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님표 이천쌀’, 국내 넘어 세계 일류화 향해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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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표 이천쌀’, 국내 넘어 세계 일류화 향해 ‘성큼’
  • 서동삼 수석 부국장
  • 승인 2013.01.0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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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인도네시아 호주 러시아 홍콩 등 해외에 70톤 계약 체결

브랜드는 무형의 기업 자산이다. 브랜드는 잘 관리되는 경우 가치와 영향력 등을 창출하기 때문에 움직이는 자산으로도 볼 수 있다. 최근의 농업은 생산적 활동만이 아닌 지역 고유의 농업자원에 이미지와 신뢰, 가치 등을 부여해 다른 지역과 차별화한 이른바 ‘브랜드 개발’이 중요시되고 있다. 이 가운데 ‘임금님표 이천’의 ‘임금님표이천쌀’은 지역적ㆍ시대적 요구에 부합한 브랜드 개발로 소비자들에게 명품쌀의 이미지를 각인시킨 대표적 케이스로 꼽히고 있다. 이천쌀 브랜드의 세계 일류화에 발벗고 나선 (사)임금님표이천브랜드관리본부(현종기 본부장)를 이천시 특집으로 소개한다.

이천 쌀 명성은 지하수ㆍ일조량ㆍ토양 등 천혜의 조건

인구 20만을 갓 넘은 경기도 이천은 작지만 내세울 게 참 많은 도시다. 이천 도자기, 장호원 복숭아, 산수유, 한우겣탕熾?더불어 이천쌀은 국내 최고다. 이천쌀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자면 조선 성종시대부터 임금님 수라상에 진상되었다고 한다.

이와 같은 고증문헌은 성종실록, 신증동국여지승람 등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이천지역의 전래민요인 ‘방아타령’과 ‘자진방아’의 노랫말 중에 ‘진상미를 재배하는 논’을 의미하는 ‘금상따래기’라는 구절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천쌀은 500년이라는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쌀을 대표하고 있다.

똑같은 품종을 심었더라도 이천쌀은 타 지역에서 생산된 쌀보다 밥맛이 더 좋다. 그 명성에 남다른 이유가 있다. 첫째는 깨끗한 물이다. 이천 농민 88%가 지하수로 농사를 짓는다. 이천 물이 좋다는 증거는 OB맥주, 진로소주, 해태음료, 샘표간장 등 깨끗한 물을 필요로 하는 공장들이 이천에 위치하고 있다는 데서도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천혜의 기후를 들 수 있다. 내륙 중앙에 위치한 분지형 지형으로 계절의 기온 차와 밤낮의 일교 차가 크기 때문에 품질이 우수하며 결실기에 일조량이 더 많아 쌀 재배에는 더없이 좋은 환경이다. 게다가 이천의 토양은 화강편마암에 기인한 회적갈색의 점토 함량이 높고 마사토로 이루어져 물 조절이 잘 되며 생육 후기까지 충분한 영양을 공급할 수 있다. 이천쌀의 우수성은 과학적으로도 증명됐다.

이천쌀을 연구한 건국대 김광호 교수팀은 보고서에서 “이천쌀은 알칼리에서 잘 분해되어 소화흡수 및 취사시 뜸들이는 정도가 양호하고 밥의 찰기를 떨어뜨리는 아밀로스 함량(17.2∼19.7%)이 낮아 양질미 허용범위 내의 이화학적 특성을 보여 밥맛이 좋다”고 밝혔다. 관개수에는 타 지역에 비해 밥맛을 좋게 하는 마그네슘(Mg) 등 무기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다. 이천쌀은 쌀농사에 가장 적합한 입지적 조건과 최상의 쌀을 생산하려고 노력하는 농민들의 땀이 만들어낸 명품이다.

막걸리·누룽지 등 2~3차 식품 명품화 육성사업도 추진

사실 이천쌀은 지난 95년까지는 명성이 그리 높지 않았다. 그러나 이천시가 95년 농산물분야에서 전국 최초로 이천에서 생산되는 쌀에 ‘임금님표’란 브랜드를 특허청에 등록하고 집중적으로 홍보하면서 이천쌀의 유명세를 등에 업고 전국 각지로 퍼져나갔다.

이천시에서는 연간 약 4만 톤의 쌀이 생산되며 이천시와 농협이 직접 도정기로 벼를 찧어 이천쌀의 브랜드인 ‘임금님표’ 상표로 출시된다. 현종기 본부장은 “이천지역에서 판매하는 쌀 모두가 이천쌀은 아니다”며 “포장지에 임금님표가 붙어 있지 않고 이천 내 정미소를 표시했으나 뒷면에 국내산으로 기재해 포장한 것은 이천쌀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임금님표 이천쌀’은 어느 정도 생산되고 있을까? 브랜드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생산량은 한반도에 두 번이나 몰아친 초대형 태풍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지역적 환경으로 2011년 3만 8,000여 톤에 비해 높은 4만여 톤으로 집계됐다.

임금님표이천쌀은 지난 2008년 인도네시아 첫 수출 물꼬를 튼 이후 호주 러시아 홍콩 등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시장을 넘보며 세계 일류화에 청신호를 밝히고 있다. 이천쌀의 수출은 홍콩의 KH FOOD COMPANY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쌀의 수출량은 37.2톤, 잡곡은 2.9톤이다. 현 본부장은 “새해에는 70톤 수출계약을 체결했다”면서 “이밖에도 이천쌀 가공식품인 이천쌀 살균막걸리도 지난해 4.1톤이 수출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현 본부장은 현재 ‘임금님표 이천’의 2~3차 식품 명품화 육성사업이 향토육성사업이라며 추진현황도 소개했다. 국내식품기업과 제휴 마케팅을 통해 지식재산권을 부여하고 있다. 가령, CJ제일제당 햇반 ‘이천쌀밥’, 현미식초를 비롯해, 조은술세종 ‘임금님표이천쌀 생막걸리, 살균막걸리, 기린식품 이천쌀로만든 누룽지, 찹쌀유과 서정쿠킹(주) 이천쌀로 만든 홈메이드방식 느린식혜, 씨나락 이천쌀로 구워만든 라이스후레이크, 매일유업 ‘보글보글 맘마밀’, 메디그레인 ‘동건이가 먹는 발아현미 쉐이크(실크아미노산)’ 등을 출시했다.

현 본부장은 또 전성분발효쌀겨, 느린식혜, 파운드케익, 발아현미 쉐이크 지식재산권 특허도 등록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3년 쌀문화축제, 전국적 축제로 자리매김하겠다”

이천쌀문화 축제는 이천시의 대표축제로 5년 연속 문화관광우수축제로 선정될 만큼 성공한 축제로 자리잡았다. 이천쌀문화축제는 사라져가는 농경문화를 도시민들 및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이천쌀의 우수성과 체험문화를 즐기고 추수의 기쁨을 더불어 나누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지난해 14회째 진행된 이천쌀문화축제는 47만 8,000명의 관광객이 다녀갔고, 외국인 광광객도 5,400명으로 집계돼 267억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 본부장은 “2013년 축제는 이천쌀문화축제를 전국적인 축제로 굳건하게 자리매김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면서 “축제기간 연장 등을 검토해 좀 더 많은 관광객이 이천쌀과 쌀문화를 즐길 수 있는 기쁨 나눔의 장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임금님표이천브랜드관리본부의 사업영역도 변화하고 있다. 지역적·시대적 요구와 농식품산업 발전을 위한 공감에 따라 2011년 3월 기존의 (사)임금님표이천쌀운영본부가 (사)임금님표이천브랜드관리본부로 새 간판을 걸고 이천시 1차 농산물, 2차 가공식품, 3차 서비스산업을 발전시키는 포괄적 브랜드조직체로 변모했다.

2012년 3월 개최된 제12차 법인총회에서 쌀에 국한된 정관내용을 개정해 통합 공동브랜드에 대한 초석을 마련했으며, ‘임금님표이천 및 지적재산권운영관리규정’을 제정해 통합브랜드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 현 본부장은 “현재 지역의 생산자, 행정, 농협, 기업이 힘을 합쳐 브랜드파워를 키우고 있다”며 “광의적 의미로는 지역의 우수한 문화ㆍ관광자원을 활용해 유통시장 및 소비자와 끊임없이 소통해 마케팅을 진행하여 나홀로 잘사는 농산업 구조가 아닌 함께 성장하며 더불어 행복해지는 지역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천지역 농축특산물 브랜드 가치 발굴에 온힘을 쏟고 있는 현 본부장은 “과학이 기반된 시스템 농업을 강의하는 아카데미를 설립해 농사를 짓는 데만 익숙한 농민들이 위기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한국 농업의 청사진도 제시했다.

한편, 현종기 본부장은 서울대학교 원예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환경조경학과를 수료했으며 ㈜지역농업네트워크 컨설팅에서 근무하면서 농업의 문제점 및 해결방안을 연구하는 등 농업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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