨울배추인 ‘청남’, ‘설야’, ‘서설’, 봄배추인 ‘청야’, ‘춘정’, 가을배추인 ‘휘센’ 등을 연이어 개발했다. 그 중 가장 호응을 얻는 것이 여름배추인 ‘청옥’과 겨울배추인 청남배추인데, 청옥배추는 2008년 시험 재배를 거쳐 소량 판매를 시작한 후 2009년부터 판매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청남배추는 전남 남해안과 진도지역에서 주로 재배되며 겨울배추 시장에서 최고의 배추로 인기가 많다. 현재 이 품종들은 국립종자원 품종보호등록 및 품종의 생산수입 판매 신고 목록에 등록되어 국내에 판매 및 수출이 진행 중이다.

세종특별자치시에 위치한 김 대표의 연구농장은 10동이 넘는 비닐 온실에서 신품종 개발에 힘쓰고 있다. 배추 육종과 관련된 500여 가지의 계통을 세대별로 재배, 연구해 모양이 좋으며 병에 강하고 맛이 좋은 우량형질을 갖춘 우수 개체 선발한 후 종자를 받아 5~6세대에 걸쳐 순종 계통을 만들어 교배시킨 후 내병성과 색상, 맛 등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품종을 육종한다.

계통을 만드는 것만 5년이 이상 걸리고 시험과 농가 재배 시험을 합 하면 새 품종 개발에서 농가 보급까지 8~10여년이 걸리는 연구 사업이다. 우리종묘에서 연구 생산되는 품종들은 발아율, 발아세, 종자순도 등 모든 면에서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최고의 종자 품질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

종자 전쟁의 시대,  세계를 향하는 우리종묘

식량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각국은 종자 확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다국적 대형 종묘회사들이 세계 종자 시장을 장악해가면서 한국의 토종 종자 기업들 역시 매각되고, 토종 종자들도 함께 다국적 기업에 넘어가는 추세에서 우리종묘의 김 대표는 국내 배추 종자의 육종은 물론 해외로도 수출 활로를 개척해 한국의 채소 종자를 세계에 보급하고 있다.

   
 
출은 중국과 타이의 종자업체 관계자의 방문을 계기로 시작했다. 이를 통해 김 대표는 우수한 토종 배추 종자를 해외에 알리고 수출활로를 개척할 기회임을 깨닫고 적극 나섰다. 생산, 판매, 홍보 및 포장과 검역 등 수출에 필요한 요소를 파악하기 위해 관련처를 찾아다닌 끝에 2008년 처음 배추종자 수출을 시작으로 1년 만에 종자 수출 10만 달러를 기록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각 국가마다 원하는 종자 특성이 다르다는 것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예를 들어 중국은 수량성을 중시하고, 타이는 기후에 맞는 품종을 원한다. 때문에 중국은 봄 재배용이고 내병성이며 추대가 늦도록 육성한 품종을 수출하며 타이는 남방계 품종이면서 수량성, 내병성을 갖춘 품종을 수출하는 식이다.

미국에서는 동양계가 주 소비층이기 때문에 한국과 비슷한 품종을 선호한다. 맛, 모양 등 품질 위주로 선발한 품종이 수출된다”고 말하는 김 대표의 수출 사업은 농가 소득에 기여하는 쪽으로 이루어진다. 수출되는 품종이 전량 국내 생산이기 때문에 농가 소득을 높이고 국내 종자 산업에 일조하기 때문이다.

현재 김 대표는 그간 육성한 품종의 몇몇 취약점을 보완한 품종 육성에 열중하고 있다. 또한 배추 재배시 농약을 적게 사용해도 되는 친환경 내병성품종, 건강 기능성물질이 다량 함유된 웰빙품종, 이상기후에 보다 안정적으로 재배가 가능한 환경적응성품종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종묘에서 시험 재배로 수확된 배추는 전량 관내 복지시설에 무상 제공된다. “초창기 어려운 시절, 연기군(현 세종시)의 농업발전 기금을 융자받아 신품종 육성에 매진해 오늘날의 우리종묘를 일으켰다. 이에 보답하는 심경으로 지역 사회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품종 육종과 고품질 종자생산으로 수출을 활성화해 지역 사회와 국내 종자시장 성장에 기여하고 싶다”는 김 대표는 저탄소 녹색성장 시대의 비전을 제시하며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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